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춘헌 김명수
구름 처럼
바람처럼
약속없이 훨 날아서
보고싶은 이 곁에
살포시 앉아 보아라
가슴 활짝 열고
보고 싶었노라
만들어준 음식 먹고 싶었노라
함께있고 싶었노라고
구름이 돼서
바람이 되서
너에 곁에 있고 싶었노라
온 세상이
네 숨결 그대로라고
처음 처럼
춘헌 김명수
처음 처럼
살고 싶습니다
아쉬움은 남겠지만요
빈 그릇은
채워도 채워도
비어 이습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허허허 내려놓으면 될 것을
편안해 질 것을
성을 내고
아쉬워하고
그릇을 깨버리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한
몸짓이었음을 압니다
살아가면서 다시 채우겠습니다
처음처럼
그림자
춘헌 김명수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졌다는 것은 기적
당신 미소에
밝그래
당신 발자욱 소리에
도근도근
당신 목소리에
아련아련
심장이 멈출 때까지
너의 기억만 쌓여라
당신 그림자 따라다니는
미로는 길고깊어라
어머니
춘헌 김명수
어머니는 물이다
말없이 잔잔하게
흐를 뿐이다
어머니는 광풍이다
휘몰아 정신을 아찔하게하다가
한숨으로 덮는다
어머니는 문이다
일어나고 뒤틀리는 심사를
꼬옥 닫아주며 얼룩을 지운다
어머니는 이불이다
자식들 잘못은
덮고덮어 싹이 트게 한다
어머니는 하늘이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들어
해질녘 산쟁이 바라보며
내일을 꿈꾸신다
산쟁이는 우리마을 뒷 밭이 많이 있는 곳
가는 여인
춘헌 김명수
내 가슴에
꽃 그린 그려주고
누덕 가슴 기워주며
사무치게 하였으니
서로서로 위로하며
눈물 다리 건너가자
꿈은 채색되고
완성되는 듯도 하였으나
벌써 날아간다
어드메로 날아 가는가
정해진 곳 없으면
다시 돌아와도 되어라
바라보기만 하며
겨울 그림만 그리는 못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