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7일, 목요일, Bogota, Hotel Aragon (오늘의 경비 US $26: 숙박료 13,000, 점심 2,500, 저녁 5,300, 커피 500, 식료품 2,300, 버스 40,000, 택시 6,000, 인터넷 1,500, 환율 US $1 = 2,700 peso) 콜롬비아는 산이 많은 나라다. Medellin에서 Bogota로 가는 길 역시 거의 산길이다. 여기도 게릴라가 나오는지 정부 군인들이 간간이 보였다. 모래주머니로 만든 참호도 많이 보이는데 한참 동안 안 썼던지 풀이 많이 나고 좀 무너져 있었다. 남미는 어디를 가도 코카콜라 선전이 많이 보인다. 코카콜라의 색깔인 빨간색으로 벽을 칠한 집들, 야외 음식점에 놓은 빨간색의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 코카콜라를 선전하는 간판 등이 보인다. 모두 코카콜라 회사에서 돈을 대서 만든 것이 틀림없다. 집을 코카콜라 색으로 칠하면 물론 무료로 칠해줄 것이고 사례비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남미는 이제는 "Banana Republic"이 아니고 "Coca Cola Republic"이 되지 않았나 싶다. 현 멕시코 대통령 Fox가 코카콜라 회사의 멕시코, 중미, 남미의 총 책임자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얘기다. 코카인 원료인 코카 잎의 성분이 코카콜라에도 한때 들어갔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사실인지 모른다. 사실이었기 때문에 코카콜라 이름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한때 사실이었더라도 지금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모른다. 어쨌든 멕시코, 중남미는 (멕시코, 중미, 남미는 통 털어서 Latin America라고 부른다) 코카인, 코카콜라와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인가 보다. 트럭에 "Queremos La Paz" 라고 쓰여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뜻이다. 벌서 수십 년 동안 계속되어온,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내전에 지친 콜롬비아 사람들의 외침이다. 동정이 간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Bogota는 고도가 높다. 버스가 산 위로 끝없이 올라간다. 내 시계의 고도기는 3,300m를 가리킨다. 고도 때문인지 날이 어두워지면서 금방 쌀쌀해진다. Bogota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이 도시에 배낭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제일 많다는 호텔로 찾아갔더니 방이 다 찼단다. 호텔 안에는 배낭 여행객들이 많이 보였다. 남미 여행을 시작한 후로 방이 다 차서 거절당한 것은 칠레의 Santiago, 브라질의 Rio de Janeiro, 그리고 이곳에서 세 번째다. 할 수 없이 이 호텔에서 소개해주는 근처 호텔에 짐을 풀었지만 분위기 전혀 마음에 안 든다. 내일 그 호텔로 옮길 수 있나 알아봐야겠다. 여행지도 Bogota 가는 길은 오르막 산길의 계속이다 2004년 6월 18일, 금요일, Bogota, Hotel Aragon (오늘의 경비 US $12: 숙박료 13,000, 점심 12,000, 식료품 3,000, 인터넷 3,300, 커피 2,000, 환율 US $1 = 2,700 peso) 콜롬비아의 수도 Bogota는 제법 크고 현대적인 도시다. 숙소는 Bogota의 구시가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위에 스페인 풍의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이곳에는 건물 2층 발코니나 지붕 위에 재미있는 모양의 실물 크기의 인형을 놓은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한 건물에는 도둑질을 하려고 지붕을 타고 있는 인형을 만들어 놓았다.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오늘은 해가 났다가 흐렸다가 비가 왔다가를 계속하는 별로 좋지 않은 날씨다. 아침에 숙소에서 멀지 않은 중앙광장으로 걸어갔다. 중앙광장 주위에는 대성당, 시청, 국회의사당, 사법부 건물 같은 큼지막한 건물들이 있다. 중앙광장은 바닥이 전부 타일로 깔려져있고 광장 한 가운데 남미의 George Washington으로 알려진 Simon Bolivar의 동상이 있는 것 외에는 나무 하나, 벤치 하나 없이 텅 비었다. 다른 도시의 중앙광장과는 많이 다른 풍경이다. 사진을 몇 장 찍은 후에 중앙광장을 떠나서 내 은행인 Citibank를 찾아서 시내 중심가로 걸어갔다. 결국 시간만 허비하고 Citibank를 찾지 못했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는데 어떤 사람은 서너 블록 가면 있을 것이라 했고 두 사람은 시내에는 없다고 했다.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서 인터넷에서 Bogota에 있는 Citibank 주소를 확인하니 시내에 한 군데 있어서 찾아가보니 없었다. Medellin에서도 그런 일을 당했는데 은행이 다른 곳으로 옮기고는 은행 홈페이지에 주소 변경하는 것을 안 한 것이다. 아주 무책임한 처사인데 Citibank 같은 세계적인 은행이 그런 실수를 범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은행 서너 군데를 간 다음에 어렵게 돈을 찾았다. ATM은 은행마다 다 있지만 외국 은행에서 발행한 ATM 카드를 취급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저녁은 아르헨티나 식 군고기 요리 parrilla 음식점에 가서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parrilla 음식이었다. 그런대로 “고기의 나라” 아르헨티나 흉내는 냈는데 고기 굽는 것을 제대로 못한다. 나는 약간만 익힌 고기를 좋아해서 "Poco cosido - 조금만 구어주세요" "Jugoso - 육즙이 흐르도록 구어주세요"라며 약간만 익힌 고기를 주문했는데 내 스페인어가 신통치 않아서 못 알아들었는지 나올 때 보니 완전히 익혔다. 그래도 배불리 먹긴 했다. Bogota에서 제일 인기 있다는 "Museo d'Or - 금 박물관"을 찾아갔더니 오후 2시에 닫았단다. 주말도 아닌데 오후 2시에 닫다니, 너무 했다. 다음에는 Museo de Botero Donacion 미술관을 찾아갔다. Botero라는 콜롬비아 화가가 기증한 작품 외에 Picasso, Renoir 등 유명한 유럽 화가의 작풍도 있었다. 남미에서는 손꼽히는 미술관이란다. Botero라는 화가는 조각도 하는데 Medellin 중앙광장에 있는 것을 본 "La Gorda - 뚱뚱한 여인"이란 조각도 이 사람의 작품이다. 이 화가는 그림도, 조각도, 뚱뚱한 사람과 가축만을 소재로 한단다. 너무 뚱뚱해서 금방 터질 것 같은 고무풍선 같았다. 괴상한 취미다.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어느 것이 좋은 그림인지 판단이 잘 안 간다. 예를 들면 Picasso 그림은 아무리 봐도 이해도 안 되고 좋은 줄도 모르겠다. 다른 유명 화가의 작품들도 그런 편이다. 유명 화가의 그림보다는 길거리나 공원에서 파는 싼 그림이 더 마음에 든 적도 있었으니 내 그림 보는 수준이 초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는 그치지 않고 내리고 더 이상 가보고 싶은 곳도 없어서 맥주 두 병을 사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서 맥주를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저녁을 보냈다. 점심때 포식을 해서 저녁 식사는 걸렀다. Bogota는 깨끗한 현대식 도시다 그리고 아주 조용한 도시이다 실물 크기의 재미있는 인형들이 많이 보인다 중앙광장의 대성당, 광장은 너무 텅 비었다 시청인데 왜 이렇게 길게 지었을까?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남미의 George Washington으로 불리는 Simon Bolivar 동상 "금 박물관"의 전시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