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사격 경기에 이런 규정이?
사격경기 중 코칭 행위 금지!
야구를 시작으로 축구,농구, 배구 등의 인기 종목 외에 양궁, 탁구, 핸드볼, 레슬링, 배드민턴, 필드하키 등의 비인기 종목들의 감독, 코치진도 선수들에게 격렬한 작전 지시인 코칭 행위를 한다. 무슨 말들이 오가는지는 모르나 관중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기의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사격경기에서는 코칭행위를 할 수 없다. 아예 규정으로 금하고 있다. 처음 어길 경우엔 경고를 받고, 두 번째 적발되면 쥬리(수석통제관)로부터 선수는 2점 감점과 지도자는 경기장 밖으로 퇴장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안전에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기본욕구는 무엇이든 맞추는 것에 흥미와 쾌감을 갖는다. 더군다나 목표물의 정중앙 적중은 기분까지 좋게 해준다. 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격은 위협이 되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이다보니 사격 경기장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난다. 심판의 눈을 피해 감독, 코치들은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하기도 하고 학생들 같은 경우는 쪽지에 써서 심판을 통해 선수에게 전달을 하는 광경을 보기도 한다.
< 국제사격연맹 규정집 >
경기 중 두발 장전 사격?
사격경기에는 ‘표적당 초과탄’이라는 규정이 있다. 하나의 표적에 한발의 사격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격 후 표적지 교체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드물고, 실탄을 두발 장전하고 한 표적에 사격을 해서 표적에 두발이 맞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선수의 종목인 10M공기권총 종목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매번 하는 훈련에 길들여진 선수들이 그럴까라는 의문이 있지만, 반복적인 사격행위를 몰두하다보면 실탄(납탄)을 약실(실탄을 총열에 삽입하는 부위) 부위에 깜박 잊고 두발을 장전 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사격규정은 2회까지는 허용하나 3회부터는 2점씩 감점을 해 나가며, 남․여 구분 없이 어느 종목이든 해당이 된다. 원인은 긴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 표적에 맞은 두 발의 사격 점수 결과이다. 총의 원리가 공기(Air) 충전방식이라 한 발이 정중앙 10점에 맞았다면 다른 한발은 하탄방향으로 최하 5점까지 맞게 되는 경우가 나타난다. 1점으로 승부를 가리는 사격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간혹 두발이 모두 10점에 명중되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 일타쌍피(一打双翍)’의 경우다. 말 그대로 ‘행운(Lucky)’이다. 의도적으로 이렇게 될 수도 없고 또한 그래서도 안되지만, 어느 종목보다도 승부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사격에서도 이런 행운이 따라 주어야 할 때도 있다.
옆 선수가 쏴준 것도 내 점수로 인정?
이번 2012런던올림픽에서 또한 사격경기 진행 규정은 참가 선수 전체가 본선 경기를 한 후 본선 상위기록 8명을 결선 진출자로 선별하여 최종적으로 결승경기를 진행한다. 물론 방송은 결승경기를 위주로 한다. 점수 체계는 본선 점수를 기준으로 하여 결선 10발을 추가 합산하여 최종 메달을 가린다. 결승경기는 매 발당 75초로서 한발 만점이 10.9점으로서 한발 한발 종료 때마다 등위가 바뀌면서, 선수들은 현기증 나는 극도의 긴장과 답답한 숨을 고르면서 결승경기에 임하게 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마르코폴로 사격장. 50M소총 3자세 결승경기(올림픽 사격 15개 종목 중 남자소총 종목은 10M공기소총, 50M소총복사, 50M소총3자세 경기가 있음). 사격경기에 있어 가장 장시간의 본선 사격경기로서 경기시간만 3시간이다. 경기 규정에 의해 복사(Prone position), 입사(Standing position), 슬사(Kneeling position)의 자세 순서로 사격을 하며, 남․여 종목 동일하게 경기진행을 한다. 결승경기는 입사 자세로만 10발을 사격 후 최종 등위를 가리게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국의 매튜 에몬스 선수이다. 결승경기 진출 선수의 등위로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오스트리아, 4위 슬로베니아... 시사사격(연습) 7분이 끝내고 결승경기의 중반을 넘은 시점이다. 매튜 에몬스는 50M소총 복사 경기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한 후 2관왕을 준비하고 있었고, 미국에서도 축포의 기분에 젖어 있었다. 결선 2위로 올라서 6발째 역전을 시키고 3점차로 1위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상황. 우승 자리의 순위가 바뀔 수가 없는 확률... 이제 마지막 한발이 남은 10번째 발... 아! 그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도 없는 예기치 못한 장면이 연출이 됐다. 세상에 이런 일이!! 마지막 1발을 옆 선수 표적에 사격을 한 것이다. 에몬스 자신도 모니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항의까지 하였다. 결과는 당연히 0점으로 8위로 랭크가 돼서 결승경기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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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에몬스 선수의 0점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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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몬스의 점수는 0점이지만 3위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티안 플라너 선수의 표적에는 2발이 사격이 된 것이다. 더 큰 헤프닝은 정작 본인(플라너)이 사격한 점수보다 에몬스가 쏴 준 점수가 더 좋은 것이다. 이럴 경우는 상위점수를 우선하는 규정(의도적으로 다른 선수에게 사격하는 것을 막기 위함)에 의해 플라너는 메달에서 멀어지나 했더니 에몬스의 쏴준 점수를 갖는 바람에 동메달 획득을 했다. 여기서 매튜 에몬스의 이야기를 조금 더하고자 한다. 아테네올림픽에서의 50M소총복사 금메달획득과 50M소총 3자세 0점으로 인한 8위... 그리고 4년이 지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이다. 공교롭게도 아테네올림픽 때와 같이 50M소총 복사종목 은메달을 이미 획득한 상황... 50M소총3자세 결승경기에 결선2위로 올라 1위를 제치고 아테네올림픽과 똑같이 상황으로 금메달이 확실시 되고 있었다. 그러나 또 마지막 발에 4.4점(10.9 만점)이라는 훈련 때도 안해 봤던 실수로 인해 4위로 밀려 메달권 밖으로 나가 다시 한번 이 종목에서 악몽을 되살렸다. 아마도 하늘은 금메달을 여러 선수에게 주려고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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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에몬스가 마지막 사격 후 표적 전광판을 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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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Lee, Jong-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