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bulgyo.com%2Fpds%2Fnews%2Fphoto%2F107379%2F201011271290855547.jpg)
제24교구본사 선운사는 지난 11월22일 일주문 앞에서 6.25 한국전쟁 당시 선운사 등 산내 암자를 온몸으로 지켜 낸 김재환 전 고창경찰서 반암출장소장의 정신을 기리는 ‘선운사 수호 공적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민족정기ㆍ성보 수호 정신 기리자”
잦은 공비출몰 이유 선운사와 부속 암자
모두 불태우려는 軍의 소각계획 반대
자서전 ‘나의 일생’ 통해 뒤늦게 알려져
6.25 한국전쟁 당시 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법만스님)를 온몸으로 지켜 낸 김재환(85) 전 고창경찰서 반암출장소장의 정신을 기리는 ‘선운사 수호 공적비’ 제막식이 지난 11월22일 선운사 일주문 앞에서 거행됐다.
이날 제막식에는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을 비롯해 도솔암 주지 종고스님, 이강수 고창군수, 류선문 고창경찰서장, 송영래 고창문화원장 등 주요 인사와 김재환 옹과 그의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공적비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 12월 중순 잦은 공비출몰을 이유로 선운사와 부속암자인 참당암과 도솔암, 동문암, 용운암 등을 모두 불태우려는 군(軍)의 소각계획에 반대, 사찰을 수호한 김재환 옹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자 마련됐다. 당시 고창경찰서 반암출장소장이었던 김 옹은 “내 관할은 내가 지킬 테니 제발 선운사 소각작전만은 철회해 달라”며 군부대를 찾아 간곡히 부탁, 군의 소각작전을 백지화시켰다.
고창문화원서 감사패…
숭고한 정신 새김돌에 …
소백산과 노령산맥으로 둘러싸인 선운사는 지형이 험준해 공비들의 본거지로 활용됐으며 치안상태가 혼란스러워 공비토벌에 애를 먹던 상황이어서 당시 그의 소각만류는 군 당국으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 옹은 공비토벌을 위해 귀중한 문화유산인 절 건물과 불상, 조형물들 훼손할 수 없다고 판단, 군부대의 소각계획을 끝까지 반대했다. 이같은 사실은 김 옹이 지난 1963년부터 써온 일기형식의 자서전 <나의 일생>을 통해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1993년 공개된 이 자서전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 공로로 김 옹은 그해 고창문화원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김 옹은 1961년 이리 역전 파출소장을 끝으로 퇴임했으며 현재 고향 부안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다.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은 “급박한 전쟁 상황에서도 민족의 정기를 지켜 낸 김재환 옹의 숭고한 정신을 작은 새김돌에 담아 기리고자 한다”며 “문화재와 선조의 얼을 생각하는 애뜻한 마음을 우리 모두 가슴깊이 새기자”고 말했다.
이강수 고창군수는 “공적비 건립을 계기로 소중한 문화유산과 숭고한 뜻이 온 누리에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류선문 고창경찰서장도 “선운사를 지켜낸 김 소장의 책임감 있는 치안활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우리 경찰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주민과 소통하는 경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운사는 서기 577년(백제 위덕왕 24년)에 창건된 이래 동양최대 미륵석불인 동불암 마애석불(보물 200호)과 대웅보전(보물 279호), 삼존불(지방문화재 28호), 신중탱화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은 이날 강경량 전북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공적비 준공에 대한 감사패를 받았다.
전북지사=진재훈 기자
[불교신문 2676호/ 12월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