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해도로 들어가니 여기저기 최근에 개통된 대교에 대한 축하 플랭카드가 많이 걸려 있다.
얼마 전 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섬이 다리를 통하여 육지와 연결이 되어 몇 년간의 지역 숙원사업이 해소된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미 섬 내의 교통량이 증가하여 차량통행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이다.
계획으로는 근해섬을 연결하여 주는 수송수단인 연락선에 대한 연안여객선터미날이 목포에서 이곳으로 이전하여 온다고 하니 향후 이 섬의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새롭게 건설된 섬을 연결하는 연육교 모습)
섬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이런 연육교를 통하여 육지와 같은 동일한 혜택을 누리는 것이 나은지는 쉽게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산업의 발달에 따라 환경이 파괴되고 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생활이 편안하게 변할 수는 있으나 반대로 이런 환경파괴에 의하여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교통의 편의를 위하여 서울의 청계천을 콘트리트로 덮었다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환원하기 위하여 엄청난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되는 현장에 위치하고 있는 압해교당을 방문하였을 때 담장없이 여러 가지의 많은 나무들로 아름답게 꾸며진 교당 모습은 교당의 연륜을 보여 주기에 충분하였다.
(교당 모습)
멋지게 늘어져 있는 한쌍의 소나무, 거의 왕관의 크기만큼 커다란 꽃을 피우고 있는 후박나무 등이 교당 주위로 여기저기 심어져 있다.
이미 30여전에 신축된 교당 건물은 지붕과 내부 인테리어 등이 개조되었으나 그 기본 틀은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하여 섬의 바닷가 모래를 가지고 직접 시멘트 블록을 만들어 교당을 지었다고 한다.
법당의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 교무님의 생활관에는 옛날 법당에 사용함직한 초창기의 나부로 만들어진 일원상이 하나의 유물로 벽에 걸어져 있어 이 역시 교당의 역사를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교당 내부 모습 및 불전 모습)
본 교당은 이 섬이 고향으로 서울로 이사하여 빵공장을 하면서 서울교당에서 독실한 교도 생활을 하였던 장시민행님이 1년에 한두번씩 고향을 방문하면서 이곳에 교당을 세우고자 하시는 염원을 가지시고 그동안 번 돈을 모아 본 교당을 설립하였다고 한다.
부부가 빵공장을 하면서도 열심히 교전을 사경하고 거의 단벌신사로 근검절약하여 교당을 세우고 이 법의 가르침대로 따랐던 본 교도를 보고 그 당시 함께 교당에 다녔던 다른 교도들이 이분이야 말로 진정한 법사라고 다를 칭찬이 자자하였다고 한다.
교당이 세워진 그 당시에는 법당의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교도들이 가득 찼으나 섬의 젊은이 들이 모두 육지로 진출하고 고령자 만이 섬을 지키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교당을 어떻게 교도들로 채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커다란 숙제라고 한다.
(교당 정원에 심어있는 멋진 한쌍의 소나무)
이제 연육교를 통하여 육지로 변하고 많은 새로운 환경 변화를 앞에 두고 있는 현시점에서 본 교당이 어떤 형태로 변화를 가져 갈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동하게 되면서 지나가는 섬교당에서 무었을 줄 것인가? 그리고 교도나 일반인을 무엇을 얻어갈 것인가? 에 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고 하겠다.
교무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에 대한 질문에 허허 웃으시면서 교당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시원한 물한잔씩을 주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선문답을 해주신다.
(교무님 생활관에 걸어져 있는 예전 일원상)
우리의 법문인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에 대한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생각하여 숨쉬는 공부인데 어떻게 숨을 잘 쉬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되고, 이런 숨쉬는 공부가 잘 되어야 어떤 일을 당할 때 잠깐 숨을 멈출 수 있는 공부인이 된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
아울러, 환경을 생각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공부를 해 보라는 말씀도 남겨 주신다.
이런 말씀 속에 현재의 섬의 환경과 향후 이 섬에 위치하고 있는 교당의 역할을 말씀해주시는 것 같았다.
본 교당의 설립에 따른 창립 정신을 새기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교당 역할을 재정립하여 이제는 섬이 아닌 육지의 교당이라는 생각으로 교화의 틀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육지로 연결되어진 멋진 연육교를 통하여 섬을 빠져 나왔다.
방문일자 : 2008년 6월 7일
작성일자 : 2008년 6월 9일
교당주소 :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면 학교리 621 (전화:061-271-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