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 "TV, 책을 보다"라는 텔레비전프로그램을 통해서 소개된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제목도 특이하고 그리고 스웨덴작가가 쓴 책이기에 뭔가 생소해서 호기심을 불러 일켰던 책이였다.
책으로 먼저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아끼던 고양이가 야생여우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에 복수하기 위해 폭약을 설치해서 폭파시키는 바람에
어처구니 없이 요양원 신세를 지게 된 알란!
그리고 요양원에서 알란의 100세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동안 알린은 안절부절 뭔가 불안함을 느끼고
결국엔 창문 넘어로 요양원 탈출을 시도한다.
돈이 되는대로 발길이 닿는대로 막연하게 여행을 떠나는데 뭔가 순조로와 보였지만
깡패(?)같아 보이는 남정네의 여행가방을 대신 잡고 있어주는데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알란의 일이 꼬이는 것인지 깡패조직단의 일이 꼬이는 것인지 알수 없는 그런 황당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알란의 어린시절부터 젊은시절 중년시절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영화는 특이하게(?) 흘러간다.
알란의 어린시절에는 폭탄을 제조하여 터트리는데 커다란 희열을 느꼈고 오로지 폭탄밖에 몰랐다.
스페인 내전 중에 폭탄터트리는 일에 실증을 느끼던차에 자신이 설치한 폭탄을 뒤로한채 지나가던 프랑코의 차를 세워
프랑코의 생명을 구하게 된다. 프랑코는 알린을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고 우정을 기약하는 그런 웃긴 시츄에이션이 연출되는가 하면
단순한(?) 원리로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게 되는 원자폭탄 발명에 큰 도움이 되는가 하면
스탈린이 원자폭탄 기술에 대한 비법을 알려달라는데서 괜히 프랑코를 구해준 이야기를 했다가
러시아 수용소에 끌려들어가서 아인슈타인도 아닌 아인슈타인과 닮은 얼빵한 아인슈타인의 동생을 만나게 되며
정말로 우연적이고 의도치않은 기회로 탈출하는 등등-
뭔가 아슬아슬한 삶을 사는 것 같아서 그런 현실속에서 알린은 아무런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듯, 매순간 아주 태연하다.
뭔가 얼빵해보이기도 하고 순순해보이기도 한다.
대신 교활하지 않으며 이기적이지도 않고 악착같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이상하게 의심하지 않는다. 그에게 많은 일을 맡기고 그렇다고 해치지도 않는다.
100세 노인이 된 알란이 여행을 하는 중간중간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이상한 일에 분명히 연루되는 것 같은데
그 이상한 일들은 그들 가까이 오는 것 같으면서도 비켜가고 참 희안한 흐름이 전개된다.
알란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도 뭔가 어리버리하다.
진심으로 바보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덤앤더머를 다시 본다는 느낌에 샴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영화의 전개와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는 무슨 영화를 본것인가?'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어설프게 내가 내 느낌점을 정리해보자면..
계산적이지 않으며 교활하지 않으며 있는그래도 흘러갈줄 아는 그런 순수한 ...
알란의 젊은 시절부터 100세가 되니까지 그의 인생은 아슬아슬한 일들 투성이고 한편으로는 아주 위협적이고 불행한 상황이지만
알란은 얼핏보면 아무생각이 없는 것 같아도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개의치 않는 것이였다.
오로지 폭탄을 좋아하는 이유로 역사적 정치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물이 되고
그렇다고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런 스펙따위가 전혀 대소롭지 않는다는 듯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사람들으게 이야한다.
더 웃긴것은 사람들은 그를 필요로 하며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는 돕는다. 도움이 된다면야-
그저 흘러가는대로 있는그대로의 자신을 보이며 그 시대와 환경에 그 자신을 맡긴다.
늘 자신만 옳고 남의 시선에 맞추는 포장과 스펙에 연연하며 남들과 다른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남들보다는 더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머리를 쓰고 상황에 순응못하는 그런 어리석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있는그래도의 자신을 받아들이되 흐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오히려 아둥바둥할 수록 일들은 꼬여갈 지언정 흘러가는대로 두는 것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에서 키팅선생(로빈윌리암스)가 학생들에게 전했던 "카르펜 디엠-현재를 잡아라"라는 메세지와
흡사한 듯하다.
즉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를 즐길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죽을 때까지 매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즐길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 다른 내일이 어떻게 보장될지 우리는 모르니까 말이다-
참참!!! 흘러가는대로 우리자신 충실하다보면 우리에게도 꼭 기회가 온다는 사실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