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8일, 일요일, Cayenne, 프랑스령 기아나, La Bodega Hotel (오늘의 경비 US $56: 숙박료 30, 커피 1, 3, 점심 3, 저녁 9.50, 환율 US $1 = 0.83 euro) 프랑스령 기아나는 인구가 20만 정도인데 그중 4만 정도는 근처 나라들에서 (가이아나, 수리남, 브라질) 일하러 온 사람들이란다. 인종 분포는 흑인이 70%, 유럽인 10%, 브라질인 8%, 동양인 8%, 인디언 4%란다. 땅 넓이는 남한과 비슷한데 인구는 불과 20만이라니. 지구에 왜 어느 나라는 이렇게 인구가 적고 어느 나라는 인구가 많은지 모르겠다. 중국 사람들이 참 많이 보인다. 주로 음식점과 잡화점 (식료품도 파는) 사업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잡화점은 거의 다 중국 사람들이 차지한 것 같다. 이곳 산업은 새우 어업이 제일 크고 그 다음이 유럽 모든 나라들의 위성 로켓을 쏘아 올리는 Space Center란다. 수리남같이 이곳에도 한국 새우 어업회사가 있을법하다. 아침 6시 반쯤 영화 Papillon에 나오는 Devil's Island로 갈 준비를 마치고 호텔 길 앞에서 여행사 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한 5분쯤 기다리니 택시 한 대가 다가오더니 Kourou로 가느냐고 묻는다. 여행사에서 나를 데리러 온 택시로 생각하고 올라타서 한 블록 정도 가다가보니 여행사에서 온 차가 아니다. 다시 호텔로 가자고 해서 호텔로 돌아오니 한 블록이라도 택시를 탔으니 돈을 내란다. 못 주겠다고 버텼더니 가버린다. 흑인 택시기사인데 흑인들은 그렇게 악착같지는 않은 것 같다. 인도인 택시기사였다면 그렇게 쉽게 물러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실수는 처음이다. 여행사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탔어야하는 건데 너무 타이밍이 맞아떨어져서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다. 사실은 내 실수였으니 한 블록을 탔어도 요금을 조금이라도 냈어야 했다. 흑인 택시기사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7시경 진짜 여행사 미니밴이 나타났다. 운전기사가 백인이다. 차에는 벌써 관광객 3명이 타고 있었다. 내가 네 번째로 앞자리에 앉았다. 한 시간 달려서 Kourou에 도착했다. Kourou는 남미 도시 같지 않고 아주 깨끗했다. 양철 지붕을 한 아담한 단층집들이 많이 보였는데 제법 고급스러워 보였다. 이 근처에 있는 Space Center에서 (한국의 고흥반도 인공위성 발사장 같은 곳) 일하는 사람들이 사는 집들인 모양이다. Kourou에서 세일보트로 갈아타고 Devil's Island로 떠났다. 세일보트 회사 사무실 책장에 영어 소설책들이 많이 있어서 한 권 슬쩍했다. 책 도둑을 한 셈이다. 읽을 책이 떨어져서 "The Great Train Bazaar"란 여행기 책을 세 번째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미안하기는 한지만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다 읽은 소설책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교환을 했을 것이다. "The Great Train Bazaar" 책은 내년 인도 여행을 할 때 다시 읽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교환할 수 없었다. 세일보트에는 승객이 7명이었다. 선장은 미니밴 기사다. 세일보트는 여러 번 올라가 보기는 했지만 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 위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로 나갔다. 항구를 벗어날 때는 모터로 가더니 바다에 나가서 바람이 세지니 모터는 꺼버리고 돛으로만 간다. 승객 중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둘 있고 선장도 조금 해서 대화하는데 별 불편이 없었다. 그중 미국 보스턴에서 보모로 2년 동안 일했었다는 프랑스 여자와 얘기를 많이 하고 도움도 받았다. 보모 생활을 그만 둔지 10년이 되어서 영어를 많이 잊어버렸단다. 오전에는 흐리고 비도 조금씩 여러 번 내렸다. 날씨가 좋지는 않았지만 덥지는 않았다. Kourou 해변에서 Iles du Salut 섬들이 멀리 보이는데 거리가 아마 15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악명 높았던 프랑스 형무소 섬 Salvation 군도라는 뜻의 Iles du Salut는 Royale, St. Joseph, 그리고 Diable의 세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섬 사이의 거리가 100m 정도밖에 안 되었다. Diable는 영어로 Devil이란 뜻인데 Devil's Island 또는 악마의 섬이라는 뜻이다. 제일 큰 Royale은 형무소 사무실과 보통 죄수들의 감방이 있는 섬이다. St. Joseph은 규칙을 어긴 죄수들을 가두는 독실 감방이 있는 섬이다. 그리고 Diable는 정치범만 수용했던 곳이다. “Papillon” 영화를 보면 Papillon이 마지막 탈출을 Diable 섬에서 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가이드 말이 사실이 아니란다. Papillon은 정치범이 아니어서 Diable 섬에 갈 자격이 없는 사람이란다. 영화에서 Papillon이 바다로 뛰어내린 곳이 어딘지 알고 싶다고 했더니 대답하는 가이드의 말이었다. 어느 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점심은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지난번처럼 빵을 자르지 않고 길게 만들어 준다. 정식 점심식사는 22 유로를 받는데 샌드위치는 불과 3 유로 밖에 안 받는다. 오전은 Royale 섬에서 보내고 오후는 St. Joseph 섬으로 옮겨가서 보냈다. St. Joseph 섬에 있는 독방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철창으로 된 천장과 창문이 있는 방이고 또 하나는 천장에 환기를 위한 것인지 조그만 구멍이 하나 있을 뿐 완전히 밀폐된 방이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몇 년씩 갇혀 있다가 살아나올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생명은 정말로 질긴 모양이다. 섬 한쪽에는 공동묘지가 있었다. 죄수들은 죽으면 상어 먹이로 바다에 던졌으니 아마 형무소 간수나 가족들의 묘지였던 모양이다. 이 섬에서 죽으면 이 섬에 묻혀야 하는 모양이다. St. Joseph 섬을 떠나서 Kourou로 돌아오기 전에 배로 Diable 섬을 한 바퀴 돌았다. 이 섬은 배를 댈 곳이 없기 때문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배에서 구경하는 것이다. 유명한 유대인 정치범 죄수 Dreyfus를 위해서 특별히 지었다는 조그만 돌집이 보였다. Dreyfus가 5년 동안 홀로 살았던 집이란다. 나중에 무죄로 풀려났지만 이 섬에 수감되어있는 동안 프랑스에서는 그를 탈출시키려는 음모가 있어서 항상 14명의 간수가 Dreyfus를 지키고 있었고 밤에는 족쇄를 채워서 재우고 수평선에 배가 나타나면 그 배가 사라질 때까지 간수 한 명이 Dreyfus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고 한다. Kourou에는 Dreyfus가 풀려난 후에 그를 추모하는 비가 세워졌다. 미국에서 보모로 일했던 프랑스 여자에 의하면 이곳의 물가는 모든 물건을 프랑스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프랑스 본토보다 훨씬 비싸단다. 근처 나라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훨씬 쌀 텐데 프랑스 정부가 그렇게 안 한단다. 그래서 이곳 정부 공무원과 Space Center 직원 봉급은 본국보다 더 높다고 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잘못하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니 안 해도 되니까 못하는 것이란다. 프랑스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해도 프랑스어가 통하는 곳만으로 간단다. 예를 들면 남미에서는 프랑스어가 스페인어와 비슷해서 대부분 나라에서 통하고 아프리카에도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고 아시아에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옛날 프랑스 식민지 나라에서 통한단다. 남태평양에는 Tahiti 같은 유명한 섬들이 많이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어에 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영국과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에 있어왔기 때문에 영어를 일부러 안 배우려 하는 경향도 있단다. 그럴 듯한 얘기 같이 들리나 나에게는 시대착오적인 말로 들린다. 이제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를 배워야 될 때가 왔는데도 그런 생각을 버리질 않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의 그런 생각은 프랑스를 이탈리아와 스페인 같은 유럽의 2등 국가로 만들고 있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상관 안하는 모양이다. 여행지도 Kourou 해변에서 멀리 보이는 Illes du Salut, 일명 Devil's Island는 프랑스 죄수들을 가두었던 악명 높은 형무소였다 죄수를 실은 배가 도착하면 이곳에 닫는다, 왼쪽 끝 언덕 위에 보이는 건물은 Papillon 영화에도 나오는 형무소 소장 관사다 형무소 본부가 있는 Royale 섬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Diable 섬, 혹은 Devil's Island, 굵은 철사 줄로 두 섬을 연결해서 물건을 날랐다 한다 죄수들이 프랑스 고향 생각을 하면서 쳐다보았을 바다 수평선 St. Joseph 섬에서 보이는 Royale 섬과 Diable 섬 (오른쪽) 유럽의 큰 논란거리였던 유대인 정치범 Dreyfus가 5년 동안 살았던 Diable 섬의 돌집, 그는 이 섬의 단 하나의 죄수였다 한다 이제는 텅 빈 St. Joseph 섬에 있는 형무소 건물 내부 St. Joseph 섬에 있는 독방 감방 형무소, Papillon 같은 말썽꾼 죄수들을 가두는 곳이다 밤에 잘 때 죄수들의 발을 족쇄에 채워서 거는 철봉이 보인다 독방 감방 건물의 복도 독방 감방의 내부, 그래도 이 독방은 철창 창문은 있다 이 독방은 천장에 조그만 환기통이 있을 뿐 완전히 밀폐된 무덤 같은 방이다 St. Joseph 섬에 있는 공동묘지, 형무소 간수와 가족들의 묘지, 죄수들이 죽으면 상어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수장을 했단다 옛날에는 악명 높았던 형무소 섬이 이제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세일보트를 타고 다녀왔다 돌아오면서 보이는 세 섬이 점점 작아진다, 왼쪽의 두 섬은 붙어 보인다 유대인 정치범 죄수 Dreyfus가 무죄로 풀려난 후 세워진 추모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