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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 키나발루의 旅程 (3-3)
3. 셋째 날(2008년 8월 15일 / 금요일)
[1] 키나바루산 정상 등정 출발 전
02 : 00시도 되지 않아 기상이다. 걱정과 긴장으로 輾轉反側, 非夢似夢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밤이었다. 두런두런 소리가 나, 문을 열고 밖에 나와 보니 간이식당의 가스렌지 위에는 시꺼먼 주전자가 놓여 있고 주전자 꼭지에는 김이 세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김미환사장 사모님께서 산에 오를 대원들을 위해 차와 컵라면을 먹고 갈 수 있도록 더운 물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배려하는 정성이 너무 고맙다. 키나바루산 정상 오름은 이상이 없을 것 같다.
컵라면에 커피 한 잔으로 요기를 하고 배낭을 챙겨 산장 밖에 집합(02 : 40분)을 했다. 어두운 밤 길, 추위, 고소증으로 등반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걱정을 하며 ----
[2] 출발과 고소증
02 : 40분경, 머리에 헤드랜턴을 켜고 스틱은 키 높이로 알맞게 조절한 후, 안전 산행과 정상을 기필코 오르겠다는 다짐으로 「(한배) 화이팅」를 크게 외치고 출발을 한다.
03 : 00시경, 달이 둥그렇게 떠 있지만 한 밤중이고 숲 속 길이라 漆黑 같이 어둡다. 앞 사람에 바짝 붙어 산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시작부터 돌길이고 바위를 넘어 간다. 더하여 가파른 사다리 계단을 오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출발할 때만 해도 초겨울 같은 찬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든다 싶었는데 돌길을 걷고 사다리 나무 계단을 오르다 보니 허벅지 근육이 뭉치고 숨도 거치러지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천천히 걷는다 하면서도 선두의 걸음걸이를 따르다보니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산장을 출발한지 20여분, 선두를 부지런히 따르던 박교장사모님(조현숙교감), 토할 것 같다며 길가에 주저앉는다. 걱정했던 고소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걸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격려하며 걷기를 권한다. 잠시 속 울렁거림을 진정시키고 다시 걷기를 5분여, 속 울렁거림이 점점 심해지는 모양이다. 포기를 하고 산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다른 대원들도 비슷한 증세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지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다고 한다.
<참고> 고산병(=山岳病, 산멀미, 山醉)
○ 높은 산에 올랐을 때,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가 부족하게 됨으로써 일어나는 병. 가슴이 뛰고 숨이 가빠지며 두통 ․ 구토 ․ 이명(耳鳴) ․ 현기증 따위 증상이 따름
<출처> 두산동아 새국어사전
<참고> 고산병(=고소증) 예방
① 고산병이란?
고산병이란 3,000m이상의 고지대에서 두통, 불면, 식욕감퇴, 오심, 구토등의 증상군을 나타내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증상군은 개인마다 경하게 또는 심하게 나타난다. 개인에 따라 고산병에 대한 민감성은 다르며 한 개인에 있어서도 고도의 위치에 따라, 고지대에 접근 하는 속도에 따라 민감성이 변할 수 있다. 단시간 내에 높은 고도에 도달 할수록 고산병에 걸리기 쉬우며 그 증상도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과도한 운동이나 탈수현상이 있을 경우에도 쉽게 고산병에 걸리게 된다. 남녀의 차이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보다 더 위험성이 높은데, 이것은 젊은 사람이 더 운동량이 많고 더 빨리 올라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② 증세
▣ 두통(頭痛) : 고산병의 대표적인 증상의 하나이다. 두통의 증세는 몸살감기와 비슷한 경미한 두통으로 부터 통증을 참을 수 없는 극심한 정도까지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경미한 두통은 고도자체보다도 주로 운동이나 햇볕, 온 ․ 냉 때문이며 휴식, 커피 또는 아스피린 등으로 쉽게 사라질 수 있고, 저녁에 수면을 취함으로써 거의 증상이 호전된다.
▣ 불면증 (Insomnia) : 고지대에 도달하면 첫 주에 불면증이 나타나는데, 2주째가 되면 호전된다. 아주 높은 지대에서는 산소공급이 효과적이며, 잠자기 전 Diamox의 복용은 도움을 줄 수 있다.
▣ 권태, 운동실조 : 허약, 피로, 소모 등으로 나타나며 음료와 음식섭취로 호전된다. 고지대에서의 권태는 이삼 일 간 지속되며 처음에는 단일증상으로 나타난다. 식사를 거절하면 수분섭취도 안되기 때문에 탈수에 빠진다. 근육무력으로 운동실조를 일으키어 보행마저 할 수 없게 되며 무의식상태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면 산소공급을 하며 즉각 고도를 낮추어야 한다.
▣ 소변량의 감소 : 신기능의 저하 보다는 탈수로서 생길 수 있으며 고산병의 발생에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적당한 소변량을 유지하기 위하여 충분한 량의 수분을 섭취하여야 한다.▣ 식욕감소, 장내 개스 발생 : 고지대에서는 판크레아틱 Enzyme의 분비감소와 위액분비감소 등으로 소화가 잘 안되어 복부 팽만 등으로 생긴다. 소화효소를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오심과 구토 : 이 증상이 심하면 탈수에 빠질 수 있으며, 전해질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충분한 수분의 보충과 저지대로 후송을 요한다. 약제로는 주사용이나 좌약으로 진토제(Compazine, Phengan, Suppositones)를 사용한다. 먹으면 토하므로 복용 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초기관의 부종 : 눈 주위, 얼굴, 손, 발목, 발등에 부종이 생기며 한 부위 이상 생길 수도 있다. 동반되는 통증은 없으며 체액의 비정상적 확산 및 축적에 의해 생긴다. 여자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며 특히 생리 직전에 쉽게 생긴다. 특히 손에 부종이 잘 생기는데, 이는 팔로 가는 혈관이 어깨에서 배낭의 멜빵에 눌리기 때문이며 팔의 전후좌우 운동 및 한 ․ 냉과 햇볕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의할 것은 반지로 인해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어 손가락에 괴사가 올 수 있으므로 절대로 반지를 끼어서는 안 된다.(손가락이 썩는다.)
▣ 뇌부종의 치료 : 뇌부종이 생기면 심한 두통, 구토, 보행실조, 권태, 소변량의 감소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부종환자의 2/3에서 폐울증과 폐증상(호흡곤란, 기침)을 동반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12-24시간 내에 혼수상태에 빠진다. 지남력 상실, 방향감각 소실등의 증세와 동료를 알아보지 못하는 기억상실, 환청, 보행실조(Ataxia)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간혹 경련(Convulsion)과 마비가 나타난다.
③ 예방(고산병을 이기는 방법)
※ 히말라야 전문 가이드가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고산병을 이기는 방법 ※
가. 무조건 천천히 걷는다.
트레커들 중에서 고산병에 걸리는 사람들의 태반은 너무 빨리 걸었기 때문입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시, 국내산행을 다니던 속도로 올랐다가는 90% 이상 쓰러집니다. 그러니 무조건 천천히 걸으십시오.※ 참고 - 매일 아침 7시에 트레킹을 시작하고 오후 3시 30분경 마치는 것으로 해 두시면 매우 좋습니다.
나. 처음 시작할 때 체력 좋다고 서두르지 말자
고산 트레킹에서는 처음 2~3일이 제일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때 고소적응에 실패하면 트레킹 내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네팔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이 한국인의 눈에는 그저 답답하게 보입니다만, 그것은 단지 우리의 시각일 뿐이며 그들이 우리를 볼 때는 "한국 사람은 언제나 빨리 빨리" 입니다.좋은 체력은, 트레킹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똑같이 나눠서 아껴 쓰십시오.
다. 가쁜 숨쉬기가 반복되면 안된다.
숨이 가빠지면 깊은 호흡을 할 수 없습니다. 트레킹에서는 땀을 흘려야 할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숨이 가빠지지 않게 천천히 걸으세요. 10분 빨리 걸으면 또 10분을 쉬게 됩니다. 빨리 걷고 쉬고, 또 빨리 걷고 쉬고를 반복하지 마세요. 똑같은 걸음으로 쉬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안정된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라. 저녁 식사량을 줄인다.
체력을 보강한답시고 저녁에 과식을 하면 고산병에 걸릴 확률이 큽니다. 위장은 사람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소화운동을 합니다. 운동하는 동안 산소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 위장을 빨리 쉬게 합시다.
마. 장시간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
수면 중에는 깊은 호흡을 할 수 없습니다. 이때 몸 안으로 들어오는 산소량이 줄어듭니다.트레킹 중에는 6~8시간 정도가 적당한 수면 시간입니다. 저녁에 조금 늦게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납시다.
바. 술과 담배는 멀리 하고, 수분 섭취는 자주 한다.
술은 고산병 극복의 최대 적입니다. 반면 고산병의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요.등산 중에 담배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는 따로 할 필요가 없겠죠?고산지역은 습도가 적고 자외선이 강해 몸에서 수분이 빨리 빠져나갑니다. 신체 내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그러면 몸의 각 기관에 원활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틈나는 대로 물, 차, 음료 등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합니다.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갈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자주 마셔야 합니다.
사. 무리하게 고도를 올리지 않는다.
하루 평균 500m 이내의 고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걷는 길이 편안하다고 무리해서 1,000m 이상 고도를 올리면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큽니다.
아. 트레킹 장비를 잘 챙긴다.
따뜻한 옷가지, 침낭, 윈드 자켓 등 트레킹 장비를 충실하게 준비하세요. 고산지대는 언제든지 날씨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준비 없이 악천후를 만날 때 고산병도 함께 찾아옵니다. 고산병은 장비 부족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 상태에서 급격히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십시오.
자. 몸을 따뜻하게 한다.
추운 날씨에 목욕을 하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고소에서는 감기에 한 번 걸리면 도무지 낫지가 않고, 많은 경우 고산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체온을 잃게 되면 몸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아프거나 쉽게 지치게 됩니다. 수면을 취할 때도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트레킹 도중 휴식을 취할 때는 꼭 몸이 식지 않도록 겉옷을 입으세요.
차. 고산병 약은 따로 없다.
약을 먹었다고 해서 고산병에 걸리지 않거나, 복용 즉시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므로 절대로 약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고산병 약은 따로 없습니다. 고산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조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는 것입니다.
카. 참고 사항
㉮ 약한 두통이 오면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 두통약을 복용하고, 폐부종 증상으로 호흡이 곤란하거나 심한 두통, 얼굴이 부으면 이뇨제 Diamox를 복용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미리 예방약으로 복용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이아막스'는 전문의약품이라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하고 복용방법은 의사 또는 약사에게 미리 물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하루 2회, 1정씩 복용) 그리고 요즘에는 부작용이 적고 효과도 좋은 '비아그라'를 많은 산악인들이 다이아막스 대용으로 사용한다 합니다.
㉯ 외국 서적에 마늘스프를 먹으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롯지(산장) 주인들도 고산병 증상이 있는 손님들께 마늘스프를 적극 권장합니다. 마늘이 고산병에 좋다고 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오고, 호흡이 곤란하면 고산병 초기증세라고 생각하십시오. 만약 고산병 증세가 심해 더 이상 트레킹을 할 수 없는 상태이면 서둘러 밑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가장 빠른 치료법은 해발고도를 500m~1000m까지 빠른 속도로 낮춰주는 것입니다. 보통 아래 지역으로 내려오면 증세가 호전되므로 이후 상태를 봐가면서 다시 올라갈지의 여부를 생각하십시오.
<글> 류배상님의 자료 옮겨 옴
[3] 사얏사얏 체크 포인트(Sayat Sayat check point, 3,668m)
03 : 17분 경, 사다리 계단을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마신다. 물을 자주 마셔주면 고소증세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고 한다.
휴식도 잠시, 이내 출발이다. 캄캄한 한밤중이라 헤더랜턴을 컸는데도 누가 옆에 있고 앞, 뒤로 가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고 주변 경관이 어떤지 알 수도 없다. 그저 앞사람에 뒤쳐질 새라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휴식을 취하고 돌길 바위지대를 올라 온지 약 20분 6.5km(3,426m) 거리 표지판을 지나 10여분을 더 올라 굵은 동아줄을 매 놓은 巖盤에 도착을 했다. 후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잠시 휴식을 가졌다. 뒤를 바로 따라 오르는 줄 알았던 박교장 내외가 보이지 않는다. 사모님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모양이다.
올라 온 길을 뒤돌아보니 약 5, 600m 거리를 두고 헤드랜턴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마치 횃불 행진을 하는 것 같다.
바람이 점점 심하게 불고 몸에 寒氣가 들어 박교장을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암반으로 오르기 위해 밧줄을 잡았다. 어제 내린 비로 물 잔뜩 배어 있다. 배낭을 내리고 여벌로 준비해 간 1회용 비닐장갑과 목장갑을 꺼내 장갑 위에 1 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다시 장갑 한 켤레를 덧낀 후 줄을 잡아보니 안성맞춤이다. 물기도 젖어들지 않고 보온도 그저 그만이다.
줄을 잡고 암반에 올라보니 사방이 캄캄한 허공이고 길게 늘어진 밧줄의 흰색만 눈에 들어온다. 키나바루 시가에서 차를 타고 올 때 ‘밧줄로부터 좌우 10m를 벗어나지 말라’는 가이드의 말이 떠오른다. 아마 10m를 벗어나면 수천 길 낭떠러지인 모양이다. 헤드랜턴으로 앞을 밝혀 가면서도 시야가 넓지 못해 줄로부터 1m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천천히 조심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03 : 47분경, 안내도 표지판을 세워 놓은 7km(3,653) 지점을 통과하고
03 : 55분경, 『사얏사얏 체크 포인트(Sayat Sayat check point, 3,668m)』도착했다. 국립공원 관리 직원이 번호표 확인을 한다.
체크 포인트를 통과하여 잠시 휴식을 가졌다. 날이 밝지 않아 대원들이 어디쯤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4] 정상 오름 길
체크포인트를 지나면서부터 바람이 점차 세게 불고 기온도 급격히 떨어져 寒氣가 몸속으로 파고든다. 더하여 지금까지 말없이 곧장 앞서 가던 집사람도 고소증세가 오는지 ‘힘들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어지럽다.’며 자꾸만 쉬어가자고 한다. 15m, 10m, 7m를 진행하다 암반에 주저앉는 횟수가 잦고 진행 거리도 짧아진다. 동행하던 조범호회장님도 쉬어가기를 권한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갈 수록 숨이 가빠지고 다소 어질어질 해 진다. 고소증세인가? 집사람과 조회장님의 보조를 맞추며 가다 쉬고 물을 마시며 줄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둠이 짙게 깔려 주변이 분간 되지 않고 우리 대원들도 찾을 수가 없다. 진행 방향을 살펴보니 하늘에 닫은 능선 부분만 훤하게 보인다.
바람의 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기온도 뚝 떨어져 그냥 가기가 힘들다. 바람막이라도 할 요량으로 1회용 우의를 꺼내 입으니 한결 추위가 가신다. 산장을 떠날 때만 해도 보온 옷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선행자와 가이드가 방풍, 보온 옷을 필히 지참할 것을 강조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백두산 트래킹 때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던 일이 생각난다.
박교장과 사모님은 중도 포기를 했는가? 쉬다시피 오르는데도 뒤따라 오르는 기색이 없다. 올라 온 길을 되돌아보니 헤드랜턴의 불빛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멀리 가물가물하던 불빛이 언제 우리를 따라 붙으랴 싶었는데 어느새 10여m 거리를 두고 바짝 따라 붙어 있다.
집사람, 가던 길을 멈추고 주저앉으며 “이곳에서 쉬고 있을 테니 정상에 올라갔다 오라.”고 한다. 자주 쉬는 것이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달래고 구슬리며 좀 더 진행을 하니 노부장이 앞서가고 있다. 역시 고소증세가 왔는지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며 힘들게 올라가고 있다.
정상이다 생각하고 하늘에 맞닥뜨린 암반 능선에 올라보니 앞서 가는 헤드랜턴의 불빛들이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다. 낭떠러지 같은 암반도 나타나고 큰 바위가 앞을 가로 막아 오르는 것이 힘겨운데 바람은 狂風으로 변해 금방이라도 몸을 휘말아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날려 보낼 기세다.
로프에 의지해 조심조심 오르는데 정상을 먼저 올랐던 강사장을 만났다.
‘추워 오래 머물 수 없다.’며 허겁지겁 내려오는 중이다. 정상이 지척인 모양이다.
[5] 더디어 4095.2m, 키나바루산 정상에 올랐다.
동녘 하늘에 붉은 기운이 벋친다. 빨리 오르면 정상에서 일출의 장관을 맞이할 수 있겠다 싶어 걸음을 좀 더 빨리했다. 더디어 정상에 올랐다. 먼저 올라 온 대장, 우리를 반긴다. 늘 동행을 했으면서도 모처럼의 만남처럼 반갑다.
우선 정상 표지판을 중심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나오니 강풍을 피해 아가씨가 바위틈에 웅크리고 앉아 떨고 있다. 함께 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욕심 같아서는 키나바루산 정상에서의 일출의 장관을 눈에 담고 싶었으나 공간이 협소하고 계속 오르는 사람들로 붐벼 오래 머물기가 어렵다. 더하여 암반을 오를 때 보다 기온이 급강하하여 옷 속으로 파고드는 추위와 强風으로 오래 버틸 수가 없다.
1박 2일의 시간을 잡아 고소증세의 고통을 감수하고 힘들게 4,095.2m 『Taman Kinabalu Low's Peak』를 올랐는데 너무 짧은 순간, 사진 한 장 찍고 하산하는 것이 허전하고 아쉽다. 차라리 두 시간 늦게 산장을 출발하여 밝은 날에『Low's』峰에 올랐더라면 웅장한 산세와 광활한 자연의 진면목을 마음 가득히 담을 수 있었을 것을 --- 아마도 원주민 조상들의 영혼의 안식처라 사람들의 접근이 성가셔 추위와 강풍을 몰아오는 모양이다. 언젠가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밝은 날에 이 峰에 다시 올라 千軍萬馬를 號令하는 氣象을 담아가리라.
[6] 키나바루산 정상을 뒤로하고
산 정상을 내려오니 바람도 잦아들고 날이 훤히 밝아지며 주변 사물도 선명하게 보인다. 오를 때는 로프 左右가 千仞斷崖로 생각했는데 밝은 날에 보니 완만하게 경사를 이룬 巖盤 廣野다. 정면으로는 앞이 툭 터져 높고 낮은 산과 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뒤와 좌우로 岩峰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
뒤로는 최고봉인 로우봉 정상(4,101m)이, 右側(下山基準)으로는 알렉산드리아봉(4,003m)과 성요한봉(4,091m) 그리고 남쪽봉(3,933m)이 고만 고만한 높이로 솟아 있고 左側에는 킹에드워드 봉, 어글리 시스터봉(4,032m), 당나귀 귀 봉(4,054m)이 자리 잡고 있고 있다.
산봉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으면 어느새 구름이 몰려와 산을 흔적 없이 삼켜버리고 잠시 기다려 모습을 드러낸다 싶어 카메라 초점을 맞추면 산허리로 구름이 지나간다.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 구름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윤사장님이 혼자서 내려오고 있다. 총무님을 비롯한 우리 대원들과 행동을 같이하지 못한 모양이다.
쉬며 구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니 잠시 후 해맑은 산 모습이 드러난다. 구름이 다시 몰려오기 전에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을 요량으로 좌우로 빙글 빙글 돌며 이 봉 저 봉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본다. 멋진 사진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태인 총무가 『한배산악회』키나바루산 등정 프랭카드를 준비했다고 했는데 대원들이 각자 흩어져 프랭카드를 잡고 단체 촬영을 하지 못하고 하산을 하는 것이 아쉽다.
4,101m 高山이고 巖盤이라 나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이름 모를 고산 식물이 눈에 띄는데 꽃을 피운 모습이 너무 앙증스럽다. 充電을 하지 못해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준비가 부족했던 벌을 톡톡히 받는 것 같다. 조회장과 윤사장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니 잘된 사진 몇 장 얻어 가져야겠다.
07 : 10분 Sayat Sayat check point 도착했다.
정상에 올랐다 내려온다는 신고를 하고 체크 포인트를 빠져나와 휴식을 취하며 우리 대원들을 만날까 기다렸으나 나타나지를 않는다. 앞서 내려갔는지 아니면 뒤처져 내려오는지 알 수 없어 다시 출발이다. 날도 밝아지고 내림 길이라 힘이 들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고산 증세에 적응이 된 탓인지 모두 하산하는 발걸음이 빠르다.
07 : 15분, 7.6km(3,653m) 표지판을 지나고
07 : 20분, 급경 돌길로 내려서니 저 아래로 산장의 지붕이 보인다.
07 : 40분, 6.5km(3,426m) 지점을 지나 좀 더 내려왔다. 새벽 03 : 00시경 힘들게 올랐던 사다리 계단이고 계단을 내려서면 곧 이어 돌길로 이어진다. 곡두 새벽에 오를 때는 사방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오르는데 급급하여 멋모르고 올랐는데 밝은 날에 보니 급경사로 험하고 위험한 길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오른 것이 너무 다행스럽다.
어쩌면 세상살이도 앞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天方地軸, 左衝右突하며 잘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7] 산장에 도착해서
08 : 00시, 산장에 도착했다. 고소증세로 함께 산을 오르지 못한 김미환 사장 내외, 우리가 도착할 때를 맞춰 따끈따끈하게 홍차를 끓여 놓고 기다리다 반갑게 반긴다. 산행을 하고 돌아 온 대원들에게 홍차 한 잔을 따끈하게 끓여 주는 정성이 컵으로 전해오는 溫氣만큼이나 따습고 고맙다.
09 : 00시경, 정상에 올랐던 대원들 모두 도착하고
09 : 30분, 배낭을 정리하여 어제 저녁 식사를 했던 『Laban Rata Rest house』로 이동하는 도중 넓은 공터에서 ‘한배산악회 키나발루 등정’ 프랭카드를 펼치고 단체 기념 촬영을 했다. 정상은 아니지만 키나바루 해외 원정 산행 흔적을 남겼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거리로 보여 줄 수 있겠다.
09 : 40분경 『Laban Rata』휴게 산장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했다. 식빵, 계란 후라이, 소세지, 밥, 커피 등이 준비 되어 있는데 어제 저녁에 비해 음식량도 적고 종류도 몇 가지되지 않는다. 산행 후 배가 출출하던 참이라 맛은 뒷전이고 그저 量이다. 접시에 이것저것 잔득 담아 부지런히 허기진 배를 채웠다.
[8] 하산 길
이제 하산할 일만 남았다. 고소증을 염려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충분하다. 어제 산에 오를 때와 같이 무거운 배낭은 포토에게 맡기면 된다.
하산은『Pondok Villosa』쉼터를 지나 『Mesilau Gate』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는 어제 등정하였던 동일한 登山路고 삼거리부터 직진해『라양라양』산장을 거쳐 『팀포혼 게이트』로 내려가게 된다.
식사를 끝낸 후 바로 출발이다. 고소증을 버텨내고 4,101m LOW`S PEAK 정상을 올랐다는 만족과 긍지로 모두 얼굴색이 밝고 하산하는 발걸음도 가볍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10 : 35분, 라양라양 산장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이다.
10 : 46분, 3.5km(2,634m) 거리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지점을 지나
11 : 05분, 멤페닝 쉼터(Pondok Mempening, 3km)에서 휴식
11 : 12분, 2km(2,252m) 지점을 통과하고
11 : 40분, 로우 쉼터(Pondok Lowi, 2.5km)에 도착하여 또 휴식을 갖는다. 가끔 등정을 하는 이국인을 만나면 쉼터 자리를 내 주고, 마냥 여유롭다. 대장과 강사장은 앞서 멀리 내려갔는지 쉼터에 도착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다.
12 : 25분, 우보 쉼터(Pondok Ubah, 1.5km, 2,164m)
12 : 55분, 칸디스 쉼터(Pondok Kandis, 1.0km, 2,039m)에 도착했다. 『팀포혼 게이트』도착 직전의 마지막 휴게소다. 우리 보다 더 후미로 오는 박교장 내외를 기다리며 휴식,
13 : 05분, 0.5km(1,935m) 지점, 폭포(킬슨 폭포)를 지난다. 이제 500m를 더 가면 키나바루산 원정 산행을 끝내게 된다.
13 : 15분, 나무로 된 다리를 지나 드디어 키나바루산 산행의 종착지인 『 Timpon Gate (1,866m)』에 도착하여 확인 체크를 한 후 키나바루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를 빠져 나왔다.
[9] 키나바루산 등정을 마치고 - 키나바루산 등정 증명서
『 Timpon Gate』를 빠져나와 기념 촬영을 하고 대기하고 있는 승용차에 올라 달리기를 10여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도착을 했다. 포토들도 우리 도착 시간에 맞추어 배낭을 날라 왔다.
14 : 15분, 배낭 운반비 36불을 지불하고 점심식사 장소(BALSAM CAFE(발삼카페)로 이동을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또 한 번 「스콜」현상을 경험하고 ---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식당 안이 떠들썩하다. 아마도 한국에서 온 키나바루산 등반 팀들이 같은 時間帶에 움직이기 때문이리라.
『라반 라타』휴게 산장을 출발하여 하산한지 4시간 30분, 출출했던 참이라 차려 둔 음식을 두 접시나 날라다 먹고 후식으로 과일 한 접시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비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차에 오르니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발급한 「키나바루산 등정 증명서」를 배부한다. 두 장의 증명서를 받았는데 한 장은 정상까지 등정한 사람에게 주는 증명서고 또 한 장은 『라반라타』까지만 올라간 사람에게 주는 증명서로 완주를 했기 때문에 두 장의 증명서를 받았다.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빛나는 졸업장’을 받을 때만큼이나 기쁘고 뿌듯하다.
[10] 코타 키나바루 시내로 가는 길
@ 15 : 25분, 공원 관리사무소에 보관 해 두었던 짐을 찾아 버스에 실고 코타 키나바루 시내로 출발을 했다. 짐을 날라다 준 포토들, 1박 2일의 짧은 만남이고 잠시의 인연이었는데도 손을 흔들어 無事 旅程을 빌어준다. 고맙다. 잠시의 만남도 情이라 손을 흔들러 답례를 했다.
버스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뒤로하고 산모퉁이를 돌아 굽이진 내리막길을 소리 없이 내려간다. 1박 2일간 산행의 고단함이 눈언저리로 몰려든다. 가이드의 안내 방송도 멎고 차안은 잠시 깊은 靜寂으로 빠져든다.
키나바루 국립공원 사무소를 출발한 지 2시간, 버스는 코타바루 시내로 진입을 했다. 인적이 드문 외곽지역, 차창 밖으로 누렇게 익은 야자열매가 자주 눈에 띈다. 달콤한 야자 즙이 입안에 고이는 것 같다. 그런데 가이드의 말로는 누렇게 익은 야자는 농익어 구린내가 나기 때문에 먹지를 못한다고 한다. 너무 흔한 과일이라 따서 보관하는 것조차 성가신 모양이다.
시내 중심가로 진입을 하는지 반듯한 집과 아파트도 보이고 불교 사원이며 이슬람 사원도 눈에 띈다. 대중교통의 이용, 종교, 초등학생들의 등하교 지도 등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으나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11] 퍼시픽수트라 호텔 : The Pacific Sutera Hotel
17 : 30분경, 호텔(퍼시픽수트라 호텔 : The Pacific Sutera Hotel) 도착해서 방을 배정 받아 각자 방으로 이동하여 샤워를 하고 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Lobby Lounge로 내려왔다.
공항에서 5분, 시내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퍼시픽수트라 호텔 : The Pacific Sutera Hotel』은 키나바루산을 배경으로 남지나해와 아름다운 열대 섬들이 바라다 보이는 384에이커의 수트라 하버종합 레조트 단지(1998년 코타키나발루 앞 바다를 매립하여 조성했다고 함)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호텔은 「마젤란윙」과 「퍼시픽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956개의 객실, 27홀의 챔피언쉽 골프코스, 여러가지 레크레이션이 가능한 마리나센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만다라스파 등 다양한 시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계 5대 선셋 장면의 하나로 꼽히는 南中國海의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며 27홀의 골프 코프도 한 눈에 들어와 골프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곳이라고 한다.
[12] 키나바루산 등정을 끝내고
18 : 14분, 저녁식사 장소(대장금, 韓人이 운영하는 식당)로 이동했다.
미리 예약된 자리에는 삼겹살에 상추쌍, 풋고추, 기름장, 된장, 물김치 등 여러 가지 찬이 차려져 있다. 우리가 자주 대하던 식탁의 모습이다. 키나바루산 등정을 끝낸 가벼운 마음으로 식탁에 둘러앉았다. 조범호회장님 미리 준비해 온 양주 한 병을 꺼낸다. 모두 잔을 채우고 잔을 부딪치며 키나바루산 정상 정복과 다음 여정이 더 즐겁고 한배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를 큰소리로 외치니 자중이 소란해 진다. 이 시간, 이 座中만큼은 禁酒 解除다. 양주병도 금방 바닥이다. 김미환사장과 박기양교장도 언제 준비를 해 왔는지 휴대용 소주병을 꺼내 놓는다. 찬도 더 주문하고 빈 잔을 채우고 권하니 좌중의 열기도 점점 높아간다. 권하고 비우노라니 취기가 도도해 졌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마지막 잔을 비우고 일어선다.
저녁 식사 후 산행의 발품을 풀기 위해 찾은 곳이 발마사지 전문점, 산을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발마사지인데 또 마사지라 --- 여행의 여유라 생각하자.
20 : 30분경, 발 마사지를 받고 호텔에 도착해 보니 발마사지를 받지 않은 대원들이 Lobby Lounge에서 맥주잔을 앞에 놓고 LIVE SHOW(저녁 7시부터 시작)를 즐기고 있다.,
※ 먼 여정, 연일 산행으로 피곤했지만 다시 얻기 어려운 키나바루에서의 밤이라 동참해 LIVE SHOW를 즐기며 이국의 풍물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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