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냉면 맛집 종합 모음_서울편!!!

[회색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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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정주 출신 시인 백석의 '국수'라는 시를 아시나요? 여기서 국수는 '냉면'을 이야기하는데요. 시로 표현할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인 '냉면'의 계절, 여름, 꿀~꺽 맛지도가 이번에는 내노라하는 '냉면집' 지도에 도전했습니다.

잠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앞서 선풍기, 에어콘 모두 꺼주세요~! 혹시 얼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 

육수, 면, 그리고 고명 이 세가지의 조합으로 수천가지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냉면. 서울 시내를 샅샅이 뒤져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개성을 간직한 냉면 맛집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강남 서초 압구정에는 고기와 함께 먹는 냉면집이 눈에 띕니다. 코엑스 업무지구에 스트레스를 불태워버리는 일명 불냉이라고 불리는 경성냉면집을 제외하면, 고급스러운 냉면집들이 대세네요. 럭셔리 찐한 물냉면이 궁금하시다구요? 그럼 지금 당장 잡솨보세요.

육수, 고명 그리고 면발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경우의 냉면들, 다이어트와 숙취에 좋다는 칡으로 면발을 만든 유천칡냉면, 과일과 회 등 다양한 고명으로 즐거운 최냉면과 연변냉면, 그리고 고기 우려낸 육수로 맛을 낸 돈쌈함흥냉면까지, 이색 냉면 즐기실 분들 모두 대림으로 오세요.

냉면 집 가면 요즘엔 주문에 꽤 신경을 써야해요. 예전처럼 냉면하나 후루룩~하다가 큰일 나는 수가 있어요. 3단계 매운맛의 삼대냉면, 오뉴월감기 뚝 떨어진다는 동아냉면, 매운면을 쌈싸먹는 서울쌈냉면까지. 매운 맛에 도전하고 싶은 님들은 이 곳으로 가세요~!

종로에 냉면집 참 많습니다. 요기 종로에서는 10년 냉면 말았다고 하면 축에도 안 껴줌돠~! 담담해 보이지만 내공이 대단한 집이 참 많은데요. 우래옥, 평래옥, 부원면옥, 필동면옥, 강서면옥 다 '옥(屋)'돌림이네요. 옛 음식점을 칭하는 말이에요. 전통 냉면 맛보실 분들 모두 종로로~~

냉면, 소박한 우리네 옛 정취의 대표 음식이죠? 쉽고 만만해서 사람들이 들리기 쉬운 정류장이 된 낙산냉면 하며, 할머니 손맛으로 만든 할머니 냉면, 육남매가 왁자하게 이끌어가는 소문난 냉면 그리고 청량고추 6단계 매운맛 자랑하는 깃대봉 냉면까지 맘 편하게 와서 냉면 즐길 분은 모두 이리로 오세요~

그런데, 지도만 보니 냉면이 얼마나 맞있는지 감을 잘 못잡으시겠다구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맛지도를 공개하는 날이면 언제나 달려가는 맛지도 취재팀이 이번에도 출동했습니다. 어디로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사이에서 면면히 그 명맥을 지켜온 냉면집, 해주냉면과 연변냉면이 오늘의 주인공! 냉면 만큼이나 맛있는 이야기 들어보세용~^^

"여기 랭면 한그룻 주시라요~" 조선족 동포애 맛본 연변냉면!

낮시간부터 식당 안에는 걸죽한 연변 사투리가 왁자지껄합니다. 여기가 7호선 대림역 근처인 지 연변 어느 골목 냉면집인지 소란스럽습니다. 가운데 자리를 연변 사투리 걸죽한 모임에게 내어주고서 끝 자리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출처 / KBS2

2층으로 이뤄진 냉면집. 1층에 자리를 잡고 주변을 둘러보니 연변정부 간부가 방문한 기념사진이 눈에 띕니다. '연변냉면' 간판에는 '연변동포 투자운영업체'라고 자랑스럽게 씌여 있고, 20여명 되는 직원이 모두 조선족이랍니다. 대림역에는 차이나 타운처럼 조선족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이곳은 조선족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죠.

어쩐지 주문도 "요기서 젤로 맛있는 게 뭡네까?"하고 물어야 되나 망설이다 고급 물 냉면, 비빔냉면과 잘 나간다고 권해주신 '탕수육'을 시켰습니다.

음식이 나왔습니다. 짜란~
화채 그릇에 시원하게 담겨있는 '고급' 물냉면, "과일이 더 들어가 있을 뿐 일반 물냉면과 큰 차이는 없슴돠~"하셨는데, 과일이 더 들어있으니, 보기에 배는 더 화려하고 시원~합니다. 이 연변 냉면은 평양의 담담한 육수와 다른 새콤달콤한 맛이 납니다.

연변 냉면집에 오시려면, 
대림역 12번 출구 바로 앞입니다. 포장도 가능합니다. (02)844-5544

눈물 콧물 빠지도록 매큼하게 비벼요~~! 해주냉면

해주냉면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주문하는 순간까지 끊임없는 갈등 끝에! 해주냉면의 대표 메뉴 비냉으로 결정! 해주냉면의 메뉴판에는 아주 쿨~하게 비빔냉면과 물냉면, 그리고 사리만이 적혀 있네요. 같이 간 친구는 해주냉면에서 물냉면을 시키면 안된다는 루머를 직접 해명해 보겠다며 물냉을 시켰습니다.

무척 맵다는 소문에 겁을 먹고 일단 설탕을 한 스푼을 넣은 다음 비냉에 나온 양념장의 반만 활용해 비냉을 무쳐 봅니다. 그리고 한 입. 오! 생각보다 맵지 않고 새콤달콤 맛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입. 아 조금 맵지만 뭐 이 정도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정도죠. 육수를 한 모금 마십니다. 음. 육수에서 계피 냄새가 나는 듯 하네요. 

매운 기운이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잠깐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젓가락을 놓고 고개를 들어보니… 비냉을 시킨 친구들이 모두 얼굴이 빨개진 채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가지고는 젓가락을 놓고 다들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젓가락을 듭니다. 다시 냉면 흡입…은 못하고 조심조심. 다시 매운 맛의 폭풍. 친구의 물냉면 육수 강탈. 다시 조심조심. 후 폭풍

그렇게 침묵과 눈물 속에서 해주냉면의 그릇은 싹싹 비워졌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해주냉면에서는 반드시 비냉을 먹어야 한다는 것,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면 비냉의 양념을 점진적으로 섞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 그리고 너무 매워 ‘나 지금 냉면 먹는 동안 스트레스 받고 있는 걸까’ 싶다가도 먹고 나면 요상하게 다시 해주냉면의 비냉이 먹고 싶어진다는 것. 해주냉면에 가면 입안의 침 대신 눈에 눈물이 고이겠지만, 그래도 지금도 또 먹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

해주냉면에 가시려면, 신천역 4번 출구에서 맥도날드 방향으로 직진하시다가 오므토토마토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여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심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죠. 사무실 에어콘은 어찌나 안틀어주는지,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등과 엉덩이가 축축해지는 여름. 한화데이즈에서 소개해드린 '시원한 냉면'만 있으면, 가뿐히 이겨내실 수 있을거에요. ^^

2주전에도 제가 연변냉면집에서 벙개를 쳤었지요~ 많은 도움이 되시길..^^

- 원문 출처 : 한화데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