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단기 선교의 출발점은 우리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단기 선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감동과 감격 그리고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고 좌절과 실망감을 경험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선교 여행의 출발점부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선교는 하나님의 음성에 따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순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단기 선교라고 하는 도구를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좀 더 깊게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들의 계획이 하나님의 계획에 앞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성취감은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여행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단기선교는 머리로 가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선교는 먼저 선교적 마인드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선교적 마인드는 먼저 각 종족과 문화에 속한 모든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예수님이 이 세상의 구세주이시며 희망이요 소망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이를 위해 모든 문화와 언어의 장벽과 차이점을 극복하고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선교는 카멜레온이라고 생각한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 자신의 모습이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본질 즉 복음의 본질 자체는 바뀌지 않는 것이다.
키리바시를 처음으로 정탐한 것은 지난 2005년 3월 말이었다. 태평양 지도를 보고 마이크로네시아와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의 3권역 중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서 기도하던 중, 제일 먼 곳, 가장 열악한 지역에서부터 선교를 시작해야겠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들었다. 그래서 마이크로네시아로 좁혀졌고, 마이크로네시아의 보다 전략적인 곳을 위해서 기도 하던 중, 하나님께서는 키리바시를 보게 하셨다.(나중에 키리바시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마이크로네시아에 신학교는 키리바시에만 있었다.)
2005년도의 키리바시는 암흑이었다. 전력 부족으로 저녁에는 짙게 깔린 어두움의 적막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좁은 땅, 이 쪽 땅 끝에서 저 쪽 땅 끝 바다까지 돌맹이를 던져서 빠뜨릴 수 있는 거리는 참담 그 자체였다.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 70년 후면 바다에 가라앉을 위기 가운데 있는 그 땅, 그런데 1년 6개월여 만에 다시 찾은 키리바시의 땅은 여전한데 문화 자체가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풍력발전소의 완공으로 전력 사정에 좋아져서 수도 타라와에서는 전력 공급이 풍족(?)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저히 좋아진 전력 공급은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냉장고 같은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DVD 대여점이 셀 수도 없이 많아 졌다는 것이다. 한류의 열풍이 DVD와 함께 들어와 어디를 가나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한국 남자들에게는 “오빠”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한국 여자들에게는 “정서”라고 부르면서 졸졸 쫓아다닌 것이다. 한국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본 결과다. 이렇듯 키리바시는 아날로그 시대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 시대로의 점핑(Jumping)은 수많은 잠정적인 혼란이 잉태되어지고 있었다.
또한 증가하고 있는 도시화 율은 수많은 문제점들을 야기하고 있다. 직업을 찾아 수도 타라와로 몰려드는 청소년, 청년들, 이들 중에는 직업을 찾아 열심히 일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걸인이 되기도 하고, 여자들은 선원들과 매춘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타라와의 AIDS 환자가 200여명 이상이나 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들이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단기 선교의 목적은 지난 8월부터 준비해온 “예수사랑실천 운동”의 목표인 신학 도서 1000권을 전달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족구를 보급하고, 키리바시의 영적 각성과 부흥을 위한 신학교와의 자매 결연을 맺는데 있었다. 그래서 1013권의 신학 도서 및 어린이, 청소년들의 리소스 책들을 배편으로 한 달여 전부터 보내서 그들에게 전달식을 가졌었다.
특히 선교팀 일행이 도착했을 때, 필자에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신학교 정문 옆에 있었던 도서관 확장 공사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일 중요한 기도 제목은 신학교와 연결이었는데 키리바시로 출발한 날까지 신학교 학장님과의 연결이 되지 않아서, 우리의 목적을 알려 낼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선교 팀이 도착한 11월 21일에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2주 전부터 시작한 도서관 확장 공사였다.
신학교에서는 우리가 도서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우리에게 신학 도서를 준비하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는 도서관 확장 공사를 준비하게 하셨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선교는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는 법을 배우고 조금 더 깊게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므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키리바시 땅은 채소를 심을 땅도 없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스포츠를 보급하자는 차원에서 족구 공을 사고, 비치발리볼 셑을 가지고 갔었다. 그래서 세 개의 마을에 가서 족구를 보급하고, 내년도에는 신학교 학장 배 족구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6명의 팀원들은 키리바시가 참으로 덥고 먹을 것이 풍성하지 않은 아주 열악한 곳이라는 것에 대한 염려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어떤 팀원은 더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단기 선교를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했었고, 어떤 팀원은 먹을 것에 대한 염려가 지극한(?) 나머지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이 대단했었다. 그리고 어떤 팀원은 잠자는 곳, 모기 등에 대한 염려함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먹고 자는 것에 대한 염려를 내려놓게 하셨다. 공중의 나는 새를 기르시고 들에 핀 백합화를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경험하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지고 가려던 텐트와 버너를 공항에서 포기했다. 그 결과 우리 7명 전원은 키리바시에서 제일 좋은 곳 - 비록 잠자는 곳이 오픈된 곳이라 개인적인 생활은 보장되지 못했지만 우리의 마음만은 호텔보다도 더 좋은 곳 - 쉼을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자게 하시고, 너무나도 풍성한 음식을 먹게 하셨다. 아마 필자에게는 그 동안의 선교 사역 가운데 가장 풍성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키리바시 선교는 이제 시작이다. 특별히 키리바시는 마이크로네시아의 영적 기상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중요한 전략 요충지이기 때문에 더 많은 기도와 헌신이 필요하다. 특별히 영적으로 혼탁한 태평양의 영적 기상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라는 확신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 말씀의 교회는 작은 밀알의 사명을 감당하기를 다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