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지대학교 뮤지컬전공 09학번 조송민입니다.
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이건 사실 입니다.
친구들과 신포 닭강정을 먹고 있던 중 원장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송민아 너 명지대 합격했으니까 토요일까지 합격수기 한 번 써봐라” 죽다 살아난 합격소식은 믿겨지지 않았고 솔직히 뻥 안까고 합격수기가 뭔 줄 몰랐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에 쳐 보고 알았습니다.
전 자랑도 아니고 거만하지도 않고 솔직하게 6개월 정도 배웠습니다. 고3여름 방학 끝나고부터 SFA연기학원을 다녔습니다. 연기를 생각하기 전에는 공부는 죽으라고 하기 싫어 부모님의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내가 거기 가서 잘하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들어간 산업체위탁과정,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여기 가는 게 솔직히 쪽 팔렸지만 ~ 위탁학교에 가서 요리, 제과 제빵 기술을 배우다 수시1학기 때 전문학교에 지원하여 합격해서 등록금까지 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단순히 연기배우는 친구 싸이월드에 들어가서 본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뮤지컬 동영상 하나보고 완전 뿅 가버린 느낌, 지금도 잊을 수가 --- 그 이후로 무작정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문학교 등록금을 환불 받고 똥빠지게 연기학원을 다녔습니다.
엄마 아빠에겐 솔직하게 재수를 해서라도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마는 “니가 하고 싶은 거니까 끝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팍팍 밀어주신다고 하시는 표정은, 요리를 배운다고 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아빠는 저에게 "넌 진짜 미친놈이다" 라는 격려어린 말씀(?)을 하시면서 말없이 열심히 학원 다니라고 하셨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연기학원 홈페이지라는 홈페이지는 다 들어가 보고 어느 학원이 좋을까생각하던 중 저와 제일 친한 친구들이 다니는 SFA연기학원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친구가 연기에 대해 같이 연구해 보고 도와주겠다는 말과 집에서 제일 가까운 학원이라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SFA는 학원비도 서울보다 싸고 뭣 보다 선생님들이 대단히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연기에 대해 고민도 해보고 연습도 해보고 노래도 목청 터지게부르고 공연도 보러 다니고 그러던 중 수시 때 시험경험이나 쌓자고 서울예대를 지원 했는데 서울예대는 저에게 1차 합격이라는 아주 큰 짐을 주시더군요! 1차는 붙었지만 준비된 게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어쨌던 2차 시험을 봐야 하는데 2차는 노래와 무용을 해야 하는데 전 무용 ㅁ자도 모르는 놈인지라 뭐 제대로 보일 수 있겠습니까! 돌아온 건 시험장에서 서울예대교수님 말씀이 "무용을 못하니까 짧게 준비해왔네" 였습니다. 이런 말 들어 보세요 현기증 나더라구요. 애 써 당당해보이려고 "네 못해서 짧게 준비해 왔습니다" 라고 대답해버렸습니다. 결과는 시궁창 ----
그날 이후로 연기가 재미 없었습니다, 노래도 재미없어졌습니다. 무용은 원래 못하고 수업도 빼먹고 했지만 더 더욱 재미없어졌습니다. 내가 진짜 연기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에게 연기도 조언해주고 정신적으로 도움을 준 형! 제가 정말 잘 따르는 형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모의고사 때 "넌 최고다,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연기, 노래를 한다. 문제는 삼수하면서 잃어버린 자신감이 니 맘을 옥죄고 있다 맞지? 하는 원장님 말씀에 눈물을 쏟으며 "예" 하면서 울던 형! 제가 보기엔 그 형은 정말 연기, 보컬, 무용 실력이 프로였습니다. 시험 운이 안 좋아 삼수를 하는데 자신 걱정 보다 저를 많이 챙겨 주었던 형|- 물론 그 형은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합격을 하셨다. "두, 세달 배우고 저런 개소리 지껄이는 놈이 뭘 하나" 형의 애정 어린 충고였습니다.
형의 눈물과 충고로 "나는 지금 뭐하는 짓인가!" 쓸데없는 잡생각 다 버리고 바로 연기 무용 노래에 남은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학교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달려가 11시까지 연습. 개인적인 생활이 없어졌지만 연기, 보컬, 무용에만 죽어라 매달렸습니다.
무용? 정말 죽어라 했습니다. 넌 무용을 장난으로 하냐? 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팔이 탈골 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연기도 죽어라 했습니다. 대사를 치면서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어떤 상황인지도 몰라서 책을 수십번 읽어가면서 했습니다.
노래? 목상태가 안 좋아지고 호흡도 안 되지만 노래 죽어라 불렀습니다.
마침내 무용, 노래 잘 한다고 칭찬받게 됐습니다. 근데 칭찬 몇 번 듣더니 제가 미쳐 버리더군요!
무슨 현역 뮤지컬배우라도 된 거처럼 자만했습니다. 칭찬.......저에게는 독약이었습니다.
사람을 한순간에 거만하게 만들어버리는 독약 말입니다. 노래 톤이 좀 많이 올라가면 잘 부르는거지 뭐 이런 생각하면서 "가군"
한세대 풍선껌 씹듯이 봤습니다. "나군" 수원대 50명 뽑으니 그 안에 뽑히겠지 이런 생각으로 봤습니다.
"다군" 명지대? 한 번 질러 봤습니다.
서울예대? 수시 때 1차 뽑아줬으니 정시 때도 1차쯤이야 뽑아주겠지!
4관왕해야지!!! 이런 자만심 갖고 "가군" 시험보기 2주전까지 놀러 다녔습니다.
서울예대 합격자 발표가 나는 날 이었습니다."난 이미 합격은 따논 단상 이다“ 라는 생각으로 ---
기대했습니다 ^^
떨어졌습니다 ㅠㅠ
순간 눈앞이 노래지는 게 눈물이 났습니다. 수시 땐 나를 포함해 SFA에서 2명 붙었었는데 정시엔 나빼고 7명.............
굉장히 자존심 상했습니다.
거만하고 자만한마음으로 서울예대를 봤는데 한세대, 수원대는 당연히 불합격일 꺼(물론 한세대, 수원대도 kill)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남은 명지대 정말 내 본래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서 한번 열심히 해보자했습니다.
시험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학원에 가자마자 바로 몸 풀고 무용했습니다. 연기도 했습니다. 노래도 했습니다.
뚝배기불고기를 먹고 바로 명지대로 갔습니다. 버스 안에서 명지대 자유곡 한곡만 리플레이 해서 계속 들었습니다.
도착한 후 명지대 설명을 듣고 5명씩 차례대로 2차대기실로 갔습니다. 전 2차대기실에 들어가자마자 노래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몇 분 만큼은 내가 흥선대원군 , 산불의 대장 , 동아 콩쿨 대상받은
현대무용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3차대기실에 있다가 앞 번호가 비의 잇츠 레이닝에 맞춰 춤추는 걸 보고 긴장 다 풀려 버렸습니다. 젠장 ~~
하지만 이 흥선대원군은 가오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오 잡고 들어가자마자 자유곡을 시작했습니다.
시험은 기분 좋게 봤습니다. 역시 호랑이를 키우는 배짱이란? 시험보고 나오자마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명지대학교 벤치에 누웠습니다. 선생님들께 명지대 시험 잘 봤다고 전화 드렸습니다.
단물 다 빠질 때까지 껌 하나 다 씹고 어디다가 붙여 놨습니다. 입학식 때 떼러 온다고 껌님에게 약속했습니다.
아! 이 글을 통해 호호철이 형한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실장님이 만들어주신 형 노래 덕분에 명지대 탁 붙은 거니까요‘
명지대가서 껌떼고 훌륭한 뮤지컬배우가 되겠습니다. 형도 서울예대가서 성공하세요 ^^.
지지리도 공부하기 싫고 그래서 성적은 맨날 바다에 헤엄치던 이 조송민이가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대학인
명지대 09학번으로 입학한다니 좋아 미치겠다.
정말 이쁜 여자 친구도 생겼다. 난 부러울게 없는 영웅이다 ^-^ 우 ~ 후 ~ 까 ~ 아 ~
조송민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재시각 오전4:37분
"졸립다, 자야겠다. 배우는 자만심 욕심 거만함을 가져선 안된다,
그리고 간절히 원하면 안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 번 입시에서 제가 배운 소중한 교훈 입니다
원장선생님, 하은정실장님, 김동원선생님, 안주애선생님 고맙습니다. 꼭 훌륭한 배우가 되겠습니다.
제가 하는 공연 꼭 보러 오세요. 우리 D반 친구들 앞으로도 자주 만나 소주라도 깝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SFA 최고!!!
첫댓글 예대 놀러와 명지대생
한턱쏴라~
부제 . 으헤'- 'a
예대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