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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바람의언덕)☔
🐢바람의언덕-천의봉(매봉산)-낙동정맥분기점
-작은피재-구봉산(910m九峯山/九鳳山)
-대박등(大朴嶝930.8m)-전망대
-유령산(楡嶺山,느릅령산932.4m)
-느티고개(유령산령당)-전망대-느릅령-통리재(통리역)
🐌 10.67km
백두대간 졸업한지 3주만에 낙동정맥 종주에 나서는 아들이다.
산이 좋아 타는 것이고
정맥길이라 하니 그 길을 타보겠다는 그 뿐이다.
대간을 타며 보이던 아들의 자세 그대로다.
당사자인 아들과 달리 아비로서로의 나는 목적이 분명한데
아들의 산행이 훗날 삶을 성찰해볼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산행이 되었으면 하기에 충실한 서포터가 되어주겠다는!
백두대간처럼 낙동정맥 종주 역시 해치우는 숙제같은 게 아니라 즐기는 아들이길 희망한다.
곰곰 아들의 산행을 돌아보면 나이답지 않다.
스스로 나서서 산을 타는 것도 그렇고
매주 거르지 않고 컨디션이나 날씨에 관계 없이 산행을 이어가는 것도 그렇다.
상황에 따라 불편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다소 건너 뛸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없다.
남들의 인정 여부가 아니라 자신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산행인가에 포인트를 둔 아들이기에 그럴 것이다.
일전에 대간 종주한다는 산객을 만난 적이 있는데 참 당혹스러웠다.
인증장소에서 인증만 받고 다음 이어지는 곳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하산해버린다. 다음 인증지는 다시 날 잡아 가까운 곳에서 올라 인증 받는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일까?
포스팅을 읽다보면 뭐라 쓰든 행간이나 사진에서 그 사람의 발자취는 그대로 드러나는데 굳이...
목표를 정하고, 정해진 코스를 누락 없이 종주하는 자신의 모습에 긍지를 느끼는 아들이다.
남의 평가 보다 스스로의 자신에 대한 평가에 더 엄격하길 바라는 아빠의 뜻을 누구보다도 더 잘 실천해가는 아들이니, 서포트 하는 일 또한 즐겁다!
아들의 산행기를 자세히 기록하고 수천장의 사진을 찍어가며 아들에게 주지시키는 건 딱 하나다.
[중요한 것은
결과로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으로 결과를 말해야 된다!]
산행도 인생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믿는 아빠다.
결과만 좋다면 다 허용된다는 결과 지상주의는 양육에 있어서 내가 가장 경계하는 점이다.
검색해서 얻은 자료 중 전 구역을 25구간으로 구분한 도표를 지침으로 삼아
매주 순차적으로 남진한다는 원칙.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이면 종주가 끝날듯.
낙동정맥을 시작하는 날을 앞두고 잔여백신이 있다며 강권하는 아내 등쌀에 접종을 했다.
코로나접종을 하고 2~3일 경과를 지켜 보라는 권고에 따르면 산행을 미루는 게 맞지만
매주 산타겠다는 다짐을 4년째 실천하는 아들의 정맥 도전 첫날부터 방해가 될 순 없지 않은가, Go!
코로나로 방역이 강화되어 도시에 있어봐야 피차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고,
낙동정맥을 탄다니 황지못을 둘러보면 좋을거라는 부뜰이 산객님의 조언도 있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
⬆상지(황씨가의 집터)
⬆중지(황씨가의 방아간터)
전에 산행후 늦은 저녁식사를 했던 태백시내인데 도심이 작은 도시이다 보니 눈에 익은 거리가 많다.
저기 메뉴가 어떠해서 장소를 옮겨 저 집에서 식사를 했고 주차한 곳은 어디며 등등
그러고 보면 길눈이 참 밝은 부자다.
황지못을 둘러 본 후 라라님이 언급한 한우고기집이 어딜까 찾아보는데 눈에 띄는 곳은 한 곳 뿐이다.
아들 입맛에 따라 부위별로 주문^^
참 잘먹는 아들인데 손님은 많고 여사장님 혼자 영업을 하니(주말이라 손님이 많나? 코로나로 혼자 근무?... ㅠ) 아들의 추가 주문에도 제 때 착착 나오지 않아, 먹은 후 기다리다 다시 먹다가 하는 식이다.
내일 장거리를 뛰니 든든히 먹어두려는듯 왕갈비탕에 소면까지!
대간종주때 이용했던 택시기사분께 내일 픽업 부탁(종주는 무사히 마쳤냐며 반가워한다.)도 해두고
식사를 마친 후 매봉산을 향한다.
배추 출하기엔 차량출입이 안된다는데 해질녘이라선지 차량출입금지 안내문만 있고 단속원은 없다.
바람의 언덕 중간쯤 되는 지점 - 임도 옆의 작은 공간에 주차를 하니 어슴푸레 밤이 시작된다.
지난 번엔 없던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고 물탱크시설도 들어서 있다.
화장실은 소변기(3칸)와 세면대까지 갖추어진 것으로 설치한지 얼마 안되어 깨끗한 상태다.
36th 종주길(어평재~삼수령)에 지났던 곳을
꼭 3개월만에 다시 찾게 될줄은 상상도 못한 부자다.
"몇십년 후에야 올 수 있을까 했는데 이리 빨리 오게 될 줄 몰랐네" 라며 감개무량한 표정의 아들이다.
이 구간도 우리 부자에겐 각별한 기억의 장소다.
아들따라 시작한 산행 중 처음으로 몸에 이상 증세가 있었던 구간이다.
당시 아들에게 아빠에게 일어난 증세를 설명하며 이러저러한 경우 어떻게 조치하고 행동할지 숙지시켜야 될 극히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아들은 바람의 언덕 전후로 펼쳐지는 풍경에 흠뻑 빠진 상태에서 감정을 제어하고 만일의 사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으니 우리 부자에겐 기억 깊게 새겨진 곳이었다.
다행히 위험한 상태에 빠지진 않아 버텨낼 순 있있지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니
다시 이곳을 찾은 나 역시 감회가 깊다.
"아빠, 이래서 바람의 언덕인가봐."
지금 8월 여름이 맞나 싶다.
어찌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지... 그리고 넘 춥다.
서둘러 긴팔긴바지로 갈아 입고도 도저히 밖에 머무르기엔 추워, 사진 몇장 찍고 차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가는 부자다.
구름이 많긴 하지만 구름 사이로 별도 많이 보이고 달도 선명하게 보이니
흐린 날씨일뿐 비가 없다는 일기예보가 맞을듯~
4시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왠걸 비가 억수로 내린다.
30km 갓 넘는 거리인데 이런 강수량이면 얼마나 지체될 걸음일지 난감하다.
일기앱을 죄다 뒤져 보아도 흐릴 뿐 비소식은 없으니 소나기일 수도 있다 싶어 잠시 기다려 보기로 하는데 1시간, 2시간이 지나도 그칠 기미가 없다.
그러다 깜박 잠이 든 부자. 눈 떠보니 9시다.
내일 등교해야 할 아들이니 1, 2구간을 함께 타기엔 이제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
비는 많이 줄어든 양이지만 여전히 내린다.
우의를 꺼내 입고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셔틀버스기사분이 이곳에 주차를 하면 안된다고 한다.
설명을 들어보니
배추 출하기여서 9시부터 일반차량은 출입이 통제되고 방문자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에서 하차한다는 것이다.
출사 나온 진사님들 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차 들르는 차량이 많아 부득불 취해진 조치라는 걸 예전에 들어 알고 있는지라 수긍하며
"오후에 돌아 올거라 주차를 한건데, 삼수령에 주차를 하고 기사님 버스 타고 다시 올라 오죠" 하고 차를 몰아 내려가려는데 물끄러미 보던 기사분 왈
"차를 좀 더 안쪽으로 주차하고 산행하세요."
평소 일처리하기를
모두들 자기 업무에 충실하려는 사람들이라 상정하고 순리대로 하려는 나인데
통제에 항의하는 여느 사람들과 달리 보였나?
아니면 어린 아들이 우의 걸친 채 빗속 산행을 나서는 모습에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건지 주차할 곳을 일러주는 기사다.
⬆ 오늘의 들머리
이곳에서 올라가 매봉산을 찍고 다시 내려와 배추밭 우측으로 진행하면 낙동정맥 표지석을 만난다.
기사분의 응원을 받으며 매봉산으로 향한다.
3개월전 선답한 곳이니 낯익은 길이고 아들은 이리 빨리 다시 오게 될지 몰랐다며 여전히 믿기지 않는듯 들 뜬 기분이다.
"다시 내려올 길인데 배낭을 왜 가져 왔지?"
깨달았을 땐 이미 돌아가기엔 많이 진행한 상태다.
적당한 곳에 배낭을 걸어두고 산행을 이어가니 이내 천의봉이다.
이곳부터 몰운대까지 무탈한 산행이길 기원하며
하이파이브로 화이팅하는 부자다.
'대간길의 시작과 끝을 비로 장식했는데
낙동정맥 역시 빗속에서 시작하게 됐다'는 아들 말을 듣고 보니 그렇다.^^
비는 하늘과 땅이 소통하는 언어 아니겠나!
천지에 부자가 낙동정맥에 나선다는 소식을 알려 반갑게 맞을 준비하라 이르는 것이라 해석한다.^^
다시 내려와 낙동정맥 표지석을 지나 작은피재에 이른다.
작은피재 도로에 내려서더니 아비 이상으로 눈썰미 좋은 아들 왈
"아빠, 어제 지나 갔던 그 도로 아냐? 저쪽 좌측으로 올라가면 삼수령인데"
설명을 듣고도 난 긴가민가하다.(픽업택시를 타고 귀환할 때 아들 말을 떠올리며 자세히 보니 아들 말이 맞다. 길눈이 나빠지는 건 네비에만 의존하게 된 현대인의 병폐다.)
하루 산행으로 1, 2구간(매봉산~통리재~석개재)을 잡았는데 1구간만 타기로 계획을 수정하니 남는 게 시간이다.
세월아 네월아 아들은 쉴만한 곳마다 눌러 앉아 딴짓이다. 실은 나 역시 빗속길 행보가 싫어 얼씨구나 따라 쉰다.
"장거리 타는거라 한우 먹인건데, 아무튼 상품을 먼저 주면 안돼" 농담을 던지니
"맞아. 상품을 먼저 주면 안돼. 먹고나면 맘이 달라져. ㅋㅋ"
이런 저런 대화로 재밌다.
비가 내리니 버섯들이 여기저기 우후죽순격으로 자라 있다. 어떤건 아기 얼굴만 하고 또 어떤 버섯은 갈라져 토끼 얼굴 모양도 있다.
쇠똥구리는 쌀쌀한 기온에 몸이 굳어 행동이 굼뜨다.
감수성이 풍부한 아들은 그 모든 것에 눈길을 던지는 소풍같은 걸음이다.
쉬엄쉬엄 산보하듯 걸어도 구봉산과 오늘의 최고봉인 대박등은 금새 지나고 전망대에 이른다.
멀리 함백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바람의언덕이 가까이 보인다.
비 그치고 얼굴 내민 햇살에 온통 젖은 바지가 마를까 의자에 몸을 널어둔다... 구름이 예쁘게 흐른다.
"아빠 노래 한곡 사줘"
"무슨 곡?"
"더 크로스의 <Don't cry>"
"그거 옛날 노래인데. 그게 좋아?"
"응, 멋지잖아"
48년차 쥐띠동갑인 아들이 옛노래를 좋아하니, 요 녀석이 아들이 아니라 아빠 외롭지 않게 친구 되어주려 태어났나?
처음으로 곡 선물해달라던 게 <단장의 미아리고개>였으니 남 달라도 참 다른 아이다.
요즘 노래는 음악성이 별로라며 트로트와 7080노래가 진국이라는 아들인데 음악을 하는 아이라 그럴까!
피아노를 한지 10여년, 바이올린 레슨을 받아 온지도 7년째인 아들의 음악재능이 뛰어나다며 전공시키라는 제안을 많이 받는다.
콩쿨 있는 날에도, 공연있던 날에도 끝나자마자 바로 산행에 나서는 아들이니 산을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그래 네가 직접 사서 보내라" 며 폰을 건네니
Steelheart의 <She's gone>이란 옛노래를 추가해 구입해간다.
7080 노래를 아들과 함께 즐겨 부를 수 있는 아빠가 과연 몇이나 있겠나 생각하니 이것도 아들이 주는 선물이다.
문득 이런 고마운 아들을 대하는 방법에 있어 칭찬에 조금 인색한 아빠가 아닌가 반성도 해본다.
언젠가 성장해 아빠의 이 일기를 읽게 될 때 칭찬에 조금 인색한 건 단지 혹여 기고만장할까, 자기만 우선시하는 사람이 될까 하는 기우에 좀 더 엄격하려 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헤하리라 믿는다.
충분히 그럴 아들이다.
유령산을 지나고 느티고개에 내려서니 차들이 주차돼 있고 유령산령당에선 무당이 굿을 하고 있다. 내겐 그다지 친하게 느껴지지 않는 곡조라 재빨리 사진만 찍고 산을 오른다.
짧지만 오늘 중 그래도 된비알길 비슷하니 비로서 산타는 맛이 나는 부자다.
오름길 끝으로 또 전망대가 나온다.
멀리 도계읍이 보이고 그 너머로 삼척시와 동해가 보인다.
날씨가 가을 하늘로 변했다.
안내판의 내용은 다 지워진 스테인레스판을 거울 삼아 아들이 여드름을 짠다. ㅎ
아빠가 나서서 코 주위 여드름을 짜주며 퍼지니 또 한가롭게 지체되는 산행이다.
"우리 산타는거 맞아? ^^"
이제 10km 정도는 동네 산책하는 것쯤으로 여기는 아들인데 난 여전히 다 힘든 산이다. ㅋ
느릅령에 이르니 날머리가 가깝다.
쭉쭉 뻗은 잣나무와 낙엽송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을 좋아하는 아들의 감탄사를 남겨두고 산을 빠져 나온다.
"다음 주는 이곳에 차박하고 여기서 씻으면 되겠네"
산에서 흘러 나오는 작은 냇가와 만나는 주차장 끝자리를 고르는 아들이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 잘 정돈된 주차장이 있고
그곳을 벗어나니 이웃한 거리에 통리역이 있다.
통리역을 둘러 보고 나오니
픽업택시(010-3410-8777 태백콜택시)가 온다.
아들이 더 반가워한다.
「정겨운」 이름 그대로 참 정이 넘치는 아들이다.
오늘도 산객들의 허기를 염두해 건빵과 드링크를 건네주는 기사분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빵과 드링크 주시는 분 다시 만나 좋다는 아들이었네요. 건빵을 기대했나 ^^"
"아빠는 내가 무슨 건빵때문에..."
산을 타다 어쩌다 이용하게 된 택시고 그래서 뵌 기사분이지만 그것도 인연이라 소중하게 기억하는 성향의 아들임을 알면서도 짐짓 골려주는 아빠에게 눈을 흘기며 웃는 아들이다.^^
삼수령은 차량 통제로 주차 차량이 도로에 넘쳐 있다. 택시는 통제 대상이 아니란다.
그래서 관광객을 상대로 1만원에 실어나르는 택시들도 여럿 있다는 설명.
주차지로 돌아와(₩20,000) 다음 주 픽업을 약속하고 헤어지는데 차를 돌리는 곳까지 다가가 잘 들어가시라고 인사하는 아들이다.
옷을 갈아 입고 귀가를 준비하는데
아침의 셔틀버스 기사가 산행 잘했냐며 인사를 건네온다.
아들의 산행에 대해 담소를 나누며 칭찬과 격려를 잊지 않는다.
⬇차박했던 곳으로 복귀
올 해 배추 실적이 좋지 않단다.
소나기가 배추 재배엔 가장 좋지 않은데 올 해 소나기가 많아서란다.
물대기 힘든 이런 높은 곳에 소나기가 좋은 거 아니냐 하니, 소나기가 내리면 배춧잎 포기 사이로 빗물이 들어차는데 소나기가 그치면 곧장 뜨거운 햇볕에 포기 사이에 스며든 물이 달궈져 배추가 물러지고 상해버린단다. 그런 이유로 작황이 좋지 않으니 재배농가가 예민해져 차량출입에 시비가 더 많단다.
충분히 먹을 수 있어 보이는데 단지 상품성이 떨어져 보이는 배추도 많다. 저건 버리는거냐고 물으니 김치공장에서 떨이로 사간다고 한다.
풍력발전시설의 문제며 이곳 고랭지채소 재배농부들의 애로 사항 등을 들으니 세상 사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 마냥 단순한 게 아님을 또 깨닫는다.
기사분의 말 중
일본인이 우리의 맥을 끊고자 여러 산에 말뚝을 박았는데 바람 많은 바닷가 놔두고 한반도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이곳에 풍력발전기를 세워두는 건 말뚝박아 기를 막은 일본인 처사와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귀에 와 닿는다.
셔틀버스 기사분의 응원을 받으며 언제 다시 오게 될까 기약하며 바람의 언덕을 내려선다.
시간도 여유 있으니 귀가를 미루고 태백 시내를 둘러본다.
이곳 저곳 쏘다니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왠 택시가 멈추더니 "아직 귀가 안하셨어요?"
픽업해준 기사분이다.
"시내 둘러보며 놀고 있습니다."
작은 도시이기에 가능한 만남이기도 하니 신기하고 재밌는 아들이다.
"우리 유명인사인가봐. 이 시골에서도 우리를 알아보는 분이 있잖아 ㅎㅎ"
엄마 귀찮게 밤 늦은 상 차리게 하지 말고 먹고 가기로.
느낌만으로 맛집을 찾아보자며 골목들을 누비는데 중국집이 보인다.
왠지 홍콩영화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의 골목이라며 분명 맛집일거라는 아들.
탕수욕과 짜장, 짬뽕을 주문했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양이 많다. 탕수욕은 너무 대용량이라 반도 못 먹을거 같다.
예상과 달리 그 많은 걸 다 먹어치우는 아들... 언제 이리 컸나! 산행 후라도 그렇지 이 많은 양을...
놀라는 표정에 "아빠, 이 정도는 먹어줘야 힘을 쓰지"
그래 잘 먹고 잘 소화시키면 됐다.
소화시킬겸 황지못을 다시 찾는다.
어제는 대충 보고 사진만 찍었는데 오늘은 설명문까지 꼼꼼히 읽어가며 즐거운 부자의 산보다.
⬆하지(황씨가의 변소터)
산행이 너무 짧았나?
차에 오르면 잠에 떨어지는 아들이 오늘은 귀가 내내 말동무가 돼준다.
7080 노래를 틀어놓은 채~
첫댓글 낙동정맥 1구간 수고 하셨습니다~
우중산행 아들님하고 힘들게 산행하신 산행기에
2011년 2월20일 눈속을 걷던 시절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감사 합니다~
항상 안.줄산을 응원합니다~
응원주셔 감사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니 이제 반 남았네요^^
법광선배님은 2011년도 가셨군요.
저는 2019년도 6월 초에 했습니다.
1구간으로 답운재까지 갔는데요. 열댓명이 낮밤으로 걸었습니다.
저기 차박하셨다는 곳의 물탱크 보니 생각나네요.
그 위에 배추재배하는 분의 천막같은 임시거처가 있었고요.
태백은 해발고도 700m로 여름에 모기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한때 전국에서 인부들이 몰려들어 광산업이 성행을 이뤘죠.
그 때가 개도 만원짜리 물고 다닌다는 태백경제의 호황기 아니었나 싶습니다.
월급 타서 따박따박 집에 부치는 가장도 있었겠지만,,
흥청망청 퇴근하고 홍등가를 찾아 작부가 따라주는 술 한잔에 애환을 녹인 친구들도 많았을거구요.
황지연못 바로 옆에 고깃집이 있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높은 건물 1층이었을 수도 있겠는데요.
정겨운이!
아빠가 더 신나 보입니다.^^
좀 컷다고 안 놀아주면 그땐 아빤 어쩌죠?^^ ㅋ
낙동정맥 전체에서 저 구봉산이 의미하는 뭐가 있었던거 같은데요.
태백, 삼척, 봉화, 울진, 영양이네요
일단 낙동정맥 입문을 축하드립니다.^^
동반자가 신나면 함께 하는 자 더 신나고
옆에서 힘들어하면 곁은 더 고행길이 되는 이치겠죠.
더구나 비와 늦잠으로 강제 단축 됐으니 룰루랄라한거죠. ㅎ
대신 장거리 운전이 한번 더 늘어난 부담이 따르지만
오늘 당장 편하니 즐거웠나 봅니다.
시작이 반이니 반 남았네요^^
다시한번 선배님 후기 죽 살펴봅니다.
사실은 칭찬이 없어도 아드님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르겠어요.^^ 부러워 죽겠습니다. ㅋ
황지가 낙동강의 발원지인데,
덕산지맥의 끝인 반변천과 낙동강의 합수점에 가면 엉뚱깽뚱한 말이 있습니다.
황지에서 흘러오는 물이 낙강이고 일월산 뿌리샘에서 흘러오는 반변천이 동강이래요.
그래서 안동에서부터 낙강과 동강이 합쳐져 낙동강이라고 터무니 없는 말을 하더라구요.
일개 지자체에서 그러코롬 혹세무민 하면 일반 백성은 봉이라도 되라는건가요?
아주 유림의 본고장 안동시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행태였습니다.
그냥 경상도 에서는 낙동강의 최상류가 안동이다 정도에서 만족하면 될 일을...
그래서 매사에 틀린건 틀린거고 아닌건 아닌거라고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방조했다가는 까닥 나라 전체가 왜곡되는 현상이 벌어지거든요.
낙강+동강=낙동강 ㅋ
억지 글자 꿰 맞추기네요.
암튼 라라님 덕분에 많은 사실 배웁니다.
대간졸업 하시고 첫 정맥으로 낙동정맥을 선택하셨는데 첫날부터 우중이 되엇네요.
우리는 그 시간에 두문동재에서 차박을 하고 있었고요.
아침 8시반쯤되니 비가 그쳤던거 같습니다.
낙동정맥 입문을 축하드리며 몰운데까지 무사완주을 기원드림니다.
님께서 추천해주셔서 그런지 아들이 낙동정맥을 먼저 타겠다네요 ㅎ
기원해주신대로 저 역시 아들이 사고 없이 즐기며 행복했다고 기억되는 산행이길 바랍니다.
구문소는 안가셨나봐요..황지만 두번 탐방했네요...
앗! 그러네요
한강의 발원지도 가보시는건데... 일찍 말씀을 주셨어야죠~^^ ㅎㅎ
ㅎ 아들과 노는 것에 정신 팔려서 정작 근처 가볼만한 곳을 놓치곤 합니다.
다음에 가보겠습니다.
검색해보니
황지못에서 흘러 구문소를 거쳐 낙동강으로 흐른다고 나오는데 그곳을 말하는가보죠.
한번 시간 내서 들러보아야겠네요.
제언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엔 검룡소를 구문소로 착각하시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검색해보니 구문소가 교육상 보여줄만 하더라고요.
아들이 산행하는 것도 그지 없이 좋지만 겸사겸사 풍물과 문화를 접해보도록 해주고 싶어 방문해보려고요.
검룡소도 시간되면 들르죠 ㅎ
구문쏘는 장성 아라는곳 태백에서 석개재가는도로가에 있는데 저는처음보고 쫌신기햇습니다
검색해보니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들더라고요.
토요일 일찍 출발해 찾아보려 합니다.
다녀본 후 소감 올리겠습니다. ^^
낙동정맥 종주를 시작 하셨네요
부자간 산행 하시는 모습이 넘 아름다운 모습 입니다
세상 그누가 놀고 싶으면 놀 나이인데 산하의 모습을 몸소 느끼며
고생하는 아드님 넘 자랑스러운 아들 두셨습니다
걸음걸음 마다 추억이 쌓이며 몰운대 완주 그날까지 응원 합니다
지역 다니면서 맛 좋은 음식도 드시고 행복한 정맥 이어가시기를~~~^)^
저 혼자 하는 산행이면 단순하게 접하겠는데
아들과 함께 하는 길이기에 동반자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되네요.
산행이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재밌고 즐거운 발걸음이 되어 산행에 대한 흥미를 잃는 일 없도록 신경쓰게 되네요.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몰운대까지 즐거운 산행 이어가겠습니다.
아 부럽습니다.
읽으며 참 부자간 사이가 좋음에 괜히 부러움만 커집니다.
그모든게 아버지의 노력인데 말이죠..
특히나~
"중요한 것은
결과로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으로 결과를 말해야 된다" 는 말씀!
좋은 말씀 진짜~ 가슴 깊숙이 와닿습니다.
결과 위주의 겉만 판단하는 요즘 세태를 안타깝게 보는 제게 진짜 금과옥조같이 와닿네요. 멋진 가르침(모티브론)
진짜 띠동갑 친구같은 아들하고 다니면서 재미있으시겠습니다.
그 창창한 미래를 볼때 서울대 전자공학과 차석 입학시킨 아들을 둔 아는 형님이 떠올려집니다.
찬우도 중학교때부터 백두대간 마스터하고 아버지하고 산을 다니며 그냥
학원도 안가고 학교공부만했는데 그렇게 전국에서 손꼽히는 성적으로 서울대를 들어갔다니
어쩌면 이슬하선배님은 그부다 더 대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부러움 가득 안고 뿌듯한 마음으로 즐감했습니다.
항상 즐거운 산행 계속 이어가시기를 응원합니다. 홧팅입니다.^^
찬우라는 젊은 친구가 대단하네요.
산을 타면서 느끼고 그려 봤을 찬우의 내면이 어떤 풍경이었을까 잠시 상상도 해봅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이니 잘 성장한 아들 이야기를 듣게 되면 누구나 드는 부러움이겠지만
한편으론 그래선 안된다고, 욕심이다고 제 자신을 타이르곤 합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두다보니 철이 좀 든 아비가 되어선지
욕심으로 아이를 키우지 말자
그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닌 아이만으로 자라주어도 고맙다 그렇게 저를 경계하게 되네요.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잘 성장해주니 고마운거죠.
재밌고 즐거운 아들의 산행이 되도록 노력하는 아비가 되겠습니다.^^
어느 아부지와 대간종주한 아들은 육사수석입학했어요.
서울대전자공학과 차석
육사 수석 ^-*
혹여 부담될까
아들에겐 이 답글을 비밀로 해야겠네요. ㅋ
이런 말씀들 모두 자식에게 보내주는 덕담이시니 그 마음 고맙습니다.
바른 사람으로 잘 키우겠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숙제 같은 산행이 아니라 즐기는 산행이기를,
남의 눈이 아닌 자신의 내면의 눈이 인정할 수 있는 산행이기를,
그런 아들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꼭 성취되리라 생각됩니다.
소풍 같은 여유로 즐기는 아드님의 모습이 멋지고,
특히 스테인레스 안내판을 거울 삼아 여드름을 짜고, 짜주는,
아버지와 아들의 케미는 이 세상 어느 풍경보다 아름다운 그림이네요.
이슬하님께서 엮어가시는 잔잔한 산행기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반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들의 반듯한 성장을 서포트하는 일이
결국은 아버지 자신의 내적 알참을 채워가는 일도 될테니까요.
아, 생각해 보면....
제가 낙동정맥을 출발했던 계절도 가을(9월말)이었네요.
박배낭 짊어지고 29일간 걸으면서 울고 불고 웃고, 별일이 많았더랬습니다.
낙동정맥이라는 알을 깨고 나오니 세상이 달라보였습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이 몰운대에 무탈하게 도착했을 때,
부자 모두 더 큰 세상과 삶을 맞이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맞습니다.
가끔 자식을 키우는 게 아니라
저 역시 배우는구나 하는 생각들 때 많습니다.
산행이 쌓여가며 그만큼 지혜롭게 성장할거라 기대하며
즐거운 산행으로 몰운대에 이르도록 하겠습니다.
응원과 격려 감사합니다. ^^
이슬하님 아드님과 낙동정맥 입문과 낙동정맥 1구간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백덕지맥2구간 포스팅을 막 봤는데
대단하다는 소감과 내겐 넘사벽 산객이시라는 감탄뿐입니다.
이제 1구간 끝낸 것이지만
시작이 반이니 이제 반절 남았다 생각하며 즐기듯 타보려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대간 졸업한지 3주만에 낙동정맥에 입문하셨네요.
낙동정맥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대간 이후 다시 만난 삼수령의 감회도 느끼면서~
시작이 반이라고 멋진 산하와 동요하시면서 마루금 여정되시길 바랍니다.
산을 좋아하는 아드님을 두셔서 흐뭇하시겠습니다.
종착지인 몰운대까지 멋진 추억담을 기대합니다.^^
그러게요. 산행중 만나는 산객분들이 "아들, 아빠따라 고생하는구나" 라는 인사를 자주 받게 되는데 그런때면 절 보고 아들이 빙그레 웃어보이며 "아빠가 고생하죠" 하는 아들이랍니다. ㅎㅎ
자식과 산타는 게 소원이라는 산객분들 말에 '행복한 아비구나' 느끼게 되니 감사한 아들인거죠.^^
응원에 힘입어 조금은 발걸음 가볍게 몰운대로 향하게 되니 감사할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