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채워지지 않아 헐렁한 꼴망태를 들쳐 메고 벌판을 헤매는 마음과도 같이 완성을 갈구하며 이어왔던 시간을 지나 겨우 꼴 한 주먹 간신히 망태기에 담아 온 기분입니다.
여물을 배불리 먹이려면 아직도 베어야할 꼴이 많은데...
숫돌에 낫도 갈고 낡은 꼴망태도 기우면서 이 가슴에 존재하는 외양간의 송아지를 위해 바지런히 꼴을 베어 여물을 삶아야 하겠습니다. 훗날 황소가 되어 외양간이 좁아지면 새 외양간도 지을 것입니다.
시를 쓴다는 것에 번번이 아픔을 느낍니다.
가슴팍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토해내지 못하고 미완성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통증입니다.
그 통증을 감내하며 시를 짓고 또 아픔을 느낍니다.
그렇게 한 계단 오르기가 벅차 차마 습작의 울타리 밖으로 내보낼 수 없는 것들.
그럼에도 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권녕하 선생님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끄러운 졸작을 선택해 주심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약력
1964년 전남 장흥 생
현 농축유통신문 농산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