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2 <D-day>
오늘을 위해 아이들과 5번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부안 마실길을 가기 위한 교통편을 함께 찾아보고, 주변 카페를 찾아보고, 안전수칙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만나기로 했던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하울이, 연재, 나현이, 나윤이 모두가 복지관에 모였습니다.
하울이와 연재가 옷을 맞춰 입고 왔습니다. 어디를 가든 서로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복장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가 모자를 챙겨 오지 않았습니다. 나현이와 나윤이는 모자를 챙겨놨지만 집에 두고 왔다고 합니다 ㅠㅠ 심지어 하울이는 크록스까지...
본래의 계획으론 아이들과 모항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감기에 걸려 하울이가 바다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하울이 어머님의 말씀.
하울이가 들어가지 않으면 본인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연재.
자기들도 들어가기 싫으니 그냥 들어가지 말자던 나현이와 나윤이.
당일에 계획이 무산되어 많이 당황했습니다. 아이들을 설득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출발하기 전부터 큰 변수가 생겨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로 인해 생긴 변수들로 인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던 선배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간 사업이니까..'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되새겼습니다.
복지관 차량을 이용하였습니다. 하울이는 집에 들러 신발을 갈아 신고 다 함께 부안으로 향하였습니다.
하울이, 연재, 나윤이, 나현이, 동료 실습생인 채원이와 종수선배와 함께 동행하였습니다.
채원이와 종수선배가 없었더라면 가지고 있는 걱정의 5배는 더 많았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마실길 5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해양수련원에서 해설사선생님과 만났습니다.
해설사선생님의 보조 선생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총9명의 사람들!
나름 좀 있어 보입니다 ㅎ
모자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해설사선생님께서 선크림을 건네주셨습니다.
세수하는 것 마냥 선크림을 바르는 아이들을 보고 엄청 웃었습니다.
선크림을 누가 그렇게 발라....:연재와 하울이요
5코스를 시작한지 5분 채 되지 않은 시간.
하울이와 연재가 벌써 퍼졌습니다...
"선생님 제발요...“
애타게 말합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정자를 볼 때마다 쉬어갔습니다.
해설사선생님께서 많은 역사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더 지친듯합니다...
아자아자! 힘을 내며 다시 일어섭니다.
힘들어하는 하울이와 연재를 이끌고 계속해서 나아갑니다.
5코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종수선배와 채원이는 미리 종점으로 이동해 결승선을 만들어 아이들을 맞이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눈앞에 있는 카페를 너무나 들어가고 싶어 했습니다.
지금 이 상태로는 밥을 못 먹겠다며 저를 설득시키려 합니다.
잘 따라와 주던 나윤이가 너무나 힘들어했습니다.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닌, 더위를 먹은 듯했습니다.
욕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어루달래고 종점까지 가볼까 했지만 나윤이를 보고 욕심을 접었습니다.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의 나윤이.. 이대로 종점을 가기에는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종수선배, 채원이, 과장님께 연락을 드린 후 결국 카페에 들어섰습니다.
카페에서 더위를 식힌 후 옆에 있는 테라스에서 외부음식을 먹어도 되냐 여쭤보고, 다시 카페에 들어서도 되냐 여쭤보았습니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ㅠㅠ)
더위를 식힌 후 옆에 있는 테라스에서 분식을 먹고 해설사 선생님들과의 마무리 인사를 하였습니다.
다시 카페에 들어와 아이들과 감사편지를 작성하였습니다.
미리 준비한 편지지, 복지관에서 챙겨 왔던 사인펜과 색연필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차량지원을 도와주신 박상빈 과장님, 매 회기마다 장소를 대여해 주신 청년회의소, 마실길을 동행해 주신 해설사 선생님께 작성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편지를 작성하였습니다.
감사 편지를 작성한 뒤 수료식을 진행하였습니다.
6회기의 만남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는 수료증과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고마웠던 부분들, 하고 싶었던 말들을 편지로 작성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보았던 아이들 모습 중에서 가장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눌러쓴 손편지가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편지는 집에 가서 읽으라는 저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은 채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아이들을 급하게 말렸습니다.
풍경이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 각자의 수료증을 들고 사진을 찍고, 아직 가지 못했던 모항해수욕장으로 나섰습니다.
하울이가 안전요원 선생님들께 여쭈어보았습니다.
"발만 담가도 돼요? “
연재와 나현이, 나윤이, 저는 신발과 양말을 벗어 한쪽에 가지런히 두었습니다.
(정작 하울이는 안 들어감..ㅡㅡ)
아이들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비눗방울을 준비해 왔었습니다.
노을이 지는 풍경에서 함께 비눗방울을 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아이들이 오늘 하루 어땠을까,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오늘 어땠어? "
"행복했어요! "
이 짧은 한마디가 오늘 하루 쌓였던 피로와 걱정을 녹여주었습니다.
바다에서의 짧은 추억을 남긴 뒤 발을 씻고 복지관 차량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일정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별을 보기 위해 높이높이 올라갔습니다.
오..~ 별이 잘 보입니다. 하지만 딱 하나..
많은 별들을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바라보던 그 기억으로 충분합니다.
복지관으로 이동한 뒤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 모두 보내고 난 뒤 숙소로 향하였습니다.
'이제 진짜 끝인 건가?'라는 생각에 뒤덮였습니다.
본래 아이들과 먹기로 했던 도시락 집이 단체주문만 가능했던 것.
생각보다 빨리,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했던 것
본래의 계획이었던 물놀이가 당일 계획무산된 것
하울이가 당일 캠프로 인해 복귀를 빨리 해야 되는 것
등등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아쉬운 기억이 많이 남은 디데이었지만 아이들 모두 다친 곳 없이 귀가한 것에 대해 감사할 뿐입니다. 나의 첫 실습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서툴게 느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회기마다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대했던 나의 모습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첫댓글 점점 내려읽을수록 아이들하고 함께 부안 마실길 걸었던 기억이 하나하나 되살아난다!!
연재랑 하울이 선크림 바르는 거 진짜 웃겨 ㅋㅋㅋㅋㅋ
아이들이 하루를 행복했다고 말한 것, 하울이가 발만 담가도 되냐고 안전요원 선생님들께 여쭤본 것.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거나, 잊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도 해 ㅋㅋㅋ
정 붙었나.. 아이들 한 명 한 명 다 너무 보고싶다 (ToT)
그리고 큰 변수가 생겼음에도 '아이들이 만들어간 사업이니까..'라고 말씀해주신 선배님의 말씀을 떠올린 게 넘 멋있어
이런 점에서 또 배워 가
보조 사업인 별길 따라 바닷길 걷기 덕분에 깨달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았다!! 사전 답사 간 추억은 아직도 생생해ㅋㅋㅋ
고맙다 규리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