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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날자:2011년 7월 9일
2.장소:문경 대야산 촛대봉 산행 마치고 불한티 계곡
펜션 원두막에서의 여름 즐기기와 맛난 음식 먹으며 하루
를 보냅니다.
3.출발지: 한국은행 앞 06시50분~ 행궁주차장 07:00~ 시청앞
7시30분~ 법원사거리 KT앞 7시45분~영통입구 7시50분
~수원I.C 8시 (각 구간별 정시 출발)
4.준비물: 간편 등산복장과 갈아 입을 여벌옷.개인식수. 회비
5.접수처 : 총무 이 정희 010-9248-8817.
6.산행코스:
불한티계곡~촛대봉~용추계곡 코스(3시간정도)
대야산이 속리산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국립공원에 속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철옹성처럼 험난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으면서도 남북으로 백두대간이 뻗어나가고,
동서로는 완만하게 산자락을 뻗으며 넓은 산세를 형성하며 그 안에 비경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뛰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국도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데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접근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 때문에 이작까지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 덕에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산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엊저녁부터 새벽녘까지 밤새 내린 눈은 오늘 아침 우리들 앞에 신세계를 펼쳐놓았다.
온천지가 하얗다. 땅바닥도, 나무도, 바위도 모두 백설 옷을 입었다.
울긋불긋한 옷으로 치장한 우리는 그 신세계를 서서히 파고 들었다.
"저기 널따란 소가 무당소입니다. 무당이 굿하다 빠져 죽었다 하여 생긴 이름이죠."
용추골 입구의 식당가를 벗어나자 곧 산길이 시작된다. 산행안내를 맡은 심만섭씨(56세. 돌마당식당민박 주인)는 무당소의 지명유래에 대해 설명한 다음 문경 선유동의 아름다움에 대해 극찬한다.
산도 산이지만 적막강산, 게다가 하얀 눈이 덮인 계곡에 발자국을 하나 하나 만들어 가며 걷는 기분은 즐거움 그 자체다. 비록 단순한 눈밭이지만 새롭게 길을 개척해 나아간다는 것은 역시 등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줄거움이다.
반석이 깔려 있는 계곡 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자 용추골의 백미인 용추폭포가 나타난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완만하게 이어지는 와폭이다.
회백색 화강암 암반을 타고 하트 모양의 소로 떨어지는 용추는 암수 한 쌍의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소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암용, 왼쪽에는 숫용이 승천하면서 생긴 비늘 자국이 그대로 있다고 하나 아쉽게도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용추폭을 지나 조금 더 오르자 골이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 골짜기는 둔덕산(969.6m)과 손녀바위통시바위(895m)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 대골이다.
갈림길 부근은 예전 사기를 굽던 곳으로 지금도 사기 그릇 조각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계곡을 가로질러 숲길을 따르다 다시 골바닥으로 내려서는 순간 하얀 눈에 덮인 반석지대에 닿는다.
속세와 단절된 듯 숲이 우거지고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세상만사 근심걱정 모두 잊는다는 망석대다.
모처럼 대야산 정상부가 바라보인다. 가파른 바위가 모여 이루어진 암팡진 바위산이다.
오를 트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바람이 매섭다. 돌바람이다.
대야산 바위 틈서리를 헤집고 돌아나온 다음 계곡으로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인가 보다.
순백은 역시 다른 빛이 곁들여져야 더욱 빛난다.
파릇한 솔잎 그대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좌우로 도열해 있어 길바닥의 흰눈은 더욱 하얗다.
산죽과도 빛깔이 잘 어우러진다. 새파란 산죽이 차분히 깔려 있고 산죽밭 사이로 하얀 산길이 가리마처럼 이어진다.
여름철 농로를 걷는 듯한 기분에 빠져 있을 즈음 월영대에 닿는다.
계곡 물에 비친 달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곳. 여기서 다래골 길과 피아골 길이 갈라진다.
피아골 길은 월영대에서 1시간 반쯤 오르면 급격히 가팔라지다가 곧장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우리들은 급경사의 피아골 등산로 대신 완경사 다래골 길을 따라 밀재를 거쳐 남릉을 타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바람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기온이 점점 떨어지더니 밀재에 이를 즈음 고개를 치켜들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댄다.
한겨울 능선, 그것도 백두대간 날등은 역시 달랐다. 양쪽 봉우리 사이에 내려앉은 안부인데도 사방으로 터진 봉우리에서 맞는 바람 이상으로 매섭다.
밀재에 오른 것은 정오경. 모두들 바람과 추위에 질려 한동안 떠날 생각을 못하다가 마지못해 산행하는 표정을 지으며 정상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등성이를 타고 10여 분 걸어 코끼리바위 위에 올라서는 순간 얼굴이 환해진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대야산 일원의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진 것이다.
밀재 남쪽으로 마귀할멈통시바위(889m) 능선이 거칠게 솟구치고,
그 왼쪽으로 둔덕산 줄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게 뻗어 나아가면서 산악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서쪽으로 백악산~낙영산~도명산 줄기와 청천면 이평리 일원의 평야지대, 그리고 내선유동으로 이어지는 용추골 깊은 골짜기도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힘이 넘치기로는 역시 북으로 뻗은 백두대간에 비할 산줄기가 없다.
특히 구왕봉(877m)과 희양산(999.1m)은 장수 두 명이 문 앞에서 대간을 넘보는 이들을 막기 위해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는 형세다.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기기묘묘한 형상들의 바위들이 나타나고, 이 바위들을 혹은 옆으로 돌고,
혹은 타고 넘기도 하면서 산행의 묘미를 더해간다. 선바위 사이로 길이 나 있는 문바위를 통과한 다음 코끼리바위 허리를 밟고 올라서자 드디어 대야산 정상부가 바라보인다.
암봉 세 개가 연이어져 있는 정상부는 흰 빛과 검은 빛을 두텁게 칠해놓은 유화를 보는 듯 선과 색조가 뚜렷하고 인상적이다.
정상 오름길은 만만찮다.
봉우리 하나를 오르면 눈에 덮인 가파른 내리막이 가슴을 섬뜩하게 하고, 겨우 안부에 내려섰다 싶으면 또다시 험난한 바윗길이 나타나 곤욕을 치르게 한다. 그러나 대야산 정상은 힘든 만큼 새로운 힘을 북돋아 준다.
조항산을 거쳐 청화산으로 뻗어 내려가는 대간 남쪽 줄기와, 장성봉(915.3m)과 희양산을 거쳐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북쪽 줄기 뿐만 아니라 그 양쪽에 솟구친 크고 작은 산봉들과 넓고 좁은 들녘들이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그 산봉우리에서 솟구쳐 나오는 모든 기운이 온몸으로 스며들어 힘이 솟는다.
"이게 길이야?"
정상을 내려서는 순간 모두들 파랗게 질린다. 촛대봉 안부로 내려서는 길은 길이라기 보다 낭떠러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험악하다.
마음놓고 잡을 만한 것도, 밟을 만한 것도 거의 없다.
추락 위험이 높은 구간마다 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눈과 얼음이 박혀 있어 아무리 곽 잡아도 손이 밀리는 바람에 순간순간 놀란다.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내려 가다보니 모두들 말을 건넬 엄두도 내지 못하다 간혹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이게 진짜 길 맞느냐?" 는 볼멘 소리뿐이다.
완경사 능선에 내려선 것은 오후 3시30분. 7명이 70여m 절벽을 내려서는 데 무려 40분이나 걸렷다.
심만섭씨는 모두들 안부에 모여선 다음에야 "대간 종주객들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구간" 이라고 털어놓는다.
겨울산행이란 힘들어서 재미있는가 보다. 눈 덮인 내리막길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상체만 약간 숙여도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그러다가 자세가 흐트러지면 눈밭에 엉덩방아를 찧지만 그것이 싫지는 않다. 엉덩방아를 찧으면 찧은대로
미끄럼 타며 계속 내려간다.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들어 촛대봉 삼거리에 도착하는 순간 차가운 바람이 또다시 몰아친다.
북쪽으로 뚝 떨어졌다가 솟구친 곰너미봉(721m)과 그 뒤로 장성봉이 힘차게 솟아 있다.
곰너미봉 못미처 불란치재가 눈에 들어온다. 해발 480m 높이에 불과한 이 고개는 옛날 나라의 곡물을 중간
관리하는 가은창으로 곡물을 운반할 때뿐만 아니라 문경과 괴산으로 오가는 이들이 많아 넘나들던 고개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곰너미봉과 장성봉 사이의 버리미기재로 포장도로가 가의 이용하지 않는, 잊혀져가는 고개로 전락하고 말았다.
촛대봉 능선길은 고즈넉한 소나무 숲길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적당한 간격으로 자라고 있어 운치도 좋고 조망도 뛰어나다.
오른쪽으로는 둔덕산 능선, 왼쪽으로는 장성봉에서 희양산으로 뻗은 대간 줄기가 바라보이고,
눈앞으로 가은벌이 펼쳐지면서 온 세상을 가슴에 부여안고 걷는 기분이다.
뒤돌아서면 대야산이 장벽 같은 형세로 솟아 있다. 온통 바위다.
우리가 밀재에서부터 오른 능선은 철옹성처럼 파고들 틈새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암릉이다.
월영대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피아골 또한 마치 가슴팍 사이의 골을 보는 듯 가파르고도 암팡지다.
우리가 정상에서 내려온 하산로는 능선이 아닌 수직의 절벽이었다.
촛대봉 전망대에 닿기 직전 산길은 왼쪽 사면을 타고 우회했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선다.
촛대봉 동쪽 사면은 가파른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회로는 북사면답게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눈이 깊은 곳은 무릎까지 빠져든다.
그러나 북사면을 빠져나와 다시 능선 날등에 서는 순간 갑자기 겨울이 사라지고 따뜻한 봄날이 대신한다.
산아래 벌바위 마을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벌바위 마을에 거의 다 내려설 즈음 서서히 땅거미가 깔리면서 섬뜩한 느낌이 엄습한다.
둔덕산에서 대야산을 거쳐 곰너미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쏟아질 듯 솟구쳐 있어 산 안에 갇힐 것 같은 불안감이 들면서 어서 산을 빠져 나가야 겠다는 조바심에 발걸음이 바빠졌다.
*산행길잡이
밀재~정상~촛대봉 일주 코스는 7시간 소요... 노약자는 밀재~정상 왕복 코스가 적합, 보조자일 휴대해야
대야산은 지형도상 덩치가 크기 않아 얕잡아보기 쉽지만, 실제 산행에 걸리는 시간이 길고 산길도 험난하다.
산행은 대개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벌바위에서 시작한다.
벌바위 버스종점에서 서쪽 골짜기로 내려서 도로를 따르면 용추계곡 입구 민박 식당가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식당가를 지나면 곧 산길로 접어들어 용추폭포를 지난 다음 300m쯤 더 오르면 망석대에 닿고, 여기서 계곡을 건너 700m쯤 더 가면 또다시 계곡을 건넌다.
월영대라 불리는 이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피아골 길이고, 곧장 뻗은 다래골을 따르면 밀재로 올라선다.
피아골 코스는 갈림지점에서 1시간쯤 걸은 다음 골짜기가 급격히 가팔라지다가 건폭에 닿는데, 폭포 위의 샘에서 늘 물이 흘러내려 로프가 매달려 있기는 하지만 겨울철에는 위험한 코스다.
폭포에 닿기 전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르면 건폭 구간을 우회할 수 있다.
밀재에서 오른쪽(북쪽) 능선을 따르면 정상까지 1시간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정상 직전까지 중간 중간 암릉 구간이 나타나지만 위험 구간에는 로프가 매달려 있어 오를 만하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동쪽 피아골 길, 서쪽 중대봉 길, 북쪽 대간 길 등이 있으나, 겨울철에는 모두 위험하다.
특히 촛대재로 내려서는 대간길은 백두대간 구간 중에서도 위험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안전로프가 설치돼 있지만, 보조자일로 서로 확보를 봐주면서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촛대봉 삼거리 북릉은 대간 길로 불란치재로 내려섰다 곰너미봉으로 이어진다.
곰너미봉을 넘어서면 괴산군 청천면과 문경시 가은읍을 잇는 913번 지방도로상의 버리미기재로 내려선다.
노선 버스가 다니지 않는 도로로 벌바위쪽으로 내려가는 게 노선버스를 타기 쉽다. 가은행 막차는 오후 6시10분.
촛대봉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촛대봉을 거쳐 용추계곡 초입의 식당민박단지로 내려선다. 촛대봉 동쪽 사면은 급경사 암벽 구간으로 겨울철에는 매우 위험하니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촛대봉 전망대 직전의 능선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안전하게 암벽 아래 능선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
이후 식당민박단지까지는 능선을 계속 따르면 된다.
벌바위~밀재~정상~촛대봉~벌바위 원점회귀형 산행은 7시간은 잡아야 한다. 정상에서 하산할 때 누이 너무 많이 쌓여 있으면 대간길 하산로나 피아골 코스를 피해 밀재로 되내려서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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