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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명화의 향기 '
< 라스트 미션 - The Mule >
- 어느 위대한 노장의 뜨거운 진심어린 마지막 고백,
그리고 '어쩌면'일 수도 있는 그 완벽한 마침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풍의
그리 평온하지만은 않은,
다이내믹한 87세 최고령 마약 운반자의
이야기 < 라스트 미션 >...
올해로 한국 나이 아흔 살,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본인이 직접 배우와 감독을 맡은 23번째
장편영화 입니다.
(영화는 무려 600킬로그램이 넘는 마약을
트럭에 싣고 가다가 체포된 ‘레오 샤프’라는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뉴욕 타임즈 매거진
의 2014년 '시놀라 조직의 운반책 ' 기사에
바탕을 두고 있지요)
영화의 원제는 ‘The Mule’ .
‘mule’의 사전적 의미는 ‘노새’이지만,
은어로는 ‘마약 운반책’을 뜻합니다.
평생토록 가족보다 일을 우선시했던 노인이
마약을 운반했다니, 자못 중의적(重義的)인
제목이지요.
2005년 일리노이주의 한 농원,
한 농장주가 멕시코 인부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꽃을 트럭에 싣고 있습니다.
훌륭한 원예가로 형형색색의 백합을 정성컷
키우고 미국 전역에 자신이 재배한 꽃을 직접
배달하며 사업적으로 성공했던 얼 스톤
(클린트 이스트우드 분).
그는 백합 컬렉션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축하 파티에 참석하느라 바쁘기 이를데
없지요.
여기저기서 얼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인기 절정의 록스타 같습니다만...
몰려든 여성들에게 '미인 대회에 가셔야 될
분들이 여기 계시네요'라며 은근한 추파를
던지거나,
수상소감은 '로비를 가로질러 파티 장에 어서
가고 싶을 뿐이라는' 한마디 조크로 대신하는
유머 감각 또한 보통이 아닙니다.
컨벤션 구석에 마련된 부스 앞, 인터넷으로
꽃을 배달해준다는 전단을 보고 '그딴 게 왜
필요해' 라며 짜증내는 얼의 미간에는 약간의
역정과 왠지 모를 불안감이 뒤섞여 있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깔끔한 옷차림과 세련된
제스처 위에 코스프레처럼 더해져 노신사의
멋을 한껏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얼은 하나 뿐인 딸의 결혼식조차 가지 않는
완전 빵점짜리 가장으로 자리하지요.
엄마는 애타게 아빠를 기다리는 딸을
보듬으며 안쓰러운, 또한 분노에 찬 떨림으로
얘기합니다.
" 오지 않을거야.
네 아빠가 이제까지 한번이라도 온 적이
있었니? "
학예회와 입학, 졸업식, 그리고 결혼기념일 등
온 가족이 함께 해야 할 순간에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었던,
워낙 가정을 등한시했던 얼로 인해 늘
무시당하고 상처를 받았던 가족들...
결국 아내와 딸 모두 의절하다시피 그에게
등을 돌려버립니다.
잠시 뒤,
화면은 12년이란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2017년의 얼에게로 향하지요.
이젠 폐허처럼 초토화돼 버린 농장을 뒤로
한 채, 그는 인부들에게 마지막 급료를
지불하며 이별을 고합니다.
인터넷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했던 얼은
전자상거래에 밀리며, 파산하고 만 것
이지요.
급기야 그의 농장은 압류당하고
남은 것이라곤 낡아빠진 포드 픽업 트럭...
녹이 슬고 시동도 늦게 걸리는데다,
소음만 큰 것이 영락없는 자신의 초라한
몰골을 빼닮았습니다.
얼은 손녀 지니(테애사 파미가 분)의
약혼식에 들렀다 진절머리를 치는
가족들로부터 차갑게 외면받은 채 거의
쫓겨나다시피 떠밀려 나지요.
아내 메리(다니엘 웨스트 분)는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매주 60 시간이나
운전했었다'는 뻔뻔한 남편 얼에게
일갈합니다.
" 당신은 아버지인 적이 없어! "
딸 아이리스(앨리슨 이스트우드 분)도 치를
떨며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 이 작자(?)랑은 같이 못있겠어요! "
그러다 실로 우연하게도 한 젊은 멕시코계
둘러리 하객으로부터 배달 일을 권유받게
되는 얼...
" 운전만 하고 돈 벌 방법이 있어요. "
미국 41개 주를 돌아 다녀본데다 교통법규
위반딱지 한번 뗀 적이 없는 그에게 배달이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만,
그런데 수임료가 지나치게 많은게 너무
이상하지요.
놀랍게도 배달 물건이 마약이었던 것
입니다.
뜻밖의 범죄 조직 일원으로 빠져들어간
상황이었음에도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보다 돈이 절실했던 얼.
그는 미국 남부 텍사스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중부 일리노이 최대 도시 시카고까지 마약을
운반하는 ,
그야말로 '자기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자
미션'을 계속키로 하지요.
한국전쟁 참전용사 휘장을 차에 붙이고
다니며, 전과도, 사고도 없는 고령의 노인
이라는 점에서 경찰 의심을 전혀 받지 않는
그를 마약조직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합니다.
반면 마약 카르텔을 일망타진 하고자
노력하는 콜린 베이츠 형사(브래들리 쿠퍼 분)
는 조직의 끄나풀을 포섭하여 스파이로
심어두기까지 하지만 좀처럼 그 단서를 잡지
못하지요.
이처럼 연방 마약단속반(DEA)의 수사망도
보기 좋게 피할 정도로 매번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조직의 신임을 얻지만,
점차 많은 양의 마약을 나르게 되면서 그만큼
더욱더 위험천만한 미션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얼...
그는 마약 운반을 통해 번 돈으로 손녀의
결혼식에 무제한으로 술을 제공하며,
아울러 그녀가 미용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내는 '왜 내가 과거를 다 잊고 당신과의
추억에 젖을 거라고.생각해' 라고 꼬집으며
일침을 놓지만 얼은 그저 한걸음이라도
가까워진 것만으로도 흐뭇해 하지요.
나이 들고 곤경에 처한 뒤에야 그리
해서더라도 가족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애쓰는 얼에게 메리는 묻습니다.
" 당신은 꽃에 왜 그리 돈과 시간을 들였던
거야? "
“아름답고 특별하잖아.
하루 만에 만개했다가 순식간에 져 버리지.
그러니 공들여 보살펴야 해! "
하지만 아내는 썰렁하게 덧붙일 뿐입니다.
" 가족도 마찬가지야! "
어쨌든 얼은 낡은 차도 번쩍번쩍 빛나는
새 차로 갈아 치우고, 화재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운 참전전우회 회관의 복구를 위해
큰 돈을 쾌척하지요.
무엇보다도 압류된 집과 농장 또한 되찾게
됩니다.
얼은 아들 뻘의 마약카르텔이 들이대는
총에도 '그딴 걸로 안 쫄아'라며 겁먹지
않는데다, 마약단속 경찰 역시 가볍게
따돌리는 뱃심과 여유까지 지녔죠.
컨트리 음악을 흥얼거리며 화이트 샌즈를 지나고,
중서부에서 가장 맛있는 샌드위치를 사먹으며
주어진 미션을 오히려 유유히 즐깁니다.
일반적으론 입에 담을 수 없는 '니거(Nigger
- 깜둥이)'나 '레즈('레즈비언' 준말)'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내뱉는데다,
그들을 향해서는 '젊은 것들이라곤 인터넷이
없으면 박스 하나도 못 연다'면서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얼 스톤.
하지만 그는 마약운반 길에서 레즈비언(일명 'dike')
오토바이족이나 흑인 가족과 맞닥뜨렸을 때
찡그리거나 피하는 대신,
그들에게 윙크하며 다가가 오토바이나 자동차
문제를 해결해주는 융통성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경찰로부터 비너(beaner)라고 비하되며
인종차별 당하는 멕시코계 조직책(얼로선 눈에
가시이지만)을 재치있게 막아 주기도 하지요.
카르텔 보스인 라톤(앤디 가르시아 분)에게도
겁도 없이 "사람을 얼마나 죽이면 이런 집을 살 수
있느냐?"는 말도 서슴지 않고 던져 댑니다.
얼은 주변사람과 같은 눈 높이에서 친밀하게
동화되는 법을 아는, 이른바 정감이 가는 남자였던
게지요.
이처럼, 마약 갱단과 자신을 쫓는 경찰에게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경계심을 교묘하게
허물어뜨리는 얼.
그 자신도 적지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마약 배달을 하면서는 오히려 남들의 편향된 고정관념
덕분에 감시망과 많은 눈들을 피해가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무슨 마약을 운반하겠어' 라는 생각과,
정해진 시간과 틀을 하나도 지키지 않는 얼의
제멋대로인 행동들로 인해 더더욱 감시망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죠.
늙음이 주는 '편견의 역설' 속 미덕일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노년에 이르서야 모든 걸 뉘우치고 후회하는,
어쩌면 세상의 끝에 다다른 얼 스톤이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두 가지이지요.
하나는 가정으로 돌아가고픈 절실함으로,
못난 아빠, 무책임한 남편이 아닌 진정한 가족으로서
다시 만나 화해하는 것입니다.
딸에게 토로한 것처럼 마약으로 목돈이 들어오지만,
결코 돈으로 살 수도, 얻을 수도 없는 것은 바로
'시간'이었지요.
" 다른 건 다 사도 시간은 못사겠더구나! "
그나마 그 시간이 그리 많지도 않다는 후회가 그를
엄습합니다.
또 하나는 모파상의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 속 마지막
구절처럼, '그래도 삶은 즐겁고, 즐길만하다'는 것이지요.
목숨을 내놓아야 할 위험한 미션에 그는 먹고 싶은 것
맘껏 먹고, 젊은 여인들 또한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약을 배달하면서도 그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목청껏 부르며 일상을 자적(自適)하지요.
그러다...고속도로 모텔의 한 음식점에서 얼은 그를
집요하게 쫓고 있는 베이츠 요원과 드디어 맞닥뜨리게
됩니다.
막다른 길목에 들어선 것만 같은 예감이었을까요.
결혼기념일을 까먹은 아들같은 베이츠에게 '오래
살어서 그다지 말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늙은 할배 얼은
고백어린 충고를 굳이 건넵니다.
" 가족이 제일 소중해요.
하지만 난 그런 기회를 날려 버렸지.
나처럼 살지 않길 바래요.
난 가족보다 일이 먼저였거든..."
손녀의 급한 전화를 받은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미션을 중단한 채, 병상에 누운 부인 곁으로 되돌아가
임종을 지킵니다.
이번만큼은 목숨이 걸린 '일' 이 아닌,
그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을 택한 것이죠.
비로소 얼은 부인과 딸에게 과거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고 진심을 전합니다.
" 집에서는 엉망이었으니, 밖에서라도 인정받는게
중요했어.
난 자비도, 용서도 받을 자격이 없어.
이 말은 꼭 하고 싶어,
정말 미안해! "
그리곤,
속절없이 죽어가는 아내에게 쓰라린 뉘우침의 말을
건넵니다.
“사랑해, 메리.”
“어제보다 오늘 더?”
“내일은 더..."
이렇듯,
가족들을 서서히 결속하게 만드는 것은 성찰과
회한만의 정서가 아닌 바로 경제적 지원이었던
셈이지요.
얼의 아내는 그를 다시 받아들이면서도 돈 때문은
아니라고 애써 얘기합니다만, 그저 반어적 표현일
뿐입니다.
아버지를 결코 용서하지 못하고 12년 간이나 외면해
오던 딸 또한 시나브로 그와 자리를 같이 하지요.
얼이 법정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구금될 때
가족은 농장을 잘 운영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얼이 마약을 운반해 번 돈과 그가 남긴 농장이야말로
해체된 가족을 다시금 맺어지게 한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이지요.
얼은 마약 운반책인 자신을 말그대로 사력을 다해
밀착 감시하는 마약 카르텔의 새파란 중간책
훌리오(이그나시오 세린치오 분)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의 자유를 즐기라’고 조언합니다.
" 이 일을 그만두게.
여기 사람들은 아무도 너에게 신경쓰지 않아! "
그러나 그의 말을 냉소적으로 되받아치는 훌리오.
그는 '당신이야말로 인생을 즐기다 지금 우리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지 않냐'고 비꼬아 대지요.
그렇게, 얼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노인 특유의 조언을
건넵니다만, 그들은 그의 말을 건성으로 들을 뿐,
한 귀로 흘려 버립니다.
결국 혼잣말이 돼 버리는 그의 도움말은 궁극적으로
얼이 자신을 향해 뱉어내는 허허로운 독백이 되고
말지요.
영화의 피날레...
카메라는 교도소에서 백합을 가꾸다 화면의 왼쪽
프레임 밖으로 벗어나는 주인공 얼을 잡아내며,
흘려버린 세월을 되돌리고 싶은 그의 감정선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습니다.
재즈에 심취해 1940년대 색소폰 제왕 찰리 파커의 삶을
스크린 < 버드 >에 옮겨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음악에 대한 조예는,
주제가 격인 토비 케이트의 'Don't let the old man in'를
필두로,
은유적이고도 의미 심장한 가사로 풀어지는
윌리 넬슨의 'On the road again' , 딕 플러드의
'Everything happens for the best',
그리고 행크 스노우의 'I've been everywhere' 와
더 스파이럴 스타케이스의 'More today than
yesterday' 등에 이르기까지,
절묘하게 편성된 OST로 귀를 즐겁게 해주며,
엔딩 크레딧 순간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지요.
- 李 忠 植 -
1. 영화 < 라스트 미션 > 예고편
https://youtu.be/wftbUzAEnb4
"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미국 영화계에서 대중을 가장
실망시키지 않은 인물이다. "
- 숀 펜 -
영화 < 라스트 미션 > 에선 마약 운반이 소재로
나오는 걸로 봐서 꽤 묵직한 느와르로 이어질 기세로
출발합니다만,
실제 극 중에서는 느와르의 무게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얼의 허허실실 유머처럼 편안하고
느긋하게만 여겨지지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시점에서조차 영화는 오히려
'화해'의 장면을 그려냅니다.
예단할 수 없는 관객들은 불안하고 초조할지 몰라도,
얼 스톤만큼은 그 순간 용서를 빌면서 세상 편안하게
보입니다.
그간 '폭력적인 심판자'의 < 더티 해리 > 시리즈를
비롯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영화들은,
늘 그 반대 편에서 반영웅적 인간의 고뇌를 역설적으로
담아내려 했습니다.
영화 < 그랜 토리노 >를 통해 담아낸 신경질적인
참전 노장 군인의 회한은 화면 속 히어로 이미지로
그려지는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를 사뭇 절묘하게
드러내주고 있지요.
오직 총으로만 '범법자(Outlaw)'들을 처단하던
이 상남자는 이제 총 없이도 악한들을 심판하는
경지에 다다릅니다.
10년이란 시간차를 넘어 발표된 작품 < 라스트 미션 >
에서 이제 구순이 된 클린트는 그가 일관되게 강조코자
하는 것을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셈이지요.
< 그랜 토리노 >에 비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어깨는 한껏 당긴 활시위처럼 더욱 굽었고, 피부는
쭈글쭈글해졌으며, 꾸부정한 걸음걸이도 영 힘겨워
보입니다.
바지는 헐렁한데다, 머리는 백발에 영락없는 노쇠한
꺽다리 할배이지요.
그러나 세상에 대한 조롱과 힐난은 여전하고,
깊게 팬 미간과 주름 속 시니컬한 표정에, 세상사
마뜩잖은 듯한 형형(炯炯)스런 눈빛은 살아서
번득입니다.
어느덧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머언 뒤안 길을
돌아와 영화 <라스트 미션>에 이른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는 오랜 연기인생 동안 지고 있었던 짐을 내려놓는
모양새이죠.
클린트에게는 < 더티 해리 > 못지 않은 인생의
이미지가 있으니 바로 셀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 < 황야의 무법자 > 시리즈였습니다.
시가를 고독처럼 씹으며 황량한 서부를 떠돌던
이 사내가 이제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인지요.
모든 걸 원없이 놓아 버린 영화 속 얼 스톤과 별반
다르지 않게 펼쳐지는 그의 연기는 노인이 됐음에도
주저함이 없어 보입니다.
주인공 얼은 지미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배우 제임스 스튜어트의 어투를 자주 흉내 내지요.
얼은 그와 마주하는 경찰 등 극 중 인물들을 통해
제임스 스튜어트를 제법 잘 따라한다는 말을 두 번이나
듣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얼이 흉내 내는 것은 스튜어트의
말투 뿐으로,
그는 평생 가족을 돌보는데 소홀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려 아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돈이 생기면 매춘을 하는
마초적인 면모를 애써 숨기지 않습니다.
주인공 얼 스톤의 행위가 분명 옳은 일은 아니지만
영화는 그의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 자체에 묵묵히
집중할 뿐이지요.
'모범적 자유주의이자, 보수주의자'인 감독 클린트는
영화 후반부, 최고의 갈등 상황 중심에 다름아닌
'가족'을 놓습니다.
그리고 이 가족중심의 이데올로기 설정을 통해
‘87세 마약운반범’이라는 희귀한 실화 위에
자신만의 화두를 솜씨있게 얹어놓지요.
하여,
이제 오래 사셔서 말조심 하지 않아도 되는
분들 만의 유머와 자연스러운 위안이 화면 속에
흔연스레 녹아들게 하고 있습니다.
무르익은 술이 더 맛이 나듯,
삶을 돌아볼 나이의 노인에게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히 되새겨주는 작품 < 라스트 미션 >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60년 영화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며 한국에서 지은 제목이지요.
'노새'보다는 나아 보이지만, 그래도 '라스트
(마지막)'라뇨...
2. 토비 케이트(Toby Keith)의
'Don't let the old man In'
https://youtu.be/yc5AWImplfE
3. The Spiral Starecase
- 'More today than yesterday'
https://youtu.be/HRNPppaIW6I
4. 애이미 블랙 (Amy Black)의 'Without You'
https://youtu.be/mF1YoZwTBlw
5. 킹 플래줘 (King Pleasure)의
'Moody's mood for love'
https://youtu.be/Y0XYZNx6854
6. 넬리 루처(Nellie Lutcher & Her Rhythm)
의 'Cool Water'
https://youtu.be/TpRb63Sm4L4
7. 행크 스노우(Hank Snow) 의 'I've been everywhere'
https://youtu.be/nwPDETH2Bn8
8. 딘 마틴(Dean Martin)의
'Ain't that a kick in the head'
https://youtu.be/Xb4P-MZMzJs
9. 로저 밀러(Roger Miller)의 'Dang Me'
https://youtu.be/pg9YGmmPX6w
10. 트레비스 트릿(Travis Tritt)의 'Country Club'
https://youtu.be/QRqHA5Q_5vs
11. 딘 마틴의 'Alla En El Rancho Grande'
https://youtu.be/KDqZGTa4aoI
12.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On the road again'
- Live at the US Festival, 1983
https://youtu.be/U52qN5MS6hw
13. 'Everything happens for the best'
- 딕 플러드(Dick Flood)의 노래
https://youtu.be/rAW69ksEOgs
- 빌리 홀리데이(Billy Holliday)의 노래(1939)
https://youtu.be/PjtWKiWHNxQ
첫댓글 컨트리 웨스턴 싱어 앤 송 라이터 '토비 케이트'의
그윽한 영감과 명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뜨거운
열정이 만나 탄생된 노래 'Don't let the old man in'...
마치 영화 '라스트 미션'을 위한 주제가처럼
절묘하게 자리하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더 이상 없다 라는
세간(世間)의 흘림 말을 보라는 듯이 뒤틀어대지요.
하여,
'오랜동안 살만큼 살아서 눈치 볼 필요 없는
한 구순 노인네'를 위한 찬가이자 그의 충고어린
독백의 노랫말 'Don't let the old man in'은,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진 바리톤의
중후한 음색에 실려, 자못 역설적이면서도
'오묘한 조화'의 울림으로 스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