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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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 직지사 금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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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송광사 금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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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송광사 금강문 아금강역사(나라연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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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송광사 금강문 훔금강역사(밀적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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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금강역사(나라연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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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금강역사(밀적금강)>
산을 올라갈 때는 좋은 경치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힘든 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왜 왔던고’ 하며 후회하기도 합니다. 부처님 뵈려 가는 길도 마찬가집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맛보고 나서 기뻐했던 마음도 잠시, 그 이후 많은 생각이 일어납니다. ‘이 정도로 만족하지 뭐’ 부터 ‘과연 이 길이 맞는 길인가?’ 까지 다양한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불교에서는 마장(魔障), 또는 마구니라고 합니다. 마구니, 마장은 신행의 길을 방해하는 여러 사항들을 말합니다.
사찰 가는 길에 이러한 마구니를 다스리는 곳이 바로 금강문(金剛門)과 사천왕문(四天王門)입니다. 보통 일주문 다음에 사천왕문을 지나게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일주문과 사천왕문 사이에 금강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금강문이 없는 경우, 사천왕문 문짝에 금강역사를 그림으로 모시기도 합니다.
금강문 안에는 두 분의 금강역사가 눈을 부릅뜨고 지나가는 중생들을 지켜봅니다. 금강역사는 사찰에 범접하는 삿된 무리를 다스리는 호법신장입니다. 말하자면 수문장 역할을 합니다. 위협을 주기 위해 분노형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상체는 옷을 벗은 나체형이 대부분입니다.
법당 쪽에는 볼 때 왼쪽에 계신 분이 나라연(那羅延)금강이고 오른쪽에 계신 분이 밀적(密迹)금강입니다. 물론 석굴암처럼 반대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라연금강은 천상계의 역사로서 코끼리 1백만 마리나 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阿)’하고 입을 벌리고 있기 때문에 아금강역사라고도 합니다.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항상 부처님을 호위하는 야차신의 우두머리입니다. 밀적금강은 원래 야차(夜叉)라는 사악하고 폭력적인 악귀 중생인데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여 호법신장이 되었습니다. ‘훔(吽)’하고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훔금강역사라고도 합니다. 밀적금강은 비밀스런 부처님의 행적을 듣고자 원을 세웠으므로 밀적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아’는 우주의 첫소리, 우주가 열리는 소리이며, ‘훔’은 우주의 끝소리, 우주가 닫히는 소리입니다. 이 ‘아’와 ‘훔’을 합치면, 우리가 잘 아는 ‘옴’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따라서 진언 앞에 있는 ‘옴’이라는 소리는 우주의 처음과 끝, 우주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소리입니다.
한편, 법주사 쌍사자석등을 보면 한 사자는 입을 열고 있고(‘아’), 한 사자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훔’). 궁궐 계단 양쪽 사자 역시 이러한 입 모양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또한 이러한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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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법주사 쌍사자석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