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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는 인천에서, 청주에서, 부산에서 승객들을 가득 싣고 날아오른다. 지방 공항을 통하는 홍콩행이 많아지면서 홍콩은 ‘해외’라고 명명하기에 민망할 만큼 심리적으로 가까워졌다. ‘홍콩=쇼핑’을 떠올리는 이가 있고, 동북아 전시컨벤션의 메카로 이 작은 도시국가를 기억하는 이가 있다. 흔히 팔색조에 비유되는 다채로운 모습 때문에 홍콩이 스테디셀러 여행지로 자리잡은 것이 아닐까. 좁은 땅덩어리가 남아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곳의 모습을 시대별로 캡처하는 감독이 있다. 왕가위의 홍콩, 1960년대와 1990년대를 영화로 만난다. | ||
최고의 영화 스타일리스트 왕가위가 홍콩 출신이라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가 필름에 담아 내는 고양이 같은 새침함과 요염함, 하드보일드한 감성을 동시에 감당해낼 수 있는 곳은 명백히 홍콩이다. 이미 전세계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왕가위 감독을 ‘홍콩 감독’으로 한정 짓는 건 무리다. 그럼에도 왕가위 감독이 읽어 내는 홍콩의 모습은 다른 어떤 감독들보다 멋스럽기에 오늘도 시네마키드는 그의 시선을 따라 홍콩 거리를 거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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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가 전 세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는가 하는 척도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왕가위가 초점을 맞춘 1960년 홍콩은 은근한 매력이 있다. 보일 듯 내보이지 않는 차우, 리첸 두 사람의 속내처럼 그때의 홍콩은 비밀을 간직한 듯 밤이 되어야 피어나는 곳이다. | ||
<화양연화>에서 느꼈던 그 60년대 감성을 지금 2007년의 홍콩에서 느낄 수 있다고 한다면? 물론, 홍콩의 주요 상업지구는 마천루가 머리를 어지럽히는 휘황찬란한 공간이다. 하루 아침에 빌딩이 쭉 뻗어 생길 것만 같은 곳이다. 그런데 밤이 되면 시장이 열리는 템플 스트리트나 몽콕의 주거지구를 떠올리면 60년대를 배경으로 리첸과 차우가 부대꼈던 그 골목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영화의 감상에 빠져보고 싶다면 홍콩 곳곳에 심어져 있는 60년대의 단서를 찾으면 될 일이다. 발전의 흐름에서 도태된 것이라손 치더라도 30여 년의 스팩트럼을 하나의 도시에서 내보인다는 점이 여행지로서 홍콩의 강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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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이동해 30년을 거슬러 올라와 보자.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중경삼림>에서 흘러나온 음악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ing)’,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왕정문, 임청하의 노랑머리… 이 영화를 이루는 세포 하나하나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한국 CF에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할만큼 한국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 ||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중경삼림>의 팬이라면 쉬 지나치지 못할 장소다. 에스컬레이터에 가만히 서서 흘러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왕정문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고, 그녀가 들고 있었던 국수그릇조차 기억날지 모른다. 네 남녀의 독특한 사랑이야기는 그 배경이 홍콩이었기에 어울렸다. “우리는 서로 매일 어깨를 스치며 살아가지만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언젠가는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경삼림>의 명대사로 꼽히는 이 짧은 두 문장은 홍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인 듯 보인다. 왕정문이 일했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는 란 콰이 퐁에 여전히 가게 문을 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밤을 즐기러 오는 란 콰이 퐁에 있기에 전혀 새로운 인연이 나타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들고, 영화의 대사처럼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될 것만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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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잊고 있었던 30여 년 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 같은 곳. 홍콩. 왕정문은 홍콩에서 캘리포니아를 꿈꾸었다. 홍콩은 가깝고 쉽게 갈 수 있지만, 여전히 꿈꾸게 되는 곳이다. 자료출처:freemode ■ KeyPoint 여행상품 바로가기 및 상담하기는 클릭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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