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빌리지에서는 어디를 들어가도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 이곳의 바, 서점, 카페, 클럽, 갤러리들은 뉴욕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곳으로 가장 깐깐한 공주님이 오셔도 흠 잡을 데가 없다.
뉴욕의 전형적인 어번 동네로 방문객에게는 까칠하게 구는 차도남일 것 같지만 사실은 편안하고 따뜻한 훈남!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스트 빌리지는 고급 사교 장소, 돈 없는 꼬마들의 동네 놀이터 등등 다양한 장소로 사랑을 받는다.
8번가와 라파에트 스트릿이 만나는 지역. 원래 이 일대는 로어 이스트사이드의 일부로 간주되었으나, 1960년대 후반부터 특유의 카운터컬처와 아이덴티티를 인정받아 독자적인 발전상을 그려왔다.
정육면체가 기울어져 있는 토니 로젠탈의 조각 ‘애스터 큐브(Alamo)’를 중심으로 차와 사람이 뒤섞인다. 옆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들에 더해, 커피 한 잔을 든 채 바삐 움직이는 비즈니스맨도 보인다.
또 커다란 악기를 들고 거리를 서성이는 한 무리의 아티스트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옆에서 사진 찍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 무심하게 지나치는 사람까지 하나의 화면 속에 전부 다 들어온다.
사실 이 일대가 애스터 플레이스(Astor Place)라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100여 년 전 ‘뉴욕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존 제이콥 애스터의 유산에 의해, 이곳에 대규모 도서관을 비롯해 오페라 하우스, 극장 등이 건설된 데서 연유한다.
특히 ‘시에서 처음 문을 연 무료 도서관’ 애스터 도서관은 뉴욕공공도서관의 전신이기에 그 의미가 더하다.
이후 모피 무역에 눈을 떠 사업을 확장시킨 뒤 미국에서 모피 무역에 관한 독점권으로 큰돈을 거머쥔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도 남들보다 한 발 앞섰고, 맨해튼의 부동산 사업에도 일찍이 진출해 미국 최고의 거부로 불렀다..
애스터 플레이스에서 일식 주점과 레스토랑이 즐비한 세인트막스 플레이스 쪽으로 걷다 보면, 거대한 화강암 건물이 눈에 띈다.
이름하여 쿠퍼유니언(Cooper Union).
이곳은 노동자에 대한 그의 생각을 결집시켜 1859년 완성한 학교로, 어느 의미 미국의 자유·평등 교육의 화신이라 평가할만한 성과물이다.
인종, 종교, 성,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학교를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