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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초일명삼매경 하권
9. 보살이 하는 일
[뛰어난 공양]
그때 성(城) 안에 해법도(解法度)라고 하는 큰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전세(前世)에 수없는 백천의 부처님께 공양하여 일궈놓은 덕의 근본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모든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예배한 것도 한량없었다.
법담(法談)을 나누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다.
불기법인으로 지혜를 내면서 도무극과 방편으로 제도한 바는 헤아리거나 말할 수도 없이 많았다.
그가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께 와서 머리 숙여 예배한 뒤에 한쪽에 앉아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 공양하면 어떠한 공덕을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꽃을 받들어 부처님께 뿌리면 태어날 적마다 단정하게 생기고 의복과 음식이 저절로 있으며,
향을 사르러 향기를 풍기면 몸이 향기로우면서 깨끗하고 이름과 덕이 멀리까지 퍼지며,
등불을 켠 이는 천안(天眼)이 밝고 슬기로워 어두운 데에 처하지 않고,
당기나 번기를 보시하면 있는 곳마다 풍요롭고 즐거우며 재보(財寶)가 한이 없으며,
비단 일산을 받쳐 드리는 이는 집을 얻게 되어 보호를 받아 드러나지 않는다.
음악과 창기(倡伎)로 부처님과 탑사(塔寺)를 즐겁게 하고 나아가 온갖 것을 즐겁게 하면 천이(天耳)를 얻어서 두루 꿰뚫어 들으며,
신발이나 탈것을 보시하면 가벼이 뛰어오르며 날 수 있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향하면 전생의 일을 알게 되며, 중생을 인자하게 살펴보면 온갖 마음을 알고,
법으로써 베풀어 주면 모든 번뇌가 다하게 되느니라.
음식으로 베풀어 주면 언제나 법회를 만난다.
의복으로써 베풀어 주면 32상과 80종호를 얻게 되니,
내가 멸도한 뒤에 그 어떤 이가 형상과 사리에 공양하면 공덕도 역시 이와 같아서,
점차 법에 수순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무위의 도를 건너게 되느니라.”
해법(解法) 장자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정녕 공양에는 이 꽃ㆍ향ㆍ번기ㆍ일산ㆍ기악(伎樂)ㆍ신ㆍ탈것ㆍ음식과 의복보다 뛰어난 것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느니라.”
또 물었다.
“어떤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뜻을 일으켜 온갖 중생의 처음으로부터 마지막까지의 우환(憂患)을 가엾이 여겨 제도하려 하며, 대자대비로 생사(生死)의 세계를 싫어하지 않고,
모든 총지(總持)와 3장(藏)의 상자[篋]와 아주 오묘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끝없는 지혜를 구하여 평등하게 3도(塗)를 없애고 삼보로써 인도하느니라.
공ㆍ무상ㆍ무원을 분별하면서 3탈문을 초월하고 세 가지 통달한 지혜[三達智]를 얻으며,
사람의 근본은 본래 처소가 없고 인연으로써 생긴다고 보며,
온갖 법도 또한 가고 오는 것이 없고 6정(情)도 자연 그대로여서 마치 물 위의 거품과 같다고 관하며,
4제(諦)에 진리가 없는 것은 마치 아지랑이와 같고 본래부터 없는 것이 곧 진리라는 것을 분명히 아느니라.
자(慈)ㆍ비(悲)ㆍ희(喜)ㆍ호(護)와 보시를 법으로 여겨 중생을 사랑하고 많은 이들에게 권하고 이롭게 하면서 평등하게 온갖 중생을 이롭게 하며,
여섯 가지의 도무극과 선권방편으로 수순하면서 교화하되 생사를 미워하지 않느니라.
또 마치 나는 새가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과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워하는 것이 꽃과 열매와 동산과 흐르는 샘과 암자와 같이 하면서 큰 성인의 진실하고 묘한 바다를 어기지 않느니라.
네 악마를 두려워하지 않고 뭇 삿된 62견을 항복시키며, 96경의 미혹을 교화하고 성문이나 연각의 행을 버리며,
무아(無我)ㆍ무인(無人)ㆍ무수(無壽)ㆍ무명(無明)을 알아 바르고 참되며 위없는 대도(大道)를 좇아 수행하는 것이니,
이 공양이야말로 가장 뛰어나느니라.
스스로 자기의 몸은 마치 허깨비와 같을 뿐이라고 관하고 12인연은 실마리가 없는 줄 분명히 아느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본래는 어리석음[癡]이 없었으나 연이 응하여 일어났기 때문이니라.
어리석음으로부터 행(行)에 이르고, 행으로부터 식(識)에 이르며,
식으로부터 명색(名色)에 이르고, 명색으로부터 6입(入)에 이르며,
6입으로부터 습(習)에 이르고, 습으로부터 통(痛)에 이르며,
통으로부터 애(愛)에 이르고, 애로부터 취(取)에 이르며,
취로부터 유(有)에 이르고, 유로부터 생(生)에 이르며,
생으로부터 사(死)에 이르고, 사로부터 우(憂)ㆍ척(戚)ㆍ비(悲)ㆍ감(感)에 이르되 뜻[意]이 번거롭게 할 수는 없느니라.
본래부터 없음을 분명히 알면 오히려 치(癡)조차 없거늘, 어찌 행ㆍ식ㆍ명색ㆍ육입ㆍ습ㆍ통ㆍ애ㆍ취ㆍ유ㆍ생ㆍ노사(老死)ㆍ우비(憂悲)의 괴로움이 있겠느냐?
영원히 없는 것이니라.
모든 연(緣)이 모두 제거되면 삼계에 머무르지 않고 열반도 좋아하지 않으며,
대도(大道)라는 생각[念]도 없고 작은 도라는 생각[小道想]도 없으며,
나고 늙고 죽는 데에 노니는 것이, 마치 해와 달이 나오지도 않고 들어가지 않는데도 세간 사람에게는 나오는 것이 있고 들어가는 것이 있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도 그와 같이 온갖 중생을 교화하면서 삼계에 나타내 보이되 3승의 가르침을 나타내어 곧 멸도(滅度)를 나타내면서 온갖 사람에게 모든 생멸을 보이지만,
보살의 법에서는 생멸이 없는 것이니,
이 공양이야말로 가장 뛰어나고 가장 존귀하고 으뜸이요 끝도 없고 밑도 없는 공양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10만의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냈으며, 해법 장자와 그 권속들은 모두 불퇴전과 불기법인을 이루었다.
[고른 것과 보배]
이때 조의(調意)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고르다[調]고 하고 무엇을 보배[寶]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설령 어떤 이가 욕설을 퍼붓고 회초리로 때리며 저주를 퍼붓는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고,
헐뜯고 욕되게 하고 오만하고 업신여기고 천히 여긴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으며,
또는 칭찬하고 공경하고 공덕을 널리 드날린다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느니라.
설령 하늘의 복이나 전륜왕의 뛰어난 성왕의 지위나 애욕의 즐거움으로써 그에게 권하고 보인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으며,
가령 지옥ㆍ아귀ㆍ축생의 재앙과 괴이함으로써 두렵게 하고 핍박한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느니라.
목숨이 비상(非常)ㆍ고(苦)ㆍ공(空)ㆍ비신(非身)인 줄 알면서 그것으로써 보이고 위로한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으며,
또는 성문이나 연각의 법으로써 권유하고 나아가게 한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고,
보살의 공하여 없는 지혜와 대승으로 그를 교화한다 하여도 마음에 달라짐이 없으면, 이것을 바로 고르다[調]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배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마음을 내어 온갖 중생을 제도하려 하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부처님을 존경하면서 외도(外道)를 따르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경 (經)을 이해하고 가르침을 따르면서 큰 교화에 거스르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뭇 스님과 성인 대중에게 겸손하면서 공경하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온갖 것을 보시하되 아끼거나 바라는 바가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계율을 받들고 금제(禁制)를 따르면서 보살의 서원을 세우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인욕(忍辱)의 힘으로 뜻을 조복하여 산란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정진으로 힘쓰면서 도를 닦고 근본에 힘쓰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한마음으로 선정을 행하고 바르면서 삿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지혜가 깊고 미묘하면서 6쇠에 떨어지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선권방편으로 각각 그 처소를 얻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인자한 마음이 넓으면서 뜻함이 넓어 좁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언제나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품고서 위액(危厄)을 불쌍히 여기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편안하고 온화하면서 기뻐하게 하되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온갖 것을 옹호하면서 구제해 주지 않음이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법으로써 베풀어 주되 도(道)로써 하지도 않고 속(俗)으로 하지도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중생을 어루만져 기르면서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바가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힘써 보존하고 길이 이롭게 하면서 손실되게 하는 바가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온갖 것에 대해 평등하게 이롭게 하여 치우치거나 사악한 뜻이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언제나 겸허하면서 마음을 비워 일찍이 오만하거나 방자한 일이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설령 어떤 이가 욕설을 한다 해도 한(恨)을 맺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혹 매로 때린다 해도 본래 몸은 없는 것이라고 헤아리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설사 화를 내며 해친다 해도 어질고 측은히 여겨 보답하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업신여긴다 해도 그의 악(惡)을 기억하지 않게 되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본래 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나를 헤아리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온갖 괴로움을 알면서 방일함을 좋아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물건은 나의 소유가 아니므로 물질에 현혹됨이 없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성문의 행을 버리면서 연각이 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신통 변화를 숭상하여 닦아 다섯 가지로부터 여섯 가지에 이르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예순두 가지를 버리고 삿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열반에 안주하지 않고 생사에도 위태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언제나 큰 법으로써 아직 듣지 못한 이를 깨우쳐 교화하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며,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법의 다리[法橋]를 나타내어 보이면서 모든 재액으로부터 구제하여 주면 이것이 바로 보배요,
삼계가 공이요 온갖 것이 본래 그대로인 줄 이해하면 이것이 바로 보배이니라.”
[청정한 행]
연화정(蓮華淨)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청정한 행에 이르게 된다 하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애욕에 더러워지지 않으면 이것을 곧 청정이라 하고,
마음이 언제나 깨끗하면서 성내는 독[恚毒]을 따르지 않으면 이것이 곧 청정이며,
삼계의 티끌에 물들거나 막히지 않으면 이것이 곧 청정이요,
멸도(滅度)를 요행으로 여기지 않고 생사를 무시하지 않으면 이것이 곧 청정이요,
처음과 마지막을 헤아리지 않으면서 무위(無爲)에 나고 들고 하면 이것이 곧 청정이요,
언제나 대자(大慈)를 행하면서 대애(大哀)를 버리지 않으면 이것이 곧 청정이요,
대도(大道)라는 생각이 없고 소도(小道)를 구함도 없으면 이것이 곧 청정한 것이니라.”
[광명을 널리 비추는 것]
광영(光英)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떠한 인연으로 보살은 광명이 널리 비춘다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탑과 절에 등불을 켜고 학문(學問)과 지혜를 널리 모으되 만족함이 없으며,
도의 밝음[道明]을 드러내 주면서 참과 거짓을 통달하게 하고 성전(聖典)의 12부경(部經)을 좇아 익히게 하며,
모든 유의 바다[有海]인 12인연을 제도하고 언제나 대승에 뜻을 두면서 뭇 사람들의 우환을 없애고 미묘한 지혜에 이르면,
이것을 바로 보살이 광명을 널리 비춘다 하느니라.”
[속박을 해탈하는 것]
해박(解縛)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떠한 연유로 보살은 온갖 속박을 해탈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처소가 공한 줄 분명히 알아 과거ㆍ미래ㆍ현재에 대하여 생각이나 집착하는 바가 없으면 3구(垢)가 곧 제거되고,
색이 공한 줄 분별하면서 통(痛)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역시 그와 같아 온갖 것은 본래 없는 것이라 집착하지도 않고 끊지도 않으며,
하나도 구할 바가 없는지라 역시 버리는 바도 없으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온갖 속박을 해탈하는 것이니라.”
[보배와 돌]
보사(寶事)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으로써 보배를 삼으며 무엇으로써 돌[石]을 삼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불(佛)ㆍ법(法)ㆍ중(衆)에 귀의하고 그릇된 법에는 귀의하지 않으며,
모든 96경(經)을 버리고 성문이나 연각을 원하지 않으면서 언제나 대도(大道)에 뜻을 두며, 대자대비로 중생의 5도의 미혹을 구제하는 이것이 바로 보배가 되는 것이며,
12인연에 잘못 헷갈리고 큰 법의 공하여 없는 지혜를 알지 못하면 이것은 바로 돌이 되는 것이니라.”
[은혜를 베푸는 것]
은시(恩施)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중생에게 은혜를 베푼다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뜻을 내지 못한 이로 하여금 모두 발심하게 하고,
물러나는 이로 하여금 물러나지 않게 하며, 모든 생기는 것에서는 생기는 바가 없게 하고,
아직 완전히 갖추지 못한 이로 하여금 일생보처에 이르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온갖 중생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것이니라.”
[하늘을 교화하는 것]
제천(帝天)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모든 하늘을 능히 교화한다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계(欲界)에 있으면서 욕심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것은 마치 사람이 꿈에 청정한 행을 보이는 것과 같고,
색계(色界)에 있을 때는 그들을 위하여 크게 인자한 보살의 행을 나타내며,
무색계(無色界)에 있을 때는 그들을 위하여 깊고 묘한 법을 나타내되 의지하거나 기대는 바가 없으니,
욕계에 의뢰하지도 않고 색계에 의뢰하지도 않고 무색계에 의뢰하지도 않으며,
소승에 의지하지도 않고 대승에도 의지하지도 않느니라.
이것이 바로 보살이 모든 하늘들을 능히 교화한다 하느니라.”
수천(水天)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청정함을 아는 것]
“무엇을 보살이 본래 청정함을 안다 하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온갖 법은 요술과 같고 변화와 같아서, 일체 법은 본래부터 없다고 분명히 아는 것은, 마치 물의 근원은 본래 처음에 청정하여 더럽거나 흐림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물이 마침 일정하게 머물러 있으면 청정하여 그대로이기 때문이니,
본래부터 없음을 알면 곧 법신(法身)을 체득하느니라.”
[모든 중생을 인도한다는 것]
대도사(大導師)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인도한다 하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간탐(慳貪)한 이를 보면 인도하여 보시하게 하고,
방일(放逸)한 이면 인도하여 계율을 지키게 하며,
성을 내는 이면 인도하여 인욕하게 하고,
게으른 이면 인도하여 정진하게 하며,
뜻이 산란한 이면 인도하여 한마음이 되게 하고,
어리석고 어두운 이면 인도하여 지혜롭게 하며,
그에게 도의 마음이 없으면 그를 대승으로 인도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로 보살이 온갖 중생을 위하여 인도한다 하느니라.”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
용시(龍施)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보살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하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은 세간에 있는 바는 무상ㆍ고ㆍ공ㆍ비신이요,
나에게는 본래 몸이 있지 않고 몸은 나의 소유가 아니며,
온갖 것은 그림자가 형상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것과 같다고 관하는 것이니,
생사도 그와 같이 마음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온갖 것이 공인 줄 알면 모두가 할 바도 없고,
나는 자연이며 내가 자연이므로 생사도 자연이요,
생사가 자연이므로 열반도 자연이며,
열반이 자연이므로 대도(大道)도 자연인 것이니라.
이것을 바로 보살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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