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 못하신분도 계시기에 엉성한 글이지만 산행 후기 올려 놓겠습니다..
일요일 아침 8시20분 중앙로를 통과하는 76번 버스를 타고(회장님께서는 명동, 이프로님은 1단지,저는 한전앞에서 승차)
느랏재 터널 전에서 하차, 왼쪽 임도를 따라 등반이 시작되었다.
임도를 걷다보니, 이프로님께서 야관문을 만드는 비수리라는 풀을 알려 주셔서 눈도장을 찍어 놓고.
서울에서 이곳까지 농사를 지으러 다니신다는 아주머니와 몇마디 주고 받다가..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그분은 쏜살같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우리 일행은 벌통을 만나게 되었다.. 주인 아저씨의 얼굴엔 양파자루 비슷한것이 씌워져 있었기에.
아~ 죽었구나.. 잔뜩 겁을 먹고 앞으로 전진하려는 순간 왼쪽 세월교 8.3km 이라고 씌여있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와서
안도의 한숨... 휴~
이리하여 정식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일요임에도 불구한 사람의 흔적이 없는 이곳은, 춘천의 다른산과는 달리 울창한 숲을 자랑하고 있었고.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서 원시림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표현하고 싶을 만큼
오염 되지않았음을 자랑하고 싶었다. 산행하면서 길에 놓여 있는짐승의 배설물과 ,
이리저리 파놓은 흔적때문에 머리카락이 쭈볏,,섬뜩함이 느껴졌지만..
든든한 울 회장님과 이프로님의 도움으로 무서움은 금방 달아났다.
한시간 남짓 걸었을까... 앞산의 산세를 볼 수있는 수리봉..이곳에도 수리봉이 있다니..하고 바위 위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소양강 상류가 눈이 들어 오는게 아닌가?..
나는 잘 몰랐지만. 회장님과,이프로님께서 이쪽은 우리가 오려던 그곳이 아님을 감지 하시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 여러지인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위화도 회군... 왔던길로 다시 30분 가량 터덜터덜 걸어갔더니..
올라올땐 희미하게 나있던 길을 그새 누가 다져놓은건지.. 그곳의 나무들이 어서오라고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 이정표을 설치해 놓지 않았음을 시청 홈피에 올려야 한다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서 걷기 시작하였다..
지금부터 점심을 먹었던 그장소로 가기까지.. 산행을 마치고 나서 알았지만 환상의 코스였음을~~
더 오랜시간 머물고 싶은 곳 이였음을 ....회상해 본다.
맨꼭대기 봉우리라.. 솔솔 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오고..
지금 한창 나온다는 피톤치드와 음이온같은 황산화 물질들이 .. 왕창 왕창 뿜어져 나오는듯 하였다..
11시 40분쯤 되었을까.. 완벽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우리를 맞이 하였다.
그곳에서 이프로님께서 준비해온 신라면을 끓여 밥 과 함께 맛나게 먹었다. 표현을 더하고 싶지만.. 못오신분께 못할 짓이기에 그정도로만 하고,,
점심을 먹었으니 .. 이제 또 떠나가 볼까~ 회장님께선 다른팀이 봉삼을 알고 있다기에 그 봉삼의 정체를 아시고저 그팀을 따라 한 5분 먼저 출발하시고. 삼봉님께 드린 약속 지키기 위해. 주변정리 확실하게 해놓고선, 우리도 출발...
십분 쯤 하산 하다보니. 회장님께서 길 양옆에 자생하고 있는 봉삼을 알려 주시며.. ...
"이젠 이녀석들 모두 내것이다" 라는 표정을 지으시면서...
행복해 하시는 표정이 꼭 띠동갑 손주녀석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였다.. 회장님 죄송..
봉삼도 알았겠다.. 우산나물도 알았겠다.. 다시 걷기 시작..
높은산 이라 내려가는 경사가 심상치 않았다.. 급경사 지형에도 커다란 활엽수와 침엽수가 빽빽히 우거진게 그나무에서 나오는 향기의 시원함에 힘든줄 몰랐다. 내려오는 길 바닥에 방금 떨어진 듯한 오디 열매가 아주 탐스럽게 놓여 있었다. 호호 불어 하나 먹어 봤더니 새콤 달콤한게 어린시절 입가가 까맣도록 먹었었던 그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후회가 되는게 있다, 그곳에서 보았던 오디열매를 왜 주워올 생각을 못했을까.. 통에 담아 왔으면 좋았을걸..다음해엔 오디때문에서 라도 꼭 다시 찾아야 할듯 싶다.
한참을 내려와서 보니.. 엥~~ 또 길을 잃었다.. 우리가 가려던 그길이 아니였다..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이프로님이 발견해놓은 고사리밭을 난 내밭 인양 마구마구 꺾었다..
거참 방금 회장님 께서 지나가신 그길에 또 고사리가 쏘옥 숨어 있고, 내눈에는 보이지 않던 고사리놈이 이프로님 눈에는 보이고..
숨바꼭질 하는듯 한 십분 재밌게 고사리 채취에 열을 올렸다.
오동통한 고사리를 보니,왠지 힘이 불끈 불끈.. 역시 산행의 맛은 나물이야...
지난번 구봉산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이곳에서 또다시 느끼게 될 줄이야..
회장님과 이프로님께서 제게 몽땅 주셔서.. 기분 만땅 베리굿...이글을 통해 감사함.....니당..
에궁 수확도 있겠다. 다시 턴..턴...
왔던길을 다시 갈때의 기분.. 영찝질...그리고 움푹 들어간 지형이라 바람도 별로 없고.. 그렇지만.. 또 가야만 했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1시 40분 쯤...열심히 걸어 올라 가다보니 시원 한 바람과 함께 먼저 올라가신 이프로님이 만면의 미소를 날리시며 반겨 주셨다... 에궁~ 아직도 회장님은 저 밑에서...
마지막 30분만 더가면 종주의 기쁨을 맞이 하리라~~ 힘을 더하며 걸었다.
이길은 소양댐이 내려다 보이는 코스라 자꾸만 오른쪽으로 시선이 갔다.. 소양댐 주차장과. 느티나무가 멋진 공원.. 그리고 농구대.. 휴일을 즐기러 나온 인파로 소양댐 주변은 시끌벅적해 보였다. 지난 주 수원살고 있는 친구와 함께 자리깔고 누워 이런 저런이야기를 나누었던 커다란 느티나무도 보이는 듯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도착 하기 10분 전쯤. 여기서 우린 또 다시 주져 앉아야 만 했다,
내려다 보이는 그곳이 옥광산 지붕처럼 보였기에 옥광산으로 내려가는 길 인줄만 알고.. 잠시 고민하다..
다시 올라갈 힘을 다 소진 하였기에.. 그냥 내려갔더니, 우리가 내려 가고자 했던 취수장 그곳이 아니던가.. 방가 방가..
어렵살이 목표한 산행을 하였기에 하이 파이브를 하고 시간을 확인하니..4시 20분쯤이던가?? (가물가물)...
이렇게 해서 구인회 산행은 끝이 났다.. 느랏재에서의 산행 시작이 9시였으니.. 우리는 무려 7시간 정도를 산에서 지낸 셈이다.
이쯤되면 산 신령님하고 더 가까워졌겠지...ㅋㅋ
취수장에서 세월교를 지날때, 오늘 하루 지친 발에게 시원한 물로 보너스를 주고 싶은맘 굴뚝이였지만,
그 마음은 잠시 접어 두기로 하고.. 차로만 다녔던 코구멍 다리의 시원함을 가까이에서 맞이하니,
지친 세포들이 다시 꿈틀 꿈틀 되살아나는 듯 했다..
게다가 울 회장님께서 산행마치고 편의점에서 사주신 맥주..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 였음을 실토한다... 감사합니다..
오늘산행은 참으로 의미있는 산행이였다.. 춘천의 산을 종주해 보고픈 마음에 꼭 와 보고 싶었던 곳 이였기에.
산에서 길을 잃어 잠깐 잠깐 헤매었지만, 이프로님께서 선두를 지켜주시고 후미에 회장님께서 보호해 주시니 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였다.. 하지만.. 왠지 밀려 오는 이 작은 허전함은 무엇일까???
첫댓글 처음엔 산행 느낌이 들어있지만 .. 점점 갈 수록 길을 잃은 이야기만, 늘어 놓았네요.. 그만큼 제겐 충격 이였나봐요..
어제 산행은 소리님이 동행해주어 환상적인 코스를 더욱 판타스틱하게 해주었지요... 갈림길에서 두번씩이나 반복한 시행착오 덕분(?)에 당초 4시간정도 소요되던 산길이 6시간 30분이나 걸렸고,난데없는 고사리나물채취하느라,봉삼과 산뽕나무,그리고 산에서 맛나는 신라면 끓여 묵느라, 거의 7시간20분을,그리고 세월교 건너 버스정류장까지 또 20분걸어 갔으니...거의 7시간 40분 이나 도보 강행군을 한 셈이지요. 덕분에 난,에너지가 충만하여 지금까지도 힘이 넘쳐나는 느낌입니다. 이프로고생 많이 하셨고, 소리님 ! 전날 한양 오르내리시느라 고단한 몸을 이끌고도 쾌히 산행에 동참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소리님의 산행후기는....,생동감과 현장감이 잔잔하게 드러나 있고, 산행의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한 좋은 글입니다. 처음 가보는 산길에서 겪은 두 번의 시행착오(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 온) 에서 당황스러웠던 느낌을 좀 더 리얼하게 묘사하였으면(추가 삽입) 더욱 좋은 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소리님!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자꾸 느낌을 써내려가다 보면 좋은 글쟁이가 될 수있지요..
많이 부족하지만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을 잃었을때의 상황과 나의 느낌을 더 추가.. 수정하여 올리겠습니다...
나도 같이 갔어야 하는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개인적인 일이 있어 함께 못했지만, 소리님의 상세한 산행기를 보니
마치 나도 같이 한 느낌입니다. 산행의 감흥과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좋은 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바쁜 아침에 엉성한 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담에는 밀려오는 허점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동행,,부탁해용...
네, 그리하겠습니다................ 저도 참 일없이 바빠서 사실은 고생이 많습니다. ㅋㅋ
산속에서 길을 잘못들면 분명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나 실수하지 않으면 못가볼곳을 가본 셈이지요 하지만 자주할일은 더욱아니고요 춘천근교에 이렇게 한적하고 울창한 숲과 경치좋은 산행 코스가 있다느것을 이번에 알게 된것도 또한 큰 수입니다 회장님 채근()에 가는것 처럼 시작은 무거웠지만 산행중에는 연실 와와하고 다녔으니 몸과 마음은 보약 한재먹은것보다 좋을것 같습니다 회장님 땡큐 그리고 소리님 글 읽다보니 그날이 지금인 듯 합니다 앞으로 산행일지 담당으로 임명해 주세요 회장님
소리님 정말 글 솜씨가 훌륭합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머리에 쏘오옥 들어오네요..감사합니다.. 제가 다녀온 기분입니다..회장님 이프로님 소리님 축하합니다..멋진 나그네들의 방황의 끝을 찾고 돌아와 주어서요..
맞아! 햇님...하마터면 삼천포로 빠질 뻔했지 뭡니까?! 소양댐 상류로 갔더라면 밤늦ㅈ어서야 돌아왔을 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