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금융위원회여! 차라리 뒷북이라도 쳐라 ! - 웅진홀딩스, 극동건설 부도사태와 관련하여

[김정철 변호사]

대한민국 금융위원회여! 차라리 뒷북이라도 쳐라 !

                                                                           법무법인 우리 김 정 철 변호사

금융위원회는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무총리 소속의 중앙행정기관이다. 설립취지만 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의 투자자를 보호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벌어지는 금융사고를 바라보면 그 느낌은 의문으로 변하게 된다.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하여 국정감사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작년에도 이미 국정감사에서 LIG 건설 부도사태로 인한 기업어음(CP)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미흡이 지적되었고,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징계여부도 논의되었었다.

하지만 자료를 잘 검토해보겠다던 금융위원회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징계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였고, 그 징계를 계속 미루어 왔었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한국형 헤지펀드, 일명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위하여 징계를 받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이번에 확정된 ‘기관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되면 6개월간 신규사업에 진출할 수 없고, 3년간 다른 금융투자회사를 인수하거나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새롭게 규제가 풀린 한국형 헤지펀드 사업에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금융위원회의 징계를 막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을지 미루어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그러던 중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위원회는 2012. 9. 7.자로 LIG 건설 CP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하여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기관경고”와 “과태료”를, 임직원 20여명에 대하여는 감봉과 견책, 주의촉구 등 중징계조치를 결정하였다. LIG 건설 부도사태가 발생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러한 징계조치가 있기 전까지 많은 피해자들이 수없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항의 방문하였고, 우리투자증권의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한 60% 손해배상 판결(1심, 항소심 진행 중)이 있었다. 이렇듯 금융위원회에서 스스로의 감독기능을 통해서 징계결정을 내린 것이라기 보다는 징계를 미루어 오다가 마지못해 결정을 내린 듯 한 인상을 받는 것은 LIG 건설이 처음 부도가 났을 때 투자자들의 진정을 외면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의 손을 들어주었던 금융기관이 바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었기 때문이다.

LIG 건설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금융위원회는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할 때는 신용등급 외에 신용평가 세부내용을 공시해야 하고 증권사가 취급한 ABCP 거래내역은 사후에 보고하도록 하면서 만기 1년 이상 CP나 신탁 등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CP는 증권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 전자단기사채 제도를 시행하면서 이활성화를 위해 소득세 원천징수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방안이 실현되기도 전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또다시 LIG 건설사태와 똑같은 형태로 금융쇼크를 일으켰다. 또다시 우리투자증권은 부도직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여 피해자들을 잠 못들 게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대표이사는 LIG 건설 CP 불완전판매에 대한 징계가 미루어지는 동안 저신용 기업어음을 계속 취급할 것임을 공표하였으니 이러한 대규모 금융피해 사태는 예견되어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기업어음 즉, CP는 기업이 부여받은 신용등급을 기초로 발행하는 융통어음으로 회사채보다 발행절차가 간편해 기업의 단기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된다. CP 발행 금액은 2009년말 62조8000억원에서 지난 7월 113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는 아무런 투자자보호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LIG건설이 약 1800억원의 CP를 집중적으로 발행해 투자자들을 피눈물하게 하였음에도 금융위원회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징계를 지연하다가 결국 또 우리투자증권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저신용 고위험 기업어음인 CP와 회사채 상품을 자유롭게 판매토록 용인하고 방치한 것이다.

이제 와서야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자금조달과 무관하게 증권사가 차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ABCP를 발행하면서 불건전 영업행위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실태점검을 강화하기로 하였다니, 뒷북도 치지 못한 셈이다.

금융위원회가 건전한 금융질서와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투자자보호를 위한 사전 감독기능까지 수행할 것 까지는 기대하지 않겠다.

대한민국 금융위원회여! 차라리 뒷북이라도 좀 제대로 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