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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윤선생 근육학(운동학)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윤영도근육학교실
1. 북한의학의 발전 배경
2. 북한의 의학교육
3. 북한의 의료체계
4. 북한의학과 약재연구
5. 북한의 고려의학과 서양의학
6. 주체의학과 봉한학설
7. 북한의료와 남한의료비교
8. 주체의학적 관점에서 본 남한의료의 문제점
9. 북한의학과 장수연구소
10. 김일성과 자연요법
11. 바람직한 치료법
주체의학으로 불리어 오다가 근래에 고려의학으로 명칭이 바뀐 북한 고려의학의 기본 바탕은 철저하게 동의학의 정신과 기술에 입각하여 병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동의학의 정신이란 자연과 인간, 즉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이 결국 하나의 유기체라는 관념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인간의 생로병사를 생명의 순환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며, 단지 증세만 호전시키는 인위적인 치료보다는 자연의 생명력에 의존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치유법을 따른다는 것이 북한 고려의학의 기본 바탕이 되고있다.
북한의학의 뿌리는 동의학이다. 동의학은 동양의 전통적인 의학체계를 총체적으로 자칭하는 표현으로, 북한은 여기에 충실하기 위해 《향약집성방》,《의방유취》,《침구대성》등의 전통문헌을 기초로 연구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의학체계를 정립하였다.
동의학이 주체의학으로 불리게 된 것은 1980년대 들어서이다. 이는 주체사상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유일체제를 정당화하고 인민을 통합하려던 발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당은 북한 사회주의 국가의 의료체계 역시 주체사상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기존의 동의학을 주체의학이라고 명명했고, 훗날 다시 고려의학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고려의학이라는 이름은 주체의학을 통일 조선, 즉 고려연방제의 의학으로 발전시킨다는 목적의식에서 파생된 것으로 실질적인 내용은 주체의학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북한 사회에서 의학이 체계적으로 정립된 것은 주체의학의 확립 시기와 일치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주체의학이 확립된 시기는 1980년대 중·후반으로, 이것의 시발점이 된 것은 장수연구소의 설립이었다. 동의연구소라고도 불린 장수연구소는 김일성 수령의 무병 장수를 도모하려는 목적에서 건립되었다고도 하지만, 그곳에서 진행되는 연구 및 실험을 기반으로 북한의 의학이 확립되었고, 또 그 성과가 전 인민에게 보급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전래의 고전의서의 번역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고 의학용어를 한글로 쉽게 사용하여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동양 의학권의 중심을 이루는 중국의 중의학, 남한의 한의학, 북한의 고려의학, 월남의 월의학으로 구분 할 수 있으며 뿌리는 대체로 같다고 본다. 그 중에서 특히 북한의 고려의학은 민족의학으로서의 계승발전과 자긍심에 투철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학의 교육을 담당하는 의학대학은 남한같이 종합대학에 속한 단과대학이 아니고 의과대학은 모두 독립된 대학으로 북한 최고의 평양의학대학을 위시하여 각도에 8개 총9개의 의과대학이 있으며 교육 연한은 의학적 기초학문을 수업하는 1년의 예과 과정과 본과를 5년6개월 또는 6년 교육한다.
의학대학에는 5개의학과가 있는데 남한의 서양의학에 해당되는 임상의학과, 고려의학과, 구강의학과, 약학과, 위생의학과의 5개 학과로서 고려의학과는 누구나 수업을 받아야하는 필수학문분야이다.
의과대학을 나오면 남한 같은 인턴이나 레지턴트 수련기간은 없고 6급 의사의 자격이 부여 되며, 매 3년마다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부여되어 급수가 올라가며 2급 의사가 되면 준박사, 1급 의사가 되면 박사의 학위를 받는다. 수업기간 중 직접 약초재배 등을 하여야하며 실험실습을 위주로 한 수업이 많다.
주체의학은 기본적으로 임상실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대단히 실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의대에서 학습의 주를 이루는 것은 실험과 실습이다. 이론 공부도 외우는 식이 아닌 기초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교수의 강의에 기초하여 그 내용을 실험과 실습을 통해 확인하고 검증하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학습과정은 이론서를 독파하는 것 이상의 훌륭한 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의료관계는 원칙적으로 전 인민에 대하여 무상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1차 진료기관 : 리, 동 단위의 진료소이다.
2차 진료기관 : 군이나 구역(남한의 구에 해당)의 인민병원으로, 1차 진료기관에서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이용한다.
3차 진료기관 : 도나 시 단위의 인민병원으로서 2차 진료기관보다 상급진료기관이다
중앙급 병원 : 북한정부의 치료예방국 산하에 봉화병원, 남산병원, 각 지역의 적십자
병원 등 20여개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요양소 : 북한의 유명한 명승지 등에 환자치료를 목적으로 한 요양소가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남북한의 질병종류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진료과목도 유사하고 많지만 언어표현과 내용 면에서 우리가 이해하여야 할 것도 있고, 남한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리는 과목도 있는데, 특히 수기치료과, 감탕치료과, 기치료과, 난치나이치료과, 물질대사과 등은 생소한 과목으로서 이해를 돕기 위하여 그 중 몇 가지 과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침구과
모든 병원에서 활성화되어 있고 또한 모든 의사가 배워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침 치료를 시행할 줄 알며 귀침법으로 마취를 실행하거나 귀침으로 신경통,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에도 활용하고 있다.
* 수기치료과
주로 마비환자, 중풍, 노인성 질환 등의 재활치료에 해당하는 것으로 맨손으로 치료한다는 의미로 수기라는 용어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안마, 지압, 관절운동, 척추교정 등을 활용하여 손으로 치료하는 곳이다.
* 감탕치료과
뜨거운(42。C정도) 진흙을 환부에 도포하여 치료하는 감탕찜질이나 진흙목욕을 시행하는 감탕목욕법으로 치료를 하는 곳으로 외상후유증, 수술후유증, 신경계통질환 및 산후 후유증에 유효하다고 한다. 북한의료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민족은 뜨거운 찜질에 잘 견디는 체질인 것 같다고 한다.
* 기치료과
경락의 해당 혈을 중심으로 침을 놓거나 부황을 뜨고 기로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며 기공요법이 정식 치료법으로 실시되고 있다.
* 난치나이치료과
암이나 당뇨병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약물을 직접 환부에 주사한 후 부황이나 침 또는 뜸으로 치료하기도 하는데 민간의학을 과학화하여 치료에 임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특히 소화기관의 환자 치료효과가 높다고 한다.
* 물질대사과
비만을 원인으로 하는 질병을 치료하는데 특히 부인비만치료에 달맞이꽃 기름을 쓰기도 한다. 비만은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며, 북한에서도 서서히 당뇨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당뇨치료에는 뜸 치료는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동의보감 이론에 의거한 것이라고 한다.
4. 북한의학과 약재연구
북한의 고려약제연구소가 약제 및 의료기구의 실험연구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서는 임상실험에 성공한 약재를 더 정밀하게 실험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약재를 개발하고 수출도 한다. 일례로 쑥으로 김(증기)을 발생하는 기구를 개발하여 탈모치료에 사용되는 기구를 개발하기도 한 바 있다.
장수연구소는 풀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각 풀이 지닌 의학적 효능을 입증하는 데 열중했고, 이는 간염 치료제로 웅담주사를 개발하고 대사성, 소모성 질환에 좋은 황기주사를 개발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생약을 이용한 주사약이 만들어질 때마다 전 인민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거쳐 정확한 데이터를 작성, 생약 치료를 실용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생약 성분의 주사약이 확대 개발되면서 국가는 각 병원마다 구역을 나누어서 약의 원료가 생산되는 산과 약초 재배지를 관리하게 했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의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입산을 금지시켜 사람들이 함부로 약초를 뜯어 가는 것을 방지했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산마다 돌아가며 휴식을 취하게 함으로써 야생에서 자라는 풀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합한 토양과 조건을 마련해 주는 데 주력했다.
북한에서 양의학(서양의학)은 동의학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활용된다. 의대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동의학부이며, 마찬가지로 병원에서도 동의학에 우위를 둔 양·한방 간의 협진이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양의사는 검사를 통해 일정한 병명이 나오는 것에 한해서만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약을 처방할 뿐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는 동의사가 거의 주관한다. 모든 병원에 동의과가 있기 때문에 위에 탈이 나서 내과에 가더라도 검사를 한 후 동의과에 보내 치료하도록 조치한다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의료보건체계에서도 임상실험이 중시된다고 한다. 북한의 의료기관은 이론적으로 의학적 효과가 있다고 인정되는 주사약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면 그 즉시 의료진과 동물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거친 후 거기서 큰 부작용이 없다는 것만 확인되면 그 치료제는 곧 전 인민에게 보급된다. 이는 전 인민을 대상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작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이보다 더 확실한 임상실험은 없다할 수도 있다.
동의학의 정신을 따르는 주체의학은 그 속성상 자연요법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동의학 분야는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양학이 경시되는 사회여서 그런지 인민들 사이에도 자연요법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어 남쪽 사람들처럼 무조건 병원과 의사, 그리고 화학약품에만 자기 몸을 의존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주체의학에서 자연요법의 비중이 커지게 된 데는 김일성의 영향이 크다.
김일성은 자연요법 추종자였으며, 김일성에는 의식주 생활이 곧 자연요법 자체였다.
김일성은 되도록 가공이 안 되거나 덜 된 것만 먹었고, 입는 것도 그랬다고 한다. 그러니 병에 걸렸다고 해서 양의학을 따랐을리 만무하다.
목뒤에 난 혹이 커져 동독에 가서 수술을 받으라고 권유할 때도 그는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며 하다못해 치통치료 시 마취제를 쓸 때도 양약을 거부하고 대신 생약 성분을 활용한 약침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 사회에서 김일성이 따르는 자연요법이 의학적으로 중시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로 인하여 김일성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장수연구소는 자연요법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했고, 북한 인민들에게도 실생활에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자연요법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건욕법과 옥천요법이다.(생활건강법 참조)
자연요법이란 자연 그대로의 힘을 빌려 병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자연이 인간 본래의 몸과 가장 가깝고 또 무궁무진한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연요법은 인공적인 수단을 가해 몸을 자르거나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몸 자체의 치유력과 생명력을 복원시켜 주는 방식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에서는 일찍이 우리 산천에 나는 여러 가지 풀에서 약 성분을 추출하여 약침을 만들어서 인민의 병을 치료하는 데 적용해 왔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포공영이라고 불리는 민들레는 유방암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금은화라고 불리는 인동초는 항생제 기능을 한다.
또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기운이 없는 사람에게는 황기 약침이 좋고, 웅담 약침은 간염 환자 치료에 쓰인다. 이처럼 약침에 대한 연구와 임상실험이 활발한 북한에서는 페니실린 이외의 양약은 잘 쓰지 않는다. 대신 질이 좋고 값이 비싼 약침은 높은 사람들이 쓰고, 질이 떨어지는 것은 일반 병원에 보급하는 식이다.
가벼운 증세는 굳이 약침을 쓰지 않고도 순수 자연요법으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물론 병이 많이 진척된 위중한 병은 단순 자연요법으로는 치료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자연요법을 생활화하여 미리미리 잔병을 없애고 몸의 생명력과 면역력을 복원해 놓으면 중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자연요법을 생활화한다는 것은 우리 몸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다.
일찍이 의학의 과학화를 부르짖었던 서양에서 요즘은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요법과 식이요법, 또 한의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지 의학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변화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시하던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열정과 믿음을 갖게 되었고, 이들의 의식은 점점 정신과 물질, 이성과 감정, 과학과 종교를 애써 분리하려던 태도에서 벗어나 그것의 일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의학과 자연법칙에 의하면 자고로 부지런하지 않고는 병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그냥 기계 속에 쑥 들어갔다 나오면 병명을 알 수 있고, 또 약 먹고 주사 맞고 수술만 한다고 해도 그냥 병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무리 사소한 병일지라도 그것을 고치기까지는 정성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몸을 치유하기 위해 발 품을 팔고 노동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비로소 몸의 중요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동의학과 자연요법에서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것은 바른 섭생이다. 섭생이란 자고 일어나고 먹고 배설하고 활동하는 인간의 기본 생활을 말한다. 섭생이 규칙적이고 깨끗해야 비로서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생활은 엉망으로 하면서 약 먹고 주사 맞으며 건강하길 바란다. 특히 우리 남한은 자유분방한 나라여서 그런지 섭생을 그릇되게 하는 이들이 많다. 밤에 안 자고 늦게까지 술 먹고 놀러 다니고, 아침에 급하게 일어나느라 밥도 못 챙겨먹고 문란한 성관계에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까지, 이러니 몸이 배겨날 수가 없는 것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40대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본다.
동의학과 자연요법은 의학이라기보다는 생활에 가깝다. 그리고 건강은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도 이것을 대체의학 -정규적인 의학이 아니라는 의미의- 이라는 사고는 문제가 있다. 많은 이들이 잘못된 서구 중심적인 관점을 버리고 좀더 자연과 가깝게, 타고난 인간의 몸에 가깝게 살아가는, 그래서 예방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옳다고 본다.
봉한학설은 동양의학의 근간이 되는 경락론을 입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봉한학설에서는 경락이 다른 조직이나 기관들의 역할을 유도하며 생명발생과 성장을 주관하는 핵심조직이라고 본다.
따라서 경락에 이상이 생길 경우 질병이 발생하고 경락의 기능이 감퇴함에 따라 노화현상이 일어나며, 경락의 기능이 정지하면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다. 반대로 경락이 활성화하면 질병과 노화가 없어지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봉한학설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경락 내 소체와 산알의 발견이다. 경락의 관에서 발견되는 산알이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자체 갱신운동을 통해 세포로 전환되어, 유기체의 생명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기본물질을 말한다.
봉한학설의 창시자인 김봉한박사는 이와 같은 경락체계의 내부구조를 상세하게 밝힌 봉한학설을 정립했으며, 1966년 모스크바 심포니엄과 이후 일본에서 개최된 동서양 의학학술발표대회에 참가하여 봉한학설의 학술적 의의와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학술 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을 전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던 것이다. 설사 의학적인 견지에서 생체실험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하더라고 인권적·도덕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당시 그러한 의견은 단지 김봉한 박사에 대한 비판을 넘어 북한 사회에 대한 질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또 김봉한 박사의 경락연구소에서 연구실장을 하던 사람이 경락에 침을 꽂으면 침이 돌아가는 것으로 보아 경락 내에서 전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김세욱현상 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그때는 이미 김봉한 박사가 이미 북창군 대동리에 위치한 13호 관리소로 끌려간 뒤였으며, 김봉한 박사가 처벌당한 공식적인 이유는 공명주의였다.
김세욱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이름을 붙여 의학발전의 공로를 독차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에 드러난 이유일 뿐 실제로 김 박사가 격리차단 당한 근본이유는 생체실험 때문이었다. 물론 김 박사가 생체실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락은 생명체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사체로는 실험이 불가능하였으므로 의학적 신빙성을 확보하려면 생체실험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당시에 실험은 한 달에 두세 번 이루어졌고, 장소는 평양시 승호리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인데 규모가 매우 큰 곳으로 실험은 이 감옥에서 좀 떨어진 의무소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실험팀이 의무소에 도착하면 방안에는 서로 얼굴을 볼 수 없게 휘장이 처져 있고 연구진은 그날 실험에 필요한 인체의 부위, 즉 팔이나 다리 등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생체실험이라고 하면 흔히 일제가 자행한 마루타나 독일의 유태인 학살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김 박사의 생체실험은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고 한다.
실험 목적은 인체 내에 존재하는 경락과 산알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와 같은 물질이 존재하는 조직의 일부분을 떼어내기 전에 어디에 봉한소체와 산알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먼저 실험 부위에 색소를 입히면 봉한소체와 산알이 있는 곳에 반점이 나타났고, 그 부위를 작은 성냥갑만큼 떼 내는 것으로 실험은 끝나는데 이런 방법으로 경혈점을 제외한 인체의 79개 부위에서 소체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물론 생살을 떼 내는 것이기 때문에 고통이 없을 리 없었으며, 특히 손이나 발의 일부분을 떼어 낼 때는 마취 없이, 복부에서 떼어 낼 때조차 통증을 경감시키는 국소 마취만 실시한 상태에서 실험을 했기 때문에 실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과 공포감이 따랐을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장기 내의 소체를 채취하는 경우에는 자칫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럴 때에 한해서는 사형수가 실험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박사의 생체실험은 개인적인 의지에서 행해졌다기보다는 오히려 당과 국가의 적극적인 자원 아래 의학발전을 위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김 박사의 봉한학설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동시에 생체실험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생체실험의 도덕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북한체제 전체로 향하게되자 당은 그것이 두려웠을 것이며, 김 박사의 생체실험이 자칫 잘못하면 국가적 오명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즉, 당은 북한이 인권 후진국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면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 사회주의에 대한 국외의 선전선동 작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김 박사를 희생양으로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봉한학설은 동양의학 전통에서 말로만 전해 오던 경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기념비적인 이론이다. 물론 과거에나 지금이나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경락연구소에서 연구에 참여했던 분의 말에 의하면 연구진들은 생체실험을 통해 경락 내에 존재하는 물질, 즉 봉한소체와 산알을 추출하는 등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봉한학설을 확신하고있다.
봉한학설은 경락 내에 존재하는 조직 순환체계를 이론화한 것으로, 단순하게 말하면 경락 내에 봉한관(경락관)이 있으며 봉한관 내에서 산알이라는 생명체가 만들어져 이것이 자가 증식을 통해 세포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봉한학설이 새로운 학설과 이론으로 검증되고 인정되면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세계 의학계가 발칵 뒤집히게 되어있다.
산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인체의 노화 방지는 물론이고 생명 연장까지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북에서야 공식적으로 사장되었다고 해도 봉한학설의 성과까지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동의학을 통해 어느 정도는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봉한학설에 근거한 대표적인 치료법은 빛을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빛 치료란 산알이 빛에 의해 증식되는 특성을 활용한 것으로, 병을 치료할 때 아시혈에 침을 찔러 산알이 나오게 한 후 빛을 쪼이면 산알이 증식해서 세포로 성장한다는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북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정도의 응용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탈북 의료인들의 의견이다. 더욱이 북에서는 이를 공식적인 봉한학설의 이름으로 행하지 않고 있기에 더욱 안타깝다는 것이다.
탈북한 몇몇 북한의사의 말을 빌리자면 북한 주체의학의 경우 전 인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긴 하지만 양의학과 동의학의 협진이라는 점에서만 놓고 보면 북한이 더 발달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남한에서처럼 의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단기적인 증세 완화만을 목적으로 한 나머지 다수 국민들을 약물 중독에 걸리게 하는 등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에서는 민간요법이 거의 사라졌지만 북한에는 아직도 집집마다 대대로 전수되고 있고, 물론 북한 주민들의 경우 돈이 없어서 자연요법에 의존하는 면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근본적으로는 서구문물의 일방적인 영향력 아래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남한 사회는 단기간에 서구 문물의 영향에 휩쓸렸기 때문에 자연요법을 미신쯤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동의보감》에서도 먹는 것으로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고 했고 소크라테스도 그 말을 했다.
그만큼 우리 땅과 몸의 자연적 치유력이 놀랍다는 얘기이다. 더욱이 요즘은 서양에서도 대체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동의학과 침술, 자연요법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기계에 의존하여 병을 진단하고 약을 쓰고 수술을 하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한 전문가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환자의 병은 물론 병이 나기까지의 과정, 그 시간과 공간을 함께 치유해 줄 수 있는 의사는 많지 않다.
자연요법을 중시하는 북한의학은 남한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인민들의 경우 약물중독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북한인민들이 화학제품에 가까운 양약을 애용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동시에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몸의 생명력과 면역력에 의존하여 건강을 유지하려는 정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약의 오남용이 문제시되는 남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앞으로 중요한 문제로 제기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약의 오용과 남용이야말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먹는 약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심신을 해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양의학과 동의학(한의학) 간에 협진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양의학과 동의학은 어느 쪽이 더 우월한가 하는 논쟁을 떠나 근본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다.
서양의학은 병을 입증하는 물리적인 현상을 근거로 치료를 한다. 아무리 조기 치료를 한다고 해도 일단 각종 검사를 통해 병의 징후를 발견한 의사의 소견에 따라 치료하는 식이다.
그러나 동의학에서는 병이란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고 나타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설사 병이라고 할 만한 증세가 없다 하더라도 오장 육부의 허실을 판단하여 기를 보하고 사하는 식의 치료를 한다. 굳이 차이를 단순화하여 정리하면 양의학은 발병 후 치료에 주안점을 두지만, 동의학은 병을 예방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따라서 양의학과 동의학 간에 협진이 가능한 시스템을 형성하면 그만큼 미리 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진단과 빠른 회복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두 진영 간에 밥그릇 싸움만 치열해지고 있는 현재로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협진체제가 형성되지 않으면 서로 환자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싸움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이처럼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체제 아래서는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힘들다. 서양병원이든 한의이든 환자의 치유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이윤 추구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이윤 추구는 의료사고의 원인이 된다. 병원으로서는 적은 인력을 가동하여 많은 환자를 상대하는 것이 큰 이윤을 뽑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에 무리해서 진료를 강행하게 한다. 그 결과 오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지어는 주사를 잘못 놓아서 아까운 생명을 잃는 사고들이 발생한다.
동의학도 다르지 않다. 기계를 도입해서 맥을 짚고 모든 치료가 인간 중심이 아닌 기계 중심으로 돌아간다. 또한 이윤을 많이 남기려면 환자에게 의료수가가 비싼 검사와 수술, 혹은 약재를 선택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측은 이를 암암리에 강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의료 지식이 부족한 환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돈을 주고 검사와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남한의 현실이다.
남한 사람들의 약물 중독 현상은 놀라울 정도이다. 꼭 마약을 해야 약물 중독은 아니다. 하도 약을 많이 써서 몸 안에 내성이 생겨 웬만한 약은 듣지도 않는 것, 그게 바로 약물 중독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약 분업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급하게 제도를 개선하려다 보니 정비되어야 할 것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초기에는 부작용도 생기겠지만 의약 분업 자체는 타당하고, 따라서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9. 북한의학과 장수연구소
장수연구소의 공식적인 명칭은 동의연구소이다. 1976년에 세워진 장수연구소의 활동 목표는 김일성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을 책임지는 데 있었기 때문에 알 만한 사람들은 그냥 장수연구소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장수연구소가 자연요법과 생약 연구의 일환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사업 중에 하나가 바로 백가지 풀에 대한 연구이다. 백 가지 풀에 대한 연구란 다세포 식물의 유전자(DNA)를 연구하는 것으로, 의료진 한 사람 당 한 가지 풀을 맡아 연구에 나설 정도로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이와 같은 작업을 추진한 첫 번째 목적은 《의방유취(醫方類聚)》와 《향약집성방》등에 나오는 내용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 즉 각 풀에서 추출되는 생약 성분이 어떻게 작용하여 어떤 효과를 내는지를 엄밀하게 밝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목적은 다세포 식물 내의 유전자 연구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식물 안에 있는 산알의 존재를 밝히고 그것을 채취하는 것이었다.
북한 당국은 1960년대 봉한학설 창시자인 김봉한 박사를 숙청했지만 그렇다고 봉한학설의 우수성까지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 김봉한 박사의 실각과 함께 봉한학설이라는 공식 명칭은 사라졌지만 북한의 의료진은 어떤 식으로든 봉한학설의 성과를 주체의학에 도입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다.
식물 유전자 연구를 통해 산알을 채취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만약 생명의 비밀이 담긴 산알을 식물에서 채취하는 데 성공하면, 그것을 활용하여 인간의 병을 치유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장수연구소의 규모는 대단히 크며 종사하는 인원만도 4천여명 정도이다. 기초 의학과 임상 의학 분야를 합하여 모두 2백 명의 의료진이 연구 및 실험을 담당하며, 나머지 인원은 중앙당에 납품하는 모든 식품은 물론 의료진의 연구에 필요한 과일, 약초, 육류와 어류 등을 직접 기르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또 일부는 만수무강조라고 하여 과거에는 김일성의 의복과 침구류 등을 직접 손으로 짜고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의료진이 연구 개발한 의학적 결과물들은 동의병원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의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동의연구소의 부속 의료기관인 동의병원은 500개의 침상을 갖춘 동의학 전문병원으로 아무나 입원할 수 없는 '특별기관' 이었다.
이곳 남한에서는 김일성 부자를 위한 임상 단계라고 하면 무슨 실험용 동물부터 연상하기 일쑤인데, 사실은 동의연구소라는 곳이 대단히 발전한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서 연구 개발한 결과물의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은 일종의 혜택이어서 주로 당 간부들만 입원이 가능하다.
그곳은 화학약품으로 실험하는 것도 아니고 순수 생약을 활용해서 실험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데다가, 설혹 부작용이 있다 해도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한 상태에서 실험을 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동의병원은 자연요법을 기초로 하여 병을 치료하는 기관인 만큼, 무엇보다도 오목수요법, 송침요법, 식이요법 등의 치료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다. 한약재를 활용한 목욕법으로 알려진 오목수요법은 갖가지 병에 효능이 있는 한약재 성분을 피부에 흡수시켜 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으로, 특히 중풍 예방 및 치료와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송침요법은 핀란드식 사우나 원리에 솔잎의 효능을 결합시켜 만든 것이 송침요법으로 뜨거운 온돌 바닥에 솔잎을 깔아 놓고 사우나를 즐기는 치료법으로, 감기 등 풍사가 들어 생긴 모든 병과 혈액 순환기능 장애로 인한 병에 효력을 보이며, 온돌의 뜨거운 열에 모공이 열릴 때 산소 공급 및 혈전용해 효과가 있는 솔잎의 기운을 침투시키는 것으로, 원리는 오목수요법과 비슷하다.
오목수요법과 송침요법을 동시에 겸하여 가장 큰 효과를 본 이들이 빨치산 출신들인데 과거에 깊은 산 속에서 혹한을 견디며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동상과 혈액 순환 장애 등의 병을 얻은 이들 대부분이 동의병원에서 오목수요법과 송침요법으로 병을 고쳐 나갔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치료에 앞서 청주에 솔잎과 검정콩을 담가 만든 술을 한 잔씩 마시고 들어가는데, 이 술이 바로 발한 작용을 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의병원에서는 자연요법을 통한 치료 외에도 식이요법과 약물치료, 그리고 침 치료를 병행한다고 한다.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죽요법으로, 산천에서 나는 갖가지 풀을 활용하여 죽을 만들어 그 풀에 들어 있는 약 성분의 소화 흡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며, 또한 약물 치료도 철저히 자연요법 원리에 입각하여 생약에서 추출해 낸 성분을 주사약으로 만들어서 쓰는 것이 특징이다.
철쭉에서 추출해 낸 성분을 마취제와 진통제로, 금은화에 들어 있는 억제균 성분을 궤양 치료제로, 또 웅담 성분을 간 질환 치료제로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이다.
10. 김일성과 자연요법
사람들은 김일성이 과연 무엇을 먹고 살았나하는 점에 아주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김일성은 최고급의 생활을 누렸지만 최고급이란 단지 비싸고 희귀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는 일상에 자연요법을 도입하여 건강을 관리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자연요법이든 장수연구소를 통해 효과가 확실하게 규명된 것만 김일성에게 적용했다는 점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오목수요법과 신선베개요법, 그리고 향기요법이다.
신선베개요법이란 32가지 한약재가 들어 있는 베개를 베고 자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두통, 혈압상승, 불면증 등 머리 병과 풍증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선 세종 때 편찬한 의학 백과사전 《의방유취》에도 수록되어 있다.
오목수요법은 여러 가지 한약재를 이용한 목욕법으로, 역시 《의방유취》와 《동의보감》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장수연구소에서 도입한 것이다. 오목수요법은 특히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풍사를 예방하고 몸 안에 뭉쳐 있는 어혈과 화를 풀어 주는 데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때 남한에서 기쁨조를 양성해서 섹스 파트너로 활용했다는 등의 엉뚱한 소문이 난 적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고 입욕 치료법인 오목수요법이 호르몬요법으로 잘못 전해진 것 같다. 기쁨조 또한 만수무강조가 이상하게 소문이 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만수무강조는 김일성의 의복과 침구를 손수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들로, 섹스 파트너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향기요법은 여러 가지 꽃이나 나무 등 자연의 향기를 맡게 함으로써 심신을 맑게 하는 것인데, 김일성이 특히 즐겼던 것은 산삼꽃 향기였다. 산삼꽃이란 일반적인 꽃에 산삼 엑기스를 주입해서 산삼의 향내를 풍기도록 만든 꽃이다.
이 외에도 김일성은 음악을 통한 명상과 촛불 훈련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녹음해 온 솔바람 소리, 파도소리 등을 들으며 명상에 잠기는 것이 음악 명상인데, 김일성이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백두산 밀림을 뒤흔드는 눈보라 소리였고, 이와 같은 김일성의 음악 명상을 가리켜 북한 사람들은 수령이 위대한 구상을 펼쳤다 는 말로 표현한다.
김일성은 정신을 집중시키는 수련법으로 활용하였고, 당 간부 사이에서도 유행한 촛불 훈련법이 있는데 앉은자리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지점에 불붙인 초를 세워 놓고 15∼30초 동안 그것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인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눈을 깜박거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집중해서 바라보면 귀에서 환청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고, 이때 눈을 감아서 눈물이 흐르면 성공이다. 한 번 성공할 때마다 초의 위치를 점점 멀리해서 훈련을 반복하면 안구건조증 치료에 좋고, 무엇보다도 정신 집중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김일성은 장수연구소의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했거나 혹은 의료진의 지시를 받아 8호 작업반에서 생산한 무공해 식품만 먹었는데, 김일성이 좋아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재첩을 넣어 끓인 된장국이었다고 한다.
또 육류보다는 어류를 좋아해서 8호 작업반에서 기른 담수양어,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산천어와 칠색송어 등을 즐겨 먹었다고 하며, 중국에서 먹어 본 이후 극찬한 상어 지느러미 요리와 사슴 힘줄 요리도 자주 식단에 올랐다고 한다.
또 물김치를 좋아해서 미나리, 참나물, 쑥갓, 콩나물 등으로 만든 7가지 물김치가 떨어지지 않았다. 신장과 뼈에 좋은 뿌리식물, 예를 들면 도라지, 연근, 우엉 등도 즐겨 먹은 음식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흔히 우리는 김일성이 산삼이나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먹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중에는 근거 없는 얘기들도 많다고 한다. 산삼만 하더라도 김일성은 분자원리를 이용해서 만든 산삼 꽃의 향기는 좋아했지만 그냥 산삼을 먹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의 자연요법적 생활은 식(食)에서 그치지 않고 의(衣)까지 계속되는데, 김일성이 입을 속옷과 겉옷은 물론 덮고 자는 이불이며 방석까지 손수 짓고 관리하는 여인들이 있었는데 장수 연구소에서 이들을 '만수무강조'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일성의 식생활이 자연요법에 의존했듯이 의복과 침구 역시 자연요법과 무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고 자극이 적어 피부 건강에 좋은 면과 명주 등이 의복과 침구의 소재로 활용되었으며, 베틀을 이용하여 옷감을 짜는 일부터 바느질과 자수를 놓는 것까지, 전부 만수무강조가 담당했다고 한다.
김일성은 화려한 것보다는 고전적인 것을,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하고 무게 있는 것을 선호했기에 색상은 주로 흰색 아니면 검은색이었고, 속옷과 침구류는 거의가 흰색이었으며, 양복은 모두 검은색 계통이었다고 한다.
신선베개는 장수연구소가 개발한 대표적인 자연요법 제품 중 하나로, 《의방유취》문헌에 따르면 한무제(漢武濟)가 동방삭(東方索)에게 알려 주고, 동방삭이 다시 옥청(玉淸)에게 전해 주고, 옥청이 광성자(光聖刺)에게 전하고, 광성자가 다시 황제(黃帝)에게 준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 신선베개를 백 일 동안 베고 자면 얼굴이 환해지고, 일 년을 베면 몸에 있는 속병과 풍병이 호전되며, 몸에서 향기가 나고 눈과 귀가 밝아지며 흰머리가 검어지는 등 건강을 유지하여 장수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문헌에 기초해서 신선베개를 만든 장수연구소는 임상실험을 거쳐 신선베개가 코골이와 축농증 등의 질환과 중풍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것을 김일성 부자에게 헌납하여 그들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 바 있다.
장수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선베개에는 모두 32가지의 약재가 들어가는데, 이 중 24가지 약재는 1년 24절기와 상응하며, 이 외에 8가지 약재는 8풍에 해당한다. 여기서 8풍이란 천궁, 백지, 신이, 두충, 석창포, 고본, 마황, 과두인으로, 각각의 약재가 의학적인 효능을 지니고 있다.
천궁은 행혈약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기를 다스리며 순환계를 튼튼하게 한다. 풍을 내보내고 진정 작용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백지 역시 풍한을 다스리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도우며, 특히 백지에 함유된 algelichin coumarin 화합물은 미추신경과 호흡 중추신경 작용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오목수요법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은 후 약재를 넣고 약물을 우려내어 목욕을 하는 입욕법으로, 역시 문헌 《의방유취》에 지골피(地骨皮)와 당귀(當歸) 달인 물로 목욕하면 온몸이 윤택해지고 기혈의 순행을 도와 건강 장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에 장수연구소는 동의병원 등을 통해 임상실험한 결과 오목수요법이 열린 모공을 통해 목욕물에 우러난 약재 성분이 흡수되면서 혈액 순환과 오장육부의 기능 활성화, 면역 작용에 매우 큰 효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오목수요법이 좋은 이유는 치료하고자 하는 병에 따라 각기 다른 약재를 쓸 수 있어 치료 범주를 넓히고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풍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약재는 방풍과 창이자이다. 방풍은 풍한과 풍습을 없애며, 특히 상초의 풍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풍으로 인한 두통과 사지통 치료에도 좋다.
차이자는 땀이 나게 해서 풍습을 없애며, 관절통과 관절염 등을 치료하는 데도 널리 쓰인다. 피부제에 쓰이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인동화와 우방자가 있는데, 인동화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
또 여러 병원 미생물에 대한 억균 작용을 하므로 부스럼과 옴을 치료하는 데도 좋다. 우방자에는 Lignan 배당체인 arctin 성분이 들어 있어 억균 작용을 하며, 습진과 뾰루지, 부스럼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자초화제는 일종의 정력제로서 간과 신을 보해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성기능을 높인다. 여기서 쓰이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지골피와 오가피가 있는데, 지골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폐열을 내려 혈열로 피가 나는 것을 멈추게 하고, 오가피는 간과 신에 작용하여 풍습을 없애고 기와 정을 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성기능을 높이는 데 쓰인다.
김일성은 태양인이지만 태음인에 가까운 태양인이라 특이체질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동양인 중에는 태양인이 드문 편인데, 태양인의 특징으로는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강해서 우두머리에 적합한 점을 꼽을 수 있다.
김일성에게도 그런 풍모가 분명히 있었지만 태음인의 기질 또한 매우 강해서 가정적이고 아기자기한 면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대인관계도 부드러운 편이었고, 태양인에게 병이 오면 주로 당뇨와 폐결핵일 가능성이 큰데 김일성에게는 혈관계통의 병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뇌동맥경화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김일성의 사망 원인은 무엇보다도 충격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에 있는 듯하다는 주장이 많다.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하루아침에 줄줄이 몰락했으니 어찌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천하에 김일성이라고 해도 무기 중개소가 있는 유고가 무너지고,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가 총살당하는 장면 앞에서는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유고의 붕괴는 노동 1호 미사일 등 무기의 판매 경로가 막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당시 김일성은 뇌동맥경화증의 급격한 악화로 소출혈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전후 사회주의체제를 확립하면서 인민들에게 잘먹고 잘살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이 실현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이며, 그것이 새로운 체제를 확립하는데 필요한 선전용에 불과했다고 해도 수십년이 지나도록 경제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다.
김일성은 건강에 관한 한 항상 최선의 것을 취해 왔으나, 그렇다고 남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가 희귀하고 값진 것이면 무조건 취하고 보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지만 몸에 필요한 것에 한해서는 최고급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 몸은 마음을 따른다 >
몸 안에 약의 독성이 꽉 차 있어서 먼저 그 독성을 빼지 않으면 그 어떤 약도 효험이 없고, 그 어떤 병도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의 사람들이 있다. 몸을 오로지 약에만 의존한 것이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물론 양약만이 문제는 아니고, 요즘은 환경오염이 심해서 한약재에 대한 불신도 날로 커지고 있다. 뉴스에서도 비양심적인 한의사와 약재상이 서로 담합하여 약재의 질과 양을 속인다는 보도가 많은걸 보면, 세상에 믿을 의사 한 명도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의사를 욕하기 전에 환자들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돌아보고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약의 힘을 빌리지 않는 것이며, 또 의사의 처방과 약의 힘 대신 자연의 생명력과 자신의 몸을 믿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생명력과 자신의 몸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먼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남한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넘쳐나는 사회이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마음이 생기고, 그것이 곧 욕심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욕심이란 채워도 채워도 부족함을 느끼는 데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결핍감을 낳게 마련이다.
그 결핍감을 채우기 위해 더욱 더 욕심을 부리고, 그러다 보면 마음이 망가지고 몸이 병들게 된다. 환자가 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욕심으로 생긴 병을 욕심으로 고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것을 골라 먹을까, 더 비싼 약을 먹을까, 더 유명한 의사에게 몸을 보일까, 하여 늘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자기 몸을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올바르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알고 믿지 못하면 생명력이 고갈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질병의 치료에 있어 우선 스트레스 요인을 해소하지 않으면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을 먹어도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음의 치료는 하지 않은 채 그 망가진 몸에 또 여러 가지 좋다는 음식만 먹는다면 몸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견디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됨은 물론이다.
북한 사회는 결핍된 사회이다. 그래서 오히려 치유가 간단하다. 부족한 것을 채워 주면 된다. 그런데 남한 사회의 경우는 이것이 간단하지가 않다. 무엇이든 과잉되어 있고 포화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빼 주어야 하는데, 한번 소유해 본 사람들은 자기 것을 놓으려고 하지 않아 치료하기가 힘들다. 그러니 결국 몸을 치료하기에 앞서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늘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의미와 같다. 인간의 감정은 그 종류가 어떤 것이든 지나치면 화를 미치기 쉽다. 근심이 지나치면 병이 되듯이 기쁨도 지나치면 좋지 않다. 현대인들은 별 것 아닌 것에도 기뻐서 어쩔 줄 모르고, 또 땅을 치며 슬퍼한다. 그러니 건강하게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고 방심하며 지내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 역시 평정을 흐트러뜨리는 원인이 된다. 접시 물에 코 박고 죽는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마음을 비우고 평정을 유지하되 늘 각성된 자세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백 가지 약을 써도 안 낫는 병이 나을 수도 있다. 건강은 진정 마음에 달려 있다.
출처:sc레이져학회의 전체메일을 받고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