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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 남짓 인류는 팬데믹이라는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라는 격리를 통해 유행병과도 싸웠지만, 한편으로는 고독과도 씨름했다. 그리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긴 터널에 어느덧 끝이 조금 보이는 지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답장: 시간을 지나며(Re: Through the times)" 제목의 전시회에서 고독의 시간에 답장을 건네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the Vancouver Korean Artist Collective)는 캐나다에 이민한 화가 5인이 1997년도에 써리시 84갤러리에서 그룹 전시회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답장: 시간을 지나며(Re: Through the times)" 전시회는 25주년을 맞이한 캐나다 한인 미술인들 모임의 짧지 않은 시간만큼이나 농익은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고승들이 열반에 오르면 남는 사리처럼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들의 응축된 시간과 열정의 결과임에 틀림이 없다. 이민 생활도 녹록지 않은데 그 속에서 꽃 피우는 예술혼은 더욱 강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함께한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캐나다에서의 한인 미술인들의 뜨거운 예술혼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한다.
정영실(Ysabella Choung), 한은율(Lena Han), 허마리아(Maria Heo), 홍은주( Eunju Hong), 황경아(Kyung-Ah Hwang), 김보나(Bona Kim), 김희정(Hee Jeong Kim), 김상희(Sang Hee Kim), 고요한(Yohan Ko), 이미현(Mi Hyun Lee) 그리고 박성은(Sung Eun Park) 작가가 그 주인공들이다. 아래의 내용은 이번 전시의 보도 자료에서 작가 소개를 발췌하였으며 작가들의 나머지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름 옆에 기재된 개인 사이트로 방문하면 된다.
Ysabella Choung 정영실(https://spatialartstudio.com)
정영실 작가는 도자기 예술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가로서 다양한 분야의 창의성을 배우고자 하는 큰 열망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다. 한국에서 도자기 예술가로 교육받았고, 캐나다 오타와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예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수제 기능성 작품과 추상적이고 유기적인 형태의 수제 종이 콜라주 및 일러스트레이션 아트 작품을 전문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디자인 원리를 바탕으로 선, 도형, 텍스처, 색상, 긍정 및 부정 공간과 같은 구성 요소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Ysabella Choung 정영실, (L-R) Moonbeams 4; Moonbeams 1; 5.5" x 7.5" Clay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choung-ysabella
Lena(Eunyul) Han 한은율(www.instagram.com/9290_lena)
한은율 작가는 수채화와 스케치 예술가이다. 캐나다로 이주한 후,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뿐만 아니라 캐나다 포트 무디 예술가 협회(Port Moody Artist Association)와 코퀴틀람 아트 클럽(Coquitlam Art Club) 등 캐나다 예술인들 사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Lena(Eunyul) Han 한은율 - At the moment 7, 9" x 12" Watercolour
본인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포트 무디 예술가 협회원과 함께 한은율 작가, 사진: 통신원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han-lena
Maria Heo 허마리아(www.mariaheo.com)
허마리아 작가는 섬유 예술가다. 코로나 기간을 통해 그녀는 우리에게 깊고 조용한 성찰의 순간을 가져다주었고, 혼자만의 침묵 속에서 우리 지구를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재활용된 물질로 창조하는 그녀의 헌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작은 한 걸음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Maria Heo 허마리아 Recollections of me, 36" x 36" Clothes, twig, yarns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heo-maria
Eunju Hong 홍은주(www.instagram.com/hong.artstudio)
"이번 전시회의 컨셉은 자연을 다시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색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자연을 어떻게 보는지 정의하기 위해 아크릴의 특정한 색과 대비를 사용합니다. 저는 제 그림의 디테일을 통해 자연이 어떻게 따뜻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비록 사람들이 걷는 길이 같지만, 제가 그 공원을 걸을 때마다 저는 제가 지나치는 모든 꽃에 더 많은 색깔이나 심지어 다른 세부 사항들을 알아차립니다."
Eunju Hong 홍은주 - Mundy Park, diptych 47" x 63", Acrylic on canvas
홍은주 작가의 초대형 벽화를 버나비시 한인타운에서 볼 수 있다.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hong-eunju
Kyung-Ah Hwang 황경아(www.kyungahhwang.com)
황경아 작가는 주로 아크릴 물감으로 작업하고 유화, 수채화, 잉크, 연필, 도자기 조각을 포함한 다양한 시각 매체를 사용한다.
"최근 시리즈 '무중력'에서는 선, 질감, 그리고 형태에 대한 꽃의 역동적인 안무에서 높아진 생명력을 발견하기 위해 깊은 관찰을 했습니다. 그 과정은 삶과 죽음 - 존재와 실종 사이의 가장자리에 꽃을 조립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진과 빛을 이용한 시각적 해석을 통해, 그 작은 불가사의들은 재배열되고, 크기가 조정되고, 무중력 공간으로 재구성됩니다. 허약한 인간들이 대유행 가운데에 사는 것처럼 저는 우아하고 천상의 아름다움과 허무맹랑함과 위태로움 아래에 숨어있는 죽음의 허무한 본성을 탐구합니다."
Kyung-Ah Hwang 황경아 - Weightless 24, 30" x 30" Acrylic on canvas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hwang-kyung-ah
Bona Kim 김보나(www.instagram.com/cogitobonakim)
김보나 작가는 시각 예술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미술 강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에서 미술학 학사 학위를 받고 캐나다의 저명한 미술대학인 에밀리 카(Emily Car Art and Design University)에서도 수학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에서 영감을 얻고 탐구하는 그녀의 작품들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이탈리아 피렌체 화랑 방문 등 그녀가 경험했던 여행,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억과 감정의 인상을 기록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저는 고대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을 매우 좋아하지만, 제 작품에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제 분신을 반영한 것입니다. 그래픽 디자인에 대한 제 경험 덕분에 저는 전통적인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현대 작품에서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Bona Kim 김보나 - Qui diceris Paraclitus 21.77" x 36.73" Digital painting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kim-bona
김희정(www.instagram.com/hjk_artstudio)
본인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희정 작가, 사진: 통신원
김희정 작가는 1994년 캐나다에 이민하러 온 이후,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모양, 색깔, 형태를 개인화하였다. 특히 그녀의 큰 크기의 유화에서 추상적이고 화려하게 나타난다.
"제 의도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든 것을 내 마음을 통해 내 나름대로 재표현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사랑과 따뜻함, 심지어 외로움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Hee Jeong Kim 김희정 - To the nests of birds 36" x 36" Acrylic on canvas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kim-hee-jeong
김상희(www.instagram.com/jean.kim_)
전시작품 앞에서 김상희 작가, 사진: 통신원
김상희 작가는 수채화, 유화 등 서양식 매개체뿐만 아니라 민화, 전통 먹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동아시아, 특히 한국 미술을 전문으로 작업한다. 민화와 일필휘지(一筆揮之) 같은 개념을 사용하여 과거와 미래의 유대감을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팔각십장생로에 있는 상징물들은 분리되어 있거나 때로는 함께 묶여서 인간의 삶과 유대감을 표현한다.
Sang Hee Kim 김상희 - Turtles (Jang Saeng Do) 14.5" x 9" Oriental Paints on Golden Hanji, mounted on wood cradle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kim-sang-hee
Yohan Ko 고요한(www.instagram.com/vincentyohankoart)
고요한 작가는 1996년 캐나다에 이민하러 온 이후 인류와 신 그리고 소통에 대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주로 아크릴과 혼합 매체로 작업하는데 개인전과 그룹 전시회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간은 본래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인류는 계획상, 함께 살아야 합니다. 인류는 번영하기 위해 힘과 사랑, 그리고 서로를 도와야 합니다. 한편 인류는 마음속에 탐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략) 저는 작품 속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구성된 왕관의 가시를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도우면서도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려는 본성을 보여주는 인간의 속성을 그려왔습니다."
Yohan Ko 고요한 Crown of thorns 5, 29 x 15 Oil on paper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ko-yohan
Mi Hyun Lee 이미현(www.instagram.com/mikiwi68)
본인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이미현 사진 작가, 사진: 통신원
이미현 작가는 세계를 여행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탐험하는 풍경 사진작가다. 작가에게 사진의 의미란 그녀의 삶과 생각과 감정 사이의 연관성을 찾고 그것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는 다시 제 성역으로 가는 길에 다다랐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벌거벗은 저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눈 덮인 산봉우리와 얼어붙은 호수 표면에서 저 자신을 찾습니다. 그곳은 과거의 슬픔과 슬픔을 치유하는 마법의 장소입니다. 렌즈를 통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법을 배우면서 외로움과 어둠을 사진 촬영을 통해 행복과 기쁨으로 바꾸는 법도 배웠습니다."
Mi Hyun Lee 이미현 - Windy Abraham 26.5" x 35.5" Acrylic print on metal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lee-mi-hyun
포트무디 아트센터(PoMo Art)에서 열린 전시회 "Re: Through the times"에서 인사말 하는 박성은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the Vancouver Korean Artist Collective)회장, 사진: 통신원
박성은 작가는 한국 홍익대학교, 프랑스 퐁텐블로 Ecole des Beaux-Arts에서 공부했다. 작가는 지난 20년간 실, 종이, 천을 사용해 우주와 인류에 관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현재, 코퀴틀람시에 위치한 쁠라드 아(Place Des Arts)에서 청소년들에게 시각 예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the Vancouver Korean Artist Collective)의 회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SungEun Park 박성은 - Feelings, 29.5" x 39.5" Hanji paper
"이번 전시회의 저의 작품 주제는 고립입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놓인 인체 형상을 통해서 사회적 관계와 정신적 고립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한국 고유의 한지를 녹여서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고, 원래의 물성을 유지하며 여러 형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한지는 제 작품의 영역을 넓히고 표현을 다양화하기에 알맞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내용 출처: https://pomoarts.ca/artists/park-sungeun
2018년 PoMo Art(Port Moody Arts Centre) 전시회, 사진: 박성은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the Vancouver Korean Artist Collective)는 1997년 5인의 화가가 써리의 84갤러리에서 그룹전을 하며 시작되어 올해로 25주년이 되었다. 2018년 PoMo Art(Port Moody Arts Centre)에서의 전시회가 호평받고 팬데믹 이후 초대 전시로 이어졌다. PoMo Art의 갤러리 매니저인 제니스 코터(Janice Cotter)는 전시회 오프닝의 환영 인사에서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의 초청 이유를 이들 작품의 다양함과 우수함으로 꼽았다. PoMo Art의 환대에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는 대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갤러리 후원금으로 기부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박성은 VKAC 회장은 PoMo Art의 초대에 큰 감사를 표하면서 창립 25주년을 맞이하는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 기념 전시회로서 의미를 더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본인의 작품 앞에서 기념 촬영 중인 박성은 밴쿠버 한국 미술인 협회장과 포트무디 시장 Rob Vagramov와 보좌관들
▶참고 기사: Tricity News article: https://www.tricitynews.com/local-arts/time-stopped-and-these-korean-artists-created-see-what-they-made-for-a-new-exhibit-in-port-moody-5219344
김상희 한국 화가는 "낯선 이국땅에서 '예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분들과 이렇게 좋은 기회로 만나 같이 전시회를 할 수 있어 너무 보람되게 생각합니다.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전시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문화를 외국에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낯설고 외로운 곳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지만, 화폭에선 항상 그리운 한국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 있어 그림을 그리는 순간엔 조금은 덜 외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시회 참가와 VKAC 활동 소감을 전해왔다.
본인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딸과 함께한 김상희 작가, 사진: 통신원
"답장: 시간을 지나며(Re: Through the times)" 온라인 감상은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면 관람할 수 있다.
▶ https://express.adobe.com/page/ziiDy9a9DLOOH/
2022년 5월 재외동포재단 스터디코리안 해외통신원리포트
첫댓글 와~ 멋집니다.
보는 내내 심장이 타들어 갈 듯 솟구치는 열정 ^^ 코끝에 감도는 송진 향, 살아 숨 쉬는 그림들.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을 그들의 시간에 아낌없는 찬사와 응원 보냅니다. 정말 아름답고 멋진 분들 덕분에 눈과 코와 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