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위 향상 분위기로
선원장 등 수행리더 늘어
특유의 섬세함 바탕으로
초보불자 발심수행 도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 여성대통령이 나오고 사회 고위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불교계에도 이어져 그동안 스님이나 남성재가불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선원장이나 수행모임의 대표직에 이름을 올리는 여성 재가불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직접 선원이나 수행센터를 열어 선원장을 맡는가하면 인터넷 수행카페를 개설해 재가불자들의 수행상담을 진행하며 바른 수행의 길로 안내하는 여성 수행지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여성수행지도자들은 특유의 섬세함으로 불교 수행을 어렵게만 느끼는 초보불자들에게 쉽게 발심하도록 돕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beopbo.com%2Fnews%2Fphoto%2FPEG%2FW_1384825086.jpg)
▲ 장휘옥 ▲ 안경애 ▲ 유혜림 ▲ 이종숙
지난 2003년 동료학자인 김사업 박사와 함께 경남 통영 오곡도에서 폐교된 분교를 고쳐 간화선 수행도량인 오곡도명상수련원을 연 장휘옥 원장은 대표적인 여성수행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동국대에서 불교학을 가르쳤던 장 원장은 지난 2002년 오곡도로 내려가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 강의를 통해 교리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행하라고 가르쳤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장 원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통영의 작은 섬으로 내려가 수행을 시작했다. 또 일본 임제종 선원을 시작으로 미얀마 쉐우민 수행센터,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등에서 수행법을 체험했다. 이후 오곡도로 돌아온 장 원장은 매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6박7일 집중수행과 주말수련회 등을 운영하며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한국의 유마거사로 추앙받던 백봉 김기추 거사의 가르침을 좇아 재가불교운동을 펼치고 있는 보림선원 서울선원장 안경애 씨도 대표적인 여성수행지도자다.
1975년 부산에서 처음 백봉 거사와 인연을 맺은 안 씨는 경전과 좌선을 하며 스스로 수행을 익혔다. 이후 일상에서 ‘허공으로서의 나’를 바로 인식해야 한다는 백봉 거사의 ‘새말귀’ 수행법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2011년 10월 서울 역삼동에 보림선원 서울선원을 개원하고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법문을 하며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특히 안 씨는 매월 1일부터 21일간 스스로 발원을 세워 매일 실천하는 ‘21일 정진’을 비롯해 ‘주말철야정진’과 직장인들을 위한 ‘화요법석’ 등 재가불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면서 새로운 불교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 서울 장충동에 향천선원을 연 유혜림 원장도 10년 넘게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이끄는 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상에서 불자들이 쉽게 불교를 공부하고 그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도록 앞장서 온 유 원장은 ‘오분향’이라는 포교지를 발간하는가하면 선원에서 직접 절수행과 티베트 명상수행법을 지도하며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돕고 있다.
특히 유 원장은 “일상에서 불교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지난 2008년 6월15일 1만일 간 매일 108배를 실천할 것을 발원하고 ‘100만배 만일 결사’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티베트 불교명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적인 명상수행가로 알려진 글렌 멀린 법사를 초청해 법문을 듣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상좌불교 한국명상원에서 사념처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이종숙 씨는 상좌부 불교수행법을 지도하는 몇 안 되는 여성법사로 알려져 있다. 포교사로 활동하다 2003년 상좌불교 한국명상원에서 묘원 법사로부터 위빠사나 수행법을 접한 이 법사는 이후 미얀마 쉐우민 수행센터에서 수행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이후 2011년 서울불교대학원대학에서 ‘염처 수행의 집중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이 법사는 묘원 법사를 도와 초보불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초전법륜경’ 강의와 사념처 수행강좌를 직접 지도하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에는 수원경기불교문화원에서 사념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beopbo.com%2Fnews%2Fphoto%2FPEG%2FW_1384825580.jpg)
▲ 이정옥 ▲ 이지영 ▲ 심영희 ▲ 이숙희
오프라인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수행모임을 이끄는 여성불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 2004년 수행카페 ‘마음에 해 뜰 무렵(cafe.daum.net/mindprajna)’를 개설한 이지영 법사는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수행상담을 진행하며 바른 수행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이 법사는 큰스님들의 좋은 법문과 ‘금강경’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불자들의 발심을 이끌고 있다. 그런가하면 자신이 수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불자들의 수행상담을 진행하면서 일상에서의 바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사찰을 돌며 1박2일 철야정진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옥 부산 연꽃모임 회장은 지역불교계에서 많은 불자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일흔의 나이에 법화경 사경수행모임을 이끌며 직접 한글 사경집을 발간하는가 하면 틈틈이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사경 수행에 필요한 강의를 진행하며 사경수행을 보급하고 있다.
부산 대광명사 참선교실 입승을 맡아 수행모임을 이끌고 있는 심영희 씨는 1987년 부산 범어사 원효암에서 지유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참선 수행을 시작했다. 이후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가게에서 틈틈이 가정법회를 진행했고 16년 전부터는 직접 가까운 도반들과 함께 참선수행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수행모임은 매주 화요일 오전11시~오후4시 선방에서 진행된다. 동안거 기간에는 매주 금요일에도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의류디자이너 출신으로 자신의 의상실을 개조해 불자들에게 위빠사나 수행법을 지도하고 있는 이숙희 씨도 대표적인 여성수행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씨는 현재 매주 화요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고 있으며 이 시간을 통해 기초 교리도 강의하고 있다.
권오영 기자
주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