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새벽두에 어머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병원에 입원하신지 열하루째 되는 날 돌아가셨다.
중환자실에서부터 무던히 들리지 않는 말씀도 하시고 뭔가를 잡숩고 싶어하시는 몸부림을
필담으로 적어신 "거담제거와 산소장치를 풀어다오. 그리고 집에가자."하시옵던 애원을
무시한채 불초소자는 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과 공모하여 묶어만 두었다.
폐렴이 발생하여 치료는 하였으나 워낙 약해지신 심폐기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세상에 없었다.
아침마다 산사의 명부전에서 기원하던 나의 예참도 넉넉하지 않았는지 몰라도
회복하심을 기대하는 나의 마음도 무참히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장례도 치렀다.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처럼 소상을 치르리라는 나의 생각은 형제와 자매의 전원반대를
뛰어넘지못해 49재 모시기로 하여 가까운 천불사에 모셨다.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비도 내린다.
밤에는 어머님 계시던 방에 불을 밝혀본다.
곳곳이 베어나는 회한과 아리함이 온몸에 스물거린다.
그냥 슬프다.
참 슬프다.
다시 올 수 없음이 더욱 슬프다.
오늘은 아흔두번째 생신인 유월스무여드레를 꼭 한달 앞에 둔 날이라
다가오는 생신때 바치려 사경했던 대보부모은중경이 빛조차 잃고 있어
나의 눈물이 내 눈 속을 떠나 쇄(碎)한 마음을 닮아 하늘에선 안개처럼 전변한 비가 내리고 있다.
" 만고죄인 고애자(萬古罪人 孤哀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