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보 비더버그
출연: 피아 디거마크, 토미 베그렌, 레나트 마머
귀족 출신의 젊은 장교 식스틴(Lieutenant Sparre: 토미 베르그덴 분)과 서커스단에서 줄타는 소녀 엘비라(Elvira
Madigan: 피아데게드 마르크 분)는 깊은 사랑에 빠진다. 전쟁의 혐오감과 무상함에 빠진 식스틴은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린 채 탈영하고, 엘비라도 부모와 서커스, 명성을 버리고 식스틴과 도주한다. 오염된 사회를 벗어나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신분 차이는 결혼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허락하지 않는다. 더우기 그들 앞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정열적이고 행복한 사랑을 간직한 채 사랑의 안식처를 찾아
두 발의 총성속에 사라진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작품 467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2악장 "안단테"
실화를 바탕으로 귀족 출신의 처자있는 젊은 장교 식스틴 스파레와 서커스단의 줄타는 소녀 엘비라 마디간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의 비극을 그린 작품. 이 영화 역시 <쉴부루의 우산>이나 <흑인 올페>와 같이 끝없이
아름답지만 끝내 결실을 이루지 못한 60년대 유럽 영화 속에 뭍혀져 간 러브 스토리의 하나였다. 이러한 숱한
유형들은 아쉽고도 회의적인 막을 내리면서도 저나름대로 되새겨 볼 만한 것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엘비라 마디간을 잊을 수 없는 것은 모짜르트의 음악 때문일 것이다. 라스트 씬에서 비록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시키겠다고 굳게 결심한 남자지만 차마 사랑하는 여인에게 방아쇠를 당길 수 없어 주저한다. 하지만
엘비라는 남자를 재촉한다. 모차르트의 사랑의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엘비라는 일어서서 흰나비를 잡으려고
들판으로 나간다. 엘비라가 흰나비를 두 손으로 잡는 순간 화면은 정지된다. 곧 이어서 한 방의 총성이 울린다.
잠시 뒤에 들려오는 또 한 발의 총성.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것은 5년 뒤인 72년, 서울의 중앙극장에서였는데,
이때 19만여 명의 관객이 다녀간 것으로 당시로서는 대단한 히트였다.
67년 깐느 영화제 여우주연상(피아 데게르마르크), 뉴욕 비평가협회 작품상, 골든글로브 작품상 수상.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중 수작으로 꼽혀도 좋을만한 영화입니다. 실화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점에서 더욱
그렇구요.. 제가 보았던 다른 사랑영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사랑에 대한 찬사가 들어 있는 작품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섹스피어 식의 닭살거리는 대사를 남발함으로 사랑을 보여 주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 합니다. (100% 정확하진 않습니다. 제 기억의 단편들이 잘 이어지질 않내요) 프랑스
해군 중위 식스틴은 몇년 몇월 몇일 어디 숲속에서 엘비라 마디간을 쏘았다. 이러한 자막과 함
께 영화는 시작합니다.
귀족 출신의 젊은 장교 식스틴(Lieutenant Sparre: 토미 베르그덴 분)과 서커스단에서 줄타는 소녀 엘비라
(Elvira Madigan: 피아데게드 마르크 분)는 서로 만나자 마자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도 그럴것이
피아더게드 마르크가 열연한 엘비라의 하얀 양산을 들고 줄을 타는 모습은 마치 비구니의 승무를 보는것처럼
단아하고 고귀 한 느낌을 주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수 있다는건 둘중에 하나 일겁니다.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이던지 아니면 장님 이던지요.
전쟁의 혐오감과 무상함에 빠진 식스틴은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린 채 탈영하고, 엘비라도 부모와 서커스, 명성을
버리고 식스틴과 도주를 하게 됩니다. 틀에 박힌 사회를 벗어나 순수한 자유 그 자체를 느끼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신분 차이는 결혼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허락하지않습니다. 그리고 식스틴은 탈영병의 신분이라
계속 해서 쫒기는 신세가 되지요. 더우기 그들 앞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기 시작합니다.
결국 엘비라는 식스틴에게 자기를 버리고 돌아가기를 부탁합니다. 하지만 차마 식스틴은 그녀를 버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엘비라는 식스틴의 전부가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을
찾게 됩니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그들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그 숲... 나비가 있는 숲속입니다. 가장
행복했던 곳에서 최후를 맞이 하고 싶은 생각이었을 까요?
사랑하는 엘비라의 관자놀이에 방아쇠를 당기려 하지만 끝내 못 쏘는 연인을 보고 어서 쏘라고 촉구하는
엘비라의 진정하고 눈물겨운 사랑의 말 .
그녀는 죽음만이 그들의 사랑을 영원히 유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총부리를 내린
연인에게 그녀는 순간 한없이 행복한 모습으로 나비가 날아오르자 저도 모르게 그 나비를 뒤쫓아갑니다..
그녀는 죽음도 모든 걱정도, 배고픔도 잊은채 갖가지 야생화로 뒤덮힌 들에서 한마리의 나비를 잡으려고
뛰어다닙니다. 그리곤 두 손으로 꼬옥 나비를 잡게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나비를 공중으로 두손을 들어
날려줍니다. 그때의 그녀의 모습! 영화지만 티없는 아름다움...한마리 자연의 나비와 똑같은 모습...그 순간에
연인은 그녀에게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녀는 바로 쓰러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웃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
진정 연인에게 끝까지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조각같이 응결되어 여전히 행복하게 웃는
모습으로 노란 나비가 되어 그녀의 연인 섹스틴에게 날아간다. 섹스틴도 그녀의 뒤를 따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때 영화의 줄거리보다는 아름다운 화면과 이쁜 여배우, 감미로운 모짜르트의 선율에
푹 빠져 버렸던 그런 영화 였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장면들은 하얀우산을 쓰고 줄타기 하는 모습, 다투고
난후 물에다가 "미안하오"라고쓴 종이를 띄워보내는 장면, 신발에 감추어둔 마지막 남은 동전 몇닢, 동전을
털어 산 크림에 산딸기를 "너 한입...나 한입..." 하며 듬뿍 찍어 먹여주던 모습, 배고픔에 못이겨 뜯어먹던
초록색 풀잎들, 그들의 마지막 소풍과 빵과 계란과 포도주 한병, 노란 나비 한마리, 그리고 울려퍼지는 마지막
두발의 총성...
특히 마지막 나비를 잡는 장면은 제가 알고있는 그 어떤 영화의 장면보다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그
나비를 잡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그 장면과 너무나 잘 어울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