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사망
고구려의 승려이자 화가.
일본에 건너가 불법을 강론하고 채화 및 맷돌, 종이, 먹 등의 제조법을 가르쳤다.
일본 호류지에 그린 〈금당벽화〉는 동양의 3대 미술품으로 꼽힌다.
고대 미술의 금자탑
담징은 고구려의 승려이자 화가로 일본에 건너가 불법을 전하고 맷돌, 종이 등을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당시 삼국의 화가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飛鳥) 지역에서 꽃피운 문화를 따로 지칭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는데, 담징은 《일본서기》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고구려 화가이다. 담징 같은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물론, 당시 무덤이나 사찰의 구조, 크기를 정하고 내부 장식이나 벽화까지 모두 선택한 종합기획자로 전해진다. 담징이 일본 호류지(法隆寺)에 그린 〈금당벽화〉는 동양의 3대 미술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담징이 일본에 건너간 것은 610년(영양왕 21)의 일이다. 그는 단순히 호류지의 벽화를 그린 화가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본 미술사에 그의 이름이 남은 까닭은 채색법은 물론, 종이, 먹, 연자방아 등을 제작하는 법도 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 유교 경전을 가르쳐 선진 문물을 습득하게 하고, 곡식을 갈아 먹는 방법까지 전해 식문화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호류지
쇼토쿠 태자가 세운 사찰로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목조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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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 현에 있는 호류지는 스이코 왕(推古)의 조카 쇼토쿠(聖德) 태자가 601~607년에 세웠다는 절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일본 목조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손꼽힌다. 이 사찰은 금당과 오중탑을 중심으로 조성된 서원과 팔각당인 유메노도(夢殿)를 중심으로 하는 동원의 두 부분으로 나뉘며 아스카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금당 안에는 약사여래상, 석가삼존불상, 아미타삼존불상 등이 있고, 사불정토도(四佛淨土圖) 같은 수백 점의 고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일본의 국보급 문화재로 인정받는 이 작품들은 모두 백제인이 제작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금당의 불상대좌 밑에서 먹으로 낙서된 고구려 목공의 이름이 발견되었고, 이 절 최초의 주지스님이 고구려 승려인 혜자(惠慈)였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이 절을 건축하고 소장 미술품을 제작하는 데 백제뿐만 아니라 고구려의 예술가도 함께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고구려 화가였던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는 금당의 주벽에 자리 잡고 있다. 석가, 아미타, 미륵, 약사 등으로 구성된 사불정토도인 이 벽화는 12폭의 큰 석가 그림과 천장 밑 작은 벽면에 그려 넣은 40개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949년 1월 수리를 하던 중에 화재로 소실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모사화의 일부일 뿐이다. 그럼에도 〈금당벽화〉는 중국의 운강석불(雲崗石佛), 경주의 석굴암과 함께 동양 3대 미술품으로 꼽히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호류지의 〈금당벽화〉
610년 고구려 출신의 승려 겸 화가 담징이 그린 그림. 동양 3대 미술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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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본 학계에서는 〈금당벽화〉를 담징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림에서 드러난 화법이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 학자들은 색을 입힌 방식이나 인물 묘사 방법이 서역의 화풍에 기초하되 당나라 색채가 반영되어 있다며, 이 벽화가 7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미타여래상에 나타난 회화 기법은 서역의 화풍을 수용한 당시 고구려 고분벽화와 유사해 고구려 회화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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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재운
고려대 사학과와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한국사연구실, BK21한국학 교육연구단 국제화팀에서 연구원을 지냈으며,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연구소에서 고대사에 ..펼쳐보기
장희흥
동국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졸업(문학박사), 현 대구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조선 시대사, 정치사에 관심이 많으며 연구 논문으로 <조선시대 정치권력과 환관>, <소통과 교류의 땅 ..펼쳐보기
출처
한국사를 움직인 100인 | 윤재운 | 청아출판사
한국 고대사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를 움직인 100인의 생애와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 영역의 인물이 두루 다루어지도록 구성했다.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