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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간 제 8구간 산행기 계리재~덕천주유소
산행일자 : 2004년 05월 23일(넷째 일요일) - 날씨 : 약간 흐리고 더움
산 행 지 : 경남 진주시 문산읍 정촌면, 내동면
산행코스 : 계리재~진주분기점~실봉산~유수재~유수교~태봉산~덕천주유소
산행거리 : 약 20.2Km(도상거리)
산행시간 : 후미기준☞ 약 7시간 55분 (휴식/식사 포함)
참가인원 : 총 16명(김종주 김영우 김창경 김정희 장태술 김옥남 최화성 김장범 이장석
유남해 남세현 윤구연 김병섭 홍차정 최인숙 등반대장 이한성
<도착지 시간대>
- 08:40 계리재 산행시작 - 09:02 첫 봉우리 - 09:44 과수원- 09:50 산불초소 - 10:30 임도삼거리 - 10:48 납골당 묘 - 11:10 고속굴다리 - 12:06 말무덤재- 12:18 실봉산삼각점
- 12:25 식사 ~ 12:55 식사 끝 출발 - 13:46 유수재- 14:43 강우량측정탑- 14:52 유수교
- 15:35 2번국도 (유수터널) - 15:58 태봉산 - 16:35 2번국도(덕천주유소)
- 08:40 계리재 산행시작
계리재 고갯마루, ‘진주축협생축사업장’의 낯익은 간판이 보인다. 농장입구 공터에 차를 세우자 어김없이 개들이 몰려와서 손님을 맞는다. 모두들 산행채비를 갖추고 오늘도 결코 만만찮은 한 구간, 마음을 다잡으며 힘찬 출발이다. 초입은 진행방향 도로를 조금 올라가 왼쪽 볼록반사경 뒤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선다. 이상한건 도로를 건너지 않고 지난번 내려왔던 능선으로 다시 붙는다는 것이다. 잠시 헷갈리는 부분이다. 아마 도로자체가 마루금과 겹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산으로 붙은 지 10여분 만에 다시 도로에 떨어지니 굳이 큰 의미는 없는 듯 하다.
계리재도로고개, 진주축협 생축사업장 앞, 신빌끈 단단이 매고...
계리재 첫 들머리... 도로를 따라가도 된다.
- 09:02 첫 봉우리
도로를 건너 본격적인 진입로가 보인다. 이를테면 도로를 따라 이곳까지 와서 산으로 붙으면 될 것을 괜시리 잡목과 한차례 싸움을 벌렸나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역시 볼록반사경이 있는 곳으로 올라 숲으로 들어선다. 산으로 오르자마자 수 분만에 첫 봉우리에 닿고 이내 감나무 밭이 나타난다. 잠시 내려와 다시 오르니 이번에는 봉우리전체가 감나무 밭인 곳을 이리저리 헤집고 아래로 내려온다. 딱히 산길이라고 볼 수 없는 곳을 아무렇게나 내려오는 중 주인이 길을 지정해 주어 그리로 내려온다. 감나무밭에서 내려서니 2차선 포장도로이고 ‘문산읍’간판을 보고 다시 산으로 붙는다.
선녀와 나뭇꾼
잠시 오르니 철탑이 나타나고 사거리안부를 지나 다시 과수원임도가 나타난다. 배밭 감나무밭 복숭아밭을 번갈아 지나며 흙밭을 내려오니 시멘트도로를 만나고 어디가 마루금인지 분간이 안가는 곳이 나온다. 산 쪽의 새로 단장된 길을 따라 오르니 산 능선이 온통 과수원 길로 되어있고 일대가 과수원지대로 형성된 곳이다. 그저 동네 뒷동산 산책하듯이 살랑살랑 걸어가니 산행한다는 것이 과수원농부들에게 이상한 놈들로 보이는 것이 미안스럽다. 09시 44분, 임도가 끝나고 거울 뒤쪽 산길로 붙는다. 물탱크 있는 봉우리 올라 왼쪽 감자밭 가로지르면 널따란 감자밭 한가운데 낙남정맥 환영문구가 적인 산불감시초소다. 흙길을 내려와 마을길을 따라 산으로....
산능선 과수원 길, 이런길이 수없이 나타난다.
- 10:48 납골당 묘
오늘은 산을 걷는다기보다 과수원길 나들이 나온 듯 그저 한가로운 진행이다. 여기에 바람만 살랑살랑 좀 불어준다면 금상첨화겠는데 날씨가 더운 것이 다소 흠이다. 산불초소에서 쉬어가려니 땡볕이라 마땅찮고 좀더 진행하여 매실밭 그늘에서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대밭 한곳을 지나 10시30분, 방향을 남서로 틀어 내려오니 과수원삼거리다. 넓은 과수원지대가 여러번 나와 리본이 안 보이는 곳이 많다.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수시로 독도를 해야 한다. 이곳을 가다보니 없는 과일이 없다. 철탑에서 도로가 보이는 쪽으로 내려오니 잘 가꾸어진 납골당 묘가 눈길을 끈다. ‘금부도사’를 지낸 묘라 한다.
과수원 그늘에서 휴식....
- 11:10 고속굴다리
묘에서 내려서니 헉! 도로공사 절개지가 난장판이다. 조심스레 아래로 내려가니 가시잡목길이 앞을 막는다. 가시 길을 억지로 헤쳐 나오자 이번엔 엄청 넓은 도로가 사람을 황당하게 한다. 본능적으로 진행방향을 잡아간다. 큰길을 버리고 왼쪽 소로길로 내려서니 굴다리 두개가 연이어 나오고 느닷없이 도로가 앞을 막는다. 차들이 씽씽 다녀 나서기가 위험한 곳이다. 횡단보도 신호등을 받아 건너편 화원마을 이정표를 보고 내려간다. 산길 타다 신호등 건너니 어째 이상하다. 다시 굴다리를 건너 마을길이 이어지고 잘 단장한 화원삼계탕 집을 지나 다시 산으로 붙는다.
도로공사장 절개지, 급경사길이 조심스럽다.
여기가 어디메뇨...? 황량한 사막같이 넓은도로
- 12:06 말무덤재
농로길을 지나 산 입구에 이내 묘 3기가 나타나고 모처럼 비탈길 오름길이 시작된다. 그러나 올라봐야 100미터 이내이니 비탈이란 게 그저 그렇다. 다시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고 모처럼 아늑한 숲길도 만난다. 숲이 좋다는 핑계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낙남의 산줄기기가 가장 미약한 곳이 아마 이곳 구간인 것 같다. 우리 삶의 터전에 어울려버린 낙남줄기, 어쩌면 우리에게 삶의 윤택을 제공해주면서 그 꿋꿋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한 구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동안 숲길을 달려가다가 잘 다듬어진 임도를 만나는 곳, 이곳이 ‘말무덤재’ 이건만 잘 모르고 그냥 지나간 곳이다.
- 12:18 실봉산삼각점
말무덤재..., 뉘 집 정승 댁 말을 묻었다는 건지? 이름이 재미있고 정겹다. 김창경님이 여기가 말무덤재가 아닌가요? 하고 물을 때, 걸어온 시간을 대략 추정건데 아직은 멀었었다고 대답했건만 두릅밭을 지나 실봉산 삼각점을 확인하고서야 그 위치가 말무덤재란 것을 알게 된다. 때론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곳이 어느새 그 위치에 도달한 대목이다. 실봉산 직전 두릅밭은 의외로 대단한 곳이었다. 산봉우리 두개에 걸쳐 온통 두릅나무를 심어놓았는데 그 재배면적만 해도 수 만평은 족히 될 듯싶다. 봉우리에는 아예 감시초소까지 설치되어있다. 두릅밭이 끝나는 두 번째 봉우리를 지나 다음 봉우리가 실봉산이다.
우측이 온통 두룹밭, 봉우리 두개째까지 이어진다.
산불초소 내려와 다시 봉우리 오르면 실봉산이다.
- 12:25 식사 ~ 12:55 식사 끝 출발
고도 186.3m, 아무런 특징이 없는 곳에 그냥 삼각점하나만 박혀있는 것이 실봉산 상징의 전부다. 언제부터인가 두 노장님들(김종주 김영우)께서 힘이 넘치는지 앞으로 쭉 내빼시고 보이지를 않는다. 밥 때가 다되었는데 어디까지 달아나셨나....? 그들을 뒤좇아 속력을 붙여본다. 한참을 가다 소리를 질러보니 두 논네들 소리가 들린다. 그들을 세워놓고 보니 아니? 이건 등로를 벗어난 엉뚱한 길이 아닌가..., 때마침 찾지 않았으면 엉뚱한 길로 마냥 빠질 뻔 했다. 식사자리를 찾아 잠시 이동, 마땅한 자리가 없어 대충 숲 그늘에서 자리를 잡아 판을 벌린다. <식사시간 약 30분 만에 다시출발>
- 13:46 유수재
식사를 끝내고 살짝 봉우리를 오르니 거기에 멋진 식사장소가 나온다. 한치 앞을 모른다는 말이 떠오른다. 얼마안가 임도를 만나고 다시 그럴싸한 봉우리 하나를 친다. 밤나무밭을 지나 내려오자 느닷없이 도로공사장 앞으로 떨어진다. 어디가 어딘지 또 황당하다. 집채만 한 굴삭기 손을 멈추게 한 뒤 그 옆으로 잽싸게 지나간다. 저 멀리 산줄기가 보이고 그리로 향해 방향을 잡는다. 공사도로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말끔히 단장한 포장길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이 지형도상의 버드골재이다. 우측에 버드골마을이 보이고 좌우로 포장길이 올라와 있다. 이곳에서 고개를 넘으니 얼마안가 유수재 도로다.
도로공사장 길을 따라...
유수재도로에서...
- 14:52 유수교
유수재, 진주 내동과 사천 축동을 넘나드는 지방도로 고개이다. 도로에서 산 오르는 그늘에서 잠시 휴식이다. 더운 날씨 탓인지 오늘은 유난히 물도 많이 먹이고 휴식이 잦다. 이런 날씨 굴곡이라도 심했다면 아마 고생 꽤나 했을 것이다. 일행을 모두 보내고 이제 맨 뒤에서 진행을 한다. 오르자마자 감나무밭이 다시 평지길이다 멀리 168봉이 제법 뽀쭉하게 보이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간다. 그나마 숲길이 형성되고 한차례 오르니 매실밭 봉우리다. 좌우로 능선이 분기되는 곳, 매실따는 아줌마 둘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아줌마의 길안내에 헷갈리다가 이내 소신껏 방향을 잡아 진행을 한다.
유수재 절개지 그늘에서 휴식...
유수교의 빠른 길을 우측으로 가리켜주었지만 그곳은 마루금이 아니라 빠지는 능선이다. 좌측이 168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매실밭길을 따라 내려가다 은근히 오른다. 봉우리를 올라 거의 도로에 다다르기 전 강우량측정탑이 거창하게 서있는 곳을 지난다.(14시43분) 그리고 이내 농가로 떨어져 도로로 나오니 마루금이 끊어진 유수교 앞이다. 지금껏 물을 건너지 않고 굽이굽이 돌아왔건만 가화천에 이르러 드디어 수로를 건너고 만다. 진양호를 역류시켜 사천만으로 흘러들게 한 인공수로, 문명의 발달이 자연을 변형시킨 한 현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역사의 다리를 건너는 순간 유난히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 15:35 2번국도 (유수터널)
다리를 건너면 ‘T’자 도로다. 우측이 진주, 우측이 내동묘지 길이다. 삼거리도로변 나무그늘에 앉아 한참을 또 쉬었다간다. 술을 살 걸로 기대했던 대원들 실망만 하고 그냥 간다. 내동묘지 쪽으로 조금가다 우측 산길로 붙으면 얼마안가 길이 이상해지지만 대충 산을 향해 붙으면 뺑 돌아 길이 나온다. 약 30분정도 야산 길을 밟자 땅을 파헤쳐놓은 공사현장이 나오고 발아래 터널이 보이는 2번 국도다. 아래로 내려오면 하동과 진주를 안내하는 삼거리 이정표가 서있고 터널쪽 도로를 건너 타시 태봉산으로 붙는다.
다시 산으로....
- 15:58 태봉산(190.)
태봉산, 비록 200고지가 채 안되지만 오늘구간의 최고봉이 되는 산이다. 산으로 오르지 않고 그냥 도로를 쭉 따라가면 덕천주우소가 나오지만 산꾼들은 굳이 산을 밟고 그리로 간다. 그것도 그리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말이다. 산으로 붙은 지 약 15분 만에 전위봉에 올라 좌로 방향을 튼다. 첨에 이곳이 정상인가 했더니 꼭 8분을 더 올라간 곳이 바로 정상이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오르는 산길이 그런대로 운치가 있는가하면 간간히 돌들이 박혀있어 온종일 걸어온 과수원산길과는 사뭇 모습이 다르다.
- 16:35 2번국도(덕천주유소)
태봉산을 지나 숲 사이로 진양호의 모습이 전개되고 얼마안가 마지막 임도를 건넌다. 아늑한 숲길이 제법규모를 갖춘 산분위기를 풍기며 기분 좋은 산길이 이어진다. 이런길을 10분채 못가 마지막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낙남리본은 좌우 길을 무시하고 급히 떨어지는 급경사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곳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급경사 길을 내려선다. 수 분만에 도로에 떨어지니 공사차량이 올라와 있는 폭 좁은 도로다. 2번 국도는 아닌데... 여기가 어딘가? 잠시 헤메이다 곧 방향을 잡고 덕천주유소가 있는 2번 국도에 닿는다.
유수교를 지나 덕천 주유소
누군가가 말한다. 노란버스가 보이니 이젠 끝이라고..., 장장 20Km를 달려온 낙남 길, 과수원길과 임도길, 공사길 등, 비록 미약한 길을 걸어왔지만 이 강산 산줄기의 고귀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유수교에서 “산은 물의 근원이요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산자분수령’의 맥이 끊어지는 현장을 느꼈을 때, 산꾼의 마음은 숙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산줄기! 오늘 뜻 깊은 한 구간 산행을 잘 마쳐주신 낙남 전 대원께 감사드리고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