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相禎 이회서당 內任이 <윤달의 상식>이라는 제하에 음력의 윤달생성 과정을 알기쉽게 소개해 놓았다. 음력과 관련된 五紀에 관한 내용이 나의 저서 <韓中文化交涉論試考>106-113PP에 실려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 참고자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一.五行의 意味와 變遷
중국의 하왕국에서 상왕국을 거쳐 주왕국이 탄생하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1000년간, 고대 동방사회에서는 두가지 큰 학설이 유포되고 있었는데, <홍범>의 오행설과 <역>의 음양팔괘설이 그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도 두 학설이 하나로 결합하여 음양오행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오행이 동방사상사에서 제일 먼저 제시한 문건으로는 <홍범>을 들 수 있다. 이 문건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은 <상서대전>의 내욕과 일친하고 있다. 주나라 무왕이 상(은)나라를 정복하고, 승전의 기쁨을 달래기 위해 교외에 나가 밤새도록 가무를 즐겼는데, 그 때 부른 노래의 가사일부가 <상서대전>에 남아 있다. "물과 불은 백성이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요소이고, 쇠와 나무는 백성이 생명을 발전시키는 요소이며, 흙은 우리에게 생명을 갖게하는 요소가 아니던가?"하였다. 이 5대 요소는 인류의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요불가결한 다섯가지 물질로 서로 다른 용도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홍범>에서는 어떻게 서술하였는지 알아보자.
"오행은 그첫째가 물이요, 둘재가 불이요, 셋째가 나무요, 넷째가 쇠요, 다섯째가 흙이다. 즉 물은 아래로 젖어내리는 불은 타서 위로 올ㄹ라가는 것이다. 나무는 둥글게 혹은 곧게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며, 쇠붙이는 주물은 통해 어떤 형태든지 바꾸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흙은 씨를 뿌려 곡식을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젖어내리는 것은 짠맛을 내며, 위로 터오르는 것은 쓴맛을 낸다. 등글게 곧게 다듬을 수 있는 것은 신맛을 내며, 마음대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매운맛을 낸다.그리고 씨뿌려 곡식을 얻을 수 있는 거은 단맛을 낸다."
이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질의 요소로써 물.불.나무.쇠.흙을 오행이라 이름하였고, 그 성질로써 윤하(潤下).염상(炎上).곡직(曲直).종혁(從革).가색(稼穡)을 오성(五性)이라 하였으며, 이 오성은 각자 나름의 독특한 맛으로써 짜다.쓰다.시다.맵다.달다의 오미(五味)를 지니고 있어서, 인류생존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홍범>에 처음 제시된 이후, 오행은 후일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어 왔다. 즉 음양설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된 오행설은 음양설과 마찬가지로 동방인의 의식구조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자연철학의 기틀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초기의 오행설은 <홍범>의 내용에서 본 바와 같이 순전히 실용적 측면에서 설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 사이를 유행.발전하여 만물을 생성시킨다는 이 5원소는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다섯가지 요소로 인시되었으나, 오행설로 정립된 이후 여러 방면에서 응용되어 왔다.
첫째, 상생론(相生論)을 들 수 있다. 이 이론은 기원전 2세게 한대 동중서의 <춘추번로>를 시작으로 관자.회남자.논형에 나타나고 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목-(생)-화-(생)-토-(생)-금-(생)-수-(생)목으로 이러한 순서가 끝없이 순환되면서 만물을 생성시킴으로 해서 무한한 생명체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영원히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상승론(相勝論)을 들 수 있다. 이 이론응 전국시대 추연(鄒衍)에 의하여 정리된 것으로 목-(극)-토-(극)-수-(극)-화-(극)-금-(극)-목이라는 상승의 원리를 제시하여 우주만물이 소멸될 수밖에 없다는 생명체의 유한성을 설명한 것이다.
오행 사이의 상생과 상극은 음양의 교호작용과 동시적이고 동연적이다. 우주 안에서 상생과 상극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일견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우주가 여전히 동적 평형을 자기조직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모순되는 힘들의 이 같은 유기적 통일성 때문이다. 이 역동적 활동이 작게는 생리적 측면에서의 평형으로, 크게는 우주적 차원의 균형과 진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행이 서로를 제어하고 동시에 촉진하는 방식을 상제(相制).상화(相和)의 작용이라 부른다.
(1)제어의 원리를 간단히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한 파괴의 과정은 그 파괴를 파괴시키는 과정에 의해 제어된다. 가령 나무가 흙을 이기는 과정에서, 흙이 낳은 쇠가 개입하여 나무를 제어한다. 요컨대 한 사물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변형.파괴하는 과정에서 결국 자기자신도 변형.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2)촉진의 원리를 에시하면 다음과 같다. 상극에 의해 파괴되는 속도보다 더 빨리 파괴되는 물질을 생산해 남으로써 변화의 과정을 상쇄시키는 것을 기리킨다. 가령 나무가 흙을 이기는 과정에서 나무의 활동이 왕성해지면 거꾸로 나무가 낳은 불이 파괴의 대상인 흙의 생장을 동시에 촉진시킴으로써 균형을 유진한다.
추연의 견해에 의하면 오행의 상관관계는 순환, 즉 상승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사계절의 추이로부터 왕조의 흥망등 모든 현상의 변화에 적용된다고 하였다. 이렇게 발전된 오행설은 선진시대와 비교하여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는데, 계절, 방위, 색, 미, 음에 이르기까지 오행을 배당하게 되었다. 음양오행은 원래 우주의 본체가 인간에게 부여해 준 영향에 대해 설명한 것이었으나, 한나라 때에는 반대로 인간이 질서 있는 생활을 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우주나 자연의 운행에 영향을 준다는 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이 완성되고, 재이(災異)에 대한 예언을 하며, 정치나 도덕 뿐만 아니라 점성, 율력, 의술, 점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주었다.
이와 같이 오행 이론은 시대가 내려옴에 따라 보다 추상화되고 상징화되면서 우주를 구성하는 자연계의 여러 범주와 인간의 감각기관 그리고 가족관계와 사회조직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구성하고 조직하는 원리로 점점 정교하게 체계화 되었다. 그러나 오행이론은 철학적 내지 종교적 접근을 지나치게 시도한 관계로 동방민족에게 그것을 과학적 사유로 전환하는 데는 실패하였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것을 과학적 이론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다면,서양철학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불, 물, 무한, 영혼, 원자, 절대, 이성, 정신, 물질 등의 용어를 동양철학자들이 그동안 개념화한 무극, 태극, 도, 음양, 오행, 원, 현, 이, 기. 심, 성 등의 용어속에 융해시켜 하나의 새로운 개념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二.五紀의 意味와 活用
<홍범>(洪範)에서 오기(五紀)를 중요시한 이유가 무엇이며, <紀>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그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絲)의 성질을 갖고 기를 설명한 회남자의 견해를 대부분 동의하고 싶다. <회남자> 진족훈편에 "누에고치는 실을 뽑아낼 수 있는 물성을 갖고 있으나, 만약 여공들이 온수에 삶아 그속의 실날을 뽑아내지 않는다면 실이 될수 없다."는 것과 실을 설사 봅아냈다 하더라도 질서정연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헝클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논리로 <紀>를 <絲>로 설명하면서 오기는 일월성신이 일정한 궤도를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1년을 365일로 한달을 30일 도는 29일로 정해 놓고, 시간의 거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한서율력지>에 그대로 부연 설명되고 있다.
"주무왕이 기자를 방문했을 때, 대법구장(大法九章)을 가지고 정치의 요체를 설명한 사실이 있다. 그 중에서 오기를 가지고 역법을 설명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은주(殷周) 두 왕조는 제도를 개선함에 있어서 역법을 바르게 고치고 복색도 그에 따라 바꾸었다. 이것은 먼저 그 시대적 상황에 순응하여 자연원리에 순응한 것이다."
전국시대 추연은 복색을 바구어야 하는 당위성을 오행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중원을 정복한 진(秦)이 수덕(水德)에 입각하여 모든 의례를 '여섯'에 맞추고 모든 복색을 흑색으로 통일한 것이며, 한(漢)이 토덕(土德)에 입각하여 모든 스를 '다섯'에 맞추고 모든 복색을 황생으로 제정한 것은 토극수(土剋水) 다시말해 한극진(漢剋秦)이라는 오행의 상승(相勝) 이론에서 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면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오기가 상생이론으로 설명될 수도 있고 상승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겟으나 '다섯'에서 시간의 중심축을 맞춘 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홍범>의 오기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월일시와 천상역수를 말하고 있다. "다섯가지 천상역수(오기)에 있어서 그 첫째가 연도이고, 둘째가 달수이며, 셋째기 일수이고, 넷째가 성신이며, 다섯째가 역법과 산수이다."
동아시아의 동북지방에 터를 잡았던 고대민족들은 농경생활과 수렵생활을 동시에 해온 민족이다. 특히 농경생활을 영위하는 민족에게는 4계절과 24절기의 기후변화가 그들의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위정자는 매년 달력을 만들어 백성에게 나누어주면서 농업을 장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체의 주기적 운행에 따라 시간단위를 정해 나가는 체계를 역(曆)이라 하고, 역을 편찬하는 원리를 역법(曆法)이라 한다. 지구의 자전주기는 하루와 한달의 시간단위이고, 지구의 공전주기와 달의 삭망(朔望) 주기는 한해와 한달의 시간단위이다.
三.曆法의 類型과 運用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들의 천체운동은 매우 규칙적이고 모든 사람이 함께 관측할 수 있으며, 그 주기는 사람들이 임의대로 고쳐 쓸 수 없다는 것임을 법령으로 명시해 두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되는 것은 이들 세 주기의 관계가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그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순태음력(純太陰曆)은 월상에 대한 복귀만을 생각하면 극히 우수한 역이지만,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계를 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농경사회에서 사용하게에는 부적한 역법이다.
(2)태양력(太陽曆)은 태양의 황도(黃道)의 운행주기에 기준을 둔 역법이다. 지표상에서 관찰할 때, 태양이 황도상의 춘분점을 떠난 뒤 동으로 이동하여 다시 춘분점으로 돌아오는 주기를 취한다. 이 주기를 1회기년이라 하며, 4계절의 변화와 부합되는 역법이긴 하지만 땅이 넓은 중국(베이징과 우루무치는 3시간의 시차가 있음)의 국토와 남북의 직선거리가 긴 한국(추수시기가 1달전후 차이가 남)의 국토에 통용하기에는 다소의 한계를 갖고 있다.
(3)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은 29일 또는 30일의 윤달을 간간히 끼워 넣음으로써 계절의 변화에 맞추려고 힘쓴 역법이다. 1년의 길이를 4등분하여 춘하추동으로 표시하고 이를 다시 24등분하여 놓았다. 예컨대 입춘.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를 봄에 배분하였고, 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를 여금에 배분하였으며, 입추.하서.백로.추분.한로.상강을 가을에 배분하였고, 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을 겨울에 배분하여 농경생활에 적합하도록 제작한 역법이다.
동방의 각 민족이 오랫동안 써왔던 태음태양력은 중국역이다. 서기전 2000년경에 춘분.추분.하지.동지가 관측에 의해 정해졌고, 주나라 때에 이미 19년 7윤법이 실시되었다. 그 후 수많은 역법의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4게절, 24절기, 초하루(朔)와 보름(望), 10일단위 순(初旬.中旬.下旬) 등 실생활과 관계되는 용어들이 탄생되었다.
四.閏月의 작성법과 民間信仰
이 문제의 글은 심상정 이회서당 내임이 우리 카페에 게재해 놓은 이회서당 8번 <윤달의 상식>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