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구간(성산-왕산,성산-구정면계) 운행일지

[최승규(하늘동쪽)]

강릉읍면경계 제5구간(성산-왕산,성산-구정면계) 산행일지

1. 산 행 지

   대관령 - 제왕산 - 오봉저수지 - 새재 - 버들고개 - 칠봉산 - 남밭

2. 운 행 기 록 표

운 행 기 록 표(성산-왕산,성산-구정면계)
출발	대관령휴게소		날씨	맑음	최저	9.5	인원	총6명(남4,여21)		08. 10. 25
도착	구정면 남밭		강수	0	최고	19.1	종류	당일산행		최 승 규
통과지점	방위	해발 표고	지상 거리	전체 거리	도착 시각	출발 시각	휴식 시간	구간 소요	전체 시간	비고
대관령휴게소					7:30	7:43	13	13	13
능경봉임도	79		600	600	7:52			9	22
제왕산	55	841	2,700	3,300	8:38	8:48	10	56	78
582 무명봉	131	582	2,600	5,900	9:32	9:42	10	54	132
198 무명봉		198	1,875	7,775	10:41			59	191
새재	129	364	4,713	12,488	12:10	12:15	5	94	285
551 무명봉		551		12,488	12:43	13:40	57	85	370	중 식
605.6 삼각점	170	605	1,688	14,176	13:54			14	384
550 갈림길		550	1,350	15,526	14:20	14:30	10	36	420
283 무명봉	1	283	3,413	18,939	16:10			100	520
228 무명봉	42	228	688	19,627	16:20			10	530
버들고개	1	175		19,627	16:40	16:45	5	25	555
칠봉산		360	2,368	21,995	17:20			35	590
남밭			2,000	23,995	17:55			35	625
합  계				23,995					625(10시간25분)

3. 참가회원 명단(총6명, 남4명, 여2명)

   최승규(하늘동쪽), 권순철(달님), 박종명(신영정밀), 김용수(산악GPS), 최종숙, 김삼열

4. 조편성(하지않음)

  - 운영 : 대장 최승규

  - 사진 : 최승규

  - 회원 : 권순철, 박종명, 김용수, 최종숙, 김삼열

5. 중요지점 통과시간

  - 07:43 대관령휴게소 출발(날씨는 화장하나 기온이 낮아 귀가 시림)

  - 07:52 능경봉 임도 통과

  - 08:38 제왕산 정상 도착

  - 09:32 582무명봉 도착

  - 10:35 198무명봉 전 안부 도착

  - 10:41 198 무명봉 통과

  - 10:52 오봉저수지 옆 도로 도착

  - 11:25 새재입구 출발

  - 12:10 새재 정상 도착

  - 12:43 551무명봉 도착 중식

  - 13:40 중식 후 출발

  - 13:54 605.6 삼각점 통과

  - 14:20 왕산,성산,구정 갈림길 도착

  - 16:10 283무명봉 통과

  - 16:20 228무명봉 통과

  - 16:40 버들고개 도착

  - 17:20 칠봉산 360.8삼각점 통과

  - 17:55 남밭 도착

6. 산행후기

  금년초 일년동안의 산행계획을 세운 후, 읍면경계는 야영 3개구간, 당일 4개구간, 총 7개구간으로 나누어 진행을 하여 왔는데, 이번달, 마지막 남은 야영구간을 끝내고, 남은 두달동안 당일 2개구간을 하여 한해를 마무리 하려고 하였지만, 지난 6월부터 계획대로 진행을 하지 못하면서 이 달의 산행도 야영에서 당일로 급하게 변경을 하게되었다.

급히 변경한 이번구간은 성산-왕산, 성산-구정면의 경계로 능경봉 능선에서 시작하여 제왕산을 지나 오봉저수지를 가로질러 말구리재를 올랐다가, 다시 오봉저수지를 지나 매봉산 줄기능선을 따라 새재를 지나고 늘목재를 정점으로 구정으로 방향을 꺽으면서 계곡으로 떨어져 버들고개와 칠봉산을 지나 남밭으로 이어지는 경계를 산행하게 된다.

구간을 긴급히 수정한 후 이틀동안 지도를 살피는데 진행하여야 할 거리가 당일 산행으로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운행계획을 꼼꼼히 세워보는데도 산행시간만 10시간 이상 예상되지만, 시계와 읍면경계를 하면서 항상 계획과 어긋나게 만들었던 우거진 원시림이 또 얼마나 우리 발목을 잡으려는지 심히 걱정이된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구간은 마을과 멀리 떨어지지 않아 탈출로가 많다는 점으로 시간이 부족하면 탈출후 다음을 기약하기로 마음을 편히 갖기로 하였다.

출발 당일 약속장소에는 늘 함께하던 권순철, 박종명, 김용수회원님이 보이고 처음보는 여자분 두분이 보인다. 시간이 급하여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콜밴차량에 올라 구대관령휴게소(하)로 향한다. 단풍철 산꾼들의 대목을 노리는 상인들이 이미 휴게소 주차장에 포장마차를 설치하여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떨어진 기온으로 움츠린 몸을 따뜻한 포장마차 커피로 녹이며 새로운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장소인 능경봉 입구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출발지로 가는 동안 새로오신 회원님들이 산행시간과 난이도를 물어보는데, 박종명님이 먼저 걱정하지 말라며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대답을 하신다. 그 대답이 끝나자, 또 한 분이 ‘그런데 이 산악회는 왜 회원들이 많지 않냐’고 되물어오는데,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어, 곧 알게 되실거라는 말로 얼버무리는데, 장난끼 가득한 개구쟁이들의 얼굴로 서로를 바라본다.

첫 목적지인 제왕산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고 기념촬영을 한 후 다음 목적지를 향해 진행을 계속한다. 제왕산도 오랜만에 왔더니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것이 많이 변해있었다. 제왕산 아래 임도를 지나 조금 더 내려와 안부에 도착하니 대관령박물관과 오봉서원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고 우린 오봉서원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봉산 가기 전 582무명봉을 거쳐 오봉저수지쪽 능선으로 들어선다. 지도상으로도 길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사라진 등산로에 우거진 원시림이 방향 감각을 점점 마비시킨다. 30도 가량의 급사면을 네발로 겨우 내려가면서 안전한 쪽을 찾다보니 어느새 능선이 아닌 계곡의 바닥쯤에 거의 다달았고, 계곡을 따라 이어진 토끼길을 찾으면서 힘든 구간을 벗어났다.

지도상의 경계는 오봉저수지를 가로질러 말구리재를 올랐다가, 다시 저수지로 내려왔다가 매봉산의 줄기를 따라 가야하나, 말구리재의 절벽을 날아오를 날개가 없고, 오봉저수지의 중간을 가로지를 지느러미가 없어, 부득이 새재를 통해 경계능선까지 올라서 매봉산 방향으로 진행을 하기로 하였다.

힘겹게 올라 새재정상에 도착을 하니 벌써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다.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이 되었다고 고함을 치고 있지만, 오늘 산행중 가장 힘든 오르막을 앞두고 점심을 먹을 수 없어, 551무명봉에 도착하여 중식을 해결하기로 하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오르는데, 정말 무식할 정도의 급사면이다. 토끼길 정도의 좁은 등산로가 있는것은 다행이지만, 정비가 되어있질 않아 쌓인 낙엽이 윤활제 역할을 하며 진행을 방해한다. 어렵사리 정상에 올라 점심 준비를 하는데 처음 참석하신 여성분이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모른척하며 라면을 끓인다며 부산을 떤다.

점심 식사후 산행길은 비교적 등산로가 잘 나있어 무리없이 진행이 되고 있었다. 성산,왕산,구정면 3개면의 갈림점에 도착을 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왕산을 떠나 구정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지도상에 표시된 늘목재가 성산, 구정의 경계선을 따라 계곡으로 이어져있다. 지난번 늘목재를 찾으려고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당시 혹시 이곳이 아닌가 하고 지났던것을 권순철님이 용케도 기억을 해 냈다.

늘목재는 옛날 구정,성산과 왕산을 잇던 고갯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동안 교통의 발달로 인해 이용하는 사람이 점차 사라졌지만 아직 남아있는 희미한 흔적이 이곳이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늘목재라는 것을 알려준다.

늘목재에서 하산 도중, 힘들어하시던 최종숙 회원님이 무릎에 통증을 호소한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매번 가지고 다니다가 이번에는 별일없을것 같아 두고오면 꼭 그 장비가 필요해진다. 이번에도 무릎보호대를 두고 왔더니 말이다. 할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구급약품중 압박붕대를 꺼내 양쪽 무릎에 응급조치를 하고 진행을 계속했다. 조금 더 진행을 하였더니 차량의 통행이 가능한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를 따라 편안한 진행을 한다.

임도의 편안함에 취해있을때 앞쪽으로 봉우리 하나가 갑작스레 나타난다. 급히 지도를 살피니 넘어야 할 봉우리인데 임도를 걸으며 수다를 떠느라 잠시 잊었던 것 같다. 선두를 살피니 저만치 앞서서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급히 선두를 불러세우고 큰 소리로 ‘빽’을 외친다. 제일 앞서가던 권순철님이 또 손해를 보았다. 난 이미 알고있었다는 듯이 ‘왜 대장보다 빨리가서 빽을 하느냐’며 함께 웃는다.

해발 300정도의 봉우리인데 우거진 원시림을 헤치고 급경사를 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찬다. 어렵게 봉우리를 오르고 나니 모두들 많이 지쳐보인다. 그나마 나와 권순철님만 조금 나아보인다. 이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구정면 제비리와 성산면 산북리를 잇는 버들고개에 도착을 한다. 이곳은 차량의 통행도 가능한 곳이라 오늘 산행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차량을 부른다.

오늘 오봉저수지에서 새재마을, 구정 버들고개에서 교동택지 동사무소까지 차량지원을 아낌없이 하여주신 주철호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버들고개 부근의 야산에 산판을 하고 난 후 아직 정리가 되질않아 등산로가 없어져버려 한참을 원시림과 씨름을 하고나서야 버들고개에 도착을 했다. 시간은 이미 오후 5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계획상의 도착점은 남밭이나, 시간이 늦고, 회원님들이 많이 지쳐보여 이곳에서 정리를 하려다 남은 구간을 지도를 통해 확인하니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 구간으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마무리가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와 권순철님만 마무리를 하기로 하고, 차량이 도착하기전 먼저 칠봉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

칠봉산은 성산면 시가지에서 남쪽으로 바로 보이는 산으로 능선을 이용하지 않고는 산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급사면으로 이루어져있다. 시간에 쫒긴 우리는 휴식도 없이 계속하여 진행을 하는데, 대관령에서 내려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빗방울까지 날리기 시작하면서 더욱 발길을 재촉한다.

칠봉산 정상에는 마을주민이 설치한 나무의자와 그 끝에 윗몸일으키기도 할 수 있도록 줄이 묶여있는 모습을 보니 운동삼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것 같았다. 조금더 진행을 하였더니 대관령부터 강릉시내까지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곳이 나타난다. 혼자보기 아까워 잠시 사진촬영을 하고 하산을 하여 이번 구간의 마무리를 한다.

갑작스런 구간변경과 미숙한 진행에도 아낌없는 신뢰를 보여준 회원님들과 첫 참가 산행에서 너무 힘든 산행을 하신 두 분 회원님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아마 최종숙회원님은 이제는 강릉무궁화산악회의 회원들이 왜 별로 없는지 답을 스스로 아시게 되셨을 것이라 믿는다.

그 동안의 숙제로 남아있던 회원증원 문제는 노력으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시계종주를 할 때 대형버스에 많은 회원님들과 함께 하였던 기억과 다른 산악회의 많은 인원을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한 건 사실이다. 점점 참가인원이 줄어들고 있어 산악회 운영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으려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없지 않다. 또 금년의 읍면경계가 끝나면 내년엔 무엇을 해야할까?

수 많은 문제에 부딪치고 있지만, 작년부터의 산행은 평생 잊지못할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준 산행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무거운 배낭과 원시림이 남겨준 생채기, 힘들게 걸어온 길을 ‘빽’으로 되돌릴 때 나오는 한숨의 중독이 또 나를 유혹하고 있다.<끝>

[진혜성(상고대)]

산행후기를 읽는 것으로 산행을 대신하려고 하니, 심통도 나고 신세타령도 해 보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애만 타네그려, 산행후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