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봉명동 성 마태오 성당입니다.
다음 주 청주교구 신부님들의 인사이동이 있고,
김신부님께서 독일로 발령 받으셨다기에 오전 미사에 서둘러 다녀왔습니다.
마침 신봉동 소속의 신학생 두 분도 가시는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러 미사에 참례하였고,
미사 중에 신부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 신학생 두 분이 형제임을 알려 주시면서
형제가 함께 하는 신학교 생활과 사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언급해주셨는데
저는 아들 둘을 함께 봉헌하는 어미로서의 자매님은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졌습니다.
신학교 생활이 곧 사제 생활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씀하시면서,
그 삶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렇게 헤아려보면
우리의 삶은 모두 한 선상에서 그대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쉽지만은 않을 수도 생활, 그 길에 형제가 함께라면 그래도 외롭지는 않겠구나 싶어
다행이다 싶어졌답니다. 그 두 분의 신학생도 그렇게 생각하시겠지요?
그렇게 나란히 앉았던 뒷 모습처럼, 하느님 앞으로도 나란히 가시길 빌어드렸습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의 이야기입니다.
임금이라면, 세상을 다스리는 임금의 말이라면 거역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복음 안의 인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밭으로 나가거나 장사하러 갑니다.
임금을 두려워하지 않는 백성...........아주 드문, 어쩌면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지요.
신부님 말씀은 그 이유가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임금'이기 때문이라셨습니다.
그 순간, 자리의 힘에 의지하지 않는 임금의 생각과 모습에 잠시 마음을 빼았겼습니다.
임금이되, 허울이 주는 임금 노릇을 하지 않는 선택, 쉽지 않은 결정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신부님께선 그들 백성을 가리키며 '초대에 응하지 않는 삶' 이라 하셨습니다.
우리도 매일 매순간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면서도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하고 있는지
물으셨고, 우리 역시 밭으로 나가거나 장사를 하러 나가면서 제 볼일에 더 바쁜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그 답답한 백성, 그 무지렁이 백성을 향해 실눈을 뜨려다
이내 제 이야기 임을 알고는 화들짝 놀라 아예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이리도 아둔할 수가 있을까요? 그 어리석은 백성은 바로 저였습니다.
바쁘다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주일 미사를 의무로 여긴 채, 제 시간에 맞게 요리조리
골라다녔으니까요. 그러면서도 궐하지 않았다는 자기 방어 자세를 취하며......
신부님께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임금이신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거듭 거듭 우리를 초대하시고, 기다리시고, 반기실 준비가 되신 분이심을
알려주시며 강론을 마무리하셨습니다.
미사 참례 후, 잘 다녀오시라는 악수와 작별 인사를 드리고는
물러나오며 사제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종이 따로 없습니다.
하느님의 신실한 종!
그 소명을 다하고, 소임을 다하기 위해 새 부임지로 떠나시는 신부님
안녕히 가세요.
사제는 임금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일꾼임을 기억합니다.
신부님! 건강하게 잘 다녀오십시오.
< 채광창이 아름다운 십자고상과 제대 >
실제로는 사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성전 입구 바로 옆의 성모상>
첫댓글 신부님 뵈러 서둘러 다녀오셨군요~
저는 편히 앉아 순례길 함께합니다~~^^
모니카의 마음도 그대로 담아 다음 순례지 가겠어요.
봉명동 성당 저도 예전에 몇번 미사 참례하러 갔던 성당입니다. 순례기에서 보니 새롭고 좋네요.~~
고맙습니다. 유스티노님도 은근 많이 다니셨네요^^ 부지런하신 분!
성당 순례기 매력있어요.
저희 가족도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솟아요!
좋은 글, 사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다미아노님! 가족과 함께 다른 성당 미사도 다녀보세요.
강추합니다. 다른 곳의 예수님, 그럼에도 한 분이심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새로운 사목지를 향해 가시는 신부님들의
걸음걸음에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 기도에 제 마음도 보탭니다.
돌아보는 성당마다~각자의 색과 느낌이 있네요.
오늘도 순례 잘마치고 편한 발걸음으로 돌아 갑니다.
아~ 마음으로 동행해주심을 기억하겠어요!!
미사 때마다 항상 웃게 해주셨던 김지수 신부님, 정말 멋쟁이세요.
저와의 인연은 겨우 1년이지만, 그 넓고 깊은 신자에 대한 배려에 눈물이 났더랬어요.
그 분께서 함께 하시니 어디에서도 빛나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에 신부님을 맡겨드리지요^^.
가끔 친구 보러 가는 성당이라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요.
신부님의 영성이 많은 신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그랬군요. 반복되는 경험이 더 가깝게 함을 새삼 느껴요.
좋은 기억이 있다는 것 그게 좋은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