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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四 章
설궁(雪宮)속의 뜨거운 밤.
일순,
무엇인가 허공을 응시하던 사사린의 몸으로 불정(佛精)이 스며들고
전신에서 갑자기 칠채성광이 뿜어지는 것을 본 단리운혜...
그녀의 추수같은 봉목(鳳目)이 휘둥그래졌다.
그럴 수 밖에...
그녀에게는 파라천령투광안도 없었고
사라천기문자도 보이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든 현상이 갑작스런 우연으로 보일 수 밖에..!
깜짝 놀라는 순간 이미 칠체성광은 천불지존각을 휘감고 있었다.
쓰쓰쓰- 쓰! 푸스-스스!
잠시 후,
칠채섬광이 사사린의 몸 안으로 갈무리되고 사사린이 눈을떴다.
금광(金光)은 이미 간데도 없이 사라지고
사사린의 호목(虎目)은 담담해져있었다.
헌데,
자세히 보니 감은 동공 안쪽 깊숙한 곳에
칠채성광이 은은히일렁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새로운 기우를 얻으셨군요.. 축하해요!"
단리운혜의 만월같은 해사한 얼굴에는
마치 자신의 일인 듯 환희가 감돌았다.
"그렇소 누님!"
단리운혜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보며
사사린도 티없이 맑은 웃음을 보냈다.
사사린과단리운혜...
지난 십 일 동안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가까와졌다.
혜천성녀(慧天聖女) 단리운혜(端里雲慧)가 어떤 여인인가?
하늘초차 시기할 중원(中原) 최고의 지혜를 지닌 여인이 아니던가?
이제까지 그누구에게도 의지할 필요가 없었던 여자이며,
바로 그녀에 의해서야
겨우 존망이 위기에 빠진 정도(正道)가
최후의 불꽃을 유지할수 있었으니..
헌데지금..
단리운혜는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듬직한 사내의 곁에서
보호받고있다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내에게 보호받는 기쁨..
그것은 여인만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며
아무리 강하고 뛰어난 여인이라도
한 번느끼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락(至樂)인 것이다.
(이 분...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해!)
사사린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는 단리운혜는 내심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최소한 지혜에서는 나를 따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더니..!)
단리운혜는 가슴 저 밑에서 알 수 없는 열기가 은은히 치솟아 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분홍빛으로 찬연한 사랑이었음을
그녀 자신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니...
(아아.. 저 분의 대해 같은 가슴에 푹 파묻힐 수만 있다면..
어머!내가 무슨 망측한 생각을...!)
순간...단리운혜는 화들짝 놀라며 목덜미까지 새빨개졌다.
그 순간에도가슴을 손으로 살포시 누르며
사사린의 얼굴을 훔쳐보는 그녀의 눈(眼)..
헌데,
때마침 사사린도 그녀의 얼굴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단리운혜는 그만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 어린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그녀의 옥용은 잘 익은 사과빛으로 물들어 어쩔 줄을 몰랐다.
(후훗! 정말...사랑스런 여인..)
사사린의 입가로 평안한 미소가 감돌았다.
뇌정마찰에서 고독하게 범황삼천종만을 알며 자라온 사사린,
부모인 동시에 친구였던 범황삼천종의 죽음은
사사린에게 너무도 거대한 충격이었다.
금붕쌍미려(金鵬雙美麗)로 추앙받는절세의 미녀들인
화라와 나나를 만났어도 풀어지지 않았던 응어리...
헌데,
단리운혜와 단 십 일 간의 생활에서
해빙기를 맞이한 얼음처럼 녹아들고 말았다.
누나 같은 따스함..
어머니 같이 자상한 단리운혜의 부드러운손길..
사사린은 단리운혜가 옆에 있어 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푸근함을 느끼고 있었다.
(후훗! 어떤 때는 저 예쁜 가슴 속에 얼굴을 파묻고 싶었지..)
사사린은 붉게 물든 단리운혜의 목덜미를 바라보며
한 없이 푸근한 느낌에젖어들었다.
문득, 슥..! 사사린이 단리운혜의 뼈도 없는 듯
부드럽고 통통한 교수를 잡았다.
"누님...!"
"사린...!"
남과 여.. 아무도 없이 한적한 이곳,
더구나, 남자와 여자는 피끓는 청춘이었다.
허나, 두 사람은 다 천고(千古)에 다시 없을 지혜와 이성을 지닌
기재들이 아닌가?
그들은 인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누님은...정말 아름답소!"
"아이... 사린은..."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고 부끄러워 하는 단리운혜..
사사린은 부드럽게그녀의 두 볼을 감싸며 대소(大笑)를 터뜨렸다.
"하핫! 나갑시다! 새로 얻은 것을 보여 드리겠소!"
단리운혜가 기대감 어린 눈초리로 사사린을 우러러보며
앵두 같은 입술을 달싹거렸다.
"대체...무슨 기우(奇遇)를 얻으셨기에...?"
"하핫! 보시면 압니다."
사사린은 장난을 주체지 못하는 어린 악동처럼 힌 눈을 찡긋했다.
휘- 이-잉! 휘-이이- 이이! 눈(雪).. 눈(雪)..
가이없이 펼쳐져 있는 눈부신 은세계...
뼈를 애일 듯한 만년빙풍이 천지(天地)를 휩쓸 듯 불고 있다.
사사린은 단리운혜의 손을 따스하게 움켜쥔 채 태산같이 우뚝 서 있었다.
헌데,
"으응...?"
사사린의 눈에 기광이 스치며 서천(西天)을 직시했다.
휘-이이-이잉!
서천의 아득한 먼 곳,
대설풍을 뚫고 무엇인가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그것은 처음에는 작은 점이더니 점차 확대되며 다가오고 있었다.
오오..그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어멋! 저기에..."
남천(南天)을 바라보던 단리운혜가 뾰족한 교성을 터뜨렸다
남쪽만이 아니었다.
동천(東天), 북천(北天)에서도
똑같이 인영(人影)이 날아들고 있지 않은가
점은 점점 확대되며 분산되고 있었다.
열(十)..백(百)..오오... 일천(一千)!
천불지존각을 그물처럼 옭아매며 사방에서 다가드는일천 신비인..
대체,
"으음... 하나같이 천비사혈신만한..고수들이군!"
사사린이 침음성을 삼켰다.
오오..그럴수가? 천비사혈신(天秘四血神)!
중원에서도 백위 안에 드는 절정고수들이 아닌가?
헌데, 그들 만한 고수자들이 일천이나 되다니..
단리운혜는 옥용이 새파랗게 질려 그만 사사린의 등뒤로 신형을 숨겼다.
천하제일재녀인 그녀도 이 순간만큼은
한 남자의 보호를 갈구하는 여자일 뿐이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쐐-애액! 스스스.! 일천 인! 그들은 모두 승려들이었다.
흡사 금빛 광구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금광에 휩싸인 채
백장 이내로 다가온그들은 일시에 손을 쭉 뻗었다.
순간, 콰우우우-우우웅! 콰콰콰콰-!
오오.. 거대한 강기(彊氣)의 해일이여!
동서남북 사방에서 천비사혈신만한
절정고수들 일천 인이 일으키는 역도(力道)는
이미 인간의 힘이 아니었다.
천 년 동안 잠자던 화산이 그 동안 모았던 모든 힘을
일시에 대폭발 시키듯 엄청난 대파멸의 역도(力道)!
일천금라승인들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것은 생각지도 못햇던 대위기였다.
"으음..!"
사사린은 그들이 백 장 박에 잇음에도 불구하고
전신이 터져나갈 듯한 충격을 느꼈다.
단리운혜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이때 문득,
"후후.. 인간을 상대로 무공을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사사린의 입가에 스산한 살기(殺氣)가 어렸다.
이어, 스- 윽!
사사린의 신형이 허공 일 장 위로 둥실 떠오르더니
두 손이 합장하는 자세로 마주쳤다.
일순, 츠- 츠즈...! 쿠와아-아아!
사사린의 전신에서 칠채성광이 분출되더니
순식간에 십 장 방원을 뒤덮었다.
단리운혜는 칠채성광에접하자
이제까지의 압력이 모두 사라짐을 느꼈다.
이때,"하핫! 누님 보싶시요! 지상최강의 대파멸무공(大破滅武功)을..."
사사린의 호쾌한 대소가 뇌성벽력처럼 터지고,
"사(沙)...라(羅)...금(金)...륜(輪)...천(天)...불(佛)..강(彊)!"
츠츠츠츠-!
사사린의 정수리에서
직경 일장(一丈)이나 되는 거대한 금륜강이 솟구치고,
푸- 화악! 불꽃이 작열하듯 금륜강이 폭발했다.
순간,고오오오오오오오- 우우웅! 오오갈라진다.
하나의 대금룬강이 두 개, 세 개, 네 개, 여덟 개...
급기야, 일백 팔개로 갈라지며 천지를 휘황한 금광으로 물들였다.
금륜천하(金輪天下)!
방원 백 장 이내가 완전히 금륜강으로 뒤덮엿다.
순간, 콰--콰콰-콰쾅! 콰르르르-르릉!
대파멸폭음!
혼돈천하의개벽대폭음이 이러할까?
천지종말의대파멸음이 이러할까?
지상 최고봉이라는 성모봉(聖母峯)이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만년빙지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균열되는 천지파멸의 대격돌!
"크...흑!"
"아...미... 타...불..우욱!"
쿠-쿵! 쿠-웅!
잠시 후. 장내는 폭설과 굉음이 가라앉고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아아..보라!
방원 일천 장이내가 완전히 초토화되어 버렸으니...
그들의 격돌에 백 장 높이의 천불지존각마저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신비의 일천 금라승인,
그 들은 모조리 일백 장씩 날아가 눈 속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 중에는 성한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헌데...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는 그들의 표정에는
기이하게도 패배자의 분함이나 격노의 기색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어찌된 일인지 그들에게는 기쁨과 환희의 표정이 어려 있으니...
그렇다면,
이들은 패배한것을 오히려 즐거워 하고 있단 말인가?
*
사사린은 오연히 대지를 발고 우뚝 섰다.
그의 입가로는 가느다란 핏줄기가흐르고 안색은 밀납같이 창백했다.
아마도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없으리라!
허나, 사사린은 그에 아랑곳도 않고 사방을 둘러 보았다.
이때, 그의 눈가로 가볍게 스치는 경이의 눈빛!
"사라..금륜...천불강! 이 정도일 줄이야..!"
사라금륜천불강(沙羅金輪天佛彊)!
벽력천마왕(霹靂天魔王)이 사사린을 죽이려고 던진
벽력굉천뢰는 오히려 그에게 절대의 천복(天福)을 안겨다 준 것이다.
천녀불정을 얻어 천하만불대조종(天下萬佛大祖宗)이 되었고,
사라금륜천불강(沙羅金輪天佛彊)이라는
가공할 초절무예마저 터득했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
사사린이 사라금륜천불강의 엄청난 위력에 감탄하여
망연히 사방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문득, 스슷..!
여덟명의 승인이 나타났다.
피투성이가 된 그들은
자신들의상처에는 아랑곳도 없고 입을 열었다.
"과연... 천불지존이십니다!"
"아미타불..천불지존이시여..."
여덟 승인은 격동하고 있었다.
하나,
사사린은 의아할 수 박에 없었다.
그것을 보며 한 승인이 앞으로 나섰다.
눈같이 하얗고 탐스런 은염을 가슴까지 드리운 팔순 가량의 노승..
두 귀는턱까지 축 늘어질 만큼 커다랗고,
팔순 나이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대추빛이었으며
어린애처럼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두 눈은 너무도 맑고 깨끗해 마치 투명한 유리구슬 같았다.
온몸에서 은은히 번져나는 인자한 노승의기도..
진정 노승은 세사(世事)를 초월해 득도한 환불(渙佛)이었다.
"아미타불..일천사라천불군(一千沙羅天佛軍)이
천불지존(天佛至尊)을 뵈오이다!"
"아미타불...천불지존을 배알하나이다!"
"천불지존(天佛至尊)이시여...!"
노승을 필두로 일천승인들이 우렁차게 사사린을 향해
합장배례 하는것이 아닌가?
"일천사라천불군? 이들이 왜....?"
사사린이 당혹스런 표정을 보이자 은염노승이 합장하며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소승은 사라대선승이라 합니다. 지존."
"대체..나를 이유도 없이 공격하더니..이제는 지존이라니.?"
"의문이 많으실 줄 압니다.."
사라대선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비사(秘事)...
지상최고봉인 성모봉 위에서
사라대선승에 의해 밝혀지는 천년비사(千年秘事)는 이러했으니..
천불애.
그 기원은 이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사라천불종에 의해
환우의 마(魔), 사9邪), 요(妖)를 척멸키 위해 세워진 천불애...
허나, 사라천불종은 열반에 들기 직전에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야심! 인간의 본능속에 잠재되어 있는 대야망의 불길은
없앨 수 없음을 깨달앗던 것이다.
자신이 만든 천불애가 종국에는
천하패권의 다툼 속에 휘말릴 것을 에견한 사라천불종.
그는 당시 자신을 따르던 일천항마천불단의 고승들과 함께
성모봉위에 천불지존각을 세우고,
천불지존각에서 그들과 함께 열반에 들고 말았다.
그리고는 일천항마천불단의 후예들로 하여금
천불지존의 왕림을 기다리게 하였으니..
그들이 바로 일천사라천불군인 것이다.
천년불정을 얻어 사라금륜천불강을 연성하면
칠채금령대성광이 일백 장을 휘감을 것이며,
일천사라천불군은 그가 진정한 천불지존인지를 시험해야 한다.
결국..사사린은그들을 물리쳤고 천불지존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아미타불...이들은 소승의 사제들입니다."
사라대선승이 자신의 주위에 둘러 선 일곱 승인을 소개했다.
팔대무적천불(八大無敵天佛)!
사라대선승(沙羅大仙僧)!
천기뇌불(天機腦弗)!
벽력천승(霹靂天勝)!
마마대존불(魔魔大尊佛)!
무적패불(無敵覇佛)!
유리성모니(琉璃聖牟尼)!
야불(夜佛)!
혈요니(血妖尼)!
지난 이천 년 간 오직 한 방면으로 대를 물려오며 발전시켜온
파천의 최절정고수들...
"으음...!"
이때, 문득, 사사린의 신형이 휘청했다.
"사린!"
단리운혜는 깜짝 놀라며 사사린을 부축했다.
그녀의 봉목에 가득 고이는 이슬방울...!
(아아! 나를 보호하시려고..무리하게 공력을 사용하셨어!)
사사린이 수심에 잠긴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다.
"걱정할것 없소. 누님."
이때,
"지존께서 피곤하시다! 이놈들아. 빨리 집을 지어라!"
무적패불(無敵覇佛)!
일 장에 달하는 거구를 흔들며
그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가?
"집?"
사사린과 단리운혜의 눈에 의혹이 어렸다.
천기뇌불,
오척단구에 보통 사람들보다 두 배가 넘는 머리를 가진
일천사라천불군을 이끄는 최고지자...
허나, 두 눈만큼은 잔잔한 대해를 보는 듯 유연하기 그지 없었다.
얼핏 보면장난기가 가득한 소년같이 보이는 그가
머리를 뒤뚱뒤뚱 흔들며 말했다.
"흘흘! 인간이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것은 아득한 태고적 부터 입니다.
집이란 자고로 가까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질을 사용하는 바..."
"하지만 이곳에는 눈(雪) 밖에..."
사사린의 고개가 갸우뚱했다.
"흘흘! 바로 그 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든 사사린의 눈이 경이의 빛으로 물들었다.
보라!
눈의 궁전.
일천 인의 손으로 일시에 만들어지고 있는
가히 신기라고 할 수 밖에 없는현실...
한쪽은 눈을 바위보다도 단단하게 뭉쳐 거대한 벽돌을 만들고,
일부는 그것을 옮긴다.
몇몇은 빙벽을 수강(手彊)으로 두부 썰 듯 쪼개고
십이연화불(十二蓮花佛)을 금강지(金剛指)로 조각하여 운치마저 살리니.
일천의 무적 고수들은 한 식경만에 기적을 창출해 냈다.
대리석을 빛은 듯 새하얀 눈의 궁전..
빛을 받아 반짝바짝 빛나는 궁전은 신비기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미타불. 지존께 바치는 첫번째 에물이외다."
"흘흘! 황제라도 이런 곳에서 신방을 차리지는 못했으리라!"
"아무렴!"
팔대무적천불이 각기 한 마디씩 짓굿은 언사를 던졌다.
"아이...!"
그 바람에 단리운혜의 옥용은 그만 도화빛으로 물들고 말았다.
그러면서도,내심 그들의 말이 싫지 않은 이유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람이 많다 보면 별별 재주를 가진 인간들도 다 있다지만
이것은 너무도 어이가 없을 지경이 아닌가?
섬뢰비천승(閃雷秘天僧)!
일생을 경공에 미쳐 보냇던 그가 잠시 사라졌다 나타나더니
백호피 가죽을무려 열 장이나 가져다 눈의 궁전에다 깔아 놓았고,
천약대활불(千藥大活佛)이라는 괴의(怪醫)는
온 대설산(大雪山)을 뒤져 숱한 기약, 영초를
잡초처럼무더기로 쌓아 놓았다.
구지설연초 (九枝雪葉草)!
설담화(雪曇花)!
빙령설련실(氷靈雪蓮實)!
주광승(酒狂僧)이라는 주정뱅이 파계승은
설인(雪人)이 먹는다는
전설의 설정빙로주(雪精氷露酒)를 훔쳐왔고..
*
밤, 침실..
폭신한 백호피 위엔 안색이 창백한 사사린이 누워 있었다.
일천대 일,
사사린은 일천 명의 최절정 고수들의 합공을 막아내긴 했으나
내상이 심각했다.
단리운혜는 사사린의 옆에서 정성스럽게 간호하고 있었다.
그런 단리운혜를 바라보는 사사린의 눈..
뜨거운 사랑의 불길이 담겨 있었다.
눈물 흘리는 황촉불 아래 은은히 우유빛으로 빛나는 여인의 피부..
새하얀 학같이 긴 여인의 목덜미를 주시하는 사사린은 가슴 저 밑에서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욕망의 불길이었다.
일순,
"운혜!"
사사린이 와락 단리운혜를 뜨겁게 끌어안자,
"어멋! 사린!"
단리운혜가 뾰죡한 교성을 질렀다.
허나, 그녀는 말과는 달리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파고들고 싶은 마음은.
(아아...사린!)
단리운혜는 일순 자신의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 공포감에 앞서 뭐랄까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희열...
"운혜..사랑합니다."
사사린의 굴강한 팔이 단리운혜의 허리를 더욱 힘주어 껴안았다.
"사린!"
마침내,
단리운혜는 사사린의 품에 무너지듯 안겼다.
단리운혜는 이제야 알수 있었다.
지난 십 일 간 느껴왔던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
그것은바로 사랑이었음을..
(사린...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그녀의 진심은 수줍음에 겨워 입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사르륵...
사사린의 손이 이미 그녀의 껍질을 꽃뱀이 허물벗듯
하나씩 벗겨가고 있었으니까
툭, 투툭!
"아아.!"
어느 순간엔가 사사린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단리운혜의 몸은 허약한 겉모습과는 정반대로
풍염하기 그지 없는 것이 아닌가?
새햐얀 우유빛 살결은기름이 흐르는 듯 하고...
여인의 가슴은 성모봉만큼이나 드높았다.
새하얀 설원을 연상시키는 듯 탄력잇게 넘실거리는가슴 위로
파르를 떨고 있는 자주빛 열매...
일순,
"으음..!"
사사린이 두 손을 뻗었다.
뭉클..! 두 손으로나 간신히 잡힐 풍염한 젖가슴이
가볍게 이지러지고,
순간,
단리운혜의 입술이 벌어지며 달뜬 교성을 터뜨렸다.
어느 새, 사사린은 위치를 바꿔 연체동물같이 부드러운 여체 위에
육중한 몸을 실었으니..
"사린.. 흡!"
딜디단 입쟹춤은 격렬했고.
사내의 뜨거운 입술은 점차 밑으로 내려가더니
성모봉 같은 봉우리를 등정하며 자그만한 자주빛 열매를 범했다.
"사.. 린...!"
여인은 하얗게 눈을 치뜨며 꽃뱀인 양 사사린의 머리를 휘감았다.
사사린은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사르륵!
허리에 걸려 있던나의가 벗겨지고 드러나는 삼각의 분홍빛 고의..
투툭! 일고의 여지도 없는 듯
흥분한 사내의 손길에 고의는 우악스럽게 찢겨지고 말았다.
사사린의 입에서 절로 침이 넘어갔다.
오오.. 천 년의 신비를 담고 있는밀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촉촉히 물기에 젖은 방초는안락한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그 사이, 한번도 열린 적이 없는 천년비궁이숨쉰다.
사사린은 갈증을 느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달디단 감로수로시원하게 목을 축였다
. 허나, 그 시원함은 곧 활화산 같은 열기로 변해
그의전신을 시뻘겋게 달구어 놓았다.
찌-익!
사사린은 자신의 옷을 찢듯이벗어던졌다.
구리빛 근육질로 뭉쳐진 사내의 건강한 동체...
이때,
"어--멋!"
단리운혜가 무엇을 보앗는지 교성을 지르며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허나...
그녀의 옥용에는 공포감 뿐 아니라
알 수 없는 희열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어려 있었으니...!
육중한 동체가 여인의 교구를 짓눌렀다.
그와 함께, 사내의 손은 거칠게 여인의 둔부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거대한 물체가 화룡(火龍)인 양 뜨거운 불길을 뿜으며 서서히..
아주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악... 아..."
마침내 천년밀궁은 굳강한 거물에 의해 여지없이 파괴되고,
여인의 두 눈은파과의 고통에 하얗게 치떠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내밀(內密)한저 깊은 곳에서 모세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번지는 전율 같은 쾌감에
여인은교구를 떨며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아아...사린...사랑해요...!)
여인은 주체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여인의 밀궁은 완전히 개문되어 모든사랑을 흠뻑 맛보고 있었다.
젊은 두 남녀..뜨거운 청춘의 피는 끝없이 타오르 있었다.
별빛 속에 아름답게 반짝이는 은세계(銀世界)..
두 남녀의 끝없는 사랑은 더욱 아름답게 타오른다.
뜨겁게...뜨겁게...
이 밤(夜),
좋은 밤(夜)이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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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