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료를 보다보니 혜존과 아감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기에 읽어보니 지금까지 저도 혜존의 의미를 잘못알고 잘못썼지뭐예요. 그래서 참고로 올려드리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혜존과 아감(퍼온 글)
자신의 저서나 서화 작품을 나에게 보낼 때 혜존(惠存)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상대방의 이름을 적은 후에 그 옆에 혜존이라고 쓰니 상대를 높이는 말이라야 한다. 그러나 혜존은 그런 뜻이 아니다. 책이나 서화를 받았을 때 아무개에게서 받았노라 이를 잘 보관하겠습니다. 은혜롭게 보존하겠습니다라는 뜻이다. 그러니 이런 글을 상대방 이름 옆에 써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혜존,惠存>은 <한국문집총간> 자료에서 20여 곳에 나타나는 말로 <이 책을 받는 것이 은혜로워 ‘惠’ 잘 보존 ‘存’하겠다>는 뜻이며 중국어로는 <受此冊爲感惠故保存以重>이다. 이 말은 원래 우리나라 선비들이 오래 전부터 써 왔던 말로써 책을 받는 사람이 귀한 책을 주셨으므로 잘 읽고 보존하겠다는 뜻으로 쓰였다.이 말은 일본인들이 조선의 문집에서 보던 글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다 굳어 버린 말이다. 허나 내가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던 동학들이 30여 권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보내었는데 모두들 혜존이라고 써서 보내었다. 국문과 출신들의 언어 사용 능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니 국어사전에서조차 혜존이란 책 등을 증정할 때 상대방이 잘 읽어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고 규정해 놓았다. 그런 뜻이 아니다. 惠存을 상대방 이름 옆에 쓰면 이건 참 건방진 말이다. 내가 책을 주니 자네가 은혜로 알고 잘 보관하게나 이런 뜻인데 연장자 심지어 박사학위 논문 심사교수의 이름에 버젓이 쓰니 말이다. 국어사전은 틀리는 곳이 종종 있다. 국문과 대학원생들이 만드는 바, 이게 우리나라 국문과 대학원생의 실력인 셈이다. 앞서의 글에서는 앵혈을 鶯血이라고 멋대로 쓰고는 꾀꼬리의 피를 발라서 운운 한 바가 틀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무어라고 쓰는 것이 바른가. 아감(雅鑑)이라고 쓴다. 아무개님께서 잘 보십시오 이런 뜻이 된다. 사실 아감(雅鑑)은 최상의 존칭이다. 雅는 논어에 나오는 글자이며 표준이 되는 말이라는 뜻을 가지며, 鑑은 거울이라는 뜻이니 만세의 사표를 뜻할 때 鑑이라 쓴다. 보다의 뜻 중에서 視, 見과는 비교할 수 없다. 흔히 謹呈이라고 쓴다고 하지만 너무 사무적이다. 또 상대방 이름 옆에 쓰기 보다는 자신의 이름 다음에 써야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惠存과 雅鑑에 대한 차이나 문헌을 찾아 본다. 혜존은 胡安國曰 ... 略小惠存大節春秋之法也라는 구절로 나온다. 혜와 存을 붙이어서 나오진 않는다. 이는 한문과 우리말의 통사구조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은혜롭게 보존하겠습니다로 惠存을 사용하지만, 차이나에서 이런 뜻으로는 存惠라고 쓴다. 雅鑑은 篤志廉直精識雅鑑이란 글구의 조합에서 보듯이 높은 식견을 뜻한다. 아래 글들은 인터넷에서 참고하라고 올린 글들이다. 아무쪼록 자신의 이름 옆에다 써야 할 惠存을 남의 이름 옆에다 쓰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길 바란다.
山居圖 辛亥秋 睡軒先生 雅鑑 小癡宗下라고 적혀있다. 산거도는 신해년 1851년, 수헌선생님 보십시오. 양천허씨 종인인 소치가 드립니다.
그림 출처 ; http://blog.naver.com/rise43?Redirect=Log&logNo=90140001115나는 졸저를 증정할 때 아감(雅鑑)이라고 써서 드린다. 나보다 나이가 적으면 一鑑 정도가 알맞다. 그러나 굳이 최경칭인 雅鑑을 쓰는 이유는 나중에 작가로서 남에게 증정할 때 惠存이라고 쓰지 말라는 거다.
첫댓글 댕큐...신재근부장이 잘 하고 있는지 궁금...ㅋ
오~~~그런 심오한뜻이 있었군요 그렇지 않아도 며칠전에 책을 한권받고 혜존에대해 국어사전을 찾아 봤더니 "잘보아주십시오"란 뜻의 경어라고 나와있더라구요ㅋㅋㅋ주시경박사도 일제시대때 배워서 그랬나 ㅋㅋㅋ 아무튼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첨 접하는 단어.
알지못하는 말들이 어찌나 많은건지.
경사님~~ 깨우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개는 혜존이라는 말을 많이 쓰더군요.
저도 논문때문에 몇 번 쓴적이 있는데 잘못된 사용인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원래의 의미를 떠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사용하고 있고
국어사전에 까지 그렇게 설명했다면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만, 원뜻을 찾아 바로잡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워낙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 역시 문인의 길은 멀고도 멀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