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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강. 문화인류학적 현장조사법
8.1. 현장 조사법의 필요성
8.1.1. 선교라고 말할 때에는 타문화권에서 복음 사역하는 것을 그 기본적인 전제로 하고 있기에 선교사가 자기가 처해 있는 선교지의 문화권에 대하여 전문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Nida가 이미 지적하였듯이 좋은 선교사는 훌륭한 문화인류학자인 것이다. 왜냐하면 선교사의 본국 문화권과 다른 현지의 문화권에서의 의미체계를 통하여 복음을 전달하는 것이 선교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에 복음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 위하여 그 문화권 내의 의미 체계를 발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선교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선교적 의미에서, 즉 복음 전달이라는 선교의 기본적인 임무의 차원에서, 선교의 성공 여부는 선교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현장 연구에 투자하는가 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현장조사의 필요 역시 “친구” 개념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겠다.)
8.1.2.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많은 문화인류학적인 조사 작업이 필요하다. 문화라는 것은 인간의 삶의 복잡한 소우주이기 때문에 타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연구의 대상인 사람들과의 깊은 상호관계 속으로 들어갈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타문화를 이해하고자 할진대 문화인류학적인 현장 조사가 (anthropological fieldwork)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연구의 대상인 문화권의 사람들과 같이 살고 시간을 보내지 않고서는 그 사람들의 문화와 그 내면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Crane and Angrosino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문화인류학적 현장조사는 다른 사회과학의 현장 연구와는 달리 연구의 대상인 사회를 좀더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연구가가 그 사회 속에 함께 오래 머무는 것이 그 특징이다” (1992:2). Spradley 역시 현장조사는 문화인류학의 보증(hallmark)이라고 하면서 현장연구 없이는 문화인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무의미한 것을 지적하였다. 하물며 선교사역에 있어서 현장이해를 위한 현장조사는 필수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8.1.3. 문화적 의미들은 대부분 외부인들에게는 숨겨져 있다. 따라서 그 의미들을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문화는 기본적으로 “문화적 지식”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문화적 지식은 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들로 여겨지는 상식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그 문화적 지식과 그 의미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문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한다.
8.1.4.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필요는 그 문화권의 사상과 종교를 지배하고 이것들을 통하여 참 하나님의 계시를 왜곡하는 악한 세력이 있기 때문이며 이에 대한 기독교 선교 전략의 수립이 항상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권마다 상황과 사상이 다르므로 그 지역의 사람들의 구체적인 문화와 세계관을 연구하는 것은 선교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준비사역이다.
8.1.5. 하나님께서는 복음이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되기를 원하신다. (Kraft의 Communication Theory for Christian Witness (1995) 와 Nida의 Message and Mission (1960) 참조) 선교사란 다양한 문화권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 수단이며 이 매개체는 서로 다른 문화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다리를 통하여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교사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그 문화적 의미들을 깊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복음이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 위하여서는 필수적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 생기는 현상이 syncretism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선교사의 문화인류학적 현장 조사는 매우 중요한 “사역”이 되는 것이다.
8.1.6. 문화인류학적 현장조사가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구체적인 현장조사를 통하여 비로소 현지인들이 안고 있는 내면의 felt-needs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복음이 실질적으로 현지인들의 내면에 숨어 있는 (현지인 자신들도 모를 수 있는) 갈급한 영적인 필요들을 해결하여 주기 위하여서는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삶의 issue들을 선교사들은 알아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8.1.7. 현지인들이 세계를 보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외부인의 그것들과 다르다. 문화인류학적 현장조사의 초점은 바로 이러한 현지인들의 세계관(worldview)의 발견에 맞추어진다. 다시 말하여 그들의 의미체계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정신적으로 실제로 살고 있는 그 세계를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정신세계를 이해할 때에 비로소 복음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알맞은 선교의 전략도 나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목표를 갖고 현장 조사하는 연구방법을 문화인류학자들은 “민속학”(ethnography)이라고 부른다.
* ethnology --- 다양한 문화들을 구분하고 비교하며 설명하는 문화인류학적 작업
* ethnography --- 각 문화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기술하는 문화기술학 혹은 민속학. 이 동일한 단어는 동시에 그 결과 나오게 된 민속보고서 혹은 민속지(民俗誌)를 가리키기도 한다.
8.2. 민속학적 현장 조사 (Ethnographic Field Research)
이제 우리가 사역하는 선교 현지의 문화와 그 내면의 세계관을 찾아내고 이해하기 위하여, 그래서 복음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하고 열매 맺게 하기 위하여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문화인류학적 현장 조사법에 대한 훈련을 필요로 하게 된다.
8.2.1. 문화인류학적 조사는 타문화들을 “이해”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다른 사회학적 연구와 달리 문화인류학적 조사는 본토인(혹은 그 지역의 주인들)의 토착(土着)적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Tyler가 말한 대로 “실제적으로 문화인류학자들의 문제는, 그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질서가 있는 것 같지 않은 문화 속에서 현지인들이 도대체 어떻게 질서를 창조하며 살고 있는가”하는 질문이다 (Spradley and McCurdy 1972:9). 따라서 문화인류학자들이 우선 목표해야 하는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가설이 옳은가하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보다도 본토인들이 과연 어떠한 의미체계를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민속학적 현장조사법은 유용한 도구가 된다.
8.2.2. 자신의 문화가 아닌 타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연구가는 ethnographer가 되어야 한다. ethnographer(민속학자 혹은 문화연구가)는 자신이 살피고자 하는 문화권의 내용을 그 본토인들의 시각에서 묘사하는 것을 우선의 과제로 삼는다. ethnographer들은 민속만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고자 하는 사회의 문화를 깊이 있게 관찰하고 연구하여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을 그 과제로 삼기 때문에 민속학자라기보다는 문화연구가가 사실은 더 정확한 표현이 된다. 문화연구가는 어느 특정 문화를 연구하기 전에 먼저 “배울 것”(learning)을 전제한다. 배우지 않고 연구(study)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8.2.3. 따라서 특별히 타문화권의 사람들의 심령의 문제까지 꿰뚫어보아야 하는 선교사에게 있어서 이 ethnography 사역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선교사가 속하여 있는 문화권에서 최대한도로 외부인인 선교사가 자신의 주관적인 편견을 줄이고 보다 객관적이고도 공평한 이해를 하기 위하여서도 ethnography 연구는 필요하다.
8.2.4. 이러한 민속학적 연구에는 “etic"과 "emic"의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8.2.4.1. Emic approach
문화인류학은 어느 특정한 다른 문화의 삶의 의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데에서 발달하였던 만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의 문화적 의미를 찾아내는 것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 바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과 이해와 해석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하는 것이 emic 방법이다. 즉, 종족과학(ethnoscience)이라고 불리는 내용들이 바로 이 emic의 관점에서 묘사된 내용들인 것이다.
8.2.4.2. Etic approach
etic 연구방법은 문화를 연구하는 관찰자가 자신의 가설이나 연구 범주들을 미리 준비하여 그 잣대로 현지의 문화를 분석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emic 연구에 의하여 알려진 현지 토착민들의 개념들과 범주들을 다시 관찰자의 특정한 범주를 기준으로 하여 정리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자의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번역을 해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세계관의 보편 범주는 etic 연구를 할 때에 많이 사용된다. 즉, 예를 들면, 시간이라고 하는 etic 범주를 갖고서 다른 문화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다른 문화들 안에 나타나는 삶의 의미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이러한 비교를 통하여 각 문화들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지는 것이다.
emic 연구방법이 한 문화를 묘사하는 데에 가장 적절하기는 하지만, 몇 가지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Hiebert 교수가 지적한대로 emic 연구는 어느 정도까지 “본토인들의 의미”를 알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1983:53) 왜냐하면 ethnography는 그 문화권 밖에 있는 외부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록되는 것이므로 토착 언어로 연구가 되었다 하더라도 번역의 과정에 있어서 의미의 불충분한 전달이 어느 정도는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온 연구가가 아무리 오래 토착인들과 살았다 하더라도 토착인들과 완전히 동화되는 것이 문화적으로 또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emic의 관점 역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data를 얻기 위하여서는 emic 연구법을 의존해야 하지만 그것을 분석하고 정리하기 위하여서는, 특별히 선교사들의 경우 기독교적인 특정한 관점을 갖고 있을 때에는, etic 연구가 요구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장 문화 연구에 있어서 emic과 etic은 서로 보완관계이지 대립관계는 아니다. 문화인류학적 현장연구를 하는 문화연구가(ethnographer)는 emic과 etic의 두 입장을 다 견지하고 필요에 따라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여야 한다.
8.3. Spradley의 Developmental Research Sequence (D.R.S.) Method (점진적 연속 조사 방법)
8.3.1. 어느 특정 문화를 연구함에 있어서 emic 조사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data)를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준다. 어느 특정한 문화를 분석하기 전에 먼저 그 문화 내면의 의미들을 알아내는 것은 필수적인 기초 작업이다. 따라서 Spradley는 ethnography에 있어서 emic study를 아주 강조하고 있다. 그의 DRS 조사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즉, 참여관찰 방법과 민속학적 면담 혹은 취재 방법이다. 이 둘은 모두 ethnography 작업을 하는 데에 필요한 것으로서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갖는다.
8.3.2. Participant Observation (참여관찰)
12단계로 되어 있다.
(1) 연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상황”을 설정한다.
지리적 위치를 설정한다. 그리고 “사회적 상황”을 선정한다. “사회”라 함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상호작용하며 생존하여 나가는 삶의 상황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사회적 상황은 “장소(place)” “사람들(actors)” “활동들(activities)"이 다 갖추어질 경우를 말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스와힐리 무슬림들의 치유의식의 장소인 kilinge라고 하는 shaman의 사당(한국으로 치면 굿하는 무당들의 암자)을 일차적인 사회적 상황으로 설정하였다.
(2) 참여하여 관찰을 시작한다.
현지인들이 허락하는 한에서 관찰을 시작하여야 하는데 참여의 정도는 몇 가지의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융화된 관찰은 그 피관찰 행위를 직접 하는 경우이고 적극적 관찰은 그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현지인 관중들과 같은 입장을 위하는 경우이고 소극적 관찰은 그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방관자처럼 관찰하는 경우이다.
(3) 관찰한 것들을 메모한다.
현지어와 자신의 모국어를 다 사용하여 그때그때마다 관찰한 내용들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메모를 한다. 메모한 것은 오래두지 않도록 한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바로 메모한 것들을 토대로 하여 관찰한 내용들을 제대로 묘사하여 기록한다. 메모하거나 기록할 때에 그들이 말하고 행한 것들을 관찰자의 분석이나 해석 없이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에 치중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지인들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쓰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외부인인 선교사나 문화연구가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research assistant가 필요하다.
(4) “기술(記述)적 혹은 묘사적 관찰”을 한다. (Descriptive observation)
관찰자는 기술 또는 묘사하기 위하여 미리 질문들을 준비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질문들로서 그 사회적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 질문들, 즉, (필자의 경우) “스와힐리 샤만들은 어떠한 모양을 하고 있고 그들의 일터인 kilinge는 어떻게 생겼는가?” “치유의 의식 중에는 어떠한 대화들이 샤만과 환자 사이에 오가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그들이 중요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사건이나 개념 혹은 일들을 알아내는 데에 단서들을 제공하여 줄 수 있다.
이러한 일반적 질문들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기본적인 범주로 Spradley는 다음 아홉 가지를 들고 있다.
a. 공간 혹은 장소 space: the physical place or places
b. 등장인물 actor: the people involved
c. 계속되는 활동들 activity: a set of related acts people do
d. 물건들 object: the physical things that are present
e. 사람들의 행위 하나하나 act: single actions that people do
f. 행사 event: a set of related activities that people carry out
g. 시간적 순서 혹은 진행 time: the sequencing that takes place over time
h. 목표 goal: the things people are trying to accomplish
I. 감정 feeling: the emotions felt and expressed
(5) Domain (문화의 최소단위)을 분석한다.
domain이라 함은 문화의 최소단위로서 매우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는 부분을 가리킨다. domain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즉, cover term (상위 명칭)으로서 domain의 이름과, included term (하위 명칭)으로서 cover term에 속하는 하위 구성 요소들과, 세 번째로는 이 둘 사이에 형성되는 의미론적 관계 (semantic relationship)가 그것이다.
Spradley는 이 domain의 의미론적 관계의 기본 골격을 아홉 가지로 요약하였는데 이것은 상당히 보편적인 것으로서 웬만한 domain의 요소를 다 망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분류 strict inclusion X is a kind of Y
b. 지역 spatial X is a place in (or part of) Y
c. 인과 cause-effect X is a result of Y
d. 동기, 이유 rationale X is a reason for doing Y
e. 사건 장소 location for action X is a place for doing Y
f. 기능 function X is used for Y
g. 수단 means-end X is a way to do Y
h. 순서 sequence X is a step (stage) in Y
I. 속성 attribution X is characteristic of Y
이 단계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domain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현지인들이 보편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행하는 삶의 양식(pattern)을 찾아보는 것이다.
(6) 집중적인 관찰을 한다. (focused observation)
일반적으로 찾아낸 domain들 가운데서 자신의 연구 분야에 관계되는 것들을 하나씩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은 domain 들을 찾아내야 그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를 수행하기 위하여 관찰자는 “구조적 질문”들을 해야 한다. 이 질문은 의미론적 관계를 묻는 질문이다.
(7) domain들을 분류한다. (taxonomic analysis)
이제는 domain과 domain 사이의 의미론적 관계들을 찾아낸다. 즉, 문화 전체와 하위문화 구조들인 domain들과의 상관관계를 보도록 한다. 이를 위하여 비슷한 domain 들을 찾아 분류한다. 관찰자는 domain들 사이에 무엇이 비슷한가를 묻는다.
(8) 선택적 관찰을 한다. (selected observation)
domain의 분류표를 작성하게 되면 그 문화의 어떤 특정 하위문화 구조의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이제 관찰자는 자신이 원하는 구체적인 하위문화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이 관찰을 통하여 관찰자는 domain들 사이에 비슷한 부분들뿐만 아니라 상이한 부분들이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관찰자는 이 단계에서 이제 그러한 부분들 사이에 무엇이 다른가 질문한다.
(9) 구성 성분 분석을 한다. (componential analysis)
domain들 사이의 상사점들과 상이점들을 찾아낸 뒤에는 관찰자는 이 문화적 범주들에 현지인들이 부여하는 의미들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문화의 구성성분(components)이라 함은 한 domain의 속성(attributes)들이다. 이 단계에서 관찰자는 관찰보다도 현지인들을 interview 함으로써 현지인들이 갖고 있는 의미들이 무엇인지 찾아내어야 한다.
(10) 문화적 테마 혹은 주제를 찾는다.
문화적 테마(cultural theme)라 함은 문화적 의미들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암암리에 혹은 분명하게 여러 domain들 사이에 나타나는 어떤 원리들을 말한다. 이것은 그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오래전부터 참이라고 믿어온 가치관이나 행동양식들을 가리킨다. 즉, 앞에서 언급한 세계관의 내용들이다. 이것은 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편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인식되는 문화적 지식이다. 만일 어떤 주제가 여러 다른 domain들에서 발견된다면 이 주제는 문화적 테마, 곧 세계관의 내용이 된다.
이러한 문화적 테마를 찾기 위하여 관찰자는 특별히 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삶의 어려운 문제들이 어떠한 것들인지,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들은 어떠한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자세히 관찰하고 질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삶의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나. 문화적 가치관의 모순들
다. 사회적 통제를 위한 비공식적인 기술들
라. 비인격적인 사회관계와의 씨름 (특별히 도시문화권에서)
마. 어떤 사회적 지위를 얻거나 유지하고자 하는 씨름
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씨름 (영적 사회적 심리적 등등)
(11) domain들의 목록 작성 및 재고 조사를 한다.
지금까지 조사한 모든 field note와 자료들을 정리하여 항상 언제라도 다시 참고할 수 있도록 자료화시킨다.
(12) ethnography를 작성한다.
이 과정은 이제 현지의 자료들을 관찰자 자신의 언어로 관찰자의 문화권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는 단계이다. 즉 의미의 전달 과정이다.
8.3.3. 민속학적 면담 (ethnographic interview)
참여관찰과 동시에 관찰자는 토속적 의미를 이해하기 위하여서 현지인들을 인터뷰하여 그 의미들을 파악하여야 한다.
(1) 제보자(informant)를 선정한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민속학적 현장조사는 현지의 토속적인 혹은 내면적인 문화적 의미들과 이론들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따라서 일반 다른 사회과학에서의 “응답자”(respondents)와는 달리 “제보자”는 관찰자에게 자신의 문화를 가르쳐줄 수 있는 그 문화에 속한 내부인이어야 한다. 즉, 제보자는 자신이 속한 문화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문화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현지 문화의 민속이론(folk theory)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제보자는 그 문화권에서 자라서 완전히 “문화화”(enculturated)되어 있으며 현재 그 domain에 깊이 관련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훌륭한 제보자는 연구가와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면서 연구가의 시각에 맞추어서 해석하여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2) 제보자를 면담(인터뷰)한다.
이 민속학적 인터뷰는 공식적이고 딱딱한 형식을 피하고 대화하는 식으로 한다. 이를 위하여 연구가는 제보자와 좋은 관계(rapport)를 먼저 갖는 것이 필요하다. 두려움의 관계(apprehension)에서 → 발견의 관계(exploration)로 → 협조의 관계(cooperation)로 → 동참의 관계(participation)로 발전해야 한다. 연구가는 제보자를 “선생님”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관찰하는 사람이 그 문화권에 대하여 “무지함과 관심”을 보이고 겸손히 배우려고 할 때 제보자는 마음을 열고 열심히 자신의 문화에 대하여 가르쳐주고자 하는 법이다.
(3) 민속학적 기록을 한다.
위의 참여관찰 때와 동일한 원리를 적용한다. 녹음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바로바로 받아써 놓는다. 그리고 번역을 한다. 받아쓰고 번역을 할 때에는 연구보조원(research assistant)의 도움이 크게 필요하다.
(4) 기술적 혹은 묘사적 질문을 한다. (descriptive questions)
이 질문은 일반적이고도 광범위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다. 질문할 때에 중요한 것은, 어떤 단어나 개념의 의미를 알고자 할 때에 그것의 의미를 직접 묻는 것이 아니고 그것의 “사용”에 대하여 묻는다는 점이다. 즉, 그 개념이나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예문이나 그 상황들을 설명하라고 함으로써 그 말이 어떠한 의미들을 내포하는지 관찰자는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다.
* “의미의 관계이론” (relation theory of meaning) --- 어떤 상징의 의미는 그 상징이 다른 상징들과 갖는 관계에서 온다. (Spradley)
(5) 인터뷰한 것을 분석한다.
이 단계에서 연구가는 field note나 인터뷰한 내용들로 다시 돌아가 domain들을 찾아낸다. Spradley가 제안하는 대로 먼저 중요한 명사들을 찾아낸다. 즉,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그들의 토속 명칭들을 찾는다. 그리고 앞의 참여관찰에서 설명한대로 domain들의 상위명칭과 하위명칭들을 찾아낸다. 이 domain들의 명칭들을 찾아내어 범주화(categorization)할 때에 그 범주를 설정하는 기초를 관찰자의 범주로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즉, categorization 조차도 현지인들의 것을 그대로 묘사한다.
(6) domain을 분석한다.
참여관찰 때와 같다. 상위명칭(cover term)과 하위 명칭(included terms) 사이의 의미론적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편적인 의미론적 관계를 통하여 (참여관찰에서 본 아홉 가지 semantic relationships) 현지의 토속적인 의미 관계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 때에 중요한 것은 관찰자가 발견한 domain들이 현지인들의 시각에서 볼 때에 타당성이 있는 것들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현지인 제보자들에게 다시 물어봄으로써 확인할 필요가 있다.
(7) 구조적 질문들을 한다. (structural questions)
domain들이 설정되면 각 domain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데 이것을 구조적인 질문이라고 한다. 이 구조적 질문들은 가능한 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의미체계를 찾아내기 위하여 여러 각도로 질문하여 보는 것으로서 토속 개념과 범주들을 알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조적 질문은 또 일반 사회과학에서 사용하는 설문지의 설문이나 인터뷰와 다르다. 구조적 질문은 조사하는 사람의 의도나 방향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현지의 토속 의미들을 찾아내고자 하는 고로, 대화법을 통하여 연구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배우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사하는 관찰자는 정보자의 출신이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질문의 내용과 형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관찰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 현지의 문화적인 표현을 제보자가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며 절대로(?!) 관찰자를 위하여 번역하여 주지 않도록 한다.
구조적 질문들의 형태들은 주로 확인하는 질문들이다. 확인질문들(verification questions)은 대강 다음과 같다.
1. domain이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들 domain verification questions
2. 하위명칭들을 확인하는 질문들 included term verification questions
3. 의미론적 관계를 확인하는 질문들 semantic relationship verification questions
4. 현지 용어가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들 native-language verification questions
(8) 분류 분석을 한다. (taxonomic analysis)
이 단계에서 연구가는 특별히 자신의 연구에 중요한 domain 얼마를 선정하기를 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각각의 domain의 의미론적 관계들을 규정하게 되면 이제 이 각각의 domain들이 서로 어떠한 관계를 갖고 그 문화권에서 어떠한 위치를 갖는가 하는 것들이 보이게 된다. 즉, 이 단계에서는 유사한 domain들끼리 분류하는 것이다.
(9) 비교적 질문들을 한다. (contrast questions)
이제 domain들 사이의 상사점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에 무엇이 서로 다른가 하는 다른 점들을 찾아낸다. 이때에도 주의할 점은 관찰자가 그 상이점을 현지인인 제보자들에게 의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분석을 절제해야 한다.
(10) 구성성분의 분석을 한다. (componential analysis)
참여관찰과 동일한 방법으로 한다.
(11) 문화적 주제 혹은 테마를 발견해 낸다.
(12) ethnography를 작성한다.
8.3.4. 현장연구시 고려해야 할 주요한 문제들
8.3.4.1. 윤리적인 고려 사항들
Principles of Professional Responsibility (by American Anthropological Association, 1971)에 의하면 문화인류학 연구가는 제보자의 인격이나 인간적 존엄성 및 사회적 유익 그리고 복지에 위배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제보자의 권익을 보호해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Principles of Professional Responsibility, 1971, para. 1.)
조사하고자 하는 연구의 목적이나 목표들을 가능한 한 연구가는 제보자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Principles of Professional Responsibility, 1971, para. 1,b.)
제보자는 익명으로 기록될 권리가 있다. 녹음이나 녹화와 같은 도구들을 사용해서 정보를 얻어야 할 경우에도 제보자의 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즉, 조사자는 제보자를 강요할 수 없다. 만일 제보자가 정보채집에 사용되는 도구에 대해서 불편해 할 경우에는 얼마든지 거절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또 제보자의 사생활이나 존엄성에 손상이 가지 않는 한에서 연구는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의 방법을 조사자는 처음부터 제보자에게 설명해 주고 그로부터 승낙을 받아야 한다. (cf. Principles of Professional Responsibility, 1971, para. 1,c.)
개인 제보자들이 연구의 이름으로 착취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들이 제공한 봉사에 대해 알맞은 대가를 지불해 주어야 한다. (Principles of Professional Responsibility, 1971, para. 1,d.)
8.3.4.2. 자료의 진실성 혹은 정확성의 문제 (Validity)
문화인류학 연구가는 항상 “참되고 유용한 정보”를 구해야 한다(Pelto and Pelto 1978:1). 그런데 이러한 정보를 구할 때에 연구가는 항상 스스로 그 연구의 진실성(validity)에 대해서 질문함으로써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Bernard는 validity란 "연구 도구들이나 연구 데이터와 결과들의 정확성과 신뢰성“(the accuracy and trustworthiness of instruments, data, and findings in research)을 가리킨다고 한다(1994:38). 그러면 연구가는 어떻게 자신이 수집한 정보가 정확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 상황이나 제보자를 때로는 무작위로 선택해야만 하는 현장에서 채집된 데이터들이 그 문화권의 세계관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확한 자료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가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설문지 등을 사용하는 양적 조사법(quantitative research)과는 달리 민속학과 같은 질적 조사법(qualitative research)은 연구가 자신이 연구 도구이기 때문에 연구가는 자신의 연구 방법과 연구 결과가 설득력 있는 것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Spradely의 방법론이 지루해 보여도 항상 확인하는 과정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연구법으로 소개한 것이다. Hammersley가 지적한 대로 연구가와 독자는 “증거의 충분성”에 근거하여 그 데이터의 진실성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1992:69).
수집할 데이터가 진실하고도 정확한 것이 되기 위해서 연구가는 제보자의 문화권/사회에 오래 머물면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만일 그 사회가 연구가 자신과 다른 언어/문화권이라면 그는 그 언어를 배워야 한다. 여기서 언어를 배운다는 뜻은 단순히 말만을 배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그들의 언어 뒤에 있는 의미의 세계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8.3.4.3. 연구의 신뢰성의 문제 (Reliability)
신뢰성이라 함은 채집하고 분석하는 데에 사용하는 연구방법론이 믿을만한가에 관한 문제이다. 만일 사용한 방법론이 신뢰할 만하다면 그 연구 결과는 동일한 연구 지역에서 어떤 대상을 상대로 하여도 동일하여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이 방법론을 사용했을 때에도 동일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Pelto가 지적한대로 연구의 신뢰성을 주기 위해서 연구가는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기도 한다(1978:34). 필자는 Spradley의 방법론을 선호하였는데 그 까닭은 참여관찰과 인터뷰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중간 중간 반드시 채집한 내용의 정확성과 보편성을 항상 여러 다른 사람들에게(현지인들에게) 물어보게 하기 때문이었다. 가능한 한 많은 제보자들을 확보하고 그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내부적 관점을 많이 채집하는 것이 이러한 민속학적 연구에서는 자료의 진실성 및 연구의 신뢰성을 증대시키는 최대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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