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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tty Images 멀티비츠
식품 7만개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무엇인가를 먹으면서 지낸다. 정확하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먹는다. 그만큼 음식은 중요하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먹을거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덩달아 고민도 생겼다. "이 많은 식품 중에 정말 몸에 좋은 건 뭘까?" 세계적인 명문 예일대학교의 그리핀 예방연구센터(Yale-Griffin Prevention Research Center)가 고민을 덜어줄 해결책을 내놓았다. 새로운 식품 영양가치 측정 시스템인 '영양 평가 시스템(Nutritional Scoring System)'을 개발, 선보인 것이다.일명 뉴발(NuVal, Nutrition Value)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부터 단백질·지방·나트륨·콜레스테롤 등 각종 영양소와 각 영양소의 건강학적 및 질적 가치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계산해준다. 현재까지 총 7만여개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를 1점부터 100점까지 점수 매겼다. 평가 결과 키위를 포함한 과일과 다양한 종류의 녹색 채소가 100점 만점을 획득하며 건강식품으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키위는 식품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러트거스 대학(Rutgers University)이 발표한 최고의 과일에 꼽힌 바 있다. 한마디로 식품의 왕중왕(王中王)인 셈이다. 키위의 비밀을 소개한다. 나머지 100점짜리 식품에 대해서는 5면에 따로 기사를 마련했다.
◆여성의 미용을 위한 그린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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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스프리 제공
골드키위가 아이들을 위한 과일이라면 그린키위는 여자를 위한 과일이다. '여성을 위한 초록빛 처방전'이라고 불리는 그린키위는 여성들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챙길 수 있게 도와준다. 우선 다이어트에 좋다. 100g이 채 안 되는 그린키위 하나에 각종 단백질과 무기질, 풍부한 섬유질이 함유되어 다이어트 시 빠지기 쉬운 영양 불균형을 막아준다. 바나나와 비슷한 양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공복감을 해소해주고, 다이어트 시 걸리기 쉬운 변비 해소에도 좋다.
특히 키위는 GI(혈당지수) 수치가 35로 매우 낮은 식품이다. GI란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 탄수화물이 당으로 바뀌어 몸에 흡수되는 속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GI가 낮은 식품일수록 혈당을 천천히 높이면서 지방을 쉽게 소모하도록 돕고 적게 축적해 체중 조절에 그만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키위 다이어트 열풍이 불어 '키위 스키너트(skinet)'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스킨케어(skin care)와 다이어트(diet)의 합성어로 하루에 키위 1~3개를 먹으면 스킨케어와 다이어트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영양불균형으로 인해 푸석해지는 피부인데 그린키위는 그걸 방지해 준다. 그린키위에는 비타민E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 재생과 미백효과를 돕는다. 또 그린키위에는 장 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변비를 개선해 몸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고, 검버섯·주름·잡티 생성을 막아주는 성분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한 골드키위
골드키위는 아이에게 특히 좋다. 골드키위에는 오렌지의 2배에 달하는 비타민C, 사과의 6배나 되는 비타민E, 과일 중 가장 풍부한 엽산 그리고 칼륨·칼슘·인 등의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서양에서는 감기나 잔병치레가 많은 아이들이나 늘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의사들이 키위를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면역력 증대 효과가 좋아 감기를 달고 사는 꼬마들에게 좋고, 수험생을 비롯한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 및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열대과일의 달콤새콤한 맛이 아이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장점이다.
그린키위 나무에 새로운 키위 종자를 접붙이는 자연적인 방식으로 개량된 골드키위는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매우 이로운 영양 보충제이기도 하다. 임산부들은 임신 이전 4주부터 임신기간 13주 동안(약 4달간)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는 데 필수인 엽산 보충제를 처방받아서 먹는다. 그러나 뉴질랜드 임산부들은 엽산 보충제 대신 엽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골드키위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드키위는 또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글루탐산과 아르기닌을 포함한 다양한 아미노산과 뇌 발달과 폐 기능 향상에 효과적인 식물성 성장 호르몬 이노시톨을 함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가 명석한 두뇌와 큰 키를 갖길 바라는 모든 부모의 욕심을 채워주는 과일이다.
예일대학교 그리핀 예방연구센터(Yale-Griffin Prevention Research Center)가 내놓은 새로운 식품 영양가치 측정 시스템인 뉴발(NuVal, Nutrition Value)의 특징은 영양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 수치화했다는 것이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식이섬유·비타민·칼륨·칼슘·철분 등 건강에 이로운 영양소는 분자로 간주되며, 포화지방·트랜스지방·나트륨·콜레스테롤·당류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물질은 분모의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즉 해당 평가 식품에 인체에 이로운 영양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점수가 높게 나오게 된다. 유해물질의 수치가 많으면 많을수록 뉴발 점수가 낮게 나와 영양학적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현재까지 뉴발 시스템을 통해 영양학적 가치를 1점부터 100점까지의 점수로 환산받은 식품은 총 7만여개. 그 결과 과일과 녹색 채소류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높았다.우선 과일 중에는 키위와 함께 블루베리, 살구, 오렌지, 딸기가 '100점 만점에 100점'으로 1위 식품에 올랐다. 녹색 채소류 중에서는 아스파라거스·브로콜리·시금치·양배추·콩이 역시 100점으로 최고 식품에 꼽혔다.
과일·채소와 더불어 점수대가 높은 제품은 우유였다. 무지방 우유는 100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두유는 제품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90~82점대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방이 포함된 유지방 우유도 81~77점대였다. 반면에 라떼우유(40점), 초코우유(24~36점), 딸기우유(23점), 바닐라 셰이크 우유(12점) 등 첨가물이 들어간 우유는 인체에 좋은 영양소보다 유해한 요소가 많아 점수가 낮았다. 서구에서 식사 대용으로 즐겨 먹는 시리얼도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점수대가 높은 식품군은 해산물이었다. 그중에서는 흰살생선(89점)과 연어(87점)가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참치·넙치·메기·대구·농어 등은 82점으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가을부터 봄까지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굴 역시 81점이란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육류는 다른 식품군에 비해 점수가 낮았다. 우리에게 낯선 양고기 신장(53점), 악어고기(51점), 칠면조 가슴살(48점)이 그나마 높은 편이었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 닭 가슴살도 39점에 불과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각종 부위별로 점수 차가 나긴 했지만 대부분 30점대 전후였다. 특히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의 점수는 25점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식용유는 점수가 상상 이상으로 낮았다. 가장 좋다는 토마토 올리브유도 34점에 불과했다. 호두유·마늘유·캐놀라유·아보카도유는 20점대에,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올리브유와 포도씨유는 10점대에 머물렀다. 아이들의 군것질거리인 쿠키와 스낵의 성적도 대부분 50점 미만으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