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松臯宿九龍浦(동송고숙구룡포) / 石谷 李圭晙(석곡 이규준 1855~1923)

(葆光의 수요 시 산책 8) 同松臯宿九龍浦(동송고숙구룡포) 海灣爲岸小如江(해만위안소여강)鰲背青山對岀䨇(오배청산대출쌍)醝戶架岩連蟹市(차호가암연해시)漁燈隔樹有書窓(어등격서유서창)詩人乘興偏尋鷺(시인승흥편심로)蠻客慣顔不吠狵(만객관안불폐방)舟船夷夏交蹂地(주선이하교유지)故放高歌打瓦缸(고방고가타와항)- 石谷李圭晙(석곡 이규준 1855~1923) 『石谷散稿(석곡산고)』 송고와 함께 구룡포에서 묵다 바다 굽이 언덕 되어 작은 강 같은데자라 등에 푸른 산이 마주보고 솟아 있네바위 위에 얽은 주점, 해시(蟹市)에 이어지고숲 건너 어등(漁燈), 서창(書窓)에 비치누나시인은 흥취 일어 해오라기만 찾고남쪽 나그네 낯익어 개가 짖지 않네오랑캐와 중국이 뱃길로 오가는 지역일부러 항아리 두드리며 큰 소리로 노래 부르네- 권오민ㆍ남성우ㆍ김진경 역, 한의학고전DB(mediclassics.kr), 1981 **선생이 살았던 시절에도 구룡포는 항구로서 꽤나 번성했던 곳이었나 봅니다. 찾아오는 이들이 얼마나 많았기에 나그네를 보고도 개가 짖지 않는다고 하다니, 선생의 익살이 꽤나 즐겁습니다. 선생의 시에는 이 시 외에도 구룡포에 관한 시들이 여럿 보였는데 읽으면서 그곳이 어디일까 무척 궁금해집니다. 그때의 모습이 여전 남아 있는 곳이 있을까. 세월이 지나면서 세상이 변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끊임없이 찾습니다. 과거가 다만 과거가 아니어서일 겁니다. 과거가 곧 현재이기도 해서일 겁니다. 하면 지금도 미래의 언젠가는 과거가 아닌 현재가 될 수도 있으니, 현재가 미래에도 제대로 대접받는 현재가 될 수 있으려면 사는 모습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02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