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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이랜드FC의 신인 미드필더 김창욱이 팀의 승격과 대표팀 승선을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데뷔골을 넣는다면 레니 감독님께 달려가 포옹하려고요. 2002 한일월드컵에서 박지성 선배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했던 것처럼요.”
K리그 챌린지 신생팀 서울 이랜드FC의 신인 김창욱(23·MF)은 벌써 골 세리머니를 생각하고 있다. 마틴 레니 감독은 김창욱에 대해 “마치 박지성을 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박지성을 재현한 골 세리머니는 자신을 뽑아준 레니 감독에 대한 감사의 뜻이다.
레니 감독은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지난해 10월 제주 전국체전을 찾았다. 거기서 생각지도 못한 선수를 발견한다. 동의대 김창욱이었다. 고려대와의 예선 첫 경기(0-1 동의대 패)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창욱은 체격(173cm 61Kg)은 왜소했지만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가며 미드필드를 장악했다. 그의 플레이에 흠뻑 빠진 레니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입단을 권유했다.
단 한 경기만 보고 결정했다. 김창욱도 많이 놀란 파격이었다. 레니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믿고 따라가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는 “감독님이 롤모델을 물으시더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 이니에스타라고 얘기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러면서 나의 장단점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더니 수비형 미드필더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진심 어린 조언에 믿음이 절로 생겼다”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김창욱은 자유선발로 이랜드에 입단했다. 지난해 12월 K리그 신인 선발 드래프트에는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참석했다. 그만큼 구단과 레니 감독이 그에게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갈 길은 멀다. 우선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김창욱은 “우리 팀엔 유독 미드필더가 많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최근에 영입한 베테랑 김재성(32)은 그에게 큰 산이다. 포지션이나 플레이 특성도 비슷하다. 하지만 김재성은 넘어서야 할 존재인 동시에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김창욱은 최근 김재성에게 앞으로 많은 가르침을 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곧바로 온 답장에는 ‘의지를 불태워 클래식으로 승격하자’고 적혀 있었다.
프로선수가 된 그는 이제 자신이 가족에게 보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첫 월급을 받아 가장 먼저 부모님께 선물을 드렸다. 부모님은 자신이 졸업한 중학교 축구부에서 식당일을 하며 아들을 키웠다. 김창욱은 항상 ‘얼른 프로가 돼 부모님께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품고 살아왔다.
김창욱은 이랜드의 승격과 함께 대표팀 승선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상비군만 오갔던 그에게 언남고 선배인 국가대표 김민우는 선망의 대상이다. “저도 민우 선배처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싶어요.” 마틴 레니 감독을 단숨에 사로잡은 김창욱이 꿈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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