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성지순례 출발하는 날
부지런한 제미노형제님 새벽 미사 다녀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테클라자매님은 객이 유숙하고 있으니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우리는 함께 맛난 식사를 하고 가방을 챙겨
만나기로 정해진 시간에 약속장소에 가는데 대절버스가 도착했다.
먼저 타고 온 순례 동행할 형제자매님들과 반가운 인사 나누고
조금 더 가서 시몬형제님과 베로니카님 부부와 합류,
맑은 날씨 속에 기분 좋은 출발을 하여
10시 반쯤 공항에 내려 청사 안으로 진입하니
여행사측 인솔자인 김진호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님이 기다리고 있어
인사 나누고 연이어 이번에 순례할 분들이 도착, 가볍게 인사하고
탑승 티켓을 받고 나서 큰 가방들을 수화물 처리,
출국심사대를 통과한 후 탑승출구 근처에서
일행 23명이 모두 모여 본당과 이름 등을 소개하며 인사 나누고
좋은 순례의 출발을 이회진 빈첸시오 신부님의 강복으로 시작하였다.
<인천 공항, 출발 전에 함께 모인 우리 일행>
오후 2시 출발 예정이었는데
15분 지연 안내방송이 나와서 늦게 탑승했는데
계속 출발을 못하여 무슨 일인가 했더니
중국 상공에 비행기 혼잡상황이라서
관제탑의 허락 사인이 안 떨어져 대기 중이라고 했다.
3시 20분에 이륙하기 시작, 드뎌 출발이구나!
하늘을 향해 고도를 높이며
비행기가 창공으로 뜨는 시점에 바라보는
지상의 풍경은 참 아름답다고 느껴지곤 한다.
영종도 섬에 위치한 공항에서 지상을 차고 오르면서
해안선의 곡선과 멀리 그 해안선에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라고 하면 과하다 할 것인가?
비행기 좌석은 왼쪽인데 맨 뒤에서 두 번째 창가 자리였다.
묵주 기도를 드린 후 오디오에서 잡식성 음악 취향에 맞춰
클래식, 팝, 가요를 들으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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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구름밭 위에서 햇살을 가득 받으며 거침없이 날아갔다.
고도 거의 천 미터, 시속 840킬로
그 이상으로 창공을 가르고 있었지만
조용함을 유지하는 기체가 신기했다.
바람과 실구름이 줄을 지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이 속도를 느끼게 했다.
그럭저럭 4시간을 날아갔으니 한국시간 저녁 7시 넘은 시간인데
비행기 창밖 풍경은 어둠이 아니고 노을이 물든 해질녘 색깔이다.
구름 모습이 드넓게 일궈 놓은 긴 밭이랑 같기도 하고
어느 지점에서는 양털 뭉치를 고르게 펼쳐 놓은 듯하고
산이며 바다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구간을 지나기도 했다.
저 멀리 다른 비행기가 연소된 연료로 비행운을 남기며 지나가는데
마치 파도를 가르며 바다를 항해하는 배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디또리움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시가지>
비행 10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그레한 황혼의 연속은 백야를 연상케 했다.
12시간을 해가 기울어가는 서쪽을 향해 날아가니
첫 기착지 프랑스 빠리 도착 오후 7시쯤이었는데
완전한 어둠이 아니었다.
빠리에서 입국 수속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 행으로
환승하기 위해 드 골 공항 안에서 한참을 걸어갔다.
빠리 현지 시간으로 8시 50분 Air France를 타고
2시간 만에 마드리드 도착.
너무나 간단하게 아무 수속 없이 공항을 빠져 나와서 바로 짐을 찾고
현지 가이드 빠블로를 만나서 인사,
그리고 전용버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차를 타고
첫 번째 호텔 오디또리움에 도착,
설명 듣고 열쇠 받고 객실에 들어오니 거의 자정 가까운 시간.
그러니까 비행기 안에서 머문 시간이 15시간 이상 족히 된 셈이다.
하루 왼종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아온 것.
무사한 도착에 주님과 성모님께 감사드리고
짐 챙겨 놓고 간단하게 세안한 후 취침에 들었다.
<마드리드, 오디또리움 호텔>
첫댓글 우와!
반갑습니다~~
젤뚜르다 자매님이 여행기를 재미있게 올리시니 부담이 주네요.
저는 이런 저런 일로 움직이다 보니 이제 가물가물하네요...하하...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나머지 글이 기대됩니다 ㅎ ㅎ
다른 글도 올려주시고 철산동 신자분들도 초대해주세요
모두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