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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스크랩 두보 시모음
그냥바바 추천 0 조회 229 15.07.21 17: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증비부소낭중십형(贈比部蕭郎中十兄)-두보(杜甫)

피부낭붕인 소형게에 드린다-두보(杜甫)

有美生人傑(유미생인걸) : 아름다운 사람 있어 인물을 낳았으니
由來積德門(유내적덕문) : 원래부터 덕업을 쌓은 가문입니다.
漢朝丞相系(한조승상계) : 한나라 조정에서는 승상의 핏줄이요
梁日帝王孫(양일제왕손) : 양나라 때에는 제왕의 자손이었습니다.
蘊藉爲郎久(온자위낭구) : 관대한 마음 지니시고 오랫동안 낭중 벼슬 하였고
魁梧秉哲尊(괴오병철존) : 장대한 기골에 명철함을 지니신 존귀한 분입니다.
詞華傾後輩(사화경후배) : 문장이 화려하여 후배들을 경도시키고
風雅靄孤?(풍아애고건) : 용모가 우아하여 구름 가를 홀로 나는 새 같습니다.
宅相榮姻戚(댁상영인척) : 혈족께서는 인척들을 영광되게 하시고
兒童惠討論(아동혜토논) : 어린 저에게는 토론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見知眞自幼(견지진자유) : 어려서부터 저의 진면목을 알아주셨으나
謀拙愧諸昆(모졸괴제곤) : 지혜가 모자라 여러 형님들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漂蕩雲天闊(표탕운천활) : 이리저리 떠도니 구름길 하늘은 광활하기만 하고
沈埋日月奔(침매일월분) : 묻히어 사는 동안 세월은 빨리도 달아나버렸습니다.
致君時已晩(치군시이만) : 임금님께 다가가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어버리고
懷古意空存(회고의공존) : 옛날을 떠올리니 마음은 허전하기만 합니다.
中散山陽鍛(중산산양단) : 혜강은 산양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
愚公野谷邨(우공야곡촌) : 우공은 시골 골짜기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寧紆長者轍(녕우장자철) : 어찌 어르신 수레를 돌리게 하겠습니까
歸老任乾坤(귀노임건곤) : 돌아가 늙어가며 천지에 이 몸을 맡기려 합니다.

증특진여양왕이십운(贈特進汝陽王二十韻)-두보(杜甫)

특진 벼슬의 영양왕에게 드리는 시-두보(杜甫)

特進?公表(특진군공표) : 특진께서는 여러 공들의 표상이시며
天人夙德升(천인숙득승) : 귀인의 오랫동안 쌓은 덕망이 높아집니다.
霜蹄千里駿(상제천리준) : 서리 밟는 발굽으로 천리를 달리는 명마이시고
風?九?鵬(풍핵구소붕) : 바람 날개짓하며 하늘까지 오르는 붕새이십니다.
服禮求?髮(복례구박발) : 예의를 갖추심에 철저하시고
惟忠忘寢興(유충망침흥) : 충성을 생각함에 자고 일어남도 잊으십니다.
聖情常有眷(성정상유권) : 천자의 마음에 항상 돌보심이 있으나
朝退若無憑(조퇴야무빙) : 조정에서 물러나면 의지할 곳도 없는 것 같다.
仙醴來浮蟻(선례내부의) : 왕실에서 내리는 감로주는 부의라는 술이 나오고
奇毛或賜鷹(기모혹사응) : 기이한 새로는 혹 송골매를 내려주셨습니다.
淸關塵不雜(청관진부잡) : 맑은 대문에는 먼지 같은 사람들로 잡되지 않았고
中使日相乘(중사일상승) : 대궐의 사신은 날마다 수레 타고 찾아옵니다.
晩節嬉遊簡(만절희유간) : 늙어서도 노는 것이 간소하고
平居孝義稱(평거효의칭) : 평소 생활함에 효도와 의리로 칭송 받았습니다.
自多親??(자다친체악) : 형제간의 친애함을 스스로 아름답게 여기니
誰敢問山陵(수감문산능) : 누가 감히 산릉에 대해서 물을 수 있겠는가.
學業醇儒富(학업순유부) : 학업은 순정한 유가처럼 풍부하시고
辭華哲匠能(사화철장능) : 문장은 뛰어난 문장가처럼 능숙하셨다.
筆飛鸞聳立(필비난용립) : 글씨를 날려 쓰면 난새가 솟아오르는 듯하고
章罷鳳?騰(장파봉건등) : 문장을 다 지으면 봉황새처럼 뛰어오는 듯하다.
精理通談笑(정리통담소) : 이치에 정통하여 담소하심이 능통하고
忘形向友朋(망형향우붕) : 신분을 잊고 친구를 대하신다.
寸長堪??(촌장감견권) : 작은 장점도 친밀하게 돌보아주시고
一諾豈驕矜(일낙개교긍) : 한 번 허락해주셔도 어찌 교만하게 자랑하겠습니까.
已?歸曹植(이첨귀조식) : 이미 외람되게도 조식 같은 분에게 기탁하였는데
何如對李膺(하여대리응) : 어떻게 해서 권세가 이응을 대하겠습니까.
招要恩屢至(초요은누지) : 불러주시니 은혜가 여러 차례나 이르고
崇重力難勝(숭중력난승) : 높이고 귀하게 여기심을 제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披霧初歡夕(피무초환석) : 안개 헤치고는 처음 기쁜 저녁
高秋爽氣澄(고추상기징) : 높은 가을 하늘에 상쾌한 바람이 맑았습니다.
樽?臨極浦(준뢰림극포) : 술잔을 들고 먼 포구에 서니
鳧雁宿張燈(부안숙장등) : 물오리와 기러기는 켜진 등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花月窮遊宴(화월궁유연) : 꽃 핀 달 아래서 한껏 노닐며 잔치벌이고
炎天避鬱蒸(염천피울증) : 더운 여름날 무더운 습기를 피하였습니다.
硯寒金井水(연한금정수) : 벼루는 차가워 금정수 우물의 물 같고
?動玉壺?(첨동옥호빙) : 처마는 움직이는 것은 옥 같은 병의 얼음과 같다.
瓢飮惟三徑(표음유삼경) : 표주박으로 물 마시려면 오직 세 갈래 길이 있으니
巖棲在百層(암서재백층) : 바위굴 집은 백 층이나 높이 있습니다.
謬持?測海(류지려측해) : 잘못 표주박 가지고 바닷물을 재려하다니
況?酒如?(황읍주여민) : 하물며 승수와 같이 많은 술을 뜨려함에 있어서야.
鴻寶寧全?(홍보녕전필) : 큰 보배가 어찌 완전히 숨겨질까
丹梯庶可凌(단제서가능) : 신선세계의 붉은 사다리는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淮王門有客(회왕문유객) : 회왕의 문하에는 빈객이 있으니
終不愧孫登(종부괴손등) : 끝내 손등과 같은 분에게 부끄럽지 않겠습니다.

금석항(今夕行)-두보(杜甫)

오늘 밤의 노래-두보(杜甫)

今夕何夕歲云?(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밤은 어떤 밤인가, 한 해가 간다는데
更長燭明不可孤(경장촉명부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외롭지가 않도다.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하나도 할 일이 없어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색위환오) : 서로 박색놀이를 즐거움으로 삼는다.
馮陵大叫呼五白(풍능대규호오백) : 신나게 크게 외치며 오백의 패를 소리쳐 부르며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부긍성효노) : 옷 벗고 맨 발로 해도 효노의 패로 되지 않는구나.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는 이와 같나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개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어도 어찌 좋은 의도가 없겠는가.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내포의원) : 그대는 웃지 말라, 유의의 포의 시절의 소망을
家無?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안에 1, 2 석의 식량도 없었으나 백만 전을 잃었단다.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이백(送孔巢父謝病歸游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공소보가 병으로 관직을 버리고 강동으로 돌아가 노는 것을 전송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드리다-두보(杜甫)

巢父掉頭不肯住(소보도두부긍주) : 소보는 머리를 흔들며 머물려 하지 않고
東將入海隨煙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장차 바다로 가 안개를 따라가려 한다.
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를 적은 두루마리를 세상에 남겨두고
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 가지고 산호초를 흔들려 하신다.
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과 큰 못에는 용과 뱀은 멀리 있고
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날 추위에 들판은 어둑하고 해는 저문다.
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선녀가 구름수레 돌려오고
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노) : 동쪽 아련한 곳 가리키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
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본래 그대의 몸에 신선의 골격 있으나
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 사람들 어찌 그 까닭을 알겠는가.
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그대 아끼노니, 애써 머물게 하고 싶지만
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노) : 부귀가 어찌 풀끝의 이슬만 하겠는가.
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조용한 사람으로 마음이 넉넉하여
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에 술을 차려 뜰 앞의 섬돌에 나왔다.
罷琴??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소리 그쳐 서글픈데 달빛은 자리를 비추고
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어느 해에나 나에게 신선의 공중 글을 보내려는가.
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 찾다가 이백을 만나거든
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지금은 어떠하신지 묻더라고 말해주게나.

정부마댁연동중(鄭駙馬宅宴洞中)-두보(杜甫)

정 부마 집 동굴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

主家陰洞細煙霧(주가음동세연무) : 공주의 집 그늘진 동굴에 엷은 안개
留客夏?靑琅?(류객하점청랑간) : 객을 머물게 하는 여름 대자리에 푸른 옥돌.
春酒盃濃琥珀薄(춘주배농호박박) : 봄술 담긴 술은 잔이 짙어 호박 빛처럼 엷고
?漿椀碧瑪瑙寒(빙장완벽마노한) : 얼음물은 그릇이 푸르러 마놋빛처럼 차갑다.
?疑茅堂過江麓(오의모당과강록) : 초가집에 강기슭 지나는 듯 잘못 알고
已入風??雲端(이입풍등매운단) : 바람 부는 돌계단에 드니, 멀리 구름 끝에 흙비 내린다.
自是秦樓壓鄭谷(자시진누압정곡) : 본래 진루가 정곡을 내리누르고 있고
時聞雜佩聲珊珊(시문잡패성산산) : 때때로 찰랑찰랑 온갖 패옥소리 들린다.

여리십이백동심범십은거(與李十二白同尋范十隱居)-두보(杜甫)

이백과 범은사를 방문하다-두보(杜甫)

李侯有佳句(이후유가구) : 이후에게 아름다운 시구 있으니
往往似陰?(왕왕사음갱) : 왕왕 음객의 시구와 흡사하다.
余亦東蒙客(여역동몽객) : 나 또한 동몽산의 나그네
憐君如弟兄(련군여제형) : 당신 좋아하기를 형제처럼 하였다.
醉眠秋共被(취면추공피) : 취하여 잠들면 가을에는 함께 이불 덮고
?手日同行(휴수일동항) : 손을 맞잡고 날마다 동했었다.
更想幽期處(경상유기처) : 기약한 그윽한 곳을 다시 생각하며
還尋北郭生(환심배곽생) : 다시 고고한 북곽선생 찾는다.
入門高興發(입문고흥발) : 문을 들어서니 고상한 흥이 일고
侍立小童淸(시립소동청) : 모시고 서있는 어린 동자가 해맑다.
落景聞寒杵(낙경문한저) : 지는 햇볕에 차가운 다듬이 소리 들려오고
屯雲對古城(둔운대고성) : 쌓인 구름이 옛 성을 마주한다.
向來吟橘頌(향내음귤송) : 지금껏 굴원의 귤나무 노래를 읊었으니
誰與討蓴羹(수여토순갱) : 누구와 같이 고향 돌아 와 순채 나물국 찾을까.
不願論簪笏(부원논잠홀) : 벼슬아치의 비녀와 홀을 말하고 싶지도 않나니
悠悠滄海情(유유창해정) : 아득하다, 푸른 바닷가에 살고 싶은 마음이로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내상고상표봉) : 가을이 되어 서로 돌아 보니 떠도는 쑥 같아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의 땅으로 나아가지 못해 갈홍에게 부끄러워라.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난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하며 헛되이 세월 보내고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당신은 멋대로 날아오르고 뛰어오르니 구누 위한 허세인가.

잠여림읍지작산호정봉회이원외성흥(暫如臨邑至?山湖亭奉懷李員外成興)-두보(杜甫)

잠시 입읍에 가서 택산호의 정자에 이르러 이원외를 생각하니 흥이 일다-두보(杜甫)

野亭逼湖水(야정핍호수) : 들의 정자가 호수에 가까워
歇馬高林間(헐마고림간) : 말을 높은 숲 사이에서 쉬게 한다.
?吼風奔浪(타후풍분낭) : 악어가 소리치니 바람에 물결 일어
魚跳日映山(어도일영산) : 물고기가 뛰고 햇빛이 산에 비친다.
暫遊阻詞伯(잠유조사백) : 잠시 돌아다니다가 사백과 떨어져
却望懷靑關(각망회청관) : 돌아보니 그가 있는 정관이 생각난다.
靄靄生雲霧(애애생운무) : 자욱이 구름과 안개 피어나니
惟應促駕還(유응촉가환) : 오직 수레 재촉하여 돌아가야 하리라.

동리태수등력하고성원외신정(同李太守登歷下古城員外新停)-두보(杜甫)

이태수의 <역하 고성에 있는 원외랑의 새 정자에 올라>에 화답하여-두보(杜甫)

新亭結構罷(신정결구파) : 새 정자 짓는 일 모두 마치니
隱見淸湖陰(은현청호음) : 정자 모습 맑은 호수 남쪽에 아련하다.
跡籍臺觀舊(적적대관구) : 집터는 누대와 누각의 옛 모양 빌리고
氣冥海嶽深(기명해악심) : 분위기는 바다와 산의 깊숙함처럼 어둑하다.
圓荷想自昔(원하상자석) : 둥근 연잎 예부터 있었던 듯한데
遺堞感至今(유첩감지금) : 성가퀴는 지금까지 남아 있어 감회가 인다.
芳宴此時具(방연차시구) : 향기로운 잔치 이 시간에 베풀어지고
哀絲千古心(애사천고심) : 슬픈 음악소리 천고의 마음을 전하는구나.
主稱壽尊客(주칭수존객) : 주인은 술잔 들어 귀한 손님을 축수하고
筵秩宴北林(연질연배림) : 연회의 격식대로 북림에서 잔치를 벌인다.
不阻蓬?興(부조봉필흥) : 미천한 사람들의 흥취도 막지 않아
得兼梁甫吟(득겸량보음) : 능히 양보음도 겸하여 노래하게 되었도다.

배리배해연력하정(陪李北海宴歷下亭)-두보(杜甫)

이북해를 모시고 역하정에서 연회하다-두보(杜甫)

東藩駐?蓋(동번주조개) : 동쪽 번국에 검은 수레 멈추고
北渚凌淸河(배저능청하) : 북쪽 물가에서 청하를 건너간다.
海右此亭古(해우차정고) : 바다 오른편엔 이 정자가 예스럽고
濟南名士多(제남명사다) : 제남 땅에는 이름난 선비들이 많았다.
雲山已發興(운산이발흥) : 구름 낀 산에는 이미 흥이 일고
玉?仍當歌(옥패잉당가) : 옥패를 소리꾼은 곧 노래를 부른다.
脩竹不受暑(수죽부수서) : 늘어진 대나무에 덥지도 않고
交流空湧波(교류공용파) : 섞여 흐르는 물 공연히 물결 치솟는다.
蘊眞?所遇(온진협소우) : 참된 멋 모여 닥치는 것마다 흡족하니
落日將如何(낙일장여하) : 지는 해를 장차 어찌하랴.
貴賤俱物役(귀천구물역) : 귀하고 천한 사람 모두 일에 얽매여
從公難重過(종공난중과) : 공을 따라 다시 이곳에 오기는 어려우리라.

중제정씨동정(重題鄭氏東亭)-두보(杜甫)

정씨의 동편 정자에 다시 제하다-두보(杜甫)

華亭入翠微(화정입취미) : 푸른 푸른 산빛 속 화려한 정자
秋日亂淸暉(추일난청휘) : 가을 해는 맑은 빛을 산란시킨다.
崩石?山樹(붕석의산수) : 무너진 돌이 산 나무에 걸치고
淸漣曳水衣(청련예수의) : 맑은 잔물결이 물풀을 끌고 간다.
紫鱗衝岸躍(자린충안약) : 자줏빛 물고기 언덕에 부딪혀 뛰고
蒼?護巢歸(창준호소귀) : 푸른 매는 둥지를 지키려 돌아간다.
向晩尋征路(향만심정노) : 저녁이 되어 갈 길을 찾는데
殘雲傍馬飛(잔운방마비) : 말곁에서는 남은 눈이 날린다.

이감댁이수1(李監宅二首1)-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尙覺王孫貴(상각왕손귀) : 아직도 왕손의 귀함을 알겠노니
豪家意頗濃(호가의파농) : 호화로운 집에 마음 씀이 자못 깊다.
屛開金孔雀(병개금공작) : 병풍에는 금빛 공작새가 펼쳐있고
褥隱繡芙蓉(욕은수부용) : 잠자리 요에는 수놓은 부용이 숨어 있다.
且食雙魚美(차식쌍어미) : 한 쌍의 물고기 요리 맛있게 먹으려는데
誰看異味重(수간리미중) : 이 많은 특이한 요리가 누가 보기나 했나.
門?多喜色(문란다희색) : 문의 난가에는 기뻐하는 사람들 많고
女壻近乘龍(녀서근승룡) : 이 집 사위는 용을 탄 사람에 가깝구나.

이감댁이수2(李監宅二首2)-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華館春風起(화관춘풍기) : 화려한 집에 봄바람 이니
高城煙霧開(고성연무개) : 높은 성에 연기안개 걷힌다.
雜花分戶映(잡화분호영) : 온갖 꽃들을 문에 나누어 비치고
嬌燕入簾回(교연입렴회) : 예쁜 제비들 주렴에 들었다 간다.
一見能傾座(일견능경좌) : 한 번 한번 보면 능히 좌중을 장악하니
虛懷只愛才(허회지애재) : 속마음 비우고 다만 재주가 좋아해서라
鹽車雖絆驥(염거수반기) : 소금 수레가 천리마를 묶어두었어도
名是漢庭來(명시한정내) : 명색은 곧 한나라 조정의 핏줄이어라.

용문(龍門)-두보(杜甫)

용문산-두보(杜甫)

龍門橫野斷(용문횡야단) : 용문산은 들판을 가로 누워 끊어지고
驛樹出城來(역수출성내) : 역의 나무들은 성에서부터 늘어서 있다.
氣色皇居近(기색황거근) : 분위기를 보니 황제 계신 곳이 가까워
金銀佛寺開(금은불사개) : 휘황찬란한 금빛 은빛, 사찰들이 열려있다.
往來時屢改(왕내시누개) : 왕래하는 때마다 자주 바뀌나
川陸日悠哉(천륙일유재) : 냇가와 땅은 날마다 변함없구나.
相閱征途上(상열정도상) :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펴보니
生涯盡幾回(생애진기회) : 내 일생동안 모두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

가산(假山)-두보(杜甫)

가산-두보(杜甫)

天寶初(천보초) : 천보 연간 초기에
南曹小司寇舅(남조소사구구) : 남조 소사구인 외삼촌이
於我太夫人堂下(어아태부인당하) : 내 할머니 당 아래에
壘土爲山(루토위산) : 흙을 쌓아 작은 산을 이루었다.
一?盈尺(일궤영척) : 한 광주리의 흙으로 한 자 높이가 되어
以代彼朽木(이대피후목) : 썩은 나무를 대신하였다.
承諸焚香瓷?(승제분향자구) : 그것이 여러 향불을 피우는 자기를 받치는데
?甚安矣(구심안의) : 자기가 대단히 안정되어있다.
旁植慈竹(방식자죽) : 옆에다가 자죽을 심었는데
蓋?數峰(개자수봉) : 이 가산의 몇 개 봉우리를 덮었다.
?岑嬋娟(금잠선연) : 산은 우뚝하고 대나무는 선연하여
宛有塵外致(완유진외치) : 완연히 세속에서 벗어난 운치가 있었다.
乃不知興之所至(내부지흥지소지) : 이에 나도 모르게 흥이나 서
而作是詩(이작시시) : 이 시를 짓는다.

一?功盈尺(일궤공영척) : 한 광주리 흙으로 한 자 높이를 이루니
三峯意出?(삼봉의출군) : 세 봉우리의 의미가 출중하여라.
望中疑在野(망중의재야) : 바라보니, 내가 들에 있는 듯 하고
幽處欲生雲(유처욕생운) : 그윽한 곳에서는 구름이 일어나는 듯 하다.
慈竹春陰覆(자죽춘음복) : 심은 자죽은 봄날의 그늘에 덥혀있고
香爐曉勢分(향노효세분) : 향기는 새벽 연기의 형세로 나누어진다.
惟南將獻壽(유남장헌수) : 남산이 장차 헌수 하려는 듯이
佳氣日??(가기일인온) : 아름다운 기운이 날마다 끝없이 생겨나다.

임읍사제서지(臨邑舍弟書至)-두보(杜甫)

임읍 동생의 편지가 오다-두보(杜甫)

* 原題 : 臨邑舍弟書至苦雨黃河泛因寄此詩 用寬其意

二儀積風雨(이의적풍우) : 하늘과 땅에는 온통 바람과 비
百谷漏波濤(백곡누파도) : 골짜기마다 큰 물결이 흘러내린다.
聞道洪河坼(문도홍하탁) : 듣자니, 큰 황하의 둑이 터져
遙連滄海高(요련창해고) : 아득히 동해 푸른 바다와 이어져 물결이 높단다.
職司憂??(직사우초초) : 맡은 관리들이 초조하게 근심하고
郡國訴??(군국소오오) : 수해 입은 지방에서는 웅성거리며 호소한다.
舍弟卑棲邑(사제비서읍) : 동생은 임읍에서 비천하게 사는데
防川領簿曹(방천령부조) : 하천의 범람을 막는 부조의 벼슬직을 맡고 있다.
尺書前日至(척서전일지) : 짧은 편지 하나 전날 도착했는데
版築不時操(판축불시조) : 판과 축을 제때에 대지 못했습니다.
難假??力(난가원타력) : 자라와 악어 같은 큰 힘을 빌리지도 못하고
空瞻烏鵲毛(공첨오작모) : 오리와 까마귀 깃털의 도움마저 바라고 있습니다.
燕南吹?畝(연남취견무) : 연 지방 남쪽은 논밭이 휩쓸려나가고
濟上沒蓬蒿(제상몰봉호) : 제수 위에는 쑥대조차 물에 잡겼습니다.
螺蚌滿近郭(나방만근곽) : 고동과 조개가 근방 성곽에 가득하고
蛟?乘九皐(교리승구고) : 교룡 같은 것이 높은 언덕을 타고 넘습니다.
徐關深水府(서관심수부) : 서관 지방은 깊은 용궁이 되었고
碣石小秋毫(갈석소추호) : 갈석산도 가을 터럭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白屋留孤樹(백옥류고수) : 백성들의 초라한 집에는 외로운 나무만 남고
靑天失萬?(청천실만소) : 비 그친 푸른 하늘에는 길 잃은 배가 만 척입니다.
吾衰同泛梗(오쇠동범경) : 나는 쇠약하여 물에 떠도는 나무인형 같은 신세
利涉想蟠桃(리섭상반도) : 물을 건너기는 유리하니 반도 복숭아나 생각하리라.
却倚天涯釣(각의천애조) : 도리어 하늘 끝에 기대어 살면서 낚시질하면
猶能?巨鼇(유능체거오) : 그래도 거대한 자라라도 낚을 수 있으리라.

과송원외지문구장(過宋員外之問舊莊)-두보(杜甫)

원외랑 송지문의 옛 별장을 지나며-두보(杜甫)

宋公舊池館(송공구지관) : 송지문님의 옛 연못가 별장이라
零落首陽阿(령낙수양아) : 수양산 언덕에 영락하여 있구나.
枉道?從入(왕도지종입) : 길을 돌아 다만 따라 들어가니
吟詩許更過(음시허경과) : 시를 읊자니, 다시 들릴 수 있을까
淹留問耆老(엄류문기노) : 오래 머물며 노인에게 물으며
寂寞向山河(적막향산하) : 쓸쓸히 산과 강을 바라본다.
更識將軍樹(갱식장군수) : 더욱 알겠다, 장군의 나무에
悲風日暮多(비풍일모다) : 서글픈 바람이 해질녘에 많은 것을.

사상인모재(巳上人茅齋)-두보(杜甫)

사상인의 조가집에서-두보(杜甫)

巳公茅屋下(사공모옥하) : 사상인님 초가집 아래에서는
可以賦新詩(가이부신시) : 멋진 시를 지을 만하구나.
枕?入林僻(침점입림벽) : 목침과 댓자리 가지고 깊숙한 숲으로 드니
茶瓜留客遲(다과류객지) : 차와 외를 내놓으며 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
江蓮搖白羽(강련요백우) : 강의 연꽃은 흰 부채처럼 흔들리고
天棘蔓靑絲(천극만청사) : 천문동 덩굴은 푸른 실처럼 뻗어있다.
空?許詢輩(공첨허순배) : 산수 유람 좋아한 허순 같은 분들을 공연히 욕되게 하고
難酬支遁詞(난수지둔사) : 수도하는 고승인 지둔같은 분 말씀에 응대하기 어렵구나.

대우서회주요허주부(對雨書懷走邀許主簿)-두보(杜甫)

비를 대하고 마음을 적어 달려가 허주부를 맞게 하다-두보(杜甫)

東嶽雲峰起(동악운봉기) : 동악에 구름이 봉우리에 일어
溶溶滿太虛(용용만태허) : 아득히 흘러 하늘에 가득하다.
震雷?幕燕(진뇌번막연) : 진동하는 우뢰는 장막의 제비를 뒤집고
驟雨落河魚(취우낙하어) : 소나기에 강물의 물고기 솟아 떨어지게 한다.
座對賢人酒(좌대현인주) : 앉아서 현인의 술, 백주를 마주하면
門聽長者車(문청장자거) : 문에서는 귀인의 수레 오는 소리 들린다.
相邀愧泥?(상요괴니녕) : 맞아 모시자니 진흙탕이 부끄러우니
騎馬到?除(기마도계제) : 말을 타신 채로 섬돌까지 닿아오세요.

여임성허주부유남지(與任城許主簿遊南池)-두보(杜甫)

임성 허주부와 남지에서 놀다-두보(杜甫)

秋水通溝?(추수통구혁) : 가을 물 밭도랑으로 통하고
城隅進小船(성우진소선) : 성 모퉁이에 작은 배가 나아간다.
晩?看洗馬(만량간세마) : 싸늘한 저녁에 말 씻는 것 보이고
森木亂鳴蟬(삼목난명선) : 숲 속 나무에는 매미소리 어지럽다.
菱熟經時雨(능숙경시우) : 때맞춘 비 지나가니 마름이 익고
蒲荒八月天(포황팔월천) : 팔월 하늘에 창포가 황폐해지는구나.
晨朝降白露(신조강백노) : 이른 아침에 흰 이슬 내리는데
遙憶舊靑氈(요억구청전) : 낡은 푸른 털담요 아득히 생각는구나.

유구법조정하구석문연집(劉九法曹鄭瑕丘石門宴集)-두보(杜甫)

법조참군사 유씨, 하구현령 정씨와 석문에 모여 잔치하다-두보(杜甫)

秋水淸無底(추수청무저) : 가을 물 맑아 바닥이 보이지 않아
蕭然淨客心(소연정객심) : 쓸쓸하게 나그네 마음을 씻어주는구나.
?曹乘逸興(연조승일흥) : 연조 유씨는 편안한 흥취를 타고
鞍馬到荒林(안마도황림) : 안장 얻은 말이 황폐한 숲에 이르렀다.
能吏逢聯璧(능리봉련벽) : 유능한 관리가 같은 좋은 친구 만나니
華筵直一金(화연직일금) : 화려한 술자리 한 덩이 금에 값하노라.
晩來橫吹好(만내횡취호) : 저녁에 오랑캐 노래는 좋고
泓下亦龍吟(홍하역룡음) : 깊은 물 아래에서 용도 시를 읊는다.

등연주성누(登?州城樓)-두보(杜甫)

연주성루에 올라-두보(杜甫)

東郡趨庭日(동군추정일) :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뜨락 처음 가던 날
南樓縱目初(남누종목초) : 남루서 눈 가는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
孤?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
荒城魯殿餘(황성노전여) :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
從來多古意(종내다고의) :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
臨眺獨躊躇(임조독주저) :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

단가항증왕낭사직(短歌行贈王郎司直)-두보(杜甫)

단가행을 사직 왕랑에게 주다-두보(杜甫)

王郎酒?拔劍斫地歌莫哀(왕낭주감발검작지가막애) : 왕랑이 취하여 칼을 뽑아 땅을 치며 막애를 노래하지만
我能拔爾抑塞磊落之奇才(아능발이억새뇌낙지기재) : 나는 그대의 누르고 막는 뇌락한 기이한 재능을 뽑을 수 있도다.
豫章?風白日動(예장번풍백일동) : 예장 나무는 바람에 펄럭이며 대낮의 해를 움직이고
鯨魚跋浪滄溟開(경어발낭창명개) : 고래가 물결을 밟으며 푸른 바다를 여는구나.
且脫劍佩休徘徊(차탈검패휴배회) : 잠시 패용한 칼을 풀어놓고서 배회하기를 그치고
西得諸侯棹錦水(서득제후도금수) : 서방에서 제후를 얻어 비단빛 물결에 노를 젖는다.
欲向何門?珠履(욕향하문삽주리) : 어느 문을 향하여 가서 구슬 집어 밟으려하나
仲宣樓頭春色深(중선누두춘색심) : 중선이 배의 다락 머리에 있는데 봄빛은 짙어간다.
靑眼高歌望吾子(청안고가망오자) : 푸른 눈과 높은 소리로 노래하며 나를 바라보니
眼中之人吾老矣(안중지인오노의) : 눈에 비친 사람인 내가 이미 늙었구나.

배왕시어동등동산최고정연(陪王侍御同登東山最高頂宴)-두보(杜甫)

왕시어을 모시고 동산의 최고봉에 같이 올라 잔치를 열다-두보(杜甫)

姚公美政誰與?(요공미정수여주) : 용공의 선정을 누구에게 비할 수 있을까
不減昔時陳太丘(부감석시진태구) : 그 옛날 진태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邑中上客有柱史(읍중상객유주사) : 읍중 상객 중에서 주사인 왕시어가 있어
多暇日陪?馬遊(다가일배총마유) : 많은 휴가날을 총마를 데리고 노닌다.
東山高頂羅珍羞(동산고정나진수) : 동산의 높은 봉우리에서 진수성찬 차리고
下顧城郭銷我憂(하고성곽소아우) : 성곽을 내려다보고 근신을 녹여버린다.
淸江白日落欲盡(청강백일낙욕진) : 맑은 강에 맑은 해가 다 넘어가려고 하는데
復?美人登綵舟(복휴미인등채주) : 다시 미인을 끼고 올라 배에 올라본다.
笛聲憤怨哀中流(적성분원애중류) : 피리소리 쏟아낸 분노는 강 한 가운데서 애?고
妙舞??夜未休(묘무위이야미휴) : 교묘한 춤은 느릿느릿 온 밤 동안 그치지 않는다.
燈前往往大魚出(등전왕왕대어출) : 등불 앞에는 가끔씩 큰 고기가 나와
聽曲低?如有求(청곡저앙여유구) : 노래를 듣고는 물을 오르내리며 무얼 구하는 듯하다.
三更風起寒浪湧(삼경풍기한낭용) : 한 밤에 바람이 일어 차가운 물결이 솟구치는데
取樂喧呼覺船重(취낙훤호각선중) : 악기를 가지고 소리쳐 부르며 배가 무거운 것만 알고있다.
滿空星河光破碎(만공성하광파쇄) : 공중에 가득한 은하수의 빛이 부서지고
四座賓客色不動(사좌빈객색부동) : 사방 자리에 가득한 손님들의 얼굴빛은 변함이 없다.
請公臨深莫相違(청공림심막상위) : 공에게 청하노니, <시경>의 깊은 물가 교훈을 잊지 말고
廻船罷酒上馬歸(회선파주상마귀) : 배를 돌려 술자리를 그치고 말에 올라 돌가가시오.
人生歡會豈有極(인생환회개유극) : 인생의 기쁜 연회가 어찌 끝이 있을까
無使霜露霑人衣(무사상노점인의) : 서리와 이슬이 사람의 옷을 적시게 하지 말았으면.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引)-두보(杜甫)

위풍 녹사댁에서 조장군의 말 그림을 본 노래-두보(杜甫)

國初已來?鞍馬(국초이내화안마) : 국초 이래로 안마를 그려왔는데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한 경지는 오직 강도왕을 헤아린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장군은 삼십 세에 이름을 얻었으며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사람들은 다시 요순의 명마인 승황을 보았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한 때는 선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고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 용지에는 십 일만에 용이과 운우가 날았다.
內府殷紅瑪瑙盤(내부은홍마노반) : 내부에 소장된 짙붉은 마노 소반을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여는 재인에게 전하여 찾아 주게 하셨다.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은반을 하사받은 장군은 배례하고 춤추며 돌아왔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비단 섬세한 비단이 서로 따라 날아오고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척과 권세가도 필적을 얻었으니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장군이 그린 평풍에 광채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 옛날에는 태종에게 권모왜라는 명마가 있었고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에는 곽가에 사자화라는 명마가 있다.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 그림에 두 마리 말이 그려 있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 다시 식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차탄하게 한다.
此皆戰騎一敵萬(차개전기일적만) : 이들은 모두가 전쟁 말로서 하나가 만을 상대했다.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서 아득히 바람과 모래 일으키니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났다.
逈若寒空動煙雪(형야한공동연설) : 아득히 찬 공중에 연기같은 흰 눈이 움직이는 듯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밟은 발굽은 길이 오동나무 사이를 밟는다.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 마관과 시양들이 삼엄하게 줄지어 서있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어여쁘게도, 아홉 말은 신령스러움과 준일함을 다투어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맑고 높은 절개를 돌아보니 기품이 깊고도 온건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고심하고 아끼는 것이 어느 것이냐고 잠깐 물으니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위로는 위풍이 있고 앞에는 지둔이 있다고 한다.
憶昔巡幸新?宮(억석순행신풍궁) : 옛날 신풍궁을 행차한 때를 생각하니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 천자의 깃발인 취화는 하늘을 치며 동쪽 향하고
騰?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 등양뇌락한 말이 삼 만 필이나 되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 이 그림처럼 근골이 같았도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스스로 보물을 바치고 하종에 조공하여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강물 안에서 교룡을 잡지 않았단다.
君不見金粟堆前松柏裏(군부견금속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금속퇴전의 송백의 안을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 준마 용매는 다 떠나가고 새만이 바람을 불러댄다.

희제왕재화산수도가(?題王宰?山水圖歌)-두보(杜甫)

왕제의 산수화 그림을 재미로 지은 노래-두보(杜甫)

十日?一水(십일화일수) : 십일만에 물 하나 그리고
五日?一石(오일화일석) : 오일만에 돌 하나 그린다.
能事不受相促迫(능사부수상촉박) : 서로 촉박하게 받지 않음을 능사로 했으니
王宰始肯留眞跡(왕재시긍류진적) : 왕재는 비로소 진정한 자취를 머룰게 했다.
壯哉崑崙方壺圖(장재곤륜방호도) : 장하구나, 곤륜방호의 그림
?君高堂之素壁(괘군고당지소벽) : 군의 고당의 깨끗한 벽에 걸려있구나.
巴陵洞庭日本東(파능동정일본동) : 파릉동정은 일본의 동쪽에 있고
赤岸水與銀河通(적안수여은하통) : 적안의 물은 은하수와 통한다.
中有雲氣隨飛龍(중유운기수비룡) : 그 안에 운기가 있으니 나는 용을 따르고
舟人漁子入浦?(주인어자입포서) : 뱃사람과 어부는 포서로 들어간다.
山木盡亞洪濤風(산목진아홍도풍) : 산수가 다하니 다음은 큰 물결과 바람이라.
尤工遠勢古莫比(우공원세고막비) : 먼 정황을 그림에 특히 뛰어나 옛날에 견줄 바 없고
咫尺應須論萬里(지척응수논만리) : 지척에 있으면서도 만리를 논하게 된다.
焉得幷州快剪刀(언득병주쾌전도) : 어찌 병주의 쾌전도를 구해서
剪取吳松半江水(전취오송반강수) : 오송과 반강의 물을 끊어버릴 수 있을까.

만흥(漫興)-두보(杜甫)

흥겨워서-두보(杜甫)

斷腸春江欲盡頭(단장춘강욕진두) : 애끊는 봄날의 강, 강둑길이 끝나는 곳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어 방초 우거진 물가에 서다.

顚狂柳絮隨風舞(전광유서수풍무) : 미친 듯 날리는 버들개지는 바람 따라 춤추고

輕薄桃花逐水流(경박도화축수류) : 가볍고 얇은 복사꽃은 물을 따라 흘러만 가는구나.

절구4(絶句4)-두보(杜甫)

절구시-두보(杜甫)

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 : 강물이 움직이니 달이 돌을 옮기는 듯

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 : 개울이 비어있어 구름이 꽃과 이웃하였다.

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 : 옛 길을 알아 새는 깃들이는데

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 : 돗단배 지나가다 누구네 집에서 묵고 갈까.

등보공탑(登寶公塔)-왕안석(王安石)

보공탑에 오르며-왕안석(王安石)

倦童疲馬放松門(권동피마방송문) : 지친 동복과 피로한 말을 송문에 놓아두고
自把長?倚石根(자파장공의석근) : 홀로 긴 대지팡이 짚고 올라 돌벽에 기대어선다
江月轉空爲白晝(강월전공위백주) : 강 위의 달은 공중을 빙돌아 대낮같이 비추고
嶺雲分暝與黃昏(령운분명여황혼) : 고개 너머 구름은 어둠을 갈라 황혼빛과 함께 한다
鼠搖岑寂聲隨起(서요잠적성수기) : 새앙쥐는 정적을 깨고 쉬지 않고 바스락거리고
鴉矯荒寒影對?(아교황한영대번) : 황량하고 추운 달빛 속을 갈가마귀 짝지어 날아간다
當此不知誰客主(당차불지수객주) : 누가 객이고 주인인지 모를 이 때에
道人忘我我忘言(도인망아아망언) : 스님은 나를 잊고 나는 할 말을 잊는다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 공명의 무덤 앞,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지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도다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맞은 껍질에 흐르는 빗방울 사십 겹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 대색이 하늘에 닿은 것이 이천 척 높이로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때에 맞춰 모여들지만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나무는 여전히 사람을 위해 애석히 여긴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 구름이 몰려와 기운이 무협에 길게 닿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이 뜨니 한기가 하얗게 설산에 통하는구나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 전날을 돌아보면 길이 금정의 동쪽을 둘러있다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왕과 무후는 비궁에 함께 했구나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높다란 줄기와 가지 교외 언덕에 오래 있어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 아름다운 단청에도 방과 창문은 비어있고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 낙락히 살아 땅을 차지한다해도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 아득히 높아서 강한 바람이 많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붙어있임은 스스로 신통력이 있어서며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정직함은 원래 조화옹의 공덕에 의함이로다
大厦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커다란 집이 기울어지면 큰 들보가 필요하며
萬牛廻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만 두의 소도 머리를 돌릴 만큼 구산은 무겁도다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 그 문장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은 이미 놀라고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자르고 베는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누가 보낼 수 있을까
苦心豈免容?蟻(고심개면용루의) : 고심스럽게도 어찌 개미를 받아들임을 면할 수 있으며
香葉曾經宿鸞鳳(향섭증경숙난봉) : 향기로운 나뭇잎에는 이미 난새와 봉황새가 묵었구나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지사와 은사는 원망하고 탄식하지 말지니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 예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 하였노라

전출새7(前出塞7)-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驅馬天雨雪(구마천우설) : 하늘에는 눈비 내리는데, 말 몰고
軍行入高山(군항입고산) : 군대는 행군하며 높은 산을 오른다
逕危抱寒石(경위포한석) : 좁다란 길 위태하여 찬 바위 껴안으니
指落曾?間(지낙증빙간) : 손가락은 얼음 사이로 미끄러 떨어진다
已去漢月遠(이거한월원) : 이미 떠나온 고향의 달은 멀기만 한데
何時築城還(하시축성환) : 어느 때라야 성곽을 쌓아 쌀 수 있을까
浮雲暮南征(부운모남정) : 날은 저무는데 뜬구름 남으로 가는데
可望不可攀(가망부가반) : 거저 바라만 볼 뿐, 따라 잡을 수가 없구나

전출새6(前出塞6)-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挽弓當挽强(만궁당만강) : 활을 당김에는 마땅히 강한 것을 당겨야 하고
用箭當用長(용전당용장) : 화살을 쓸 때에는 마땅히 긴 것을 사용해야 한다네
射人先射馬(사인선사마) : 먼저 말을 쏘아죽일 각오라야 사람을 쏠 수 있고
擒敵先擒王(금적선금왕) : 먼저 왕을 사로잡을 각오라야 적을 사로 잡을 수 있다네
殺人亦有限(살인역유한) : 사람을 죽이는 데는 또한 한계가 있는 법이고
立國自有疆(입국자유강) : 나라를 세움에는 강토의 경계가 있어야 한다네
苟能制侵陵(구능제침능) : 진실로 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면
豈在多殺傷(개재다살상) : 어찌 그리도 많은 살상이 있어야 하겠는가

강촌3(羌村3)-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正亂叫(군계정난규) : 닭들은 어지러이 소리치더니
客至?鬪爭(객지계투쟁) : 객이 오니 닭들은 싸우기 시작한다
驅?上樹木(구계상수목) : 닭을 몰아 나무 위에 올리니
始聞叩柴荊(시문고시형) : 비로소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父老四五人(부노사오인) : 동네 어르신 네댓 분이
問我久遠行(문아구원항) : 나의 오랜 걸음을 물어온다
手中各有?(수중각유휴) : 손에는 각자 들고 온 것이 있는데
傾?濁復淸(경합탁복청) : 술잔을 기울이니 탁주이고 또 청주였다
莫辭酒味薄(막사주미박) : 술맛이 보잘것 없어도 사양하지 말게나
黍地無人耕(서지무인경) : 기장밭이 있어도 갈 사람 하나 없었다네
兵革旣未息(병혁기미식) : 전쟁은 아직 그치지 않아
兒童盡東征(아동진동정) : 아이들 모두가 동으로 군대에 갔다네
請爲父老歌(청위부노가) : 어르신들 위하여 청하여 노래부르기를
艱難愧深情(간난괴심정) : 가난한데도 깊은 정에 부끄러워 했다네
歌罷仰天歎(가파앙천탄) : 노래가 끝나 하늘 바라보며 탄식하니
四座涕縱橫(사좌체종횡) : 사방 어르신도 눈물이 마구 흘러내린다

강촌2(羌村2)-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晩歲迫偸生(만세박투생) : 만년에는 사는데 급급하여
還家少歡趣(환가소환취) : 집에 돌아와도 기쁜일이 적었도다
嬌兒不離膝(교아부리슬) : 사랑스런 아이는 무릎을 떠나지 않고
畏我復却去(외아복각거) : 내가 다시 떠날까를 두려워하는구나
憶昔好追?(억석호추량) : 지난 날 생각니, 서늘한 것 좋아하여
故繞池邊樹(고요지변수) : 연못가의 나무들을 빙둘러 돌았다네
蕭蕭北風勁(소소배풍경) : 소소하게 북풍이 매섭게 불어
撫事煎百慮(무사전백려) : 일을 생각하니 온갖 생각이 끓어오른다
賴知禾黍收(뢰지화서수) : 힘이 나는 것은, 곡식이 추수되었음을 알고
已覺糟牀注(이각조상주) : 지개미술이 술동에 부어졌음도 깨달았도다
如今足斟酌(여금족짐작) : 지금 술을 따를 만하다니
且用慰遲暮(차용위지모) : 이것으로 저무는 저녁을 위로할만 하도다

강촌1(羌村1)-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嶸赤雲西(쟁영적운서) : 붉은 구름 서편에 산은 높고
日脚下平地(일각하평지) : 햇발은 평지에 내려 깔리는구나
柴門鳥雀?(시문조작조) : 사립문에 새들은 시끄럽고
歸客千里至(귀객천리지) : 고향 돌아온 나그네 천리길을 왔도다
妻?怪我在(처노괴아재) : 아내와 자식은 살아 왔음이 신기하여
驚定還拭淚(경정환식누) : 놀라움이 진정되니 다시 눈물을 닦는다
世亂遭飄蕩(세난조표탕) : 세상의 전란에 떠돌게 되었다가
生還偶然遂(생환우연수) : 살아 돌아오다니 기적같은 일이라네
?人滿牆頭(린인만장두) : 이웃사람들 담장에 가득 모여
感歎亦??(감탄역허희) : 감찬하고 또한 흐느껴 우는구나
夜?更秉燭(야란경병촉) : 밤이 깊어도 다시 촛불을 잡고
相對如夢寐(상대여몽매) : 서로 마주하며 꿈꾸는 듯 하였다


성도부(成都府)-두보(杜甫)

성도부-두보(杜甫)

??桑楡日(예예상유일) : 뽕나무, 느릅나무 사이로 해는 어둑한데
照我征衣裳(조아정의상) : 길 떠난 나그네, 나의 옷깃을 비추는구나
我行山川異(아항산천리) : 내가 걷는 길은 산천도 다르고
忽在天一方(홀재천일방) : 문득 나는 먼 하늘 한 곳, 여기에 있도다
但逢新人民(단봉신인민) : 오직 만나는 이는 낯설은 사람들
未卜見故鄕(미복견고향) : 고향 다시 볼 일은 첨칠 수도 없도다
大江東流去(대강동류거) : 큰 강물은 동으로 흘러가는데
遊子日月長(유자일월장) : 떠도는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여라
曾城塡華屋(증성전화옥) : 층진 성채에는 화려한 집들 가득하고
季冬樹木蒼(계동수목창) : 마지막 겨울인데도 나무는 푸르기만 하다
喧然名都會(훤연명도회) : 이름 난 도회는 소란하여
吹簫間笙簧(취소간생황) : 생황소리에 퉁소소리까지 들려온다
信美無與適(신미무여적) : 참으로 아름다워도 함께 갈 사람 없어
側身望川梁(측신망천량) : 몸을 옆으로 누워 냇물과 다리를 바라본다
鳥雀夜各歸(조작야각귀) : 참새도 저녁에는 각자가 돌아가는데
中原杳茫茫(중원묘망망) : 중원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여라
初月出不高(초월출부고) : 초생달이 떠도 높지가 않고
衆星尙爭光(중성상쟁광) : 뭇별들은 아직도 밝은 빛을 다툰다
自古有?旅(자고유기려) : 예부터 나그네야 있겠지만
我何苦哀傷(아하고애상) : 나는 어찌 이리도 고통스럽게 애?아하는가

적곡(赤谷)-두보(杜甫)

적곡에서-두보(杜甫)

天寒霜雪繁(천한상설번) : 차가운 날, 눈서리 날리는데
遊子有所之(유자유소지) : 그곳이 나그네 가는 길이어라
豈但歲月暮(개단세월모) : 어찌하여 세월만 저무는가
重來未有期(중내미유기) : 다시 올리라는 기약도 없구나
晨發赤谷亭(신발적곡정) : 새벽에 적곡정을 떠나왔는데
險艱方自?(험간방자자) : 험난한 길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亂石無改轍(난석무개철) : 울퉁불퉁 돌길에 수레 돌리지 못해
我車已載脂(아거이재지) : 나의 수레에 이미 기름을 발랐도다
山深苦多風(산심고다풍) : 산이 깊어지니 바람은 더욱 심하고
落日童稚飢(낙일동치기) : 지는 해에 아이들은 더욱 배고파 한다
?然村墟逈(초연촌허형) : 사람 사는 마을은 멀어 근심되는데
煙火何由追(연화하유추) : 어느 길을 가야 연기와 불빛 찾아갈까
貧病轉零落(빈병전령낙) : 가난과 병으로 더욱 영락해지니
故鄕不可思(고향부가사) : 고향 가는 일은 생각지도 못하노라
常恐死道路(상공사도노) : 항상 두려운 건, 길가다 죽어서
永爲高人嗤(영위고인치) : 영원히 고인의 비웃음거리 되는 일이로다

적초령(積草嶺)-두보(杜甫)

적초령에서-두보(杜甫)

連峯積長陰(연봉적장음) : 잇단 봉우리에 긴 그늘 쌓이고
白日遞隱見(백일체은견) : 밝은 해는 숨었다가 다시 나탄다
??林響交(수수림향교) : 숲속엔 바람소리 어울려 들리고
慘慘石狀變(참참석장변) : 을씨연스럽게 돌 모양도 변한다
山分積草嶺(산분적초령) : 적초령에서 산이 나누어지고
路異鳴水縣(노리명수현) : 명수현에선 길이 달라지는구나
旅泊吾道窮(려박오도궁) : 나그네 같은 삶, 나의 길은 궁하고
衰年歲時倦(쇠년세시권) : 늙은 나이에 계절마저 겨울이로다
卜居尙百里(복거상백리) : 내 사는 곳은 아직 백리 먼 길
休駕投諸彦(휴가투제언) : 수레 멈추고 선비들 집에 투숙한다
邑有佳主人(읍유가주인) : 고을에는 좋은 주인이 있다 하니
情如已會面(정여이회면) : 마음은 이미 서로 만난 것 같아라
來書語絶妙(내서어절묘) : 보내온 편지 받아보니, 그 말이 절묘하여
遠客驚深眷(원객경심권) : 먼 길 떠난 나그네가 깊은 배려에 놀란다
食蕨不願餘(식궐부원여) : 고사리를 먹어도 더 이상 바랄 것 없으니
茅茨眼中見(모자안중견) : 초가집이 눈안에 아런거리는구나

석감(石龕)-두보(杜甫)

석굴-두보(杜甫)

熊?咆我東(웅비포아동) : 곰은 나의 동편에서 포효하고
虎豹號我西(호표호아서) : 호랑이는 나의 서편에서 운다
我後鬼長嘯(아후귀장소) : 나의 뒤에는 귀신의 긴 휘파람소리
我前?又啼(아전융우제) : 나의 앞에는 원숭이가 운다
天寒昏無日(천한혼무일) : 날은 차갑고 해는 져서 어둡고
山遠道路迷(산원도노미) : 산은 아득히 멀어 길을 잃는다
驅車石龕下(구거석감하) : 석굴 아래로 수레를 몰아가니
仲冬見虹霓(중동견홍예) : 한겨울인데도 무지개가 보인다
伐竹者誰子(벌죽자수자) : 대나무 베는 이들은 누구네 자식인가
悲歌上雲梯(비가상운제) : 슬픈 노래가 구름 사다리 위로 올라간다
爲官採美箭(위관채미전) : 나라를 위해 좋은 화살거리를 채취하고
五歲供梁齊(오세공량제) : 오년동안이나 양나라 제나라에 공급했도다
苦云直幹盡(고운직간진) : 괴롭게 말하기를, 곧은 대나무 다 없어져
無以應提?(무이응제휴) : 공급할 방법이 없다고 말 하는구나
奈何漁陽騎(나하어양기) : 어찌할꺼나, 안록산과 사사명의 반군들
颯颯驚蒸黎(삽삽경증려) : 삽삽하게도 만백성을 놀라게 하는 것을


야망(野望)-두보(杜甫)

들판의 조망-두보(杜甫)

淸秋望不極(청추망부극) : 맑은 가을날, 조망은 끝이 없고
?遞起層陰(초체기층음) : 멀리 층계 구름 바뀌어 이는구나
遠水兼天淨(원수겸천정) : 멀리 보이는 물, 하늘처럼 깨끗하고
孤城隱霧深(고성은무심) : 외로운 성곽, 깊숙이 안개에 묻혀있구나
葉稀風更落(섭희풍경낙) : 나뭇잎은 드물어도 바람에 다시 떨어지고
山逈日初沈(산형일초침) : 산은 아득히 멀고 해는 지기 시작하는구나
獨鶴歸何晩(독학귀하만) : 외짝 학은 돌아옴이 어찌 그리도 늦은가
昏鴉已滿林(혼아이만림) : 황혼녘에 까마귀는 이미 숲에 가득 앉았구나

일모(日暮)-두보(杜甫)

해가 저문다-두보(杜甫)

日暮風亦起(일모풍역기) : 해 저무는데 바람마저 일어
城頭烏尾訛(성두오미와) : 성머리에 까마귀 꼬리가 쫑긋쫑긋
黃雲高未動(황운고미동) : 누런 구름 높아 움직이지 않는데
白水已揚波(백수이양파) : 흰 물이 이미 물결이 이는구나
姜婦語還笑(강부어환소) : 굳센 아낙들, 말소리 도리어 우습고
胡兒行且歌(호아항차가) : 오랑캐들 걷다가 또 노래를 부른다
將軍別換馬(장군별환마) : 장군이 따로 말을 바꿔 타고
夜出擁雕戈(야출옹조과) : 밤에 나가 독수리를 잡아 돌아온다

추적(秋笛)-두보(杜甫)

가을 피리-두보(杜甫)

淸商欲盡奏(청상욕진주) : 맑은 소리 연주가 끝나려는데
奏苦血霑衣(주고혈점의) : 연주의 고통에 피가 옷을 적신다
他日傷心極(타일상심극) : 타일에 마음 상함이 심하리니
征人白骨歸(정인백골귀) : 군에 간 사람, 백골 되어 돌아온다
相逢恐恨過(상봉공한과) : 서로 만나 한스럽게 지나칠까 두려워
故作發聲微(고작발성미) : 시작하는 소리를 작게도 만들었구나
不見秋雲動(불현추운동) : 가을구름의 움직임 보이지 않는데
悲風稍稍飛(비풍초초비) : 서글픈 바람에 조금씩 조금씩 날아오른다

형화(螢火)-두보(杜甫)

반딧불-두보(杜甫)

幸因腐草出(행인부초출) : 다행히도 썩은 풀에서 나와
敢近太陽飛(감근태양비) : 감히 태양을 가까이 하며 난다
未足臨書卷(미족림서권) : 책에는 족히 이르지 못해도
時能點客衣(시능점객의) : 때로는 나그네 옷에 번쩍인다
隨風隔?小(수풍격만소) : 바람 따라 휘장 건너 작고
帶雨傍林微(대우방림미) : 비에 묻어 숲풀 가에 희미하다
十月淸霜重(십월청상중) : 시월 맑은 서리가 심각하거늘
飄零何處歸(표령하처귀) : 떠돌다가 어느곳으로 돌아가는가

겸가(??)-두보(杜甫)

갈대-두보(杜甫)

?折不自守(최절부자수) : 꺾이어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데
秋風吹若何(추풍취야하) : 가을바람 불어오니 어찌 하려나
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 잠시 꽃들이 흰 눈을 이고 있는데
幾處葉沈波(기처섭침파) : 몇몇 곳에는 잎들이 깔린 물결이로다
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 몸집은 연약해도 봄 싹은 일찍 나고
叢長夜露多(총장야노다) : 떨기가 길어서 밤에는 이슬이 많도다
江湖後搖落(강호후요낙) : 강과 호수의 뒤에서 흔들리며 떨어지니
亦恐歲蹉?(역공세차타) : 세월에 미끄러져 넘어질까 또한 두렵구나

대설(對雪)-두보(杜甫)

눈을 보고-두보(杜甫)

戰哭多新鬼(전곡다신귀) : 전장의 곡성, 새 귀신 많아져
愁吟獨老翁(수음독노옹) : 홀로 늙은 노인을 수심겨워 노래한다
亂雪低薄暮(난설저박모) : 어지러이 날리는 눈 저문 저녁 깔리고
急雪舞回風(급설무회풍) : 심하게 내리는 눈 회오리 바람에 춤춘다
瓢葉樽無綠(표엽준무록) : 박 잎사귀 술단지, 푸른빛도 없고
爐存火似紅(노존화사홍) : 화로에는 불이 있어 붉게 타는 듯
數州消息斷(수주소식단) : 적지의 몇 고을에서는 소식조차 없어
愁坐正書空(수좌정서공) : 수심에 홀로 앉아 빈 종이에 적어본다


야연좌씨장(夜宴左氏莊)-두보(杜甫)

밤에 좌씨의 별장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

風林纖月落(풍림섬월낙) : 바람 이는 숲에 고운 달 떨어지고
衣露淨琴張(의노정금장) : 맑은 거문고 소리처럼 옷 이슬 퍼진다
暗水流花徑(암수류화경) : 어둑한 강물은 꽃길로 흘러들고
春星帶草堂(춘성대초당) : 봄 하늘의 별빛은 초가를 둘러싼다
檢書燒燭短(검서소촉단) : 촛불 밝혀 책을 봄은 짧지만
看劍引杯長(간검인배장) : 잔을 들어 칼을 봄은 길기만 하다
詩罷聞吳詠(시파문오영) : 시 다 지으니, 들려오는 오나라 소랫소리
扁舟意不忘(편주의부망) : 조각배에서 마음 속 생각 잊혀지지 않는다

제장씨은거2(題張氏隱居2)-두보(杜甫)

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

之子時相見(지자시상견) : 자시에 가서 서로 만나니
邀人晩興留(요인만흥류) : 사람을 만나 저녁 흥겨워 머룰다
霽潭?發發(제담전발발) : 갠 못에 물고기 이리저리 다니고
春草鹿??(춘초녹유유) : 봄풀에는 사슴들이 울어댄다
杜酒偏勞勸(두주편노권) : 두주는 권하기 바쁘고
張梨不外求(장리부외구) : 장래는 밖에서 바라지 않는다
前邨山路險(전촌산노험) : 앞 마을 산길은 험준한데
歸醉每無愁(귀취매무수) : 취하여 돌아옴에 근심이 없어진다

유룡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두보(杜甫)

용문 봉선사에 올라-두보(杜甫)

已從招提遊(이종초제유) : 초제를 따라 놀다가
更宿招提境(경숙초제경) : 다시 초제의 경내에서 묵다
陰壑生虛?(음학생허뢰) : 으슥한 골짜기에 빈 소리 들리고
月林散淸影(월림산청영) : 달 뜬 숲에 맑은 그림자 흩어진다
天闕象緯逼(천궐상위핍) : 부두성은 씨줄 모양으로 다가오고
雲臥衣裳冷(운와의상냉) : 구름이 옷에 드리워져 기운이 차갑다
欲覺聞晨鐘(욕각문신종) : 잠을 깨려는데 새벽종소리 들려와
令人發深省(영인발심생) : 사람을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구나

북풍(北風)-두보(杜甫)

북풍-두보(杜甫)

北風破南極(배풍파남극) : 북풍은 남쪽 끝까지 불고
朱鳳日威垂(주봉일위수) : 주봉에는 해가 내리쬔다
洞庭秋欲雪(동정추욕설) : 동정호 가을에 눈 내릴 것 같은데
鴻雁將安歸(홍안장안귀) : 기러기들은 어디로 돌아가려는가
十年殺氣盛(십년살기성) : 십년 추위가 심하여
六合人煙稀(육합인연희) : 천지엔 사람과 연기 드물구나
吾慕漢初老(오모한초노) : 한나라 초기 노인 그리운데
時淸猶茹芝(시청유여지) : 날씨는 맑은데 여전히 여지풀이 있도다

풍질주중복침서회(風疾舟中伏枕書懷)-두보(杜甫)

바람 빠른 배안에서 엎드려 마음을 적다-두보(杜甫)

軒轅休製律(헌원휴제률) : 황제 헌원씨 음악 만들지 말고
虞舜罷彈琴(우순파탄금) : 순임금과 유후씨도 거문고 타지 말았어야지
尙錯雄鳴管(상착웅명관) : 관의 장웅도 봉황의 울음도 어그러졌으니
猶傷半死心(유상반사심) : 여전히 상심하여 반사의 마음조차 없도다
聖賢名古邈(성현명고막) : 성현의 명성도 아득한 옛 일
?旅病年侵(기려병년침) : 떠도는 나그네에게 병은 해마다 닥치는구나.
舟泊常依震(주박상의진) : 작은 배를 매어 항상 동북방에 의지하고
湖平早見參(호평조견삼) : 호수가 넓고 평평하여 일찍 참성을 본다.
如聞馬融笛(여문마융적) : 마치 마융이 객지에서 피리소리 듣는 듯하고
若倚仲宣襟(야의중선금) : 왕찬이 타향세서 누에 올라 옷깃을 펼친 듯하다
故國悲寒望(고국비한망) : 고향을 생각하며 추위에 바라보니 슬프기만 하고
?雲慘歲陰(군운참세음) : 뭉게구름에는 세모의 참람한 기운이 서렸도다.
水鄕?白屋(수향매백옥) : 강남의 고을이라 흰 집이 자욱하고
楓岸疊靑岑(풍안첩청잠) : 단풍나무 언덕에는 푸른 봉우리 모여 있도다.
鬱鬱冬炎?(울울동염장) : 겨울에도 무더운 병으로 답답하기만 하고
??雨滯淫(몽몽우체음) : 지루한 장마비에 어둑어둑하다오.
鼓迎非祭鬼(고영비제귀) : 북을 치며 맞는 것은 귀신에 제사함이 아니요
彈落似?禽(탄낙사효금) : 쏘아서 떨어지는 것은 올빼미 같은 새라네.
興盡?無悶(흥진재무민) : 흥이 다하니 겨우 답답한 마음 가진다오.
愁來遽不禁(수내거부금) : 시름이 오면 참을 수 없고
生涯相?沒(생애상율몰) : 평생을 서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운데
時物正蕭森(시물정소삼) : 시절의 물상은 얼씨년 스럽기만 하다오.
疑惑樽中弩(의혹준중노) : 술잔 속 활 그림자 의심스러워하며
淹留冠上簪(엄류관상잠) : 갓 위의 비녀 처지로 머물러 있다오
牽?驚魏帝(견거경위제) : 옷깃을 당기며 위나라 임금 놀라게 한 일도
投閣爲劉歆(투각위류흠) : 유음의 아들 일로 알아 던져지기도 하였다
狂走終奚適(광주종해적) : 미친 사람처럼 떠돌아 끝내는 어디로 가리오.
微才謝所欽(미재사소흠) : 하찮은 재주러 흠모하는 사람을 뿌리치니
吾安藜不?(오안려부삼) : 나는 명아 주국에 쌀 섞지 않은 밥도 만족하다오.
汝貴玉爲琛(여귀옥위침) : 그대들은 옥보다 귀한 보배들이니
烏?重重縛(오궤중중박) : 다 망가져서 칭칭 동여맨 책상에 기대어서
?衣寸寸針(순의촌촌침) : 메추리처럼 달아 놓은 것 같이 꿰매었도다.
哀傷同庾信(애상동유신) : 애처롭고 쓰라림은 유신과 같고
述作異陳琳(술작리진림) : 글을 지음에는 진림보다는 못했도다.
十暑岷山葛(십서민산갈) : 촉 지방 민산에 칡옷으로 10년 여름을 보내고
三霜楚戶砧(삼상초호침) : 초 지방에서는 가을 다듬이 소리를 3년을 보냈도다.
?陪錦帳坐(도배금장좌) : 외람되게도 비단 장막에 앉아 모시는 낭관이 되어
久放白頭吟(구방백두음) : 오랫동안 늙은 나이로 시를 뜻대로 옮기었소
反樸時難遇(반박시난우) : 순박한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만나기 어려워도
忘機陸易沈(망기륙역침) : 기회를 노리는 마음 잊어버리면 뭍에 살 듯 쉬워라
應家數粒食(응가삭립식) : 응당 가족들 몇 술 잡을 더 먹으나
得近四知金(득근사지금) : 하늘과 땅과 그대와 내가 아는 돈을 얻었도다.
春草封歸恨(춘초봉귀한) : 봄풀은 푸르러 고향에 가고자 하는 한은 더하고
源花費獨尋(원화비독심) : 무릉도원 홀로 찾고자 하는 마음을 생긴다오.
轉蓬憂??(전봉우초초) : 쑥이 바람에 구르듯 근심이 심해지고
行藥病??(항약병잠잠) : 약을 써도 병은 여전히 심하기만 하도다.
?夭追潘岳(예요추반악) : 반악처럼 요절한 자식을 길 가에 묻고
持危覓鄧林(지위멱등림) : 위태한 몸을 버티고자 지팡이를 찾는다오.
蹉??學步(차타번학보) : 엉덩방아 찧으면서도 한단의 걸음을 흉내 내고
感激在知音(감격재지음) : 참된 친구 있음에 감격스럽도다
?假蘇張舌(각가소장설) : 그러면서도 소진과 장의처럼 말을 잘하여
高誇周宋?(고과주송심) : 주송의 칼자루로 크게 자부했었다오
納流迷浩汗(납류미호한) : 모든 물 받아들여 호수 되어 아득하고
峻趾得??(준지득금음) : 높은 터전은 우람한 산과 같은 곳에서 얻었고
城府開淸旭(성부개청욱) : 해맑은 아침 햇볕이 쪼이는 곳에 감영이 있도다.
松筠起碧?(송균기벽심) : 소나무와 대나무는 푸른 물가에서 생겨나고
披顔爭??(피안쟁천천) : 낯을 활짝 펴서 다투어 웃으며 맞아들인다.
逸足競??(일족경침침) : 빠른 말은 좋은 다리로 앞을 다투고
朗鑒存愚直(낭감존우직) : 밝은 눈으로 우직한 자를 위로해준다
皇天實照臨(황천실조림) : 하늘은 진실하게 비춰주고 있고
公孫仍恃險(공손잉시험) : 공손술 같은 자가 험함을 믿고서 날뛰고
侯景未生擒(후경미생금) : 후경과 같은 자를 아직 사로잡지 못하고 있도다.
書信中原闊(서신중원활) : 중원에서는 소식이 아득하고
干戈北斗深(간과배두심) : 전쟁 중이라 은 임금 계신 장안은 아득하도다.
畏人千里井(외인천리정) : 천리 밖에서 남을 두려워하고
問俗九州箴(문속구주잠) : 천하의 잠언에 실린 풍속을 묻고 있소
戰血流依舊(전혈류의구) : 전쟁에서 흘리는 피는 옛날과 같고
軍聲動至今(군성동지금) : 군사들의 함성소리는 지금까지 울려온다오.
葛洪尸定解(갈홍시정해) : 갈홍처럼 시체가 변하여 신선이 되지 못해도
許靖力難任(허정력난임) : 허정처럼 식구들을 맡기도 어렵다오.
家事丹砂訣(가사단사결) : 집안 살림과 신선되는 단사의 비결도
無成涕作霖(무성체작림) : 이루지 못하니 눈물이 흘러 비가 되었다오.


모추장귀진(暮秋將歸秦)-두보(杜甫)

저무는 가을 진으로 돌아가며-두보(杜甫)

水闊蒼梧野(수활창오야) : 강물 넓고 짙푸른 차오의 들판
天高白帝秋(천고백제추) : 백제의 하늘은 하늘이 높기도 하다
途窮那免哭(도궁나면곡) : 길이 궁벽하니 어찌 통곡 하지 않겠으며
身老不禁愁(신노부금수) : 몸마저 늙어서 시름을 참기 어렵도다
大府才能會(대부재능회) : 호남은 큰 고을이라 재주꾼 모여드니
諸公德業優(제공덕업우) : 그대들 모두가 덕업이 우스한 분들이도다
北歸衝雨雪(배귀충우설) : 비와 눈을 무릅쓰고 북으로 돌아가니
誰憫?貂?(수민폐초구) : 누가 초라한 가죽옷을 불쌍히 여기리오

만모(晩暮)-두보(杜甫)

저녁에-두보(杜甫)

?陽馳尺素(뇌양치척소) : 뇌양 현령 섭씨 편지 보내와
見訪荒江渺(견방황강묘) : 거친 강물 아득한 곳을 찾아왔다
義士烈女家(의사렬녀가) : 그대는 의사와 열녀의 집안
風流吾賢紹(풍류오현소) : 풍류를 내 어진 친구, 그대이었소
昨見狄相孫(작견적상손) : 어제는 적상공의 손자를 보았는데
許公人倫表(허공인륜표) : 공을 인륜의 사포라고 인정하였소
前朝翰林後(전조한림후) : 전 왕조의 한림학자 자손인데
屈跡縣邑小(굴적현읍소) : 이 작은 고을에 몸을 굽히고 있소
知我?湍濤(지아애단도) : 내가 큰 물살에 시달림을 알면서도
半旬獲浩?(반순획호요) : 닷새 동안이나 홍수를 만났다오
孤舟增鬱鬱(고주증울울) : 외로운 배에서 답답함은 더해가고
僻路殊??(벽노수초초) : 궁벽한 길에서는 특별히 초초했다오
側驚猿?捷(측경원노첩) : 곁의 원수이들 날래게 돌아다니고
仰羨?鶴矯(앙선관학교) : 황새들이 높이 날아감을 선망했었다오
禮過宰肥羊(례과재비양) : 예우가 살찐 양을 대접하는 것보다 더했고
愁當置淸?(수당치청표) : 근심을 당하여도 맑은 술을 차려주었소
麾下殺元戎(휘하살원융) : 휘하에서는 장수를 죽이고
湖邊有飛?(호변유비조) : 호수가에는 죽은 최관의 명정이 날린다오
方行?岸靜(방항침안정) : 바라흐로 침주의 땅이 안전하여 가려하니
未話長沙擾(미화장사요) : 장사지방의 소란함은 말하지 않겠소
人非西諭蜀(인비서유촉) : 서쪽으로 초나라 회유하지 못할 사람이니
興在北坑趙(흥재배갱조) : 생각에 북쪽 조를 구덩이에 넣어 있게 하오
崔師乞已至(최사걸이지) : 최시어가 청한 구원군은 이미 와있고
澧卒用矜少(례졸용긍소) : 풍주의 병졸은 적지만 자랑할 만 하오
問罪消息眞(문죄소식진) : 반군의 죄를 묻는 소식은 진실이니
開顔憩亭沼(개안게정소) : 얼굴 주름을 펴고 역마을 늪에서 쉬고 있소

소한식주중작(小寒食舟中作)-두보(杜甫)

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두보(杜甫)

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 명절이라 억지로 먹으니 음식이 차고
隱?蕭條戴?冠(은궤소조대할관) : 앉은 자리 쓸쓸하고, 관은 초라한 할관을 쓴다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 봄물은 불어나 배가 하늘 위에 앉은 듯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 : 늙은이 눈에는 꽃이 안개 속에 보이는 듯 하여라
娟娟?蝶過閒?(연연희접과한만) : 곱게도 노는 나비는 한가히 장막을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 여기저기 무지지은 갈매기들 급한 여울 내려간다
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 청산에는 흰구름 만리나 멀리 떠가니
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배시장안) : 수심에 바로 북쪽 바라보니, 그곳이 장안이로다

2004.10.19 22: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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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

昔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옛 이별한 곳, 어느 곳인가
相逢皆老夫(상봉개노부) : 만나보니 노인이 다 되었도다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도리어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마른 모습 모두가 고난과 근심
自失論文友(자실논문우) : 허탈하여 친구들 이야기해보나
空知賣酒?(공지매주로) : 허되이 술집만 알고 있을 뿐이라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바삐 떠도는 마음
見爾不能無(견이부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애지 못하노라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두보(杜甫)

수고 고촉주를 쫓아 인일에 부치다-두보(杜甫)

開文書帙中(개문서질중) : 문갑을 열고 잊었던 글을 뒤적여
檢所遺忘(검소유망) : 잊었던 글을 뒤적여
因得故高常侍(인득고고상시) : 그리하여 옛 고상시의 것을 얻었다
人日相憶見寄詩(인일상억견기시) : 인일에 그리워 보내온 시를 보니
淚灑行間(누쇄항간) : 눈물이 시 행간에 뿌려진다
讀終篇末(독종편말) : 편의 끝가지 다 읽었다
自枉詩(자왕시) : 시를 보내온지
已十餘年(이십여년) : 이미 십년이 지났다
莫記存沒(막기존몰) : 존몰의 연대를 기록하지 않은 채로
又六七年矣(우륙칠년의) : 또 육칠년이 되었다
老病懷舊(노병회구) : 늙고 병들어 옛날을 생각하니
生意可知(생의가지) : 삶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今海內(금해내) : 이제 세상에서
忘形故人(망형고인) : 몸을 잊을 정도로 친한 친구는
獨漢中王瑀(독한중왕우) : 오직 한중왕 이우
與昭州敬使(여소주경사) : 그리고 소주의 군수인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君超先在(군초선재) :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愛而不見(애이불견) : 좋아하기는 하지만 볼 수가 없어
情見乎辭(정견호사) : 그리워하는 정을 글에 나타내었다
大曆五年(대력오년) : 대력 5년
正月二十一日(정월이십일일) : 1월 21일에
?追酬高公(각추수고공) : 돌이켜 고적의 작품에 따라 글을 지어
因寄王及敬弟(인기왕급경제) : 인하여 한중왕과 초선에게 보낸다

잠곡항(蠶穀行)-두보(杜甫)

잠곡행-두보(杜甫)

天下郡國向萬城(천하군국향만성) : 천하의 고을은 만성에 가깝고
無有一城無甲兵(무유일성무갑병) : 갑옷 입은 병사 없는 성이 하나 없다
焉得鑄甲作農器(언득주갑작농기) : 어찌 능히 갑옷 녹여 농기구를 만들어
一寸荒田牛得耕(일촌황전우득경) : 한 치의 거친 밭이라도 소로 논 갈 수 있다
牛盡耕田蠶亦成(우진경전잠역성) : 소는 모두 밭갈고, 누에도 쳐서
不勞烈士淚滂?(부노렬사누방타) : 의로운 선비 피곤하게 하여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
男穀女絲行復歌(남곡녀사항복가) :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길가다 노래할까

원유(遠遊)-두보(杜甫)

멀리 놀다-두보(杜甫)

江闊浮高棟(강활부고동) : 강이 넓어 높은 용마루 그림자 물에 뜨고
雲長出斷山(운장출단산) : 구름이 길어지니 허리 잘린 산이 드러난다
塵沙連越?(진사련월수) : 티끌과 모래바람은 월수 땅에 이어지고
風雨暗荊蠻(풍우암형만) : 바람 불고 비가 내려 형만 땅이 어둑하다
雁矯銜蘆內(안교함노내) : 갈대를 물고 나는 기러기 조심스럽게 날고
猿啼失木間(원제실목간) : 나무 잃은 원숭이들 애절하게 우는구나
??蘇季子(폐구소계자) : 헐어진 가죽옷 입은 소진 같은 사람
歷國未知還(력국미지환) : 여러 지방 다니면서 돌아올 줄을 모른다


강한(江漢)-두보(杜甫)

강한에서-두보(杜甫)

江漢思歸客(강한사귀객) : 강한의 고향 생각하는 나그네
乾坤一腐儒(건곤일부유) : 천지간에 한 진부한 선비로다
片雲天共遠(편운천공원) : 조각구름, 하늘처럼 아득하고
永夜月同孤(영야월동고) : 기나긴 밤, 달처럼 외로워라
落日心猶壯(낙일심유장) : 지는 해에도 마음만은 굳고
秋風病欲蘇(추풍병욕소) : 가을바람에 병마저 나아지려 한다
古來存老馬(고내존노마) : 예부터 늙은 말을 그냥 놔 둠은
不必取長途(부필취장도) : 반드시 먼 길에 쓸려고 함은 아니다

쌍풍포(雙楓浦)-두보(杜甫)

쌍풍포에서-두보(杜甫)

輟棹靑楓浦(철도청풍포) : 청풍도에서 노를 멎으니
雙楓舊已?(쌍풍구이최) : 두 단풍나무 이미 꺾이었다
自驚衰謝力(자경쇠사력) : 노쇠하여 힘이 사라짐에 놀라
不道棟梁材(부도동량재) : 나라의 대들보감이라 말하지 못한다
浪足浮紗帽(낭족부사모) : 물결 자국은 사모를 띄운 듯 하고
皮須截錦苔(피수절금태) : 껍질은 비단 이끼 깎은 듯 하도다
江邊地有主(강변지유주) : 강가의 땅은 임자가 있으리니
暫借上天廻(잠차상천회) : 잠시 빌려서 하늘에 올랐다 오리라

발담주(發潭州)-두보(杜甫)

담주를 떠나며-두보(杜甫)

夜醉長沙酒(야취장사주) : 밤에 장사의 술에 취하고
曉行湘水春(효항상수춘) : 새벽에 상수의 봄날로 간다
岸花飛送客(안화비송객) : 언덕의 꽃잎도 날아 나그네를 보내고
檣燕語留人(장연어류인) : 돛대의 제비는 나를 가지 말라 말한다
賈傅才未有(가부재미유) : 가의의 재주는 흔하지 않고
?公書絶倫(저공서절륜) : 저수량의 글씨는 뛰어나도다
名高前後事(명고전후사) : 명성 높은 앞뒤의 일들
回首一傷神(회수일상신) : 돌이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아프다


남정(南征)-두보(杜甫)

남으로 원정가-두보(杜甫)

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
雲帆楓樹林(운범풍수림) : 구름 같은 돛 달고 단풍 숲을 간다
偸生長避地(투생장피지) : 살기 위해 오랫동안 난리 난 땅 피해
適遠更霑襟(적원경점금) : 멀리 떠나며 다시 옷깃에 눈물 적신다
老病南征日(노병남정일) : 늙고 병들어 남으로 가는 날
君恩北望心(군은배망심) : 임금의 은혜에 북녘을 바라보는 마음
百年歌自苦(백년가자고) : 백년 한 평생 노래가 스스로 괴롭고
未見有知音(미견유지음) : 참된 친구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도다

효발공안(曉發公安)-두보(杜甫)

공안에서 새벽에 떠나며-두보(杜甫)

北城擊柝復欲罷(배성격탁복욕파) : 북성 순라꾼 딱딱이 소리 다시 잦아들고
東方明星亦不遲(동방명성역부지) : 동쪽 하늘에 샛별도 머지 않아 곧 지리라
??野哭如昨日(인계야곡여작일) : 이웃 닭 들판에서 우는 소리 어제와 같은데
物色生態能幾時(물색생태능기시) : 만물의 물색과 생태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舟楫?然自此去(주즙묘연자차거) : 배 타고 아득히 이곳을 떠나가
江湖遠適無前期(강호원적무전기) : 강호로 멀리 가서 앞날의 기약이 없도다
出門轉眄已陳跡(출문전면이진적) : 문을 나와 돌아보니 이미 옛 자취 없고
藥餌扶吾隨所之(약이부오수소지) : 약물로 살아가는 나 갈대로 가보자구나

이거공안산관(移居公安山館)-두보(杜甫)

공안산관으로 옮겨 살다-두보(杜甫)

南國晝多霧(남국주다무) : 남쪽 고장에는 낮에도 안개가 자욱
北風可正寒(배풍가정한) : 북풍은 가이 이제 막 모질고 차가워진다
路危行木?(노위항목초) : 길은 가팔라서 나무 끝을 걸어가는 듯
身逈宿雲端(신형숙운단) : 몸은 멀리 하늘 끝에서 묵는구나
山鬼吹燈滅(산귀취등멸) : 산의 귀신 등불을 불어 끄고
廚人語夜?(주인어야란) : 부엌에는 사람의 말소리 밤 늦도록 들린다
?鳴問前館(계명문전관) : 닭이 울어 앞의 역사를 묻는 것은
世亂敢求安(세난감구안) : 세상이 어지러운데 감히 편안함을 구하리오

항차고성점범강작(行次古城店汎江作)-두보(杜甫)

고성점 범강에 행차하여 짓다-두보(杜甫)

老年常道路(노년상도노) : 노년에 항상 길에서 헤매는 신세
遲日復山川(지일복산천) : 낮은 길어지는데 다시 산천을 떠돈다
白屋花開裏(백옥화개리) : 꽃 활짝 핀 곳에 초라한 초가집
孤城麥秀邊(고성맥수변) : 보리 팬 곳에 외로운 성만 서있구나
濟江元自闊(제강원자활) : 건너 편 강은 원래부터 넓은데
下水不勞牽(하수부노견) : 내려가는 강물에 끄는 수고 필요 없도다
風蝶勤依?(풍접근의장) : 바람에 나는 나비 부지런히 상앗대에 붙고
春鷗懶避船(춘구나피선) : 봄 갈매기는 권태로워 배를 피해가는구나
王門高德業(왕문고덕업) : 양성군왕 위백업의 문은 덕이 높아
幕府盛才賢(막부성재현) : 그 막부에는 어진이가 무수히 많았다
行色兼多病(항색겸다병) : 떠나는 행색 쓸쓸하고 병도 많으니
蒼茫汎愛前(창망범애전) : 널리 자선하는 앞에 서니 정신이 창망하도다

해민3(解悶3)-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한번 떠나 열 번이나 가을 지나니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외를 볼 때마다 고향이 생각나는구나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호남에서 오늘 아침 고사리 나물 캐니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그 누구가 나를 위하여 정과주를 찾으리오

해민2(解悶2)-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商胡離別下揚州(상호리별하양주) : 상호에서 이별하고 양주로 내려와

憶上西陵故驛樓(억상서능고역누) : 서릉의 옛 역루가 생각 나 올라본다

爲問淮南米貴賤(위문회남미귀천) : 회남의 쌀 가격 물어보니

老夫乘興欲東遊(노부승흥욕동유) : 노인은 흥이 나서 동에서 놀려한다

해민1(解悶1)-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草閣柴扉星散居(초각시비성산거) : 초가집 사립문에 별들은 흩어지고

浪?江黑雨飛初(낭번강흑우비초) : 비 날리는 초하루, 물결 뒤집혀 강이 어둑하다

山禽引子哺紅果(산금인자포홍과) : 산 새는 새끼 끌여 익은 열매 먹이고

溪女得錢留白魚(계녀득전류백어) : 개울가 여인내는 뱅어를 가두어 돈 벌이한다

우시종무(又示宗武)-두보(杜甫)

종무에게 또 보이다-두보(杜甫)

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싯구를 찾다가 율시를 새로 알게 되었으니
?書解滿牀(탄서해만상) : 책을 펼쳐놓고 가득한 책상 뒤질 줄도 안다
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외워보라
莫羨紫羅囊(막선자나낭) : 사형처럼 붉은 비단 부러워하지 말아라
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휴일에 시절을 따라 술을 마시니
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나처럼 성장하리라
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을 배불리 익혀
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
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
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느니라
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자유와 자하처럼
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는 얻을 수 있으리라

이농(耳聾)-두보(杜甫)

귀머거리-두보(杜甫)

生年?冠子(생년갈관자) : 한 해를 살아가는 할관 쓴 사람
歎世鹿皮翁(탄세녹피옹) : 세상을 개탄하는 녹피의 늙은이로다
眼復幾時暗(안복기시암) : 눈은 다시 어느 때 어두워지나
耳從今月聾(이종금월농) : 이번 달부터 귀가 먹었도다
猿鳴秋淚缺(원명추누결) : 원숭이가 울어도 가을 눈물 없어졌다
雀?晩愁空(작조만수공) : 참새가 지저겨도 저녘 근심 없어진다
黃落驚山樹(황낙경산수) : 누런 낙엽이 산의 나무를 놀라게 하니
呼兒問朔風(호아문삭풍) : 아이 불러 북풍이 부는가 물어본다

복수십이수6(復愁十二首6)-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복수십이수5(復愁十二首5)-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복수십이수4(復愁十二首4)-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두려워라

복수십이수3(復愁十二首3)-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전국은 아직도 전쟁 중

故園今若何(고원금야하) : 고향에는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돌아가 봐도 아는 이 더물었으니

早已戰場多(조이전장다) : 일찍이 많은 곳이 이미 전쟁터였다

복수십이수2(復愁十二首2)-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녘 가마귀 날개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복수십이수1(復愁十二首1)-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정초(庭草)-두보(杜甫)

뜰의 풀-두보(杜甫)

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 초나라 풀, 추위 지나 푸르고
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 뜨락의 봄이 짙게 눈에 드는구나
舊低收葉擧(구저수섭거) : 지난 날, 시들은 잎 살아나니
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 새로 가린 권아가 무거워진다
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
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
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
不敢强爲容(부감강위용) : 감히 억지로 꾸미지는 못하리라

수(愁)-두보(杜甫)

근심-두보(杜甫)

江草日日喚愁生(강초일일환수생) : 강가의 풀은 나날이 수심을 불러오고
巫峽??非世情(무협령령비세정) : 무협의 맑은 물은 세상의 정은 아니더라
盤渦鷺浴底心性(반와노욕저심성) : 소용돌이 여울에서 멱감는 백로는 무순 심사
獨樹花發自分明(독수화발자분명) : 외로운 나무에 꽃이 피지 저절로 선명하도다
十年戎馬暗南國(십년융마암남국) : 십년 오랑캐 전쟁에 남방이 어둡고
異域賓客老孤城(이역빈객노고성) : 이역만리 떨어진 나그네 외로운 성에서 늙는다
渭水秦山得見否(위수진산득견부) : 위수와 태산를 돌아가 볼수나 있을까
人今罷病虎縱橫(인금파병호종횡) : 이제야 병이 그쳤지만 호랑이가 횡행하는구나

강매(江梅)-두보(杜甫)

강가의 매화-두보(杜甫)

梅蘂臘前破(매예납전파) : 매화꽃술 섣달 전에 지고
梅花年後多(매화년후다) : 매화꽃 해 넘긴 뒤 많이 핀다
絶知春意好(절지춘의호) : 봄날 좋음을 절실히 알았으니
最奈客愁何(최나객수하) : 제일먼저 나그네 수심 어찌할까
雪樹元同色(설수원동색) : 눈과 나무는 본래 같은 색
江風亦自波(강풍역자파) : 강바람도 물결에서 일어난다
故園不可見(고원부가견) : 고향 땅을 볼 수 없으니
巫岫鬱嵯峨(무수울차아) : 우뚝한 무협의 묏구멍 답답하여라

입춘(立春)-두보(杜甫)

입춘-두보(杜甫)

春日春盤細生菜(춘일춘반세생채) : 봄날 화분에 나물 싹 돋으니
忽憶兩京全盛時(홀억량경전성시) : 갑자기 두 서울의 전성기가 생각난다
盤出高門行白玉(반출고문항백옥) : 화분이 큰 집을 떠나 옮겨 백옥으로 가니
菜傳纖手送靑絲(채전섬수송청사) : 나물이 전문가에 맡겨져 푸른 잎 나는구나
巫峽寒江那對眼(무협한강나대안) : 무협의 차가운 강을 어찌 바라보며
杜陵遠客不勝悲(두능원객부승비) : 두릉의 먼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
此身未知歸定處(차신미지귀정처) : 이몸은 돌아가 살 곳을 아직 알지 못하여
呼兒覓紙一題詩(호아멱지일제시) : 아이를 불러 종이를 찾아 한 편 시를 지어본다

영회고적오수5(詠懷古跡五首5)-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 제갈량의 위대한 명성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 종신의 남긴 얼굴, 엄숙하고 맑기도 하여라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 셋으로 나누어 할거하니 술책에 모자라
萬古雲?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 만고의 구름 낀 하늘에 날리는 깃털같도다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 백중지간의 상황으로 이윤과 여상을 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 지휘한 대로 정해지면 소하와 조삼이 무색하리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 옮아가는 한나라의 운수가 끝내 회복 어려워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 뜻 무너지고 몸 다 하니 군무에 수고로웠도다

영회고적오수4(詠懷古跡五首4)-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蜀主窺吳幸三峽(촉주규오행삼협) : 촉나라 임금 오나라 노려 삼협에 행차하니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 돌아가신 그 해에도 영안궁에 계셨도다
翠華想像空山裏(취화상상공산리) : 상상 속, 화려한 깃발 쓸쓸한 산 속에 있고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 허무한 궁궐터는 저 들판 절터에 있었도다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 옛사당 소나무에는 물새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 명절이면 사냥하려 시골 노인들 부산하다
武侯祠屋長?近(무후사옥장린근) : 제갈공명의 사당집이 언제나 이웃되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 한 몸 된 임금과 신하, 제사도 같이 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3(詠懷古跡五首3)-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 산고 골짜기 넘어 형산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 왕소군 생장한 마을 아직도 남아 있구나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대련삭막) : 한번 대궐을 떠나니 북녘 사막에 가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 푸른 무덤에 홀로 남아 황혼을 향하리라
?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 봄바람 같이 고운 얼굴 화공은 알았지만
環?空歸夜月魂(환패공귀야월혼) : 옥패물 두른채로 달밤에 헛되이 돌아온 넋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 천년 전의 비파노래 오랑캐말로 지어졌지만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 분명한 원과 한이 곡조 속에서 논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2(詠懷古跡五首2)-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 요락한 처지라 송옥의 비애를 깊이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 풍류와 선비의 멋, 그 또한 나의 스승이로다
?望千秋一灑淚(창망천추일쇄누) : 지난 오랜 세월 생각하니 한결 같은 눈물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 쓸쓸하여라, 같은 시대 아니고 다른 시대라니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 남긴 옛글은 없어지고 옛집만 강산에 남아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대개몽사) : 운우의 거친 양대 어찌 꿈속의 생각일까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 최고인 초나라 궁궐, 모두가 사라없어지고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 뱃사공은 멀리 손짓하나 지금은 의심스럽도다


영회고적오수1(詠懷古跡五首1)-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 동북 지방 전쟁에 가족과 떨어져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 서쪽과 남쪽으로 천지를 떠돌았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대엄일월) : 삼협의 누대에서 오래 머물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 오계의 의복으로 운산에서 살았다
?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 오랑캐 임금 섬김은 끝내 미덥지 못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 나그네는 시절을 슬퍼 돌아가지 못하노라
庾信生平最蕭瑟(유신생평최소슬) : 우신은 평생동안 누구보다 쓸쓸했지만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 말년의 그의 글은 강남을 움직였도다

제장오수5(諸將五首5)-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錦江春色逐人來(금강춘색축인내) : 금강의 춘색이 사람을 쫓아 오게 하니
巫峽淸秋萬壑哀(무협청추만학애) : 무협에는 온 골짝들이 맑은 가을이로다
正憶往時嚴僕射(정억왕시엄복야) : 지난 날 엄복야가 몹시도 생각나느니
共迎中使望鄕臺(공영중사망향대) : 망향대에서 함께 사신을 맞았었다네
主恩前後三持節(주은전후삼지절) : 은혜로 전후로 세 번이나 병부를 잡았고
軍令分明數擧杯(군령분명삭거배) : 군령이 분명하여 여러 번 승리의 축배 들었도다
西蜀地形天下險(서촉지형천하험) : 서촉의 지형은 천하의 험한 곳이라
安危須仗出?材(안위수장출군재) : 나라의 안위는 모름지기 뛰어난 인재에게 있도다

제장오수4(諸將五首4)-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廻首扶桑銅柱標(회수부상동주표) : 동쪽 국경으로 고개 돌려보니
冥冥??未全銷(명명분침미전소) : 어득한 기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越裳翡翠無消息(월상비취무소식) : 월상국의 비취는 소식도 전혀 없고
南海明珠久寂寥(남해명주구적요) : 남해의 구슬도 오랫동안 적료하구나
殊錫曾爲大司馬(수석증위대사마) : 특패를 받고자 대사마가 된 자 있는데
總戎皆揷侍中貂(총융개삽시중초) : 장군은 하나같이 높은 벼슬 겸하였다
炎風朔雪天王地(염풍삭설천왕지) : 춥고 더운 남북방이 임금님의 땅이라
只在忠臣翊聖朝(지재충신익성조) : 다만 나라를 보좌할 충신은 있으리라

제장오수3(諸將五首3)-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洛陽宮殿化爲烽(낙양궁전화위봉) : 낙양성 궁궐이 봉화불로 변했으니
休道秦關百二重(휴도진관백이중) : 나라의 이백 겹 관문을 말하지 말게나
滄海未全歸禹貢(창해미전귀우공) : 산동은 아직 수복되지 않았는데
?門何處盡堯封(계문하처진요봉) : 하북 땅 어느 곳에서 국권이 다했는가
朝廷袞職誰爭補(조정곤직수쟁보) : 조정의 제상 자리 누가 다투어 메울 것인가
天下軍儲不自供(천하군저부자공) : 나라가 군량미도 공급하지 못한다네
稍喜臨邊王相國(초희림변왕상국) : 조금은 기쁘도다, 변방의 왕제상이
肯銷金甲事春農(긍소금갑사춘농) : 갑옷을 벗어 놓고 봄 농사를 짓는다네


제장오수2(諸將五首2)-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韓公本意築三城(한공본의축삼성) : 삼성을 쌓은 한공의 본래의 뜻은
擬絶天驕拔漢旌(의절천교발한정) : 천교를 끊고 오랑캐를 뽑아버리는 것
豈謂盡煩回紇馬(개위진번회흘마) : 어찌 생각했으랴, 회흘의 병마 모두 욕보이고
?然遠救朔方兵(번연원구삭방병) : 번연히 북방의 병사들을 모두 구해내다니
胡來不覺潼關隘(호내부각동관애) : 안록산 쳐들어와 동관이 막힌 것 알지 못해
龍起猶聞晉水淸(용기유문진수청) : 장군이 일어나 진수를 맑게 한 사실을 들었도다
獨使至尊憂社稷(독사지존우사직) : 다만 지존께서 사직을 걱정하게 하였으니
諸君何以答升平(제군하이답승평) :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 태평성대에 답하려나

제장오수1(諸將五首1)-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漢朝陵墓對南山(한조능묘대남산) : 한나라 종묘가 남산을 마주하고
胡虜千秋尙入關(호노천추상입관) : 오랑캐는 천추 동안 국경을 침입하네
昨日玉魚蒙葬地(작일옥어몽장지) : 어제의 옥어가 무덤에 묻혔더니
早時金?出人間(조시금완출인간) : 빨리도 금 소반이 세상에 나왔구나
見愁汗馬西戎逼(견수한마서융핍) : 서융의 천리마들 처들어와 수심겨운데
曾閃朱旗北斗殷(증섬주기배두은) : 대궐에는 붉은 깃발들 번쩍이는구나
多少材官守涇渭(다소재관수경위) : 수많은 장군들 경수와 위수를 지켜도
將軍且莫破愁顔(장군차막파수안) : 장군들은 장차도 긴장한 얼굴 풀지 마시라

시요노아단(示?奴阿段)-두보(杜甫)

요뇨 아단에게-두보(杜甫)

山木蒼蒼落日?(산목창창낙일훈) : 나무는 검푸르고 지는 해에 어득하니
竹竿??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통이 간들간들 가는 샘물 흘러내린다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 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子尋源獨不聞(수자심원독부문) : 내 종도 물줄기 찾아 불러도 기척없구나
病渴三更廻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 머리 돌려 찾아도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한 줄기 물소리 드려도 하늘만 적신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리) : 도간의 종과는 다름에 놀라기도 하지만
怪爾常穿虎豹?(괴이상천호표군) : 호랑이 소굴을 뚫고 다님이 이상하여라


희우(喜雨)-두보(杜甫)

기쁜 빗소리-두보(杜甫)

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 남쪽 지방 가물어 비소식 없다가
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 오늘 아침 강가에 구름이 이는구나
入空?漠漠(입공재막막) : 공중에 들어 겨우 막막하더니
灑逈已紛紛(쇄형이분분) : 쇄아 소리내며 어지러이 내린다
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 둥지의 제비도 좋아라 높이 날고
林花潤色分(림화윤색분) : 숲 속 꽃에도 생기가 넘치는구나
晩來聲不絶(만내성부절) : 저녁에 돌아오니 소리 끊이지 않아
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 밤 깊으도 반가운 빗소리 들리겠구나

거촉(去蜀)-두보(杜甫)

촉을 떠나며-두보(杜甫)

五載客蜀郡(오재객촉군) : 오년 동안 촉 땅의 나그네
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 일년 동안은 재주에 살았다
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 어찌하여 국경에 막혀
轉作瀟湘遊(전작소상유) : 전저나며 소상 땅을 다니는가
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 만사는 이미 누렇게 늙어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 남은 인생 갈매기 따라 살리라
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 나라의 안위 대신에게 달린 것
不必淚長流(부필누장류) : 반드시 길이 눈물 흘릴 필요없도다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한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劍外忽傳收?北(검외홀전수계배) : 검각산 밖에서 하남하북 수복 소식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 듣고는 눈물이 옷에 가득하여라
?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가 처자를 만나면 무슨 걱정일까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 아무렇게나 책 덮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아라
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 흰머리로 노래하며 미친 듯 술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한창의 봄을 벗삼아 기분좋게 고향에 돌아가리라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곧장 파협을 다라 무협을 뚫고 지나
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로다

객정(客亭)-두보(杜甫)

나그네 정자-두보(杜甫)

秋窓猶曙色(추창유서색) : 가을 창가는 아직 새벽
落木更高風(낙목경고풍) : 낙엽 진 나무에다 높은 바람 분다
日出寒山外(일출한산외) : 쓸쓸한 산 밖으로 해 뜨고
江流宿霧中(강류숙무중) : 묵은 안개 속으로 강물이 흐른다
聖朝無棄物(성조무기물) : 거룩한 조정에서 버릴 물건 없지마는
衰病已成翁(쇠병이성옹) : 늙고 병든 이 몸 이미 늙은이
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 남은 삶의 내일이 그 얼마이기에
飄零任轉蓬(표령임전봉) : 영락한 삶이 마음대로 구르는 쑥대 같구나

객야(客夜)-두보(杜甫)

나그네의 밤-두보(杜甫)

客睡何曾著(객수하증저) : 나그네 어찌 일찍 잠이오나
秋天不肯明(추천부긍명) : 가을날 날 밝기가 쉽지가 않도다
入簾殘月影(입렴잔월영) : 발 사이로 드는 새벽달 그림자
高枕遠江聲(고침원강성) : 높은 베개 너머로 멀리 강물소리
計拙無衣食(계졸무의식) : 처세에 어색하여 의식도 빈궁하여
途窮仗友生(도궁장우생) : 막다른 형편에 친구에게 빌붙었구나
老妻書數紙(노처서삭지) : 아내에게 부치는 몇 장의 편지
應悉未歸情(응실미귀정) : 응당 모두가 못돌아가는 사연이로다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두보(杜甫)

강 위에서-두보(杜甫)

爲人性僻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 위인이 괴벽하여 좋은 글귀 탐내어
語不驚人死不休(어부경인사부휴) : 시가 사람을 놀래키지 못하면 그치지 않으리라
老去詩篇渾漫與(노거시편혼만여) : 늙어가며 시편을 함부로 하여
春來花鳥莫深愁(춘내화조막심수) : 봄이 되어 꽃과 새를 봐도 깊이 생각지 않는구나
新添水檻供垂釣(신첨수함공수조) : 새로 난간에 물을 부어 낚시줄을 드리우고
故著浮?替入舟(고저부사체입주) : 일부러 뗏목 붙여 배를 갈아 타는도다
焉得思如陶謝手(언득사여도사수) : 어찌 시상이 도연명과 사영운 같아
令渠述作與同遊(령거술작여동유) : 너를 글을 지으며 더불어 노니게 되었는가

복거(卜居)-두보(杜甫)

살 곳을 찾아-두보(杜甫)

浣花溪水水西頭(완화계수수서두) : 완화계곡, 개울물 서쪽편에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주인은 숲과 그윽한 못에 집을 지었다
所卽山郭少塵事(소즉산곽소진사) : 집터가 산성 밖이라 번거로운 일 적고
更有澄江銷客愁(경유징강소객수) : 게다가 맑은 물있어 나그네 근심 삭혀준다
無數??齊上下(무삭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위아래로 가지런히 날고
一雙??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뜸부기 서로 잠겼다 떳다한는구나
東行萬里堪乘興(동항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서 흥을 돋우려
須向山陰入小舟(수향산음입소주) : 자못 산음 지방을 향새 작은 배에 오른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7(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7)-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부성명신이노) : 사나이로 성공 못하고 몸은 이미 늙어
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 : 삼년동안을 거친 산길 굶으며 뛰어다녔도다
長安卿相多少年(장안경상다소년) : 장안의 재상들은 젊은이도 많은데
富貴應須致身早(부귀응수치신조) : 부귀의 자리는 반드시 일찍 차지해야 하노라
山中儒生舊相識(산중유생구상식) : 산중의 선비들 예부터 알았지만
但話宿昔傷懷抱(단화숙석상회포) : 지난 이야기 하자하니 속 마음만 아파라
嗚呼七歌兮?終曲(오호칠가혜초종곡) : 아, 일곱 번째 노래라, 노래를 마치자니 쓸쓸하여라
仰視皇天白日速(앙시황천백일속) : 하늘을 쳐다보니 낮의 해는 빠르기도 하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6(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6)-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南有龍兮在山湫(남유룡혜재산추) : 남쪽에 용있으니 용추산에 있어
古木??枝相?(고목롱종지상규) : 높다란 고목나무, 가지는 엉켰구나
木葉黃落龍正蟄(목섭황낙룡정칩) : 나뭇잎 누렇게 떨어지고 용이 서려있고
?蛇東來水上游(복사동내수상유) : 살무사가 동에서 와서 물에 놀고 있도다
我行怪此安敢出(아항괴차안감출) : 내가 괴상한 이곳에 가려 했으나 어찌 감히 나가랴
拔劍欲斬且復休(발검욕참차복휴) : 칼 뽑아 죽리려다 다시 그만 두었도다
嗚呼六歌兮歌思遲(오호륙가혜가사지) : 아, 여섯 번째 노래여 그 노래 지루하니
溪壑爲我廻春姿(계학위아회춘자) : 골짝에 나를 위해 봄의 자태 돌아오시라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5(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5)-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四山多風溪水急(사산다풍계수급) : 사방 산에 바람 잦고 골짝 물살 급한데
寒雨颯颯枯樹濕(한우삽삽고수습) : 차가운 비 몰아치니 잎 진 나무 다 젖는다
黃蒿古城雲不開(황호고성운부개) : 옛 성에는 쑥 시들고 구름도 개지 않고
白狐跳梁黃狐立(백호도량황호립) : 흰 여우 날뛰고 누런 여우 우뚝서 있구나
我生何爲在窮谷(아생하위재궁곡) : 나는 무엇하려 이 깊은 골짝에 살며
中夜起坐萬感集(중야기좌만감집) : 깊은 밤중 일어나 온갖 감상에 젖는가
嗚呼五歌兮歌正長(오호오가혜가정장) : 아, 다섯 번째 노래여 정말 지루하니
魂招不來歸故鄕(혼초부내귀고향) : 내 넋을 불러도 고향에 돌아가 오지를 않는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4(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4)-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妹有妹在鍾離(유매유매재종리) : 누이들 있으나 종리 땅에 살아
良人早歿諸孤癡(량인조몰제고치) : 남편들 일찍 죽어 조카들은 어리도다
長淮浪高蛟龍怒(장회낭고교룡노) : 길고 긴 회수의 물결 높고 교룡은 노하여
十年不見來何時(십년부견내하시) : 십년 동안 보지도 못했는데 언제나 오나
扁舟欲往箭滿眼(편주욕왕전만안) : 조각배로 가보려도 화살이 눈앞에 가득
杳杳南國多旌旗(묘묘남국다정기) : 아득한 남방에는 군깃발 가득하여라
嗚呼四歌兮歌四奏(오호사가혜가사주) : 아, 네 번째 노래를 읊조리니
林猿爲我啼淸晝(림원위아제청주) : 숲 속 잔나비도 나를 위해 대낮에 울어준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3(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3)-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弟有弟在遠方(유제유제재원방) : 형제들 있지만 먼 곳에 있어
三人各瘦何人强(삼인각수하인강) : 셋이 모두 초라한데 누가 강한가
生別展轉不相見(생별전전부상견) : 생이별하여 떠돌아 서로 보지 못하니
胡塵暗天道路長(호진암천도노장) : 오랑캐 난리에 하늘 어둡고 길마저 멀도다
東飛?鵝後??(동비가아후추창) : 동으로 기러기 날고 뒤에는 재두루미 나는데
安得送我置汝傍(안득송아치여방) : 어찌해야 너희들을 내 곁에 둘 수 있을까
嗚呼三歌兮歌三發(오호삼가혜가삼발) : 아, 세 번째 노래를 띄우나니
汝歸何處收兄骨(여귀하처수형골) : 너희들 어디서 돌아와 형의 뼈를 수습하랴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長?長?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길고 흰 나무 자루 삽이여
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나는 너 때문에 살고 있도다
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산에 눈이 많아 황독초 싹도 없고
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부엄경) : 옷이 짧아 당겨봐도 정정이도 못가린다
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러한 때 너를 쥐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은 고요한데 아들 딸들 신음한다
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째 노래를 읊어보나니
閭里爲我色??(여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 때문에 얼굴빛이 추창하다

녹두산(鹿頭山)-두보(杜甫)

녹두산-두보(杜甫)

鹿頭何亭亭(녹두하정정) : 녹두산이 어찌나 높은지
是日慰飢渴(시일위기갈) : 오늘에야 주림과 갈증을 면하겠도다
連山西南斷(연산서남단) : 연이은 봉우리 서남쪽에서 끊어지고
俯見千里豁(부견천리활) : 천리 널따란 땅을 굽어볼 수 있도다
遊子出京華(유자출경화) : 나그네 서울 떠나서
劍門不可越(검문부가월) : 검문산을 넘지 못한다 하니
及?險阻盡(급자험조진) : 여기서부터는 험하고 막힌 바 없어
始喜原野?(시희원야활) : 비로서 평야의 훤함에 기뻐지는구나
殊方昔三分(수방석삼분) : 이 지방은 옛날 셋으로 나누어져
?氣曾間發(패기증간발) : 일찍이 패왕의 기운이 간간이 있었지만
天下今一家(천하금일가) : 지금은 천하가 한 가족이 되었도다
雲端失雙關(운단실쌍관) : 구름 끝 험한 두 관문 없는 듯하여
悠然想揚馬(유연상양마) : 아득히 양웅과 사마상여 생각하노라
繼起名?兀(계기명률올) : 잇달아 일어난 이름난 사람들
有文令人傷(유문령인상) : 그 문장 있어 사람들 상심케 하는구나
何處埋爾骨(하처매이골) : 그 어디에 그대들의 뼈가 묻혀있는가
紆餘脂膏地(우여지고지) : 넓고 기름진 고장들
慘澹豪俠窟(참담호협굴) : 참담한 호걸들의 고장이로다
仗鉞非老臣(장월비노신) : 노숙한 신하가 다스리지 않았다면
宣風豈專達(선풍개전달) : 어진 풍속이 어찌 이루어졌겠는가
冀公柱石姿(기공주석자) : 기공은 주춧돌같은 자질이어서
論道邦國活(논도방국활) : 도덕을 논하며 나라를 살리고 있다
斯人亦何幸(사인역하행) : 이런 분이 또한 어찌 다행하지 않으리오
公鎭踰歲月(공진유세월) : 기공께서 부임한지 한 해가 넘어가는구나

법경사(法鏡寺)-두보(杜甫)

법경사-두보(杜甫)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을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寒?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復吐(초일예복토) : 돋아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숲 나서니 이니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을 감히 찾지 못한다

발진주(發秦州)-두보(杜甫)

진주를 떠나며-두보(杜甫)

我衰更懶拙(아쇠경나졸) : 늙은데다가 게을러서
生事不自謀(생사부자모) : 생계를 꾸리지도 못한다
無食問樂土(무식문낙토) : 먹을 것 하나 없어 낙원 찾고
無衣思南州(무의사남주) : 입을 것 하나 없어 남쪽 고을 생각한다
漢源十月交(한원십월교) : 한수의 발원지라 시월이라도
天氣如?秋(천기여량추) : 날씨는 서늘한 가을이도다
草木未黃落(초목미황낙) : 초목은 아직 시들어 지지 않은데
況聞山水幽(황문산수유) : 게다가 그윽한 물소리 들려온다
栗亭名更嘉(율정명경가) : 율정이란 이름이 더욱 좋고
下有良田疇(하유량전주) : 아래에는 기름진 밭이 있도다
充腸多薯?(충장다서여) : 배를 채워줄 마가 많고
崖蜜亦易求(애밀역역구) : 벼랑에는 꿀을 구하기도 쉽도다
密竹復冬?(밀죽복동순) : 빽빽한 대숲에는 다시 겨울 죽순도 있고
淸池可方舟(청지가방주) : 맑은 못에는 배도 띄울 수 있도다
雖傷旅寓遠(수상려우원) : 비록 더부살이 멀어 마음 상하나
庶遂平生遊(서수평생유) : 한평생 노닐 것은 찾은 셈이로다
此邦俯要衝(차방부요충) : 이 고장 요새를 내려다보니
實恐人事稠(실공인사조) : 실은 인사가 번거로워 두려워진다
應接非本性(응접비본성) : 응대하는 일 본래 마음에 맞지 않아
登臨未銷憂(등림미소우) : 올라가 바라보아도 근심을 못삭인다
谿谷無異石(계곡무리석) : 골짜기에는 기이한 바위 하나 없고
塞田始微收(새전시미수) : 변방의 땅이라 수확도 적도다
豈復慰老夫(개복위노부) : 어찌하여야 늙은 나를 위로하나
?然難久留(망연난구류) : 망연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日色隱孤戍(일색은고수) : 햇빛은 외로운 수자리를 감추어버린다
烏啼滿城頭(오제만성두) : 우짖는 까마귀 성머리에 가득하고
中宵驅車去(중소구거거) : 한밤에 수레 몰고 떠나
飮馬寒塘流(음마한당류) : 차가운 못물을 말에게 먹인다
磊落星月高(뇌낙성월고) : 말똥말똥한 별과 달은 높기만 한데
蒼茫雲霧浮(창망운무부) : 창망히 피어난 구름과 안개 떠있다
大哉乾坤內(대재건곤내) : 크기도 하여라, 하늘과 땅이여
吾道長悠悠(오도장유유) : 나의 도는 길이 아득하여라

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두보(杜甫)

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두보(杜甫)

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
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
遲廻度?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
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
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
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
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불을 물으니
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


숙찬공방(宿贊公房)-두보(杜甫)

찬공방에 묵으며-두보(杜甫)

杖錫何來此(장석하내차) : 석장 짚고 언제 여기 오셨는가
秋風已颯然(추풍이삽연) : 가을바람 이미 을씨년스러워라
雨荒深院菊(우황심원국) : 깊숙한 절집 국화, 비맞아 황량하고
霜倒半池蓮(상도반지련) : 연못에 절반이나 되는 연꽃이 서리에 꺽였소
放逐寧違性(방축녕위성) : 내쫓겨진들 어찌 본성이야 어기리오
虛空不離禪(허공부리선) : 빈 마음이라 참선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相逢成夜宿(상봉성야숙) : 서로 만나 밤잠을 같이 자니
?月向人圓(롱월향인원) : 농 땅의 달이 사람을 향하여 둥글기도 하다

공낭(空囊)-두보(杜甫)

빈 주머니-두보(杜甫)

翠柏苦猶食(취백고유식) : 푸른 잣잎은 써나 먹을 수 있고
晨霞高可餐(신하고가찬) : 새벽 노을 높아도 먹을 수 있도다
世人共鹵奔(세인공로분) : 세상 인심들 어수선하니
吾道屬艱難(오도속간난) : 나의 길도 곤궁한 처지로다
不?井晨凍(부찬정신동) : 우물물 얼어 밥도 못짓고
無衣牀夜寒(무의상야한) : 의복이 없어 참상의 밤은 차갑도다
囊空恐羞?(낭공공수삽) : 주머니 비면 부끄럽고 곤란할까
留得一錢看(유득일전간) : 한 푼만 남겨두고 있노라


의골항(義?行)-두보(杜甫)

보라매를 노래하다-두보(杜甫)

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기에 두 검은 보라내
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켜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
呑?姿朝餐(탄서자조찬) : 닦치는 대로 삼켜 아침밥으로 씹어먹었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
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오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 남았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
?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
斯須領健?(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
斗上?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
?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궁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
巨??老拳(거상탁노권) : 꺼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
高空得??(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
短草辭??(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
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
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
?實?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중에서 정말 사나운데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
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
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
近經?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뭇꾼에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
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
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
聊爲義?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
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 일으키련다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 남전 최시 별장에서-두보(杜甫)

老去悲秋强自寬(노거비추강자관) : 늙어가지 서글픈 가을 억지로 덤덤하렸더니
興來今日盡君歡(흥내금일진군환) : 흥이 난 오늘, 그대와 함께 기쁨을 다하도다
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아진 머리에 모자가 벗어질까 부끄러워
笑?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모자 고쳐달라 부탁한다
藍水遠從千澗落(남수원종천간낙) : 남수는 이득히 천리 먼 골짜기에서 떨어지고
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아 두봉오리와 차갑게 나란하다
明年此會知許健(명년차회지허건) : 명년의 이 모임에는 누가 건강히 남아있을지
醉把茱萸仔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손에 잡고 자세히도 살펴본다

대운사찬공방사수2(大雲寺贊公房四首2)-두보(杜甫)

대운사 찬공방 사수-두보(杜甫)

細軟靑絲履(세연청사리) : 가늘고 부드러운 청색 비단 신
光明白疊巾(광명백첩건) : 윤기나는 흰 명주 손수건이로다
深藏供老宿(심장공노숙) : 깊이 간직한 늙은 스님 것인데
取用及吾身(취용급오신) : 받아서 입어서 내 몸에 걸치었도다
自顧轉無趣(자고전무취) : 스스로 생각해봐도 멋이란 없는데
交情何尙新(교정하상신) : 사귀는 정분은 어찌하여 새로운가
道林才不世(도림재부세) : 도림은 세상에 드문 스님
惠遠德過人(혜원덕과인) : 혜원의 덕망 세상사람과 다르도다
雨瀉暮?竹(우사모첨죽) : 저무는 추녀 밑 대나무에 비가 쏟아지고
風吹春井芹(풍취춘정근) : 바람은 우물가 미나리에 불어온다
天陰對圖?(천음대도화) : 날이 어둑하여 벽그림을 대하니
最覺潤龍鱗(최각윤룡린) : 새삼 그림 속 용비늘이 젖었는가 한다

비진도(悲陳陶)-두보(杜甫)

진도를 슬퍼하며-두보(杜甫)

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량가자) : 초겨울 열 고을 양가집 자제들
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 죽은 피가 진도의 못과 우물이 되었도다
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 맑은 하늘 휑한 들판, 싸움 소리 하나 없이
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 사 만 의로운 군사 한 날에 죽었도다
?胡歸來雪洗箭(군호귀내설세전) : 오랑캐들 몰려와 피묻은 화살 씻어내리며
仍唱夷歌飮都市(잉창이가음도시) : 오랑캐노래 불러대며, 서울에서 마셔댄다
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배제) : 서울사람들 고개 돌려 북쪽 향사여 울어대며
日夜更望官軍至(일야경망관군지) : 밤낮으로 다시 관군이 오기를 갈망하는구나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두보(杜甫)

서울서 봉선현에 이르며 읊은 오백자-두보(杜甫)

杜陵有布衣(두능유포의) : 두릉의 벼슬 못한 사람
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 늙어갈수록 마음은 치졸하다
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 몸가짐이 어찌 그리도 우직하여
竊比稷與契(절비직여글) : 순임금의 직과 설에 비겨보다
居然成濩落(거연성호낙) : 거연히 어그러지고 말았도다
白首甘契?(백수감글활) : 백수로 가난을 무던히 여기고
蓋棺事則已(개관사칙이) : 관뚜껑을 덮으면 일이 끝나건만
此志常?豁(차지상기활) : 이러한 마음 언제나 가득하다
窮年憂黎元(궁년우려원) : 평생토록 민생을 근심하고
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 탄식하며 속을 태우며 산다
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 같은 동기들 노인 비웃음 받아도
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 호탕히 노래하며 더욱 우쭐하다
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 실없는 세상 떠나 살고 싶은 생각
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 후련히 세월 보내고도 싶었도다
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 살아서 요와 순의 세상 만날까
不忍便永訣(부인편영결) : 차마 죽을 수가 없었도다
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 지금의 조정에 자리가 갖추어져
構厦豈云缺(구하개운결) : 큰 나라를다스림에 결함이 있으랴만
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 해바라기 태양을 향하는 것처럼
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 성품이야 빼앗을 수 없도다
顧惟?蟻輩(고유루의배) : 돌아보면, 개미와 같은 무리들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 다만 자기들 구멍이나 찾는구나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 어찌 큰 고래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 겁도 없이 넓은 바다를 생각하리
以?悟生理(이자오생리) : 이러한 데서 삶의 이치 깨닭아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 혼자 아첨하는 취직 운동 부끄러워한다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 이럭저럭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도록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 티끌같은 삶을 살아왔도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 결국 보부와 허유에게 부끄러우나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 아직은 절개를 바꾸지 못한다
沈飮聊自遣(침음료자견) : 거나하게 술이나 마시고 스스로 뜻을 펴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 마음대로 노래하니 시름이 끊어지는구나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 해는 저물고 온갖 풀은 시드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렬) : 모진 바람에 높은 언덕마저 ?어진다
天衢陰?嶸(천구음쟁영) : 하늘은 어둑하고 높기만한대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 나그네 한밤에 길을 떠난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 서릿발이 사나워 허릿끈이 끊어지고
指直不能結(지직부능결) : 손이 곱아 매듭을 짓지 못한다
凌晨過驪山(능신과려산) : 새벽이 되어 여산을 지나는데
御榻在??(어탑재체얼) : 임금의 의자가 높게 놓여있었다
蚩尤塞寒空(치우색한공) : 호위하는 깃발 차가운 하늘 가리고
蹴踏崖谷滑(축답애곡골) : 밟은 길은 골짜기까지 미그럽다
瑤池氣鬱律(요지기울률) : 온천에는 더운 기운 서리어있고
羽林相摩?(우림상마알) : 임금님 모시는 친위대의 창 부짖는 소리
君臣留歡娛(군신류환오) : 임금님과 신하가 같이 머물며 즐거운데
樂動殷膠葛(낙동은교갈) : 풍악소리 은은히 울려퍼진다
賜浴皆長纓(사욕개장영) : 목욕을 허가받은이 모두가 고관들
與宴非短褐(여연비단갈) : 잔치를 함께한 사람들에는 평민은 없도다
?庭所分帛(동정소분백) : 대궐에서 내리는 비단들
本自寒女出(본자한녀출) : 본래는 가난집안 아낙에서 나온것이로다
鞭撻其夫家(편달기부가) : 그 남편을 채직질하여
聚斂貢城闕(취렴공성궐) : 긁어모야 대궐에 바친 것이다
聖人筐?恩(성인광비은) : 임금님이 광주리에 넣어준 은혜는
實願邦國活(실원방국활) : 실은 나라를 살리려는 소망이로다
臣如忽至理(신여홀지리) : 신하가 지극한 이치를 소홀히 한다면
君豈棄此物(군개기차물) : 임금님이 어찌 이를 저버리겠습니까
多士盈朝廷(다사영조정) : 많은 선비들이 조정에 가득하니
仁者宜戰慄(인자의전률) : 어진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전율해야 한다
況聞內金盤(황문내금반) : 하물며 대궐의 황금소반은
盡在衛?室(진재위곽실) : 모두가 인척들의 집에 가 있도다
中堂有神仙(중당유신선) : 안 마루에는 노래하는 미희들 있어
煙霧蒙玉質(연무몽옥질) : 안개 같은 비단옷 옥같은 살을 가리운다
煖客貂鼠?(난객초서구) : 손님을 따뜻하게 해주는 값진 털옷
悲管逐淸瑟(비관축청슬) : 구성진 악기소리 맑은 거문고에 맞춘다
勸客駝蹄羹(권객타제갱) : 낙타 발굽 국으로 손님을 대접하고
霜橙壓香橘(상등압향귤) : 서리 맞은 등자 향기로운 귤들이 가득하다
朱門酒肉臭(주문주육취) : 고관들의 문에는 술과 고기 ?는 냄새
路有凍死骨(노유동사골) : 길가에는 얼어죽은 해골들이 나딩군다
榮枯咫尺異(영고지척리) : 영화로움과 말라죽은 것이 지척 사이로 다르니
??難再述(추창난재술) : 너무나 서글퍼 다디 적기가 어렵도다
北轅就涇渭(배원취경위) : 수레를 북으로 돌려 경수와 위수로 나아가
官渡又改轍(관도우개철) : 공설 나루터에 또 배를 바궈 탄다
?水從西下(군수종서하) : 몰려오는 물은 서쪽에서 쏟아져 내려와
極目高?兀(극목고줄올) : 끝간데 없이 바라보니 높이도 흘러간다
疑是??來(의시공동내) : 아마도 동공산에서 내려오는 듯하니
恐觸天柱折(공촉천주절) : 하늘의 기둥에 닿아 꺾어질까 두려웠다
河梁幸未?(하량행미탁) : 다행히도 다리는 꺾어지지 않은채
枝撑聲??(지탱성실솔) : 떠받친 기둥이 삐걱거린다
行李相攀援(항리상반원) : 나그네 서로 붙잡고 건너는데
川廣不可越(천광부가월) : 강이하도 넓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老妻寄異縣(노처기리현) : 늙은 아내가 이미 다른 고을에 사는지라
十口隔風雪(십구격풍설) : 열 식구가 바람과 눈 때문에 떨어져 사는구나
誰能久不顧(수능구부고) : 누가 능히 오래도록 돌보지 않으리오
庶往共饑渴(서왕공기갈) : 가서 굶주림을 함께 하기를 원하노라
入門聞號?(입문문호도) : 문에 들어서니 울부짓는 소리 들리는데
幼子餓已卒(유자아이졸) : 어린 아이가 ?어서 이미 죽었다 하는구나
吾寧捨一哀(오녕사일애) : 내 어찌 애?아함을 외면하리
里巷亦嗚咽(리항역오인) : 마을 사람들도 오열하고 있었다
所愧爲人父(소괴위인부) : 아비가 되어 부끄러운 바는
無食致夭折(무식치요절) : 먹이지 못해 요절하게 했다는 것이로다
豈知秋禾登(개지추화등) : 어찌 가을 곡식이 익어감을 몰랐던가
貧?有倉卒(빈구유창졸) : 가난과 구차함이 창졸간에 닥쳤도다
生常免租?(생상면조탈) : 나는 항상 세금이라도 면제받고
名不隸征伐(명부예정벌) : 병적에도 오르지 않아 징벌도 되지 않았다
撫跡猶酸辛(무적유산신) : 이 내 몸 어루만져도 쓰라리고 고생스럽다
平人固騷屑(평인고소설) : 평민들이야 처음부처 처량하노니
?思失業徒(묵사실업도) : 직업 잃은 많은 사람들 생각해 보고
因念遠戍卒(인념원수졸) : 멀리 전쟁나간 사람들도 생각해본다
憂端齊終南(우단제종남) : 남산만큼이나 높은 근심의 실마리
?洞不可?(홍동부가철) : 골짜기를 흐르듯하는 끝없는 생각 거칠수가 없도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도 떠도는 신세인데

未就丹砂塊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를 못찾아 갈홍에 부끄럽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 광가하며 헛 세월 보내며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세차게 돌아다님은 누구 위한 호기인지

제장씨은거1(題張氏隱居1)-두보(杜甫)

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

春山無伴獨相求(춘산무반독상구) : 봄산을 친구 없이 혼자 찾으니
代木丁丁山更幽(대목정정산경유) : 나무 베는 소리에 산이 더욱 그윽하다
澗道餘寒歷?雪(간도여한력빙설) : 개울길 남은 추위, 눈과 얼음 밟고 지나니
石門斜日到林丘(석문사일도림구) : 돌문에 기우는 해, 숲 언덕에 이르렀다
不貪夜識金銀氣(부탐야식금은기) : 탐하니 않으니 밤에도 은과 금의 기운 알아
遠害朝看?鹿遊(원해조간미녹유) : 해칠 마음 없으니 아침 노루와 사슴 노는 것 본다
乘興杳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취해 아득하여 나갈 곳을 몰라
對君疑是泛虛舟(대군의시범허주) : 그대를 보게 되니 신선의 빈배 탄 듯 하도다


백우집항(百憂集行)-두보(杜甫)

온갖 근심 다 모여-두보(杜甫)

憶年十五心尙孩(억년십오심상해) : 생각해보면, 열다섯 나이에 그저 어린아이
健如黃犢走復來(건여황독주복내) : 거센 황소의 송아지처럼 달음질치며 다녔다
庭前八月梨棗熟(정전팔월리조숙) : 팔월 앞마당에 배와 대추 익어가면
一日上樹能千廻(일일상수능천회) : 하루에도 천번이나 나무에 오르내렸도다
卽今?忽已五十(즉금숙홀이오십) : 지금은 어느덧 쉰살이 넘어서
坐臥只多少行立(좌와지다소항립) : 앉거나 눕기에 바쁘고 서는 일은 드물도다
强將笑語供主人(강장소어공주인) : 억지로 집주인과 우스갯소리 나누며
悲見生涯百憂集(비견생애백우집) : 평생의 온갖 근심들 슬피 살펴보는구나
入門依舊四壁空(입문의구사벽공) : 대문에 들어서면 여전히 사방 벽은 비어있고
老妻覩我顔色同(노처도아안색동) : 늙은 아내가 나를 보나 얼굴빛은 같도다
癡兒不知父子禮(치아부지부자례) : 어리석은 아이는 부자간의 예의도 모른 채
叫怒索飯啼門東(규노색반제문동) : 성내며 소리치고 밥을 찾아 부엌에서 울어대는구나


억석2(憶昔2)-두보(杜甫)

옛날을 그리며-두보(杜甫)

憶昔開元全盛日(억석개원전성일) : 옛 개원의 전성시대를 생각해보니
小邑猶藏萬家室(소읍유장만가실) : 작은 고을에 일 만여 가구가 있었습니다
稻米流脂粟米白(도미류지속미백) : 입쌀은 기름지고 좁쌀은 희고
公私倉?俱?實(공사창름구풍실) : 관청과 개인 집의 창고가 가득했었습니다
九州道路無豺虎(구주도노무시호) : 온 천하 길가에 시랑이와 호랑이도 없고
遠行不勞吉日出(원항부노길일출) : 먼 길 떠나도 날 가리는 수고 하지 않았습니다
齊紈魯縞車班班(제환노호거반반) : 제 땅과 노 땅의 비단을 수레마다 싣고
男耕女桑不相失(남경녀상부상실) : 남자는 밭갈고 여자는 양잠 일 때를 잃지 않았습니다
宮中聖人奏雲門(궁중성인주운문) : 궁중에서 임금님은 운문악을 연주하시고
天下朋友皆膠漆(천하붕우개교칠) : 천하의 친구들은 아교처럼 붙어 친히 지냈습니다
百餘年間未?變(백여년간미재변) : 백여년간 재앙이나 변란이 전혀 없었고
叔孫禮樂蕭何律(숙손례낙소하률) : 숙손의 예악과 소하의 법률로만 다스려셨습니다
豈聞一絹直萬錢(개문일견직만전) : 어찌 한 필 비단이 만금이란 소리 듣고
有田種穀今流血(유전종곡금류혈) : 종자 곡식에 지금처럼 피 흐르는 논이 있었겠습니까
洛陽宮殿燒焚盡(낙양궁전소분진) : 낙양 궁궐은 풀타 없어지고
宗廟新除狐?穴(종묘신제호토혈) : 종묘에는 새로이 여우와 토끼굴 생겼습니다
傷心不忍問耆舊(상심부인문기구) : 마음이 아파 차마 노인들에게 묻지 못하니
復恐初從亂離說(복공초종난리설) : 처음 난리따라 떠돈 이야기가 다시 두렵습니다
小臣魯鈍無所能(소신노둔무소능) : 저 못난 신하 어리석고 둔하여 무능하면서
朝廷記識蒙祿秩(조정기식몽녹질) : 조정에 어리섞게도 벼슬을 하였습니다
周宣中興望我皇(주선중흥망아황) : 주나라 중흥한 것 알리어 우리 임금님께 바라며
灑淚江漢身衰疾(쇄누강한신쇠질) : 노쇠하고 병든 이몸은 강한에 눈물을 뿌리옵니다


견우직녀(牽牛織女)-두보(杜甫)

견우와 직녀-두보(杜甫)

牽牛出河西(견우출하서) : 견우성 은하수 서쪽에 떠고
織女處其東(직녀처기동) : 직녀성은 그 동쪽에 있구나
萬古永相望(만고영상망) : 만고의 세월 영원히 바라보다
七夕誰見同(칠석수견동) : 칠석날에 같이 하는 것을 누가 보았나
神光竟難候(신광경난후) : 신비한 빛을 알기 어려우니
此事終朦朧(차사종몽롱) : 이 일은 끝내 몽롱하기만 하여라
颯然積靈合(삽연적령합) : 삽상하게 신령한 기운 쌓여
何必秋遂通(하필추수통) : 하필 가을에야 서로 만나는가
亭亭新粧立(정정신장입) : 정정하게 새로 단장한채로 서서
龍駕具層空(용가구층공) : 화려한 수레가 공중에 갖춰있구나
世人亦爲爾(세인역위이) : 세상사람들도 직녀 위하여
祈請走兒童(기청주아동) : 빌고 청하느라 아이들을 분주게 한다
稱家隨豊儉(칭가수풍검) : 부유하고 가난함에 따르고
白屋達公宮(백옥달공궁) : 백성들에서 궁궐 사람들에 까지 이른다
膳夫翼堂殿(선부익당전) : 선부 익당전에서는
鳴玉凄房?(명옥처방롱) : 차가운 방에 옥패물 소리 울린다
曝衣遍天下(폭의편천하) : 옷 말리려 천하에 두루 펼치고
曳月揚微風(예월양미풍) : 달 끌어드리려 가는 바람 일으킨다
蛛絲小人態(주사소인태) : 거미줄 같은 소인배들의 교태로
曲綴瓜果中(곡철과과중) : 과일나무 속에 거미줄을 엮어놓는다

전출새3(前出塞3)-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磨刀嗚咽水(마도오열수) : 오열수에서 칼을 가는데
手赤刃傷乎(수적인상호) : 손이 붉어지니 칼날에 찔린 것인가
欲輕腸斷聲(욕경장단성) : 고통을 줄이려 단장의 외마디 소리
心緖亂已久(심서난이구) : 마음은 심란해진지 이미 오래다
丈夫誓許國(장부서허국) : 대장부 한 몸 나라에 바치기를 서약하니
憤?復何有(분완부하유) : 분하고 원망함이 어찌 다시 있을 손가
功名圖麒麟(공명도기린) : 공명이 기린각에 그려지기 바라며
戰骨當速朽(전골당속후) : 전장에 남겨진 뼈골이 급히도 썩어간다


전출새2(前出塞2)-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出門日已遠(출문일이원) : 문을 나서니 날은 길어도
不受徒旅欺(불수도여기) : 길 떠나는 피곤함도 모르겠다
骨肉恩豈斷(골육은기단) : 가족들 은혜를 어찌 끊으랴만
男兒死無時(남아사무시) : 사나이 죽음에 때가 없는 법이로다
走馬脫?頭(주마탈비두) : 달리는 말 고삐 놓치고
手中挑靑絲(수중도청사) : 손 안 푸른 끈을 당겨본다
睫下萬?岡(첩하만인강) : 눈 아래는 만 길 절벽인데
俯身試?旗(부신시건기) : 몸을 구부려 깃발을 뽑아본다

전출새1(前出塞1)-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戚戚去故里(척척거고리) : 슬퍼하며 고향마을을 떠나
悠悠赴交河(유유부교하) : 아득히 멀리 교하에 이르렀구나
公家有程期(공가유정기) : 나라 일에 정한 기한이 있어
亡命?禍羅(망명영화라) : 도망하면 징벌을 받을 것이네
君已富土境(군이부토경) : 그대 이미 부토의 경계에 있어
開邊一何多(개변일하다) : 변경 개척하는 일, 어찌 이리도 많은가
棄絶父母恩(기절부모은) : 부모의 은공 버려두고
呑聲行負戈(탄성행부과) : 소리치며 창 메고 전장으로 간다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

하늘가에서 이백을 그리며-두보(杜甫)

凉風起天末(양풍기천말) : 서늘한 바람 하늘가에서 불어오니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 군자의 마음 어떠하신지요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 기러기는 어느 때나 날아오려나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 강과 호수의 가을물 불어납니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 문장은 명달을 증오하고
?魅喜人禍(리매희인화) : 귀신은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지요
應共?魂語(응공원혼어) : 마땅히 원혼과 이야기하며
投詩贈汨羅(투시증골라) : 시를 지어 멱라 강가에 던져줍니다

후유(後遊)-두보(杜甫)

뒤에 와 놀다-두보(杜甫)

寺憶曾遊處(사억증유처) : 절에서 일찍이 놀던 곳 생각나고
橋憐再渡時(교련재도시) : 다리가 너무 좋아 다시 건널 때로다
江山如有待(강산여유대) : 강산은 나를 기다리는 듯 하고
花柳更無私(화류갱무사) : 더욱이 꽃과 버들은 사심없이 반긴다
野潤煙光薄(야윤연광박) : 아지랑이 엷게 끼고 들판은 생기에 넘친다
沙暄日色遲(사훤일색지) : 모래는 따뜻하고 낮은 길기도 하다
客愁全爲減(객수전위감) : 나그네 수심 다 사라지니
捨此復何之(사차부하지) : 이곳을 버리고 다시 어디로 가리오

엄정공댁동영죽(嚴鄭公宅同詠竹)-두보(杜甫)

엄정공 댁에서 대나무를 읊다-두보(杜甫)

綠竹半含?(록죽반함탁) : 푸른 댓잎 껍질을 반쯤 덮고

新梢綠出牆(신초록출장) : 새 가지 파랗게 담장가로 뻗었다

雨洗娟娟淨(우세연연정) : 비에 씻겨 예쁘고 깨끗한데

風吹細細香(풍취세세향) : 바람 불어오니 그향기 은은하다

但令無剪伐(단령무전벌) : 자르말라 명령만 한다면야

會見拂雲長(회견불운장) : 구름에 닿을 만큼 길게도 자랄 것을

팽아항(彭衙行)-두보(杜甫)

팽아행-두보(杜甫)

憶昔避賊初(억석피적초) : 지난날 도적을 피하던 초기를 생각해보노라
北走經險艱(배주경험간) : 북으로 달아나 험난하고 어려운 일 다 겪었도다
夜深彭衙道(야심팽아도) : 밤도 깊은 팽아 길에
月照白水山(월조백수산) : 백수산에 달빛은 밝았도다
盡室久徒步(진실구도보) : 온 식구들 오랫동안 맨발로 걸어
逢人多厚顔(봉인다후안) : 사람들 만날 때마다 부끄러웠도다
參差谷鳥吟(삼차곡조음) : 들쭉날쑥한 골짜기에 새들 울어도
不見遊子還(부견유자환) : 내가 돌아갈 길은 보이지도 않았다
癡女饑咬我(치녀기교아) : 어린 딸은 배고파서 나를 깨물고
啼畏虎狼聞(제외호낭문) : 우는 소리 호랑이가 들을까 두려웠노라
懷中掩其口(회중엄기구) : 가슴에 품고 그 입을 막으니
反側聲愈嗔(반측성유진) : 도리어 버둥거리며 소리는 더욱 거세었다
小兒强解事(소아강해사) : 작은 아이 억지로 사정을 알려
故索苦李餐(고색고리찬) : 일부러 쓰디쓴 오얏 찾아 먹게했도다
一旬半雷雨(일순반뇌우) : 열흘에 반은 우뢰치고 비 내리니
泥?相攀牽(니녕상반견) : 진흙길을 서로 끌며 걸어 갔었다
旣使禦雨備(기사어우비) : 이미 비옷과 우산으로 막게 했으나
徑滑衣又寒(경골의우한) : 길이 미끄럽고 옷 또한 젓어 차가웠도다
결활(契闊)
有時經契?(유시경결활) : 수시로 고생하며 길을 걸어도
竟日數里間(경일삭리간) : 종이토록 수십리 밖에 가지 못했다
野果充?糧(야과충후량) : 들 과일로 요기하며
卑枝成屋椽(비지성옥연) : 낮은 나뭇가지로 집을 엮었다
早行石上水(조항석상수) : 아침에는 돌 위의 물을 걸으며
暮宿天邊煙(모숙천변연) : 저녁에는 하늘 멀리 안개 낀 곳에서 잤도다
少留同家?(소류동가와) : 동가와에서 잠시 머물었다가
欲出蘆子關(욕출노자관) : 노자관 북쪽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다
故人有孫宰(고인유손재) : 친구 손재라는 이가 있었는데
高義薄曾雲(고의박증운) : 높은 의리가 구름까지 닿았도다
延客已?黑(연객이훈흑) : 우리 손을 맞아들이는데 날은 이미 어두워
張燈啓重門(장등계중문) : 초롱불 밝히고 겹겹의 문을 열어주었도다
煖湯濯我足(난탕탁아족) : 물을 덥혀 나의 발을 씻게하고
剪紙招我魂(전지초아혼) : 종이를 잘라 나의 넋을 초대해주었다
從此出妻?(종차출처노) : 이렇게 한 후에 나의 처자를 불러내니
相視涕?干(상시체란간) : 서로 보니 눈물을 비오듯 흘러내렸다
衆雛爛漫睡(중추난만수) : 어린 자식들 곤히 잠들어
喚起霑盤?(환기점반손) : 불러 일으켜 더운 밥을 두루 먹게 하였다
誓將與夫子(서장여부자) : 친구가 맹세하기를, “그대와
永結爲弟昆(영결위제곤) : 영원히 의형제를 맺자”고 하였다
遂空所坐堂(수공소좌당) : 드디어는 그가 앉았던 방도 비워주어
安居奉我歡(안거봉아환) : 편히 지내라하며 나를 기쁘게 하였도다
誰肯艱難際(수긍간난제) : 어려운 때에 누가 기꺼이
豁達露心肝(활달노심간) : 활짝 속마음을 열어주리오
別來歲月周(별내세월주) : 이별하여 세월은 지나
胡?仍構患(호갈잉구환) : 오랑캐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도다
何當有翅翎(하당유시령) : 어찌해야 날개가 생겨
飛去墮爾前(비거타이전) : 날아가 그대 앞에 떨어질 수 있을까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

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

長?長?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가래야, 가래야 흰 나무 자루하고
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내 삶을 너에게 의지해 목숨을 이어간다
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둥굴레 싹은 없고 산에 눈만 가득
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불엄경) : 짧은 옷은 당겨도 정강이를 못 덮으니
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렇게 너와 나 빈손으로 돌아오는구나
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 벽은 고요한데 아들 딸 울음소리
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 째 노래를 이제 노래하나니
閭里爲我色?愴(려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를 위해 측은해 하는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1(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1)-두보(杜甫)

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

有客有客字子美(유객유객자자미) : 나그네, 나그네여, 그대 이름은 자미
白頭亂髮垂過耳(백두난발수과이) : 백발은 엉클어져 귀를 덮었지났구나
歲拾橡栗隨狙公(세습상률수저공) : 저공 따라서 해마다 도토리를 줍는데
天寒日暮山谷裏(천한일모산곡리) : 날은 추워지고 해 저무는 산골 속
中原無書歸有得(중원무서귀유득) : 중원에는 소식 몰라도 가지 못한다네
手脚凍?皮肉死(수각동준피육사) : 손발은 모두 얼어 쭈굴어져 껍질이 터져버렸다
嗚呼一歌兮歌已哀(오호일가혜가이애) : 아 한 곡조 노래하노니 노래소리 서글픈데
悲風爲我從天來(비풍위아종천내) : 슬픈 바람 날 위해 하늘에서 불어오는구나


위풍록사택관조장군화마화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畵馬畵引)-두보(杜甫)

위풍록사의 집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

國初已來畵鞍馬(국초이래화안마) : 당나라 초기 이후에 안장 놓은 말 그림 중에서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함에 있어 오직 강도왕을 꼽았는데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조장군이 명성을 얻어 삼십년이 되자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인간 세상에 또 명마인 승황을 정말로 보게 되었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일찍이 선제 현종의 명마인 조야백을 그렸는데
龍池十日飛霹靂(용지십일비벽력) : 용지에서 열흘 동안 심한 우뢰와 번개 날았다네
內府殷紅馬腦盤(내부은홍마뇌반) : 궁중 창고의 검붉은 마뇌 쟁반 있는데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천자가 첩여에게 영을 전하여 재인에게 찾아오게 하여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그 쟁반 조장군에게 건네지자 장군은 재배 추무듯이 돌아갔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흰 비단 고운 비단도 달아서 나는 듯이 급히 하사되었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족들과 권세가들도 그의 필적을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비로소 병풍들도 빛을 발함을 알게 되었다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 옛날 태종의 권모왜와
近時郭家師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 곽자의 장군 집안의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로운 그림에 이 두 마리 말 그려져 있어
復令識者久歎嗟(복령식자구탄차) :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였으니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 이것들 모두 기병에 일기가 만기 대적한 것이어서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 자욱이 모래 바람 일고있는 듯하다네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밖의 그려진 일곱 필 말도 역시 매우 뛰어나서
逈若寒空動煙雪(형약한공동연설) : 멀리 찬 하늘에 연기나 눈이 나부끼는 것 같았다네
霜蹄蹴踏長湫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위 달리는 발굽은 긴 노나무 사이를 밟고 차고 있어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열) : 말 관원과 말 먹이는 사람들이 줄서서 보고 있다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멋진 아홉 필 말이 매우 뛰어남을 다투는데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돌아보는 눈길 맑고 높고 기운은 침착하고 안정되어 있다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묻노니, 고심하며 사랑하는 사람 누구인가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후세에는 위풍이 있고 전세에는 진나라 지둔이 있었네
億昔巡幸新豊宮(억석순행신풍궁) : 생각건대, 옛날 현종이 신풍궁에 행차하실 때는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래향동) : 비취빛 깃으로 장식한 깃발이 하늘에 펄럭이며 동쪽으로 왔었지
騰?磊落三萬匹(등양뢰락삼만필) : 그때 뛰며 달리던 말이 수없이 많아 삼만 필이나 되었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가 이 그림의 말과 근육이나 골격이 같았다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옛날 주 목왕이 보물을 바치고 하백에게 조공하듯 현종이 피난 간 뒤로
無復射咬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한 무제가 장강에서 교룡을 쏘아 잡던 길 없었다네
君不見金栗堆前松栢裏(군불견금율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현종의 무덤인 금속퇴 앞 소나무와 측백나무 숲에
龍媒去盡鳥呼風(용매거진조호풍) : 준마는 모두 가버리고 부는 바람 속에 새만 울고 있는 것을


희작화경가(?作花卿歌)-두보(杜甫)

장난삼아 화경을 노래하다-두보(杜甫)

成都猛將有花卿(성도맹장유화경) : 성동의 용맹한 장군, 화경 장군이 있는데
學語小兒知姓名(학어소아지성명) : 말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도 그 이름 알고 있다네
勇如決?風火生(용여결골풍화생) : 날랜 매처럼 용감하여 바람과 불이 일어나고
見賊唯多身始輕(견적유다신시경) : 보이는 적군이 많아야 몸이 비로소 가벼워진다네
?州副使著?黃(면주부사저자황) : 면주부사 단자장이 모반하여 누런 천자의 옷 입어
我卿掃除卽日平(아경소제즉일평) : 우리 화경 장군이 쓸어버리고 바로 평정했었네
子璋??血?糊(자장촉루혈모호) : 단자장의 해골과 뼈에는 피가 흥건하여
手提擲還崔大夫(수제척환최대부) : 손으로 끌어 던지버리고 최대부에게 돌아왔었네
李侯重有此節度(이후중유차절도) : 이환은 다시 이곳 절도사로 돌아왔으나
人道我卿絶世無(인도아경절세무) : 사람들 우리 화경 장군을 세상에 다시 없는 분이라 한네
旣稱節世無天子(기칭절세무천자) : 세상에 다시 없는 장군이라 하는데 천자는 없는 것인다
何不喚取守東都(하불환취수동도) : 어째서 다시 불러 동도를 지키게하지 않으시는가


고백행(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로백) : 제갈공명의 사당 앞에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시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구나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견딘 껍질에 흘러내린 물방울, 둘레는사십 아름이라
黛色參天二千尺(대색참천이천척) : 검푸른 잎새는 하늘로 이천 척이나 솟아있구나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이미 시국에 따라 함께 모였으니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사당 앞의 나무도 사람의 아낌을 받고 있구나
雲來氣?巫峽長(운래기접무협장) : 구름 몰려오면 그 기운 길게 무협으로 이어지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 떠오르면 그 찬기운 설산의 흰 눈과 통하는구나
億昨路繞錦亭東(억작로요금정동) : 지난 날을 생각하노라, 길 따라 금정 동쪽을 도니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주 유비와 무후 제갈공명이 같은 사당에 모셔있었다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나무 줄기는 크고 높았고 교외의 들판도 오래되어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 단청은 으슥했으나 창문 안은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落落盤踞雖得地(락락반거수득지) : 측백나무는 가지 늘어뜨리고 서리어 땅을 얻고 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열풍) : 어둑하도록 높이 자라 사나운 바람 많이 받는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자신을 부지한 것은 곧 신명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조물주의 공덕일 것이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만약 큰 집이 기울어져 대들보나 기둥감이 필요하여도
萬牛回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나무가 산처럼 무거워 만 마리 소도 고개 돌려 외면할 것이다
不露文章世已驚(불로문장세이경) : 아름다운 무늬가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베기를 거절하지 않아는다 해도 누가 능히 운반해 갈 수 있으리
苦心未免容?蟻(고심미면용루의) : 개미에게 당하는 마음 속 괴로움 면하지 못하고
香葉終經宿鸞鳳(향엽종경숙란봉) : 향기로운 나무 잎새는 난새나 봉황새의 잠자리도 되었을 것이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뜻 있는 선비나 숨어사는 사람들은 원망하고 한탄하지 말아라
古來材大難爲用(고래재대난위용) : 예부터 인재가 크면 쓰이기가 어려웠노라



입주행(入奏行)-두보(杜甫)

천다께 상주하러 가는 노래-두보(杜甫)

竇侍御驥之子鳳之雛 (두시어기지자봉지추) : 두 시어사는 뛰어난 천리마나 봉황의 후예 같아
年未三十忠義俱(년미삼십충의구) : 나이 서른이 되지 않았는데도 충성과 의리를 갖추리라
骨?絶代無(골경절대무) : 강직하기는 세상에 다시 없고
炯如一段淸?出萬壑(형여일단청빙출만학) : 번쩍이는 광채는 맑은 얼음이 골짜기에서 꺼내어
置在迎風寒露之玉壺(치재영풍한로지옥호) : 영풍관과 한로관의 옥 병에 넣어둔 것같으리라
蔗漿歸廚金?凍(자장귀주금완동) : 사탕수수 음료를 부엌으로 가져가 금쟁반에 얼려
洗滌煩熱足以寧君軀(세척번열족이영군구) : 무더위를 씻으면 임금님의 몸을 편히 하리라
政用疎通合典則(정용소통합전칙) : 정치에 등용되면 일에 통달하여 법도에 부합되고
戚聯豪貴?文儒(척련호귀체문유) : 핏줄은 호족과 귀족에 연결되고 유학을 몸에 익힌 선비라네
兵革未息人來蘇(병혁미식인래소) : 전쟁은 아직 거치지 않고 사람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니
天子亦念西南隅(천자역념서남우) : 천자께서도 서남 지방의 일을 걱정하신다
吐藩憑陵氣頗?(토번빙릉기파추) : 토번족은 당나라를 업신여기고 기세도 다소 거칠어
竇氏檢察應時須(두씨검찰응시수) : 두시어가 그곳을 검찰하니 시국에 마땅하리라
運粮繩橋壯士喜(운량승교장사희) : 승교까지 식량을 운반하니 병사들은 기뻐하고
斬木火井窮猿呼(참목화정궁원호) : 화정 지방에 나무를 다 베어버리니 원숭이가 울부짓는다
八州刺史思一戰(팔주자사사일전) : 여덟 주의 자사들이 토번과 한번 싸움을 생각하니
三城守邊却可圖(삼성수변각가도) : 수비하는 세 성에서는 도리어 도모할 만하리라
此行入奏計未小(차행입주계미소) : 이번에 행차하여 천자에게 상주하는 일은 사소한 일이 아니니
密奉聖旨恩應殊(밀봉성지은응수) : 천자의 뜻을 은밀히 받드니 그 은혜는 각별하리라
繡衣春當?漢立(수의춘당소한립) : 봄에 수 놓은 어사 복장하고 밤에 은하수 앞에 서리니
綵服日向庭?趨(채복일향정위추) : 낮에는 채색 옷 입고 부모님 계신 집을 분주히 다니리라
省郞京尹必俯拾(성랑경윤필부습) : 성낭이나 경윤의 자리는 그냥 줍듯이 얻어
江花未落還成都(강화미락환성도) : 강가의 꽃이 다 지기 전에 성도로 돌아오리라
肯訪浣花老翁無(긍방완화로옹무) : 돌아오면 완화계의 이 늙은이를 기꺼니 찾아 줄 것이나
爲君?酒滿眼?(위군고주만안고) : 그대 위해 술을 사서 계명주가 눈에 가득할 것이며
與奴白飯馬靑?(여노백반마청추) : 하인에게는 흰 쌀밥을 주고 말에게는 싱싱한 푸른 꼴을 먹여 주리라



북정(北征)-두보(杜甫)

북정-두보(杜甫)

皇帝二載秋(황제이재추) : 황제 제위 2년 되는 가을
閏八月初吉(윤팔월초길) : 윤 팔월 초하룻날 좋은 날씨
杜子將北征(두자장북정) : 나 두보는 북으로 나아가
蒼茫問家室(창망문가실) : 멀리 가족을 찾아보련다
維時遭艱虞(유시조간우) : 아아, 어려운 시기를 당하여
朝野少假日(조야소가일) : 조정과 민간에 한가한 날 드물다
顧慙恩私被(고참은사피) : 돌아보건데 부끄럽게도 나만 은총 입어
詔許歸蓬?(조허귀봉필) : 집에 돌아가는 것 허락받았다
拜辭詣闕下(배사예궐하) : 대궐 아래 나아가 하직 여쭙고
??久未出(출척구미출) : 떨리는 마음에 오래도록 나오지 못했네
雖乏諫諍資(수핍간쟁자) : 내 비록 간쟁의 자질 모자라지만
恐君有遺失(공군유유실) : 황제께 잘못 있으실까 두렵기만 하구나
君誠中興主(군성중흥주) : 황제께서는 참으로 중흥의 임금님
經緯固密勿(경위고밀물) : 나라 일에 진실로 애를 쓰셨다네
東胡反未已(동호반미이) : 동쪽 오랑캐 반란이 그치지 아니하니
臣甫憤所切(신보분소절) : 나 두보는 이것이 심히 분통스럽다
揮涕戀行在(휘체련행재) : 눈물 뿌리며 행재를 그리니
道途猶恍惚(도도유황홀) : 가는 길이 오히려 어질어질하도다
乾坤合瘡痍(건곤합창이) : 하늘과 땅이 모두 상처투성
憂虞何時畢(우우하시필) : 근심 걱정은 언제 끝날 것인가
靡靡踰阡陌(미미유천맥) : 느릿느릿 논과 밭 넘어가니
人煙?蕭瑟(인연묘소슬) : 연기 오르는 집은 드물어 쓸쓸하도다
所遇多被傷(소우다피상) : 만나는 사람은 부상당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呻吟更流血(신음갱유혈) : 신음하면서 또한 피를 흘리는구나
回首鳳翔縣(회수봉상현) : 고개를 봉상현으로 돌리니
旌旗晩明滅(정기만명멸) : 깃발들은 저녁 빛에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구나
前登寒山重(전등한산중) : 앞으로 차가운 산을 거푸 오르니
屢得飮馬窟(누득음마굴) : 말에 물먹일 동굴도 여러 곳 만났다
?郊入地底(빈교입지저) : 빈주의 성밖은 움푹 꺼져있고
涇水中蕩?(경수중탕휼) : 경수의 물줄기는 그 속에서 세치게 흐른다
猛虎立我前(맹호립아전) : 사나운 범이 내 앞에 서서
蒼崖哮時裂(창애효시렬) : 울부짖으니 절벽이 갈라지는 듯하다
菊垂今秋花(국수금추화) : 국화는 이제 가을 꽃으로 피어있고
石戴古車轍(석대고거철) : 바위에는 옛날 수레자국 나있구나
靑雲動高興(청운동고흥) : 푸른 하늘 구름에 높은 흥취 일고
幽事亦可悅(유사역가열) : 골짜기의 일들이 즐거워할 만하도다
山果多?細(산과다쇄세) : 산의 열매는 하찮은 것이 많지만
羅生雜椽栗(나생잡연률) : 늘어선 온갖 도토리와 밤이 많기도 하다
或紅如丹砂(혹홍여단사) : 단사처럼 발간 것도 있고
或黑如點漆(혹흑여점칠) : 옷칠처럼 까만 것도 있구나
雨露之所濡(우로지소유) : 그것은 비와 이슬에 젖은 것
甘苦齊結實(감고제결실) : 달게도 익었고 쓰게도 익었도다
緬思桃源內(면사도원내) : 멀리 복사꽃 피는 고을을 생각하니
益歎身世拙(익탄신세졸) : 더욱 한탄스럽다, 어설픈 내 처신이
陂陀望??(피타망부치) : 높고 낮은 부주의 산들
巖谷互出沒(암곡호출몰) : 바위와 골짜기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아득하구나
我行已水濱(아행이수빈) : 나는 이미 강가를 걷고있지만
我僕猶木末(아복유목말) : 내 종은 아직 나무끝에 가려져 있구나
?鳥鳴黃桑(치조명황상) : 올빼미는 누런 뽕나무에서 울고
野鼠拱亂穴(야서공난혈) : 들쥐는 어지러운 구멍에서 인사한다
夜深經戰場(야심경전장) : 밤이 깊어 전쟁터를 지나가니
寒月照白骨(한월조백골) : 차가운 달이 백골을 비추는구나
潼關百萬師(동관백만사) : 동관 지키던 백만 대군들
往者散何卒(왕자산하졸) : 지난번에 흩어져 달아남이 어찌 그렇게도 빨랐는가
遂令半秦民(수령반진민) : 마침내 진나라 백성의 절반을
殘害爲異物(잔해위이물) : 죽여서 저승의 귀신을 만들었구나
況我墜胡塵(황아추호진) : 더구나 나는 오랑캐의 티끌에 떨어졌다가
及歸盡華髮(급귀진화발) : 돌아와 보니 모두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구나
經年至茅屋(경년지모옥) : 해를 넘겨 내 초가집에 이르니
妻子衣百結(처자의백결) : 아내와 자식의 옷은 누더기로구나
慟哭松聲廻(통곡송성회) : 통곡의 소리는 솔바람에 감돌고
悲泉共幽咽(비천공유열) : 슬픔은 샘물과 함께 목이 메어운다
平生所嬌兒(평생소교아) : 평소에 귀여움 받던 사내아이
顔色白勝雪(안색백승설) : 얼굴빛 흰 것이 눈보다 더하다
見耶背面啼(견야배면제) : 아빠를 보자 돌아서서 우는데
垢?脚不襪(구니각불말) : 때 묻은 발에는 버선도 신지 않았구나
牀前兩少女(상전양소녀) : 침상 앞의 두 계집아이
補綻才過膝(보탄재과슬) : 기운 옷이 터져 겨우 무릎을 가기는구나
海圖柝波濤(해도탁파도) : 바다 그림에는 물결이 동강나 있으니
舊繡移曲折(구수이곡절) : 옛날에 놓은 수가 굽게 꺾여 옮겨진 까닭이라네
天吳及紫鳳(천오급자봉) : 천오와 보랏빛 봉황새
顚倒在?褐(전도재수갈) : 짧은 저고리 위에 거꾸로 서있도다
老夫情懷惡(노부정회오) : 노부는 속이 어짢아
嘔泄臥數日(구설와수일) : 토하고 싸면서 며칠이나 몸져눕는다
那無囊中帛(나무낭중백) : 어찌 자루 속에 비단이 없어
救汝寒凜慄(구여한늠률) : 너희들 추위를 막아 주지 못할까
粉黛亦解苞(분대역해포) : 분과 눈썹먹도 보퉁이에서 나오고
衾?稍羅列(금주초나열) : 요와 이불도 슬쩍 펼쳐진다
瘦妻面復光(수처면부광) : 수척한 아내 얼굴에 다시 빛이 돌고
癡女頭自櫛(치녀두자즐) : 어리숙한 계집아이는 머리를 혼자 빗는다
學母無不爲(학모무불위) : 어미를 본받아 못하는 짓이 없어
曉粧隨手抹(효장수수말) : 아침 화장에 마구 찍어 바르는구나
移時施朱鉛(이시시주연) : 잠시동안 분 바르고 곤지 찍었으니
狼藉畵眉闊(낭자화미활) : 요란도 하구나, 널따란 눈썹 그린 것이
生還對童稚(생환대동치) : 살아와서 어린 것들을 대하니
似欲忘飢渴(사욕망기갈) : 배고픔가 목마름을 거의 잊어버리고 싶다
問事競挽鬚(문사경만수) : 지난 일을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당기지만
誰能卽嗔喝(수능즉진갈) : 누가 곧 화내고 호통을 칠 수 있겠는가
?思在賊愁(번사재적수) : 문득 적에게 잡혀서 있던 때를 생각하니
甘受雜亂?(감수잡란괄) : 복잡하고 시끄러움도 달게 받아들여지는구나
新歸且慰意(신귀차위의) : 새로 돌아온 일만도 위로가되는데
生理焉能說(생리언능설) : 생활의 법도 같은 것을 어찌 마마 말할 수 있겠는가
至尊尙蒙塵(지존상몽진) : 황제께서는 아직도 피난살이
幾日休練卒(기일휴련졸) : 어느 날에나 전쟁이 끝날 것인가
仰觀天色改(앙관천색개) : 우르러 하늘을 보니, 하늘빛이 변하여
坐覺妖?豁(좌각요분활) : 요사한 기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앉아서 느끼노라
陰風西北來(음풍서북래) : 스산한 바람 서북쪽에서 불어오니
慘憺隨回紇(참담수회흘) : 따르는 회흘의 군사들이 참담하구나
其王願助順(기왕원조순) : 그 임금은 우리를 돕고싶다 하며
其俗善馳突(기속선치돌) : 그 습속은 내달리는 일에 뛰어나다고 하는구나
送兵五千人(송병오천인) : 보내 준 병사는 오천 명
驅馬一萬匹(구마일만필) : 거기에다 군마는 일만 필이로다
此輩少爲貴(차배소위귀) : 이 무리들은 ?은이를 귀히 여기니
四方服勇決(사방복용결) : 세상에서 용감하고 과감한 행동에 탄복한다
所用皆鷹騰(소용개응등) : 싸움에 쓰여서는 다 솔개가 하늘을 나는 듯하고
破敵過箭疾(파적과전질) : 적을 무찌름이 화살보다 빠르도다
聖心頗虛佇(성심파허저) : 황제께서는 잠시 우두커니 바라시지만
時議氣欲奪(시의기욕탈) : 당시의 의논으로는 그 기세가 탈환할 것 같았다
伊洛指掌收(이락지장수) : 이수와 낙수는 쉽사리 들어올 것이고
西京不足拔(서경부족발) : 서경은 공격할 것도 없다
官軍請深入(관군청심입) : 우리 군사도 제발 깊이 들어가
蓄銳可俱發(축예가구발) : 정예를 모아서 함께 떠났으면 좋겠도다
此擧開靑徐(차거개청서) : 이 싸움으로 청주와 서주를 열고
旋瞻略?碣(선첨략긍갈) : 다시 항산과 갈석산을 겨냥해야한다
昊天積霜露(호천적상로) : 하늘에는 서리와 이슬 내리니
正氣有肅殺(정기유숙살) : 정기에 엄숙한 살기가 있도다
禍轉亡胡歲(화전망호세) : 재앙을 극복하고 오랑캐를 쳐부수고
勢成擒胡月(세성금호월) : 이 기세로 오랑캐를 사로잡으리라
胡命其能久(호명기능구) : 오랑캐의 운명이 오래 갈 수 있을까
皇綱未宜絶(황강미의절) : 황제의 법통은 끊이지 아니하리라
憶昔狼狽初(억석낭패초) : 지난 낭패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事與古先別(사여고선별) : 옛날에 없던 일이 생겼도다
姦臣竟菹?(간신경저해) : 간신은 끝내 소금에 절여졌고
同惡隨蕩析(동악수탕석) : 그 악당도 따라서 소탕되고 꺾여졌도다
不聞夏殷衰(불문하은쇠) : 들어보지 못했네, 하나라와 은나라가 망함에
中自誅??(중자주말달) : 그 중에 말희와 달기를 스스로 베었다는 말을
周漢獲再興(주한획재흥) : 주나라와 한나라가 다시 일어선 것은
宣光果明哲(선광과명철) : 선왕과 광무제가 명철했기 때문이라네
桓桓陳將軍(환환진장군) : 훌륭하도다, 진장군이시여
仗鉞奮忠烈(장월분충렬) : 군사를 이끌고 충성을 다했도다
微爾人盡非(미이인진비) : 그대 아니면 사람들은 다 죽었고
于今國猶活(우금국유활) : 그대 때문에 지금까지 나라는 살았도다
凄凉大同殿(처량대동전) : 처량한 대동전
寂寞白獸?(적막백수달) : 적막한 백수문
都人望翠華(도인망취화) : 도성의 백성들이 비취 깃발 바라니
佳氣向金闕(가기향금궐) : 상서로운 기운은 황금 대궐 향하는구나
園陵固有神(원릉고유신) : 능묘에는 진실로 귀신이 있으니
掃灑數不缺(소쇄수불결) : 쓸고 닦는 예법 자주 거르지 말아라
煌煌太宗業(황황태종업) : 빛나도다, 태종의 업적이여


탄정전감국화(歎庭前甘菊花)-두보(杜甫)

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하다-두보(杜甫)

?前甘菊花移時晩(첨전감국화이시만) : 처마 앞 감국화 옮길 때 늦고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술은 중양절에도 꺾지못하네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아침 찬 날씨에 술에서 깨어나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남은 꽃 가득 피어난들 무슨 소용있으fi
籬邊野外多衆芳(이변야외다중방) : 들 밖 울타리 가에 온 갖 꽃 향기롭도다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 감국화는 큰 가지에 잎만 무성하여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 내릴 곳 없어 풍상에 얽혀있으리



도죽장인(桃竹杖引)-두보(杜甫)

도죽 지팡이를 노래함-두보(杜甫)

江心蟠石生桃竹(강심반석생도죽) : 강 가운데 서린 돌에 도죽이 자라
蒼波噴浸尺度足(창파분침척도족) : 푸른 물결이 물뿜고 적시어 크기도 적당하자
斬根削皮如紫玉(참근삭피여자옥) : 뿌리잘라 껍질 벗기니 속 줄이 자색 옥빛
江妃水仙惜不得(강비수선석불득) : 강물의 여신인 수선이 아까워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梓潼使君開一束(재동사군개일속) : 재주의 자사가 그대를 시켜 한 묶음 풀어 놓으니
滿堂賓客皆嘆息(만당빈객개탄식) : 대청 가득한 손님들 개 탄식한다
憐我老病贈兩莖(련아로병증량경) : 내가 늙고 병들었음을 불쌍히 여겨 두 개를 주었으니
出入爪甲?有聲(출입조갑갱유성) : 출입에 발톱에 쇳리가 나는구나
老夫復欲東南征(로부부욕동남정) : 나 늙은 몸 동남쪽으로 다시 여행할려고 하노니
乘濤鼓?白帝城(승도고설백제성) : 물결 타고 노 저어서 백제성을 지나리라
路幽必爲鬼神奪(로유필위귀신탈) : 길이 으슥하니 귀신들이 빼앗게 될 것이요
杖劒或與蛟龍爭(장검혹여교룡쟁) : 칼을 잡고 교룡과 싸워야할지 모른다네
重爲告曰杖兮杖兮(중위고왈장혜장혜) : 거듭 고하노니, 지팡이여 지팡이여
爾之生也甚正直(이지생야심정직) : 너의 삶이야 매우 정식하니
愼勿見水踊躍學變化爲龍(신물견수용약학변화위룡) : 조심하여 물을 보고 뛰어올라 변화를 배워 용이 되지 말게나
使我不得爾之扶持(변화위룡사아불득이지부지) : 내가 너의 부축을 받지 못하게 하면
滅迹於君山湖上之靑峯(멸적어군산호상지청봉) : 군산 동정호의 푸른 봉우리에 실종될 것이니라
噫風塵鴻洞兮豺虎咬人(희풍진홍동혜시호교인) : 아, 바람에 날리는 먼지 가득함이여 승냥이와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구나



금석행(今夕行)-두보(杜甫)

오늘 저녁의 노래-두보(杜甫)

今夕何夕歲云?(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인가, 한 해가 가는 날이네
更長燭明不可孤(갱장촉명불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혼자 지낼 수야 없다네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할 일도 하나 없고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새위환오) : 서로 모여 투전하며 즐겁게 논다네
憑陵大叫呼五白(빙릉대규호오백) : 남을 이기려 크게 소리질러 오백을 부르며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불긍성효로) : 옷을 벋고 맨발로 해보아도 성이나 효는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로 또한 이와 같으리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기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으니 어찌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래포의원) : 그대는 벼슬하지 못한 때의 유의의 소원을 비웃지 말라
家無?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에는 몇 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백만 섬을 투전에 걸었다네



막상의행(莫相疑行)-두보(杜甫)

의심하지 말게나-두보(杜甫)

男兒生無所成頭皓白(남아생무소성두호백) : 남아가 살아서 머리가 희어짐이 없었는데
牙齒欲落眞可惜(아치욕락진가석) : 치아가 빠질려하니 정말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
憶獻三賦蓬萊宮(억헌삼부봉래궁) : 내가 지은 <세부>를 봉래궁에 바친 것을 생각하니
自怪一日聲輝赫(자괴일일성휘혁) : 하루 아침에 이름이 당당해졌음을 이상히 여겼다네
集賢學士如堵墻(집현학사여도장) : 집현전 학사들이 담장처럼 둘러 앉아서
觀我落筆中書堂(관아락필중서당) : 내가 중서당에서 글짓는 것 바라보았다네
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지난 시절 내 글의 문체는 임금을 움직였는데
今日飢寒趨路傍(금일기한추로방) : 오늘날은 주리고 궁하여 길가로 쫓겨다닌다네
晩將末契托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만년에 말석이라도 젊은 그대에게 의탁하려했으나
當面輸心背面笑(당면수심배면소) : 얼굴을 대해서는 마음을 주다가 안보면 비웃네
寄謝悠悠世上兒(기사유유세상아) :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
不爭好惡莫相疑(불쟁호오막상의) : 좋고 싫음을 다투지 않으니 의심하지 말게나



거의행(去矣行)-두보(杜甫)

떠나가며 노래함-두보(杜甫)

君不見?上鷹(군불견구상응)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사냥꾼의 토시에 앉은 매
一飽卽飛?(일포즉비체) :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焉能作堂上燕(언능작당상연) : 어찌 대청 위의 제비가 될 수 있겠는가
銜泥付炎熱 (함니부염열) : 진흙을 물고 날아와 권세가의 집에 붙어살겠는가
野人曠蕩無?顔(야인광탕무전안) : 야인은 마음이 넓고 호탕하여 염치없는 얼굴 못하니
豈可久在王侯間(기가구재왕후간) : 어찌 오래도록 왕후들 사이에 있을 수 있겠는가
未試囊中?玉法(미시낭중찬옥법) : 신선되려 주머니 속 옥 먹는 법을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지만
明朝且入藍田山(명조차입남전산) : 내일 아침에는 옥 명산지인 남전산으로 들어가려네


핍측행(?側行)-두보(杜甫)

나를 죄어오네-두보(杜甫)

?側何?側(핍측하핍측) : 궁박하네, 어찌 아다지도 궁박한지
我居巷南子巷北(아거항남자항북) : 나믐 골목 남쪽에 살고 그대는 북쪽에 산다네
可憐隣里間(가련린리간) : 가련구나, 이웃 동리에 살면서
十日一不見顔色(십일일불견안색) : 열흘에 얼굴 한 번도 못보는구나
自從官馬送還官(자종관마송환관) : 내 말을 관마로 보낸 뒤부터
行路難行澁如棘(행로난행삽여극) : 길 다니기 가시밭 가기처럼 어렵고
我貧無乘非無足(아빈무승비무족) : 나가 가난하녀 탈 것이 없지만 발이 없는 것은 아니라네
昔者相過今不得(석자상과금불득) : 옛날엔 서로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實不是愛微軀(실불시애미구) : 사실 미천한 이 몸 아껴서가 아니라네
又非關足無力(우비관족무력) : 또 다리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고
徒步?愁官長怒(도보번수관장노) : 다만 걸어자니다가 관청의 나리들에게 걱정 끼칠까 염려되네
此心炯炯君應識(차심형형군응식) : 이 내 마음을 분명하니 그대는 응당 알 것이네
曉來急雨春風顚(효래급우춘풍전) : 새벽에 갑자기 비내리고 봄바람 어지러웠지만
睡美不聞鍾鼓傳(수미불문종고전) : 잠 푹 들어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북소리 듣지 못했네
東家蹇驢許借我(동가건려허차아) : 동쪽집에서 절름발이 노새 내게 빌려주었으나
泥滑不敢騎朝天(니활불감기조천) : 진흙판이 미끄러워 감히 조정에 타고 갈 수 없다네
已令請急會通籍(이령청급회통적) : 이미 임시 휴가를 신청하게 하여 허가서를 받았지만
男兒性命絶可憐(남아성명절가련) : 사나이의 한 목숨이 정말로 가련하구나
焉能終日心拳拳(언능종일심권권) : 어찌 종일토록 마음 따분하게 지내리오
憶君誦詩神凜然(억군송시신름연) : 그대를 생각하며 시를 읊으니 정신이 늠름해진다
辛夷始花亦已落(신이시화역이락) : 목련꽃 처음 꽃피었다가 이미 또 꽃잎 떨어지는데
況我與子非壯年(황아여자비장년) : 하물며 나와 자네는 장년이 아닌가
街頭酒價常苦貴(가두주가상고귀) : 시가의 술값은 늘 너무 비싸
方外酒徒稀醉眠(방외주도희취면) : 세상 밖 술꾼 취하여 잠들기 쉽지않구나
速宜相就飮一斗(속의상취음일두) : 속히 서로 만나 술 한 말 마셔야지
恰有三百靑銅錢(흡유삼백청동전) : 마침 내게는 삼백 청동 동전이 있다네


총마행(?馬行)-두보(杜甫)

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

鄧公馬癖人共知(등공마벽인공지) : 등공이 말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모두다 아는데
初得花?大宛種(초득화총대완종) : 대완 산의 화총을 처음으로 구하셨다
夙昔傳聞思一見(숙석전문사일견) : 옛 날에 전해듣고 한 번 보고 싶어
牽來左右神皆?(견래좌우신개송) : 좌우로 끌고오자 정신이 다 아찔하였다네
雄姿逸態何??(웅자일태하추줄) : 웅건한 자세와 빼어난 태도가 어찌 이렇게도 높고 험한지
顧影驕嘶自矜寵(고영교시자긍총) : 그림자 돌아보고 교만하게 울며 스스로 사랑 받음을 자랑한다
隅目靑熒夾鏡懸(우목청형래경현) : 각진 눈빛 푸르게 빛나 거울을 끼워 매달아 놓은 것 같아
肉???連錢動(육종외뢰련전동) : 근육 같은 말갈기 울퉁불퉁, 얼룩진 털무늬는 연결된 동전 움직이는 듯 하구나
朝來少試華軒下(조래소시화헌하) : 아침에 화려한 수레 내리는 것 조금 실험해보니
未覺千金滿高價(미각천금만고가) : 천금이 비싼 가격임을 깨닫지 못하겠네
赤汗微生白雪毛(적한미생백설모) : 붉은 땀이 백설 같은 털에서 조금 나오는데
銀鞍却覆香羅?(은안각복향나파) : 은 안장에는 향기 나는 비단 수건이 덮여있도다
卿家舊物公能取(경가구물공능취) : 양경 집안의 오래된 것을 이공이 갖게 되었으니
天廐眞龍此其亞(천구진룡차기아) : 이것은 천자 마굿간의 용마와 버금가는 말이로다
晝洗須騰涇渭深(주세수등경위심) : 낮에는 모름지기 위수와 경수 깊은 물을 뛰어넘고
夕趨可刷幽幷夜(석추가쇄유병야) : 저녁에는 달려 유주와 병주의 밤에 탈을 솔질하리라
吾聞良驥老始成(오문량기로시성) : 듣건대, 천리마란 늙어야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此馬數年人更驚(차마수년인갱경) : 이 말은 몇 년 사이에 사람을 더욱 놀라게 하였다
豈有四蹄疾於鳥(기유사제질어조) : 어찌 있겠는가, 네 말발굽이 새보다 빠른데도
不與八駿俱先鳴(불여팔준구선명) : 팔 준마와 같이 먼저 울며 달려들지 않겠는가
時俗造次那得致(시속조차나득치) : 세상에서 갑자기 어찌 생겨날 수 있겠는가
雲霧晦冥方降精(운무회명방강정) : 어둑한 구름과 안개에서 이제 막 정기가 내려온다
近聞下詔喧都邑(근문하조훤도읍) : 요즈음 듣건데, 좋은 말 구하는 조서를 내려 도읍이 떠들썩한데
肯使麒麟地上行(긍사기린지상행) : 기린마를 그냥 땅에 다니게 내버려두려 하겠는가


이호현장인호마행(李?縣丈人胡馬行)-두보(杜甫)

호현 고을의 이노인의 호마를 노래함-두보(杜甫)

丈人駿馬名胡?(장인준마명호류) : 노인은 준마를 호류라고 이름지었네
前年避胡過金牛(전년피호과금우) : 지난 해 오랑캐를 피하여 금우 지방을 지났다
廻鞭却走見天子(회편각주현천자) : 말머리를 돌려 되돌아가다가 천자를 알현하고
朝飮漢水暮靈州(조음한수모령주) : 아침에 한수를 마시고 저녁에 영주에 와서
自矜胡?奇絶代(자긍호류기절대) : 스스로 호류를 자랑하기를 시대에 다시 없을 만큼 뛰어나다네
乘出千人萬人愛(승출천인만인애) : 타고 나서면 천만 인이 모두 좋아한다니
一聞說盡急難材(일문설진급난재) : 설명을 듣고나니, 위급을 구해 줄 좋은 자질이구나
轉益愁向駑?輩(전익수향노태배) : 더욱 더 근심스럽게 둔한 말들을 바라보게 되나니
頭上銳耳批秋竹(두상예이비추죽) : 머리 위의 날카로운 귀는 가을 대나무를 깎아 놓은듯
脚下高蹄削寒玉(각하고제삭한옥) : 다리 아래 높은 발굽은 옥을 깎아 놓은 듯하구나
始知神龍別有種(시지신룡별유종) : 신룡에는 특별한 종자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으니
不比俗馬空多肉(불비속마공다육) : 저속한 말들이 공연히 살찐 것과 비교되지 않는구나
洛陽大道時再淸(락양대도시재청) : 서울 낙양의 큰 길, 시국이 다시 맑아져
累日喜得俱東行(루일희득구동행) : 여러 날 만에 기뻐하며 함께 동쪽으로 왔다네
鳳臆龍?未易識(봉억룡기미이식) : 봉황새 가슴과 용의 수염을 쉽게 알아보지 못했지만
側身注目長風生(측신주목장풍생) : 몸 기울여 자세히 살피니 긴 바람같은 기운이 이는구나



고도호총마행(高都護?馬行)-두보(杜甫)

도호 고선지 장군의 말인 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

安西都護胡靑?(안서도호호청총) : 안서 도호 장군의 서호의 총마는
聲價?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 높은 명성 지닌 채 갑자기 와서 동쪽으로 향하네
此馬臨陣久無敵(차마림진구무적) : 이 말은 싸움에서 오랫동안 적수가 없어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 사람과 한 마음으로 큰 공적을 이루었다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 공을 이루자 은혜롭게 길러져 가는대로 두었으니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류사지) : 이 말은 원래 날리듯 달려서 멀리 사막지방에 왔다네
雄姿未受伏?恩(웅자미수복력은) : 웅혼한 자태는 마판에서 편히 길러지는 것 바라지 않고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 날랜 기운은 여전히 전장에서 유익함을 생각하게 하네
腕促蹄高如?鐵(완촉제고여북철) : 관절이 짧고 발굽이 높아 쇠덩어리 뉘어놓은 것 같아
交河幾蹴層?裂(교하기축충빙렬) : 교하지방을 몇 번이나 차고 다려 얼음을 갈라놓았을까
五色散作雲滿身(오색산작운만신) : 오색 갈기 흩어져 구름이 몸에 가득한 듯 하고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 만리를 달려야 핏빛 땀이 흐르는 것 보인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 서울 장안 장자들도 감히 타지 못하나니
走過?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 번개치듯 달려는 것을 성안 사람들 모두 알기 때문이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 푸른 실로 갈기털 묶고 주인을 위해 늙어가려니
何由却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 어찌하면 다시 서울 장안 횡문을 지나 전장으로 갈까



취가행(醉歌行)-두보(杜甫)

술에 취하여 부른 노래-두보(杜甫)

陸機二十作文賦(륙기이십작문부) : 진나라 육기는 나이 스물에 문부를 지었지만
汝更小年能綴文(여갱소년능철문) : 너는 더욱 ?은 나이에 글을 지을 수 있었다
總角草書又神速(총각초서우신속) : 총각인데도 초서를 썼을 뿐아니라 빨리도 썼서
世上兒子徒紛紛(세상아자도분분) : 세상 아이들은 공연히 많아 분분하기만 했다
??作駒已汗血(화류작구이한혈) : 명마 화류가 새끼를 낳자 이미 피땀을 흘리고
?鳥擧?連靑雲(지조거핵련청운) : 사나운 새가 날개죽지를 들어올려 푸른 하늘의 구름을 나는 듯 하였다
詞源倒流三峽水(사원도류삼협수) : 네 문장의 원천은 삼협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함과 같고
筆陣獨掃千人軍(필진독소천인군) : 붓의 기세는 천 명의 군사를 혼자서 쓸어내는 것 같았다
只今年?十六七(지금년재십륙칠) : 지금 네 나이는 불과 십육칠세
射策君門期第一(사책군문기제일) : 임금님 앞에서 사책 과거를 보아 일등을 기약했었다
舊穿楊葉眞自知(구천양엽진자지) : 옛사람 활 쏘아 버들잎을 맞춘 것 같이 자신을 잘 알고있으니
暫蹶霜蹄未爲失(잠궐상제미위실) : 잠시 서리에 미끄러진 말은 아직 실족한 것이 아니듯이
偶然擢秀非難取(우연탁수비난취) : 우연히 길게 자라나는 기회는 가지기 어렵지 않나니
會是排風有毛質(회시배풍유모질) : 마침 바람을 밀치는 거친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汝身已見唾成珠(여신이견타성주) : 너 자신은 침을 뱉으면 구슬이 되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
汝伯何由髮如漆(여백하유발여칠) : 너의 삼촌인 나 두보는 어이해야 머리털이 옻처럼 검어질까
春光淡?秦東亭(춘광담타진동정) : 장안 동쪽 역 누대에 봄빛이 출렁이고
渚蒲牙白水荇靑(저포아백수행청) : 물가의 창포는 치아처럼 희고 마름풀은 푸르다
風吹客衣日??(풍취객의일고고) : 햇살은 밝은데 바람은 나그네 옷에 불어들고
樹攪離思花冥冥(수교리사화명명) : 꽃빛은 어둑한데 나무는 이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
酒盡沙頭雙玉甁(주진사두쌍옥병) : 모랫벌에서 두 옥 병의 술이 다 하니
衆賓已醉我獨醒(중빈이취아독성) : 여러 손님들은 이미 취했으나 나 혼자 깨어있도다
乃知貧賤別更苦(내지빈천별갱고) : 가난한 사람의 이별이 더욱 아픈 줄을 이제야 알고
呑聲??涕泣零(탄성척촉체읍령) : 울음을 삼키며 머뭇거리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천육표기가(天育驃騎歌)-두보(杜甫)

천육의 날랜 말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吾聞天子之馬走千里(오문천자지마주천리) : 내가 듣건데, 천자의 말은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데
今之畵圖無乃是(금지화도무내시) : 지금의 이 그림이 바로 그렇지 않은가
是何意態雄且傑(시하의태웅차걸) : 이것이 얼마나 자태가 웅장하고 걸출해 보이는가
駿尾蕭梢朔風起(준미소초삭풍기) : 준마의 꼬리에슨 쓸쓸한 나뭇가지에 북풍이 일고
毛爲綠?兩耳黃(모위록표량이황) : 털빛은 녹옥색, 두 귀는 노랗구나
眼有紫焰雙瞳方(안유자염쌍동방) : 눈에는 자주빛 화염이 일고 두 눈동자는 각지는구나
矯矯龍性合變化(교교룡성합변화) : 교교한 용과 같은 성질은 변화에 적합하고
卓立天骨森開張(탁립천골삼개장) : 우뚝선 뼈대는 삼엄하게 뻗어있구나
伊昔太僕張景順(이석태복장경순) : 옛날 태복 장경순이
考牧攻駒閱淸峻(고목공구열청준) : 기르고 길들이어 맑고 건장한 말을 알아보고
遂令大奴字天育(수령대노자천육) : 나침내 대노로 하여금 천육을 지키게 하였다네
別養驥子憐神俊(별양기자련신준) : 신통하고 빼어난 점을 좋아해 건장한 놈을 별도로 기르게 하였다
當時四十萬匹馬(당시사십만필마) : 당시에 사십 만 마리 말이 있었는데
張公嘆其才盡下(장공탄기재진하) : 장경순은 그 재질이 모두가 하급인 것을 탄식하였다네
故獨寫眞傳世人(고독사진전세인) : 그러므로 다만 실물을 그려서 세상에 전하게 한 것인데
見之座右久更新(견지좌우구갱신) : 좌우에 두고 보니 오래될수록 더욱 새로워지네
年多物化空形影(년다물화공형영) : 여러 해 지난 물건들은 변하여 공연히 형태만 있으니
嗚呼健步無由騁(오호건보무유빙) : 아, 굳센 발걸음으로 다리게 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如今豈無??與??(여금기무요뇨여화류) : 지금은 어찌 요노와 화류 같은 명마는 없는 것인가
時無王良伯樂死卽休(시무왕량백락사즉휴) : 이 시대에는 왕량과 백락이 없기에 그대로 죽어갈 뿐이라네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두보(杜甫)

이조의 팔분소전을 노래하다-두보(杜甫)

蒼?鳥跡旣茫昧(창힐조적기망매) : 창힐의 새 발자국 글자 이미 망연하여 모르게 되어
字體變化如浮雲(자체변화여부운) : 자체의 변화는 뜬 구름 같아졌구나
陳倉石鼓又已訛(진창석고우이와) : 진차의 석고체 또한 이미 와전되어서
大小二篆生八分(대소이전생팔분) : 다전과 소전이 팔분서를 낳게 했네
秦有李斯漢蔡邕(진유리사한채옹) : 진나라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에는 채옹이 있었지만
中間作者寂不聞(중간작자적불문) : 그 중간의 작자는 적막하여 아무도 전하지 않았네
?山之碑野火焚(역산지비야화분) : 진시황의 역산의 비석도 들불에 다 타버리니
棗木傳刻肥失眞(조목전각비실진) : 대추나무에 옮겨 새겨 전하나 자획이 굵어져 진품과 다르다네
苦縣光和尙骨立(고현광화상골립) : 고현에는 한나라 때 세운 노자비가 아직 우뚝 서있지만
書貴瘦硬方通神(서귀수경방통신) : 글씨는 여위고 굳어야만 신통하다네
惜哉李蔡不復得(석재리채불부득) : 아깝도다, 이사와 채옹은 다시 나오지 않으니
吾甥李潮下筆親(오생리조하필친) : 나의 생질 이조의 글씨씀이 그들과 가깝다네
尙書韓擇木騎曹蔡有隣(상서한택목기조채유린) : 상서 한택목과 병조 참판 채유린이 있다네
開元已來數八分(개원이래수팔분) : 개원 이래로 몇 사람의 팔분서를 쓰는 사람이 있는데
潮也奄與二子成三人(조야엄여이자성삼인) : 이조에게는 두 아들이 있으니 모두 세 사람이고
?潮小篆逼秦相(황조소전핍진상) : 더구나 이조의 소전은 진나라 제상 시사와 집진하니
快劒長戟森相向(쾌검장극삼상향) : 예리한 칼과 긴 창이 삼업하게 마주보는 듯하네
八分一字直百金(팔분일자직백금) : 팔분 한 글자는 백금의 값이 나가니
蛟龍盤拏肉屈强(교룡반나육굴강) : 교룡이 서리어 뒤틀려 근육이 억세게 보인다네
吳郡張顚誇草書(오군장전과초서) : 오군의 장전이 초서를 자랑하지만
草書非古空雄壯(초서비고공웅장) : 초서는 옛 것 아니고 부질없이 웅장하기만 하다네
豈知吾甥不流宕(기지오생불류탕) : 어찌 내 생질이 제멋대로 방탕하지 않은 것을 알겠는가
丞相中郞丈人行(승상중랑장인행) : 승상 이사와 중랑 채옹의 노숙한 행렬에 이르렀다네
巴東逢李潮(파동봉리조) : 파동에서 이조를 만났는데
逾月求我歌(유월구아가) : 한 달이 지나 나에게 노래를 지어줄 것을 요청하는구나
我今衰老才力薄(아금쇠로재력박) : 내가 이제 노쇠하고 재능도 보잘것 없어졌으니
潮乎潮乎奈汝何(조호조호내여하) : 조여, 이조여, 내 너를 어찌 노래할 것인가



유소부신화산수장가(劉少府新畵山水障歌)-두보(杜甫)

유보부가 그린 산수 병풍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불합생풍수) : 대청 위에는 단풍나무 자라지 못하는데
怪底江山起烟霧(괴저강산기연무) : 이상하게도 강산의 아래 쪽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듣건대, 그대가 적현도를 쓸어 없애버리고
乘興遣畵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흥에 따라 산수의 흥을 그려서 기분을 푼다지
畵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는 또한 무수히 많지만
好手不可遇(호수불가우) : 진정한 화가는 만나기 어렵다지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이 그림을 보니 마음과 정신이 융합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 화폭을 신중히 여김을 알겠네
豈但祁岳與鄭虔(기단기악여정건) : 어찌 가악과 정건 정도에 그치겠는가
筆迹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계단) : 필치가 양계단보다 훨씬 뛰어나네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곤륜산의 현포를 잘라 갖다 놓은 것이 아이라면
無乃瀟湘飜(무내소상번) : 소수와 상수가 물결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然坐我天?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히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혀놓은 것이라면
耳邊已似聞精猿(이변이사문정원) : 내 귓가에는 이미 맑은 원숭이 소리 들리는 듯하네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지난 밤 비바람 세차게 불던 일 도리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이는 바로 포성의 귀신이 들어온 것 아닐까
元氣淋?障猶濕(원기임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는 질펀하고 병풍도 젖어있음은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주제자가 상소하여 하늘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 정자에 봄이 찾아왔으나 꽃 피기는 아직 이르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늙은 어부 어둠을 밟고 외로운 배에 서있구나
滄浪水深靑溟闊(창랑수심청명활) : 맑은 강물은 깊고 푸른 하늘은 넓고
?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언덕 곁에 기댄 섬은 자세히 그려있기도 하다
不見湘妃鼓瑟時(불견상비고슬시) : 상수의 왕비가 거문고 타는 것 보이지 않고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얼룩 대나무만이 강가에 살아있다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소부는 천기에 정통하고
愛畵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골수에 박혔다네
自有兩兒郞(자유량아랑) : 아들이 둘 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붓을 휘두름이 비길 사람이 없다네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함이 지극하여
能添老樹?崖裏(능첨로수전애리) : 산 마루와 절벽에 오래된 나무 그려넣을 수 있다네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창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의 모습을 잘 그려낸다네
若耶溪雲門寺(약야계운문사) : 약야계와 운문산이 있는데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 홀로 어찌 진흙판에 사는가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짚신에 버선 신고 이제부터 시작하자


희위언위쌍송도가(戱韋偃爲雙松圖歌)-두보(杜甫)

장난삼아 위언이 그린 쌍송도를 노래하다-두보(杜甫)

天下幾人畵古松(천하기인화고송) : 천하에 몇 사람이 노송을 그렸는지
畢宏已老韋偃少(필굉이로위언소) : 필굉은 이미 늙었어도 위언은 아직 젊다
絶筆長風起纖末(절필장풍기섬말) : 빼어난 필력으로 장풍에 일어나는 나무 끝과
滿堂動色嗟神妙(만당동색차신묘) : 방안 가득한 사람들의 감동한 얼굴빛까지 그려낸다
兩株慘裂苔蘚皮(량주참렬태선피) : 두 그루 소나무의 참렬히 찢기어진 이끼 낀 껍질
屈鐵交錯回高枝(굴철교착회고지) : 굽은 쇠줄 얽혀진 굽은 높은 나뭇가지도 그려낸다
白?朽骨龍虎死(백최후골룡호사) : 흰 곳은 용과 호랑이 죽어 꺾이고 썩은 뼈같고
黑入大陰雷雨垂(흑입대음뢰우수) : 검은 곳은 태음의 세계로 들어간 우뢰와 비가 드리운 것다
松根胡僧憩寂寞(송근호승게적막) : 소나무 뿌리에는 오랑캐 스님이 가만히 쉬고 있는데
?眉皓首無住著(방미호수무주저) : 짙은 눈썹과 흰머리는 아무런 집착도 없어보인다
偏袒右肩露雙脚(편단우견로쌍각) : 오른쪽 어깨로 옷 걷어올리고 두 다리 드러내어
葉裏松子僧前落(엽리송자승전락) : 솔잎 속에서 솔방울 스님 앞에 뜰어진다
韋侯韋侯數相見(위후위후수상견) : 위 선생, 위 선생 우리 서로 자주 만었지
我有一匹好東絹(아유일필호동견) : 내게 한 필의 좋은 비단 있으니
重之不?錦繡?(중지불감금수가) : 중하기는 수놓은 비단 못지 않다네
已令拂拭光凌亂(이령불식광릉란) : 이미 잘 털고 닦아서 광채가 요란한데
請公放筆爲直幹(청공방필위직간) : 붓을 놓아 곧은 소나무 하나 그려주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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