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
4. 계와 서원, 경전의 공덕, 거사의 참회하는 법
[당부의 말씀]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6근(根)을 참회하고 보현보살을 관찰하는 법을 가져, 널리 시방의 모든 하늘과 세간과 인간을 위하여 분별하고 연설하라.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로서 방등 경전을 지니고 외우고 해설하려는 이가 있거든, 마땅히 고요한 곳이거나 무덤 사이에서나 나무 밑에서나 아란야(阿練若)에서 방등을 외우고 대승을 생각할지니라.
생각하는 힘이 강한 까닭에 내 몸과 다보불탑(多寶佛塔)과 시방에 몸을 나누신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과 보현보살과 문수사리보살과 약왕(藥王)보살과 약상(藥上)보살을 보리라.
법을 공경하는 까닭에 여러 가지 묘한 꽃을 가지고 공중에 서서 법을 행하거나 지니는 이를 찬탄하고 공경하시리니,
다만 대승 방등경을 외우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ㆍ보살이 밤낮으로 이 법을 지니는 자에게 공양하시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와 현겁(賢劫)의 모든 보살과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대승의 진실한 뜻을 생각한 까닭에 백천만억 겁 아승기 수효의 나고 죽는 죄를 제거하였느니라.
이 뛰어나고 미묘한 참회법에 인한 까닭에 이제 시방에서 각각 부처를 이루셨느니라.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이루고자 하거나 시방의 부처님과 보현보살을 눈앞에 보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깨끗하게 목욕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뭇 이름난 향을 사르고 고요한 곳에서 대승경전을 외우고 대승의 뜻을 생각할지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바른 관과 삿된 관, 보살계]
“만일 어떤 중생이 보현보살을 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관을 닦을지니,
이러한 관을 닦는 이를 ‘바른 관[正觀]’이라 하고,
다르게 관하는 이를 ‘삿된 관[邪觀]’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부처님의 모든 제자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수순하여 참회법을 행하는 사람은 보현행(普賢行)을 행하는 사람임을 알지니라.
보현행을 행하는 사람은 나쁜 모습과 나쁜 업보를 보지 않게 되리라.
만일 어떤 중생이 밤낮으로 여섯 때에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대승경전을 생각하고 제일의(第一義)의 매우 깊고 공한 법을 생각하면, 손가락 튀기는 사이에 백만억 아승기겁의 나고 죽는 죄를 제거하리라.
이 행을 행하는 이는 참으로 불자(佛子)이니,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나왔느니라.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이 그에게 화상(和上)이 되리니, 이를 구족히 보살계(菩薩戒)를 지니는 이라 하느니라.
갈마(羯磨)를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성취하여 온갖 인간과 천상의 공양을 받으리라.
그때에 행자가 보살계를 구족히 하고자 하면 마땅히 합장하고 한가한 곳에서 두루 시방의 부처님께 예배하고 모든 죄를 참회할지니라.
[서원과 무거운 법]
스스로가 자기의 허물을 말한 뒤에 고요한 곳에서 시방의 부처님께 말하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항상 세간에 머무시건만 저희들은 업장 때문에 방등을 믿으면서도 부처님을 분명히 뵈옵지 못합니다.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오니, 바라옵건대 석가모니 정변지ㆍ세존께서는 화상이 되어 주시고,
큰 지혜를 갖추신 문수사리께서는 지혜로써 저에게 청정한 모든 보살법을 주시고,
수승하고 크신 자비의 해이신 미륵보살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제가 보살법 받는 일을 허락하여 주시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증명이 되어 주시고,
모든 대보살들은 각각 이름에 맞는 뛰어난 대사(大士)로서 중생을 보호하시나니,
저희들을 돕고 보호하옵소서. 오늘 방등 경전을 받아 지니옵고 목숨을 잃거나 나아가 지옥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지라도, 마침내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헐거나 비방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인연과 공덕의 힘으로 이제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저에게 화상이 되시고,
문수사리께서는 저에게 아사리(阿闍梨)가 되시고,
당래(當來)의 미륵보살께서는 저에게 법을 주시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저를 증명하시고,
덕이 높은 모든 보살은 저의 벗[伴]이 되어 주옵소서.
제가 이제 대승경전의 매우 깊고 미묘한 뜻에 의하여 부처님께 귀의하며,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이렇게 세 번 말하여 3보에 귀의한 뒤에는 스스로가 맹세하고 여섯 가지 무거운 법[六重法]을 지닐지니라.
여섯 가지 법을 받고는 다시 부지런히 걸림 없는 범행(梵行)을 닦고, 널리 건지려는 마음을 내어 여덟 가지 무거운 법[八重法]을 받을지니라.
이러한 서원을 세우고는 비고 한가한 곳에서 여러 가지 이름 있는 향을 태우거나 꽃을 흩어 온갖 부처님과 대승 방등법에 공양하면서 말하되,
‘제가 오늘 보리심을 내었사오니, 이 공덕으로 널리 일체를 제도하여지이다’ 할지니라.
이렇게 말하고 다시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에게 정례하고 방등의 뜻을 생각하되 하루 내지 삼칠일 동안 할지니라.
[대승경전의 공덕]
집을 떠난 사람이나 집에 있는 사람이 화상을 구하지 않고, 여러 스님들을 쓰지 않고, 갈마를 여쭈지 않아도,
대승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힘 때문에, 보현보살이 일으키기를 권하는 행 때문에, 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의 안목(眼目)이 되느니라.
이 법으로 인하여 자연히 5분법신(分法身)을 성취하나니,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이니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이 법에서 나셔서 대승경전에서 기별(記別)을 얻게 되시니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들이여, 만일 성문이 3귀계(歸戒)ㆍ5계ㆍ8계ㆍ비구계ㆍ비구니계ㆍ사미계(沙彌戒)ㆍ사미니계(沙彌尼戒)ㆍ식차마니계(式叉摩尼戒) 및 모든 위의를 파괴하였거나,
어리석어 착하지 못하고 나쁜 삿된 마음 때문에 모든 계행과 위의법(威儀法)을 범하였을지라도,
만일 소멸하여 허물이 없게 하고자 하거나, 다시 비구가 되어 사문의 법을 구족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방등 경전을 닦고 읽고 으뜸가는 진리의 매우 깊은 공의 법[空法]을 생각하여, 이 공의 지혜와 마음이 서로 응하게 할지니라.
분명히 알아라. 이 사람은 생각생각에 온갖 죄의 때가 영원히 다하여 남음 없으리니, 이것을 사문의 법식(法式)을 구족하며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 하나니, 마땅히 인간과 천상의 온갖 공양을 받으리라.
[거사의 참회하는 법]
만일 우바새가 모든 위의를 범하여 착하지 못한 일을 지었다면,
착하지 못한 일이란 이른바 불법의 허물과 나쁜 것을 말하며,
4부 대중이 범한 나쁜 일을 말하며,
도적질과 음행을 하되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니,
만일 참회하여 모든 죄를 멸하려 하는 이는 반드시 부지런히 방등 경전을 독송하고 으뜸가는 진리를 생각할지니라.
만일 왕과 대신과 바라문과 거사(居士)와 장자와 재상과, 이러한 모든 사람들이 탐내기를 그치지 않아 5역죄(逆罪)를 짓고, 방등 경전을 비방하여 열 가지 나쁜 업[十惡業]을 구족하면 이러한 큰 죄악의 과보는 마땅히 나쁜 갈래[惡道]에 떨어짐이 폭우보다 지나쳐서 반드시 아비(阿鼻)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일 이 업장을 소멸하고자 할진대 마땅히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모든 죄를 뉘우칠지니라.
어떤 것이 찰제리[刹利] 거사의 참회하는 법인가?
참회하는 법은 다만 마음을 바르게 하고 3보를 비방하지 않으며,
집 떠나는 이를 막지 않고, 범행 닦는 사람에게 장애를 주지 않고, 마땅히 마음을 모아 6념법(念法)을 닦으며,
또는 대승법 지니는 사람을 공경 공양하되 예배할 것까지는 없으나 마땅히 매우 깊은 경법과 제일의공(第一義空)을 생각할지니라.
이러한 법을 생각하는 이를 찰제리 거사의 첫 번째의 참회를 닦는다 하느니라.
두 번째 참회란 부모를 효성으로 봉양하고 스승과 어른께 공경하면, 이를 두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다 하느니라.
세 번째 참회란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어 백성을 삿되고 그르치지 않게 하면, 이를 세 번째의 참회를 닦는다 하느니라.
네 번째 참회란 여섯 재일(齋日)에 경계 안에 힘이 미치는 곳에 명령을 내려 죽이지 않는 계를 행하게 할지니, 이러한 법을 닦으면 이것이 네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다 하느니라.
다섯 번째 참회란 다만 인과를 깊이 믿고 하나의 실다운 도를 믿으며 부처님은 멸하지 않는 줄 알면, 이것이 다섯 번째의 참회법을 닦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이가 이러한 참회의 법을 닦으면 이 사람은 참회의 옷을 입고 모든 부처님의 보호하심을 받아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리니 마땅히 알지니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십천(十千)의 천자는 법의 눈이 청정해졌으며, 미륵보살 등 모든 큰 보살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