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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엘시노 성(Royal Castle Of Elsinore, Denmark), 국왕이 타계하자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 (Claudius: 알란 베이츠 분)는 전왕의 왕비이자 형수인 거트루드(Gertrude: 글렌 클로스 분)를 아내로 맞이하고 왕위에 오른다. 왕자 햄릿(Hamlet: 멜 깁슨 분)은 어머니의 성급한 재혼에 충격을 받는데 선왕의 망령(The Ghost: 폴 스코필드 분)이 나타나 자신이 동생에게 독살되었다고 말한다. 햄릿은 망령의 존재를 의심하면서도 왕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국왕 살해 사건을 연극으로 해보인다. 왕의 안색이 변해 일어서자 햄릿은 숙부의 범행에 대한 심증을 굳힌다. 그 뒤부터 실성한 척하며 왕을 죽일 기회를 노리는데 재상인 폴로니우스(Polonius: 이안 홈 분)를 왕으로 오인해 죽이게 된다. 그러자 햄릿을 사랑하던 폴로니우스의 딸 오필리아(Ophelia: 헬레나 본햄 카터 분)는 괴로운 나머지 미쳐서 죽게 된다. 왕은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 죽이려 하지만 햄릿은 도중에 되돌아온다. 폴로니우스의 아들 레어티즈(Laertes: 나다니엘 파커 분)는 왕과 짜고 햄릿을 죽이기 위해 칼에 독을 바른 뒤 왕과 왕비 앞에서 펜싱 경기를 벌인다. 그러나 왕비는 독주에 죽고 국왕과 레어티즈는 햄릿의 칼에 죽는다. 레어티즈의 독묻은 칼에 찔린 햄릿 역시 왕을 죽인 뒤 숨을 거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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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희극의 현대적 재해석에 뛰어난 솜씨를 보인 제피렐리 감독이 또다시 이 명작에 도전했다. 우유부단의
대명사인 햄릿의 성격에 적극성을 도입한 파격적인 연출과 액션스타 멜 깁슨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고, 원작의
분위기를 따른 로렌스 올리비에의 48년도 걸작과는 많이 다르다. 그 새로운 해석에 대해서는 평론가마다 의견이
분분하여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주위의 연기진들이 탄탄하고, 음악의 엔니오 모리코네를 비롯한 제작진들
또한 일류급들이다. 피터 트래필스같은 사람은 "영화사상 멜 깁슨처럼 우악스럽게 햄릿의 표정을 지은 사람은 없었다"
라고 혹평을 했다.
명작 '햄릿'의 오리지날로 뽑는 영화는 단연 로렌스 올리비에의 창조적인 햄릿상이다. 이후 영국 연극계의 실력파
감독 토니 리차드슨이 다시 만들었지만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이런 배경을 누구보다도
잘알면서 또다시 햄릿의 영화화에 도전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거장 프랑코 제피럴리 감독이다. 그는 특히 이 영화를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하였다. 그만큼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비평계에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햄릿'은 연극으로 영화로 TV프로로 수 없이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셰익스피어의 대본에 충실한 채 아주 작은 부분에만 감독의 재량권이 허용되었다. 하지만 프랑코 제피럴리는
400년의 전통을 뒤집어엎는 모험을 벌였는데 그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단순한 원작으로 하고 사건 순서와
인물 해석이 전혀 다른 햄릿을 창조해 냈다. 시대 배경에도 변화를 주어 원래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서 몇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14세기가 배경이 된다. 또 햄릿과 그의 모친 거투르디 왕비와의 관계도 단순한 모자가 아닌
오필리아가 햄릿이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미성숙한 사랑으로 희생당한다는 얘기이다. 이 오필리아역에
헬레나 보헴카터는 그 청순한 미모와 정확한 영국식 영어 발음으로 제피렐리가 현대적 해석을 가한 오필리아역을
무리없이 표현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