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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황장재)
🐢제10구간(•••박점고개~황장재)
•••••••박점고개-삼거리:포도산분기점(690m)
-포도산(748m)-포도산분기점-新임도-송전탑
-여정봉(630m)-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
-장구메기(575m)-임도/산길 구간((임도-송전탑
-임도-좌측 입산-임도-입산(당집)-임도-좌측 입산
-임도-좌측 입산-임도-우측 입산-임도))
-좌측 입산-화매재(336m)-삼군봉(시루봉 532m)
-황장재(405m)
🐌 19.3km [정맥14km]
3.5(접속로)+1.8(포도산)+14=19.3km
⏳ 11시간(06:35~17:35)
여유있게 일찍 움직이는 토요일 아침이다.
경연장이 있는 덕진예술회관에 도착하니
서두른 덕분에 반주 맞춰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경연이 끝나고 점수표를 받아보니 평균 90.5점
수상식에 참석하라는 언질을 받으니 최소한 차상(3위) 이상의 수상 대상이라는 뜻이다.
홀가분하게 인근에 있는 덕진호반을 산책한다.
유치원 다닐 때 자주 와 오리배도 타고 놀던 곳이니 기억이 선한 아들이다.
이젠 연꽃밭이 호반을 완전 점령해 오리배 타는 접안시설도 사라지고 예전의 호수 가운데 섬에 있던 정자도 헐어내고 새로 한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이 자라 모습이 변하듯 이곳도 다른 얼굴로 변해 간다.
오후 시상식이 다소 늦어진다는 소식.
죽마고우의 모친상에 참석도 해야 되고
산행을 위해 출발도 해야 하니 잠시 고민~
상황 설명을 드린 후 피아노원장님께 대리 수상을 부탁하고 장례식장으로 이동.
중고생때 수백번 받았던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상!
생쥐 드나들듯 와서 자고 가곤 해도
단 한번 귀찮은 내색 없으시던 분!
밥값도 제대로 못해 드리고 떠나 보내는 자책 ㅠ
상중이라 경황 없을 친구가 산에서 먹으라고 떡과 귤, 생수를 챙겨 아들 손에 들려준다.
산행 마치고 돌아와 장지까지 동행하리라 마음 먹고 황장재로 향한다.
네비로 국도와 고속도 이용을 비교해보니
국도이용이 고속도로보다 거리도 30km 이상 멀고
운행 예정시간도 무려 3시간이 더 나온다.
늦은 출발이니 고속도로를 이용해 도착하니 10시가 채 안된 시각.
황장재에서 차박을 하고
내일 새벽 픽업택시로 들머리 근처로 이동키로 한다.
황장재는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와
영덕군 지품면 황장리를 잇는 고개마루다.
차박용 보온매트를 사용하게 되고부터 추위에도 걱정 없이 단잠을 청할 수 있게 된다.
[1] 들머리 박점고개를 향해 (6:35)
6:00 픽업 택시를 타고 지난주 하산한 박점고개에 도착(6:35)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 주 날머리였던 박점고개를 향해 임도를 걷는데
왠지 지난주 보다 길게 느껴지긴 하나 상쾌한 기분이 드는, 산행하기 적당한 날씨다.
아들은 계곡의 가을 풍경을 사진에 담아가며 오늘도 즐거운 발걸음이다.
"첫 시작 음절에서 한 박자 살짝 놓쳐서..."
연주가 썩 맘에 안 들었나보다.
"짧은 연습 기간 치고는 잘했다.
아빠가 듣기엔 좋더라."
"중간에 원장님도 한번 더 반복해야 되는데
놓치길래 순간 바로 잇느라..."
반주자와의 호흡 맞출 시간이 워낙 없었던 탓이니 약간의 호흡 문제가 있었나 본데
악기 연주에 문외한인 내 귀로는 이해불가 영역이다.
연주는 나름 좋았으니 만약 대상을 놓친다면 그런 몇가지 실수로?
결과 보다도 과정을 통해 얻는 배움과 경험을 중시하고 수상 결과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치 않는 아빠이니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바이올린을 켜본 것 자체로 좋은 경험이야. 그걸로 충분해."
아빠를 닮아선지 바로 아쉬움을 접고 산행 내내 더 이상 콩쿨 얘기 없이 여느 날처럼 밝고 즐거운 산행이다.
언제봐도 쿨한 녀석이다!
지난주 걸어내려 왔던 차단기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초승달이 선명하다.
[2] 들머리 도착 (8:15)
오늘의 들머리인 낙동정맥이 지나는 고개에 도착하니 8:15
단풍이 들긴 했으나 썩 예쁘진 않다.
제대로 물든 단풍을 기대하는 건 사람 마음이고 숲은 자연 조건에 순응할 뿐이니 어쩌랴!
(⬆지난주 날머리로 오늘의 들머리이기도 한 박점고갯길)
[3] 삼거리:포도산분기점 (9:00)+포도산(9:20)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아킬레스건 통증이 있은 후로는 늘 염려가 앞선다.
당분간은 덜 걸었으면 해서 정맥길 밖에 있는 포도산을 생략했으면 좋겠는데 아들은 안중에 없다.
배낭을 던져 두고 소풍가듯 후다닥 포도산 정상에 오르는데 뭐 볼 것도 없고~
하긴 볼 게 있어서 산을 타나?
산이 있어 오를 뿐!
[4] 신(新) 임도 (10:08)
포도산분기점으로 복귀하여 다시 정맥길을 이어가는데 선답자의 산행기에나 지도에도 없는 임도가 나타난다.
왠 임도?
둘러보니 중장비가 있고 작업자들이 보인다.
임도 개설 공사다.
갑자기 사라진 정맥길이니 띠지를 어디서 찾나 심란한 것도 잠시, 공사중인 임도를 100여미터 따라가니 덤프트럭 뒤(임도 좌측)로 길이 이어지고 시그널도 보인다.
이후로 계속 등로의 우측 산허리쪽으로 이어지는 임도 개설 공사 소리가 지척이다.
이 임도가 개설되면 원래의 정맥 등로를 버리고 임도를 이용하는 산객도 많아질듯 하다.
(⬆ 새로운 임도 공사 현장)
[5] 송전탑 (10:44)
헬기장이 있다는데 풀에 가려져 사라진건지 보이지 않고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언급된 송전탑을 만난다.
오늘 등로에서 송전탑을 4번 조우하는데 이 송전탑이 첫번째 조우다.
[6] 여정봉 (11:06)
'저기가 여정봉이면 좋겠다'는 아들의 바램을 들은듯
봉우리에 오르니 삼각점 안내도가 세워져 있고
그 밑으로 산패가 걸려있다.
여정봉 정상에서 정맥길은 우틀 방향으로 후진하듯 서쪽으로 꺽어지며 이후 서북,서남쪽으로 왔다갔다 식으로 진행되니
남진이 아니라 게걸음으로 서진(西進)하는 형국이다.
[7] 낙동정맥트레일 (11:50)
여정봉에서 계속 진행하면 커다란 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를 만난다.
이 안내도의 우측은 트레일 방향이고
좌측이 정맥길이다.
잠시 진행하면 과수원(사과밭)이 나타나는데
빙 돌듯 쳐있는 과수원 펜스를 따라 좌측으로 반원을 그리며 진행하는데 반대편에 장구메기란 표지가 걸려 있다.
정리하면 과수원 철망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반바퀴 돌면 장구메기 표지가 있고 시계바늘 10시 지점까지 돌아 빠져 나가면 임도를 만난다.
[8] 장구메기 (11:58)
과수원을 만나는 지점에서 보면 정확히 반대편 지점이다.
이후 곧 임도로 빠지게 되는데 이후 계속 임도와 산길을 들락날락하는 어수선한 구간이 화매재까지 계속된다.
성질 급한 사람이나 또는 관찰력이 부족하거나 혹 실수로 띠지를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계속 임도로 진행할 경우도 많을 구간이다.
우리 부자가 만난 임도와 산길 내력은 이렇다.
장구메기를 지나 만나는
①임도에서 100m 정도 윗쪽 방향으로 오르면 좌쪽으로 입산하게 된다.
입산하여 등로를 따라가면 송전탑(오늘 만나는 두번째 송전탑이다)을 만나고 이후 다시
(⬆명당이라는 아들의 평 - 마루금을 바라보는 묘)
② 좌측 임도로 내려선다. 100m 정도 임도를 걸은 후 좌측으로 입산하고
(⬇오늘 자주 만나는 진달래)
③다시 임도로 내려서는데 바로 몇m 앞에서 곧장 좌측으로 입산하면 당집이 보인다.
(⬆임도로 내려선<아들 우측 팔 방향> 후
곧장 입산<아들이 가르키는 곳> )
(⬆당집이라는데....)
선답자가 당집으로 표기해서 그런가 할 뿐이지 우리 눈엔 작은 폐창고 같아 보인다.
내가 신이라면 절대 거처로 삼지 않을 당집이다.
명색이 신(神) 체면이 있는데 저걸 당집이라니?
당집이라고 만든 무당이 있다면 신통력을 주니 겨우 요런 개집 같은 당집? 괘씸죄로 신통력을 압수할 것 같다.
④이후 곧 임도로 내려서고 약50m 정도 진행하면 다시 좌측 입산이다. 또 산길 따라 가면 다시
⑤임도를 만나고 100m 정도 진행후 좌측 입산이다.
이 산길은 꽤 길게 이어지는 등로다.
더 이상 임도를 만나지 않을 것 같은 등로를 진행하다 보면 다시
⑥임도를 만나고 50여m 지난 후 이번엔 우측으로 입산하는데 약간 오름길을 오르면 좌쪽으로(임도쪽으로) 묘2기가 있다. 다시
⑦임도로 내려섰다 바로 임도 건너 좌측으로 입산 후 진행 방향 좌쪽의 묘2기를 지나면 급내림길이 나타난다.
급한 경사지를 쌓인 낙엽과 낙엽 속에 숨은 자갈들의 방해를 받아가며 내려서면 다소 짧고 낮은 능선길이 나타난다.
이후 다시 한번 급한 경사의 내림길을 내려서면 다시 능선길을 만난다.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연달아 지근거리에 있는 2개의 송전탑(오늘 만나는 3th,4th 송전탑)을 지난다.
모두 7번에 걸쳐 임도를 만나고 다시 입산하는 구간인데, 산길 옆으로 바짝 붙어 있거나 지근 거리에 임도가 있으니 굳이 산길 찾으려 애쓸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기도 한다.
임도를 타도 무방하고, 산길 놓친다고 죽는 오징어게임도 아니니 임도를 이용했다는 산행기도 많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포산마을갈림길>을 거쳤다는 기록도 있던데 충실하게 산길을 찾아 걷는 우리 부자의 눈에는 띄지 않은 걸로 보아
임도로 진행하다 포산갈림길을 거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우리 부자는 산길만을 타는 습관(미리 그리 하겠다 목표한 것도 아니고 타다보니 그렇게 굳어진 습관이다)이라 임도로 내려서면 입산 지점을 찾는데 집중하는데, 이게 나름 쏠쏠하게 흥미롭다.
마치 어릴 때 소풍 간 산에서 보물찾기 행사 같으니 추억도 젖게 되고 ㅎ
입산지점을 손쉽게 잘도 찾아내는 아들이다.
나 홀로 산행이었다면 입산지점을 못찾아 서너번은 삼천포로 빠졌을 것이다.
[9] 화매재 (15:05)
등로와 임도가 어수선하게 교차하는 길을 정신 사납게 3시간 정도 진행하다보니 멀리서 차량 소리가 가까워지고 이내 화매재로 내려서게 된다.
멀리 삼각형 모양의 산봉우리들 몇개가 시야에 잡힌다.
저 중 하나가 삼군봉이려니 하고 산길을 이어간다.
그러다 한 무명봉을 앞에 두고 산허리길을 만나는데 여기서 결정적 헛발질로, 다 된 밥에 코 빠트리는 격이다.
아들은 무명봉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 맞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맞긴 해. 근데 저 봉우리에서 좌틀로 내려서게 될것 같은데 이 좌측의 산허리길을 타면 만날 것이다.
봉우리 오르는 이 길보다 이 좌측의 산허리길이 더 뚜렷한 길인걸 보면 많이 이용된 길이 아니겠냐?
고로 좀 편한 길로 가자' 는
주장을 내세운건데 결국 골대가 아니라 대형 창문을 깬 헛발질이다. ㅠ
나야 헛짓한 당사자이니 할 말 없지만
아빠 힘 들까 싶어 따라 나선 아들은 무슨 죄? ㅠ
산허리길을 돌아서 산자락 중간쯤에 도달하고 보니
애초 올라야 했던 무명봉에서 좌틀이 아니라 직진으로 건너편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우리가 서있는 곳(무명봉 좌측의 중턱)으로는 삼군봉으로 여길만한 봉우리는 안보이고 자잘하게 낮은 산자락뿐이다.
지도를 보며 나침판으로 위치를 확인해보니
목적지 방향과 거의 반대 방향에 가깝다.
"아고! 헛짓했네ㅠ 겨우나 미안"
아들의 타박과 넋두리를 듣겠다 싶고, 내 탓이니 기꺼이 감수하리라 미리 꽁지내리는데 어라 그게 아니다.
아들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럴 줄 짐작했지만 혹시나 아빠 판단이 맞으면 아빠가 좀 편할테니 따라 준거야. 고생할 각오하고 있었다' 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웃어주니 오히려 더 미안하다. ㅠ
이제 다시 원위치하거나
아니면 계속 산허리 길을 개척해 조금씩 오르며 무명봉 중턱을 돌아 정맥길을 다시 만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런데 무슨 똥고집인지 아니면 잘못된 판단속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건져보겠다는 발버둥인지
거리로는 원위치로 복귀해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
계속 산허리를 타고 오르는 길이 가깝게 보이니
힘든 개척길에 감당해야 할 고생은 뒷전으로 밀리는 이 우둔함. 에고 ㅠ
"계속 산허리 타고 돌면서 올라가자"
앞서서 길을 개척해가는데 이건 뭐 산객이면 다 알만한 상황 그대로 개고생이다. ㅠㅠ
아들 덜 힘들게 나름 밟고 오르기 좋은 길로 개척하려 노력은 하는데 그건 내 생각이고 산은 나 몰라다.
경사지에 쌓인 낙엽에 미끄러지고 잡목들은 여기저기 막아서고 당기니 각오했건만 막상 닥치고 보니 후회막심이다.
아들은 참 속 좋은 성격이다.
아빠로 인한 생고생인데 인상 한번 안 쓰고
투덜대거나 씩씩거리는 일도 없이 평소의 모습으로 열심히 따라 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이미 두번씩이나 길을 놓칠 때 마다 곧 바로 정맥길이 아니라고 판단한 아들 덕분에 고생을 덜 했는데,
단 한번 내 판단을 앞세우는 바람에 헛고생이니 면목 없는 아빠다. ㅠ
그렇게 힘든 알바를 하며 능선길에 오른 후 살펴보니 더 속터진다. ㅋ
애초 올라야 했던 무명봉에서 곧장 내려 서면 닿는 가까운 곳인데, 이 짧은 거리를 놔두고 뺑 둘러 애먼길을 헤쳐 올랐으니...
결국 편해 보이는 산허리길에 눈 멀어,
짧은 오름 구간 피하려 한게 혹 떼려다 되려 혹 붙힌 격이다. 에라이!
참 고마운 것이 그런 곡절에도
아들은 탓함도 없이 담담해 하거나 기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아빠의 미안함을 덮어주는 걸음이니 언제 이렇게 성장했나 대견하고 고맙기 그지 없다.
불과 6개월여 전만 해도 이런 경우 입이 뾰로통 튀어 나오고 투덜대던 아들이었는데 말이다. 😘
오르면 삼군봉일듯 한데 가보면 다시 삼군봉은 뒷전에 물러나 앉아 있고
또 오르면 또 뒤로 물러나 있다.
헛고생했으니 좀 쉬 나타나주면 안되나?
(⬆알바를 했음에도 여전히 즐거운 아들)
[10] 삼군봉 (시루봉 17:05)
그렇게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올랐는데 산패 하나 없고... 삼군봉 맞나?
황장재를 앞 둔 제일 높은 봉우리이고 선답자들이 올린 사진과 똑같은 풍경이니 삼군봉이라 짐작할 뿐이다.
(⬆삼군봉 정상 앞뒤 배경으로)
삼군봉에서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금방 나타날 거 같은 황장재는 짐작이 안되는 거리에 있는듯 쉽게 안 보여준다.
그래도 마음은 가볍다.
아빠의 실수를 안중에 두지 않은 채 즐겁게 걷는 모습에 미안함도 덜게 되고
픽업 시간 맞출 일 없으니 서둘 필요 없고
내려서면 애마가 기다리고 있으니 ^^
드디어
0.94km 남았다는 첫 이정표를 만나고(17:16)
곧이어 0.73km 남았다는 두번째 이정표와 조우.
(⬆아들이 가르키는 방향(등산로 아니라는)이 황장재
터널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아들 아니었으면 좀 더 돌아가는 길로 빠질 뻔 했다.
사진을 찍고 이정표 지시 방향으로 걸음을 떼려는 찰나
"여기 등산로 아님이라고 써 있으니 지시 방향대로 가면 되겠네" 라는 아들 멘트가
불현듯 내 기억 장치에 경보를 울린다.
'이게 무슨 말이었더라? 분명 새겨 둔 멘트인데!'
"아! 맞다. 등산로 아니라는 그 길로 가야 돼."
등산로 아니라는 길로 가야한다고 말하는 동시에 드는 생각 - 아들이 믿어줄까? 이미 알바 하게 만든 사람이니 도둑놈 제 발 저린 격으로 재빨리 덧붙힌다.
"읽어봐 여기"
그리고 스크린샷으로 저장해 둔 내용을 아들에게 보여준다.
어느 선답자의 산행기를 스크립해둔 건데
등산로 아님이란 길로 가야 황장재 터널로 곧장 내려서고, 이정표 지시 방향을 따라가면 한참 아랫쪽으로 내려서게 되어 터널쪽으로 더 걸어 올라와야 된다는 내용이다.
아들은 '아빠 한건 했어' 하는 표정이니 조금은 헛고생시킨 것에 대해 만회골을 넣은 셈이다. ㅎㅎ
아들이 <등산로 아님>팻말을 보지 못했다면 좀 더 돌아가는 길로 내려설 뻔 했으니 관찰력 좋은 아들 덕분이다.^*^
[11] 황장재 (17:40)
드디어 도로가 보이고 계단으로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선 후 도로변 안전 철망을 따라 우측으로 조금 내려간 후 도로로 안착! 하산 완료다.
(⬆황장재휴게소 - 터널 위 공사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당분간 휴업이라는 안내문을 내건 휴게소)
오늘은 여러번 애매한 지점을 만났다.
산행맵을 켜? 말아?
자잘한 알바를 할때마다 고민도 많았지만 보조배터리도 차에 두고 못 챙긴 상태라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배터리 소모가 심한 산행맵 이용을 끝내 배제한다.
길을 잘못 들어설 때마다
"우린 알바가 선택과목이잖아.
정맥길이라는 필수과목 외에도 선택과목 학점도 채워야 졸업할 수 있으니 이수는 해야지. 안 그래?"
농담하며 다시 길을 찾아 되돌아가곤 한다.
부자지간을 떠나 함산하는 동반자로서
동반자에 대한 아들의 이해심과 배려에 감동받은 하루다.
동반자라는 의미보다 보호해주는 아빠란 의미가 더 앞섰는지 알바를 하는 경우 불평불만하던 아들이 엊그제 같은데...
산이 아들의 성장을 이끌었으리라!
새삼 느끼지만 아들의 눈맵시가 보통이 아니니
아들이 산행을 리드하는 날도 머지 않은듯!
그때가 되면 난 셰르파도 아닌 포터가 되겠지. ㅎㅎ
아들의 등교도 그렇고 내일 장지로 따라 나서야 되니 좀 더 빠른 귀가길인 고속도로를 이용하니 21:15 도착이다.
다음날 준대상 소식을 접한다.
첫 출전에 그 정도면 아주 잘한거라며 격려와 응원^^
Good work!
첫댓글 멋진 아드님의 경시대회 수상의 기쁨도 뒤로 한 채 다시금 낙동정맥을 이어가셨네요.
만추의 등로 주변 모습이 마냥 포근하고 화사한 분위기입니다.
파란 하늘도 보이고 낙엽 밟는 소리가 유난히 정겨운 요즈음이구요.
날머리 황장재 휴게소도 조만간 정상 영업하겠지요.
오늘도 정감스런 산행담을 즐감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에 딱 좋은 날씨라 이 가을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는데 다음주부터 또 추워진다는 예보니
건강 유의하십시요.
일단은 겨운이 그렇게 짧은 기간에 좋은 성적을 거둔걸 축하드립니다.
우째 준비도 짧은데 그렇게 뛰어나버리면
경연을 준비한다고 피나게 노력했던 다른 학생들은 뭐 어떡하라는 말씀인지도 ㅋㅋㅋ
다음엔 꼭 1등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겨운이 눈이 보통 눈이 아니네요.
맥을 짚어내는 눈이 남달라 아빠가 매번 땀을 흘립니다.
그나마 꼼꼼히 읽어둔 산행기로 조금 부담은 덜었다 쳐도 ... 참으로 대단합니다.
자연을 벗하며 얻어지는 부산물이 이런것들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맑은 공기와 경외스러운 자연을 오르내리다보면
본인도 알지 못하게 자연스레 호연지기를 키워가는것
그런 얻음을 통해 더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는것이 아닐까요?
행복한 산행기
힘이나는 산행기 즐겁게 감상합니다.
그리고나서 또다시 다음산행기를 기다려봅니다. ^^
고마워요.
1등은 예술고 진학을 목표로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양보해야죠. ^^
취미로 하는 입장에서 준대상을 수상하니 신경쓰이고 미안한 점도 있어요.
예술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에겐 수상 실적이 정말 중요 항목이니~
아들 모습 보니
앞으론 눈치 보지 않고 알바해도 되겠더라고요.
이젠 부담없이 알바해야지^^
나케님 보신대로
산이 아들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니
아들이 산을 타는 한 열심히 서포트 해야겠죠!
이슬하님 요즘 살맛 나시겠습니다.
취미로 배운 바이올린 경연대회에서 수상까지 하고 뭐든 알아서 척척 해내는 든든한 아들을두셨으니 말이죠.
겨우니 수상도 축하하고. 낙동정맥 박점고개~황장재 걸음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달 정기모임때 두 분 만날 뵐 수 있다고 기대하는 아들입니다.
이 가을 가기 전에 많은 곳 끝내시길^^
건강하시고요.
아드님과 알콩달콩 산행 낙동정맥 포도산삼거리 지나셨네요 황장재 휴게소 가물가물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즐산하세요 ~~~~
감사합니다.
셰르파님 산행기와 동영상을 통해
못가 본 산 대리만족 잘합니다.
응윤드리며 화이팅^^
요즘은 산행은 가족산행이 대세입니다
아버지+딸
할아버지+손자
아버지+아들.... ===> 월간산 서현우기자한테 제보해드리겠습니다
저번에 미주님이랑 마지막 대간한 초등학생3학년 인터뷰했을것입니다..ㅎ
늘 즐거운산행되시고요 너무나 부러운 1인입니다
지난 대간 때 딸(대학생 같던데, 딱 보니 등력이 보통 아닌)과 산행하는 아버지를 조우한 적 있는데 어찌나 부럽고 멋져 보이는지...
딸 없는 자의 비애 ㅋ
아들의 산행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기 모임 때 뵙겠습니다.
아들이 보고 싶어하는 분들 중 한분이 지맥님이시랍니다. ^^
이슬하님 글을 보면 이런글이 생각나서 한자 올립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연일 득점포를 터뜨리며 한국인으로서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그가 슈퍼스타가 되기까지는
든든한 조력자인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때로는 자상한 아버지로,
때로는 엄격한 호랑이 코치로 아들을 가르쳤고,
결국 남자를 최고의 축구선수로
키워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비단 아들에게
축구 실력만 가르친 게 아니었습니다.
아들에게 인성을 먼저 가르쳤고,
겸손한 삶의 자세와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함께 가르쳤습니다.
올해 1월 춘천에 문을 연 체육공원도
아버지의 설득으로 시작됐습니다.
“아들아, 170억으로 건물을 사면
너와 나는 앞으로 편하게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돈을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한다면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권유에 망설이지 않고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축구 꿈나무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축구장 2면과 풋살장 2면, 족구장 1면 등의 시설을 갖춘
7만 1,000여㎡ 규모의 체육공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얻은 부를
자기 자신과 가족들만을 위해 사용할 수 있지만,
아버지와 그는 자신들을 위해 쓰기보다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기억하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돕기로 한 것입니다.
이 남자가 바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축구 선수 손흥민입니다.
누구에게나 작고 초라했던 과거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거를 기억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어려운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축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손흥민 체육공원"
초심을 기억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결정을 하게 해준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손흥민 부자를 응원합니다!
손웅정감독님같은 아버지란 느낌이 들어 길게 올렸습니다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지맥님이 소환해 들려주시는 글이기에 다시금 주의하며 마음으로 읽게 됩니다.
제가 늦게 두 아들을 두며 다짐한 게 있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이 입신양면하길 바라겠지만
전 제게 그건 욕심이라며 배제하리라 다짐했고
<이 세상에 아름다움과 가치를 더하는 사람은 못되더라도
이 세상에 추함이나 더러움을 덧붙히는 사람으로는 키우지 말자>
고 결심했습니다.
이제껏 자식을 키워오며 단 한번도 그 다짐과 결심을 망각해본 적 없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게
이 세상에 나온 이래 모든걸 잠시 빌려 쓰고 가는 것이고, 애초 자기 것이란 건 없으니
그런 나눠쓰고 빌려 쓰는 세상에 추함과 더러움을 보태는 삶이어선 안된다.
그런 믿음으로 자식을 키우려 할 뿐입니다.
다행히 자식들의 삶이 빌려쓰는 것에 상응하는 업적과 봉사와 헌신이 깃든 삶이라면 고맙고 자식키운 보람도 있겠지만 그건 아이들 몫이고 역량이지 부모의 영역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부모로서 사람 노릇 제대로 하는 자식으로 키우겠다는 짧은 생각뿐인데 과하게 보아주시니 여러 면으로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저는 새벽기도를 3-4시에들어 갑니다.. 늙으신 아버지와... 매일
그리고 출근을합니다. 종교인은 아니고요..
내가 아는 모든분들의 건강을 기원하고요, 부모님도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먼저가신 선배님,
백두대간하시다가 운명을 달리하신 여성분 극락왕생을 위해 지장보살님께 기도도 해드립니다.
모든 부처님께 지극한 감사와 귀의를 다짐하는 광명진언으로 하루의 시작을
감사함으로 시작합니다.
이슬하님 글을 읽어보니 득도를 하신것 같습니다..
아드님과 항상 아름답고 행복한 산길되십시요...()
이슬하선배님!
겨우니와 낙동정맥 .1구간 추가 수고 많으셨습니다.
포도산 정상 그리 험하지도 않고 멀지도 않으니 다녀와야죠.^^
그 포도산 언저리로 박해를 피해 천주교신도들이 숨어살던 성지라는 곳이더군요.
영양, 영덕, 청송의 삼군봉이지요. 거기가 삼군봉이라고 알고 지나가는 사람도 드뭅니다.
황장재도 안동 간고등어를 영덕으로 팔러 다니던 지게꾼들의 애환이 있는 곳인가 봅니다.
제가 기억하기엔 일전에 겨우니 짜증내는 표징 지었다고 잔소리 함 하셨잖아요.
학습효과에요.^^
구김살 없이 쾌할하고 낙천적인 성격에다 머리가 빠르게 회전할 때이니 금방 받아들여 내것으로 만든 것입니다.
아버지가 하나를 가르치면 열개를 알아듣는 겨우니이니 뿌듯함이 넘쳐 흐르는 모습입니다.^^
올해 사진으로 올라오는 청송 주왕산 단풍 만큼은 화려했습니다.
그 황장재 이후 이제 유명한 청송 주왕산으로 접어드는군요.
주왕산 주변을 꿰뚫으며 별바위봉에서 주산지를 바라보고 피나무재로 내려서시는데..
주왕산 이르는 초입에 대둔산에서 알바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둔산 정상에서는 아래 묘지까지 다시 되돌아 내려서야 합니다. 전 직진해서 태행산까지 대형 알바!
즐감했습니다. 담 산행도 기대하며..^^
아 세 지역의 경계를 이루는 봉우리군요.
역시 산에 관한 백과사전이십니다.
주산지는 예전 진사로 소일하던 시절 장비챙겨 출사를 간 적이 있는데 시간을 못 맞춰(사진이란 게 빛을 찍는거라) 방향을 틀은 적이 있어
항상 아쉬웠는데 이번엔 멀리 조망하며 지나게 되네요.
언젠가 인연 닿을 날 있겠죠!
라라님 말씀처럼
한 마디 짚어주길 잘한건지...ㅎ
깊은 관심이 배여 있는 댓글에 매번 감사한 마음이란거 아시죠! ^^
삼면(面)봉은 세개의 면이 접하는 곳이고요.
삼군(郡)봉은 세개의 군이 접하는 곳입니다.
삼리(里)봉도 있습니다. 시골의 조그마한 마을 세군데가 만나는 곳이지요.
이도 삼면봉은 도계에 있는 삼면봉이고요.
이도 삼군봉은 도계에 있는 삼군봉입니다.
삼도삼면봉도 있습니다. 삼도봉인 동시에 삼면봉인 경웁니다.
삼도삼군봉도 있겠죠. 삼도봉인 동시에 삼군봉....
고로, 삼도(道)봉은 세개의 도가 만나는 곳이네요.^^
대부분의 산길이 행정구역의 경계를 구분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의 계곡보다는 능선을 따라 행정구역이 정해진 경우가 많아요.
간혹 내(川), 하(河), 강(江), 물줄기를 경계로 행정구역이 나뉘어지는데...
오랜 세월에 걸쳐,,, 교통의 용이성 등 생활반경을 기반으로 정해진 것 같습니다.
도계, 군계, 면계, 리계....
어떤 산길은 정맥이나 기,지맥임에도 리를 경계로 지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새롭게 또 배웁니다.
귀동냥으로 이렇게 배워가니 고맙기도 하고
홀대모 가족이 된게 참 다행이라는 ^^
볼 게 있어서 산을 타나? 산이 있어 오를 뿐!
아들 산행의 셀파를 자처하시며 열심히 산행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산신령이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흉내낼 수 없는 산사람의 깊은 정신세계에 들어선 듯합니다.
대형 헛돌이의 땀방울 뒤에는 감동이 숨어있었네요.
함산하는 동반자인 아드님이 일취월장해서
피보호자에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단계에까지 올라섰군요.
그러면서 아버지 자리인 셀파 역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산이 도와준 아들의 성장에 흐뭇해 하시는 마음이 행간에서 읽혀집니다.
셀파에서 포터로 강등되더라도 기꺼이 감수할 아버지인지라
보는 사람 마음이 더불어 즐거워지고 행복해집니다.
볼 게 있어서가 아니라 산이 있어 오르는 경지라면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의 구분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냥 오르고 내리는 재미에 푹 빠져서 걸어가는,
졸업을 초탈한 아름다운 부자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산과 사람이 하나되어 빚어낸 산행기,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알바와 정주행을 의식하는 점을 깨우쳐주는군요.
돌아보면
우연히 시작한 대간길 - 그저 산이 좋아 아들따라 탔던 것이지 종주 자체에 목맨 게 아니였기에 알바 자체도 즐거웠던 것인데...
좀더 등력이 쌓이면 범산님 말씀에 담긴 의미처럼
내가 산이 되고 산이 내가 되는 경지를 느끼게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범산님이나 이곳의 많은 산객분들
알면 알수록 참 깊이있고 멋진 분이 많으니
저를 반추하는 거울로 삼아 비춰보게 되곤 합니다.
자식을 서포트하기 위한 산행이었는데
어느 순간 자식의 산행을 떠나
내 자신 또한 산을 통해 마음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조금씩은 허물도 있고 과오도 있는 게 삶인데
마치 내 자신은 그런 것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듯
다른 삶을 비난하는 오만은 없었나?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다른 생각을 함부로 재단하는 독선은 없었나?
그렇게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다주는 산입니다.
올바른 삶을 사는 자식이길 바라기에
내 자신부터 먼저 자세를 바로 해야 된다는 성찰을 하게 되는 산행이니
이 모두가 자식을 통해 만나는 산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겠죠!
항상 성찰하게 해주는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