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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견율비바사 제4권[2]
[계율 밖의 서문]
이는 게송의 이치인데, 이제 계율 밖의 서문을 연설하겠습니다.
[‘그때’의 뜻]
‘그때[爾時]’라 함은 처음이라는 뜻으로 한 가지만이 아니고 나는 이제 비니의 이치를 연설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계율 중에서 ‘그때 부처님은 비란야에 머무르셨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이라는 뜻은 그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청하여 계율을 정한 것이고, 이때 부처님은 비란야에 머무르셨습니다.
그때라 함은 발기(發起)라는 뜻이요, 이때라 함은 곧 그 사건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율문에서 말씀한 것과 같기 때문이니, 그때 수제나(須提那)가 옛날의 아내와 부정(不淨)을 지었기 때문에 이때 부처님은 수제나를 인하여 성문의 계율을 맺으셨습니다.
이것이 처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때 단니타(檀尼咤) 비구가 왕의 재목을 훔쳤으므로 이때 부처님은 왕사성에서 계율을 맺었다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그때라 함은 또한 발기라는 뜻이요, 또한 원인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 바가바(婆伽婆)란 뒤에 해설하겠습니다.
[여래가 머무르고 설법하신 까닭]
‘머무름[住]’이란 가고 서고 앉고 누움입니다.
비란야란 나라의 이름이요, ‘나린라(那隣羅)’란 야차의 이름이니, 야차귀가 이 나무에 의지하기 때문에 이름한 것입니다.
‘빈주만타라(賓洲曼陀羅)’란 연목(練木) 나무입니다.
‘나무 아래’란 한낮에 그늘에 덮이게 되는 곳이 그곳이며, 또는 바람이 없는 때에 낙엽이 떨어지는 땅이 그것입니다.”
물었다.
“여래는 무엇 때문에 이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습니까?”
대답하였다.
“이 나무는 울창하여 숲 속에서 으뜸이었고, 성에서 멀지 않아 왕래하기에 편하기 때문입니다.”
물었다.
“‘여래는 비란야에 머무르셨다’고 하시고, 다시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다’고 하시니, 여래는 두 개의 처소에서 머무르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대답하였다.
“그런 힐문은 하지 마시오. 비란야는 왕래하신 곳이요. 나무 아래는 머무르신 곳입니다.”
“우파리는 무엇 때문에 비란야에서 연설하였습니까?”
“속인들을 가엾이 여겼기 때문입니다.”
“무엇 때문에 나무 아래에 머무르셨습니까?”
“제자들에게 출가의 법을 따르고 탐욕을 없애려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라에 의지하여 가까이 하셨습니까?”
“4대(大)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설법 때문이고, 뒤 글귀는 여래가 고요함에 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자비에 이끌린 것이고, 뒤 글귀는 괴로움에서 즐거움에 드시기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때문이고, 뒤 글귀는 스스로 몸을 안락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법을 보시하여 중생들에게 주시기 때문이고, 뒤 글귀는 스스로 거룩한 이익의 만족을 다스리기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중생들에게 다리가 되기 때문이고, 뒤 글귀는 하늘 사람들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중생들과 같이 하기 때문이고, 뒤 글귀는 중생들과 같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 글귀는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삼계에 홀로 높아 중생들은 부처님으로 말미암아 큰 안락을 얻으니 이것을 첫째라고 하고, 뒤 글귀는 부처님은 숲 속에 앉아 계시면서 나무 아래를 즐기시는 까닭입니다.”
법사가 말하였다.
“이 이치는 아주 넓으므로 나는 이제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큰 비구승과 함께 계셨다’에서 ‘큰[大]’이란 작은 것으로 인하여 큰 것이 있기 때문이니 비구승의 공덕이 아주 크기 때문에 크다고 합니다.
또 크다는 뜻이 있으니, 가장 작다하여도 수다원의 도를 얻기 때문입니다.
또 크다는 뜻이 있으니, 5백 대중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승(僧)’이란 계율을 같이하고, 견해를 같이하고, 지혜를 같이하고, 대중을 같이하는 것이 승입니다. ‘함께 계셨다[俱]’란 한군데에 같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5백의 비구’란 5백의 수(數)요, ‘비란야 바라문’이란 비란야국에서 태어났으므로 나라를 인하여 이름 지었습니다.
‘바라문’이란 정행(淨行)이요, 또 바라(婆羅)란 외도의 베다[圍陀書]를 아는 것이며, 문(門)이란 들음[聞]입니다.
불경에서 말한 바라문이란 번뇌를 없애는 것이요,
문이란 들음[聽]이니, 소리가 귀를 통함이요, 남의 말로 말미암아 그 때문에 법을 아는 것입니다.
‘사문(沙門) 구담(瞿曇)’에서 사문이란 나쁜 법을 없앰이요, 구담이란 바라문이 성바지로써 (부처님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석가 종자(種子)’의 석가 종(種)이란 큰 성바지를 가리킴이요, 석가 종족을 떠나서 출가함이란 이는 발심해서 믿고 즐기어 출가하였음을 연설함이니, 혹은 빚으로 출가함도 있고, 혹은 나라를 잃어 출가함도 있고, 혹은 가난하여 출가함도 있고, 혹은 왕의 사역을 피하여 출가함도 있겠으나 여래는 이와 같은 출가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좋은 명문(名聞)’의 이와 같다함은 글귀를 보탠 것이요, 좋음이란 여러 가지 착함이 한데 모인 것이요, 다시 맨 위인 것을 말합니다.
명문이란 찬탄으로 받아진 이름이요, 또한 남들에게 알려 짐을 말합니다.
[비가]
‘바가(婆伽)’란 바로 처음의 여래 10호(號)로서 중생들에게 부처님을 마음으로 믿게 함이니, 그러므로 법사는 여래의 공덕을 연출하는 것입니다.
[아라한]
‘아라(阿羅)’라 함은 삼계의 수레바퀴살이요, ‘한(漢)’이란 삼계의 수레바퀴살을 쳐서 부숨이니, 그러므로 여래는 삼계의 수레바퀴 살을 쳐부수기 때문에 아라한이라 합니다.
또 아라한은 도둑을 죽임[殺賊]이니, 그러므로 여래는 번뇌의 도둑을 죽이기 때문에 아라한이라 합니다.
또 아라는 일체의 악한 업이요, 한은 멀리 머무름[遠住]이니, 삼계를 수레로 삼고,
무명(無明)ㆍ애(愛)가 행(行)에 반연한 것을 바퀴살로 삼으며,
노사(老死)를 바퀴테로 삼고, 수(受)와 생(生)을 바퀴통으로 삼으며,
모든 번뇌를 굴대로 삼아 끝이 없는 세계를 빙빙 돌며 머무르지 않으므로,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서 계율을 평지로 삼고, 정진을 발로 삼고, 지극한 마음을 손으로 삼고, 지혜를 도끼로 삼아 삼계의 수레 바퀴살을 찍어 끊으신다고 합니다.
[업과 무명]
또 끝이 없는 세계를 수레로 삼고, 무명을 바퀴통으로 삼고, 노사를 바퀴테로 삼고, 열 가지 악(惡)을 바퀴살로 삼는다고 하니, 왜냐하면 괴로움의 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욕계(欲界)에 태어나면 무명으로 인하여 세 가지 업을 짓고,
만약 색계(色界)에 나면 색계의 업을 짓고,
만약 무색계(無色界)에 나면 무색계의 업을 짓습니다.
욕계 중에서 무명을 만연하기 때문에 식(識)을 받고 색계 중에서도 그러하며, 무색계 중에서는 무명이 반연합니다.
또 욕계 중에 명색(名色)과 욕계 중의 6입(入)은 무명을 반연하고,
욕계 중의 명색과 색계 중의 3입(入)은 무색계 중의 무명에 반연되고,
색계 중의 1입(入)은 욕계 중의 6입에 반연되고,
욕계 중의 6촉(觸)은 색계 중의 3입에 반연되고,
색계 중의 3촉(觸)은 무색계 중의 1입에 반연되고,
무색계 중의 1수(受)는 욕계 중의 6촉에 반연되고,
욕계의 6락(樂)은 색계 중의 3촉에 반연되고,
색계 중의 3락(樂)은 무색계 중의 1촉(觸)에 반연되고,
무색계 중의 1락(樂)은 욕계 중의 6락에 반연되고,
욕계의 6락은 6애(愛)를 내어서 색계 중의 3락에 반연되고,
색계 중의 3애(愛)는 무색계 중의 1락에 반연되고,
무색계 중의 1애(愛)는 곳곳의 애(愛)에 반연되어 생(生) 중에서 나니,
만약 사람이 5욕(欲) 중에 ‘나는 욕락을 행하고 싶다’고 하면, 스스로 욕락을 받기 때문이다.
몸과 입과 뜻이 착하지 못한 행이 완전히 갖추면 지옥에 들어가며, 지옥 중에서 업으로 인하여 그 때문에 태어남을 받고 남을 받으니, 이것이 업으로 남입니다.
업으로 인하여 5음(陰)이 생기고, 차례로 5음이 늙고, 늙음이 익어서 5음을 무너뜨리는 것을 죽음이라 합니다.
삼계 중에서 ‘나는 천상에서 욕락을 행하고 싶다’고 하여 착한 행을 일으켜 세우거나 혹은 인욕하면 착한 행으로 인하여 그 때문에 천상에 나게 되니, 이는 착한 업으로 인하여 다시 나는 것입니다.
어떤 한 사람이 ‘나는 범천의 안락을 받고자 한다’고 하면 낙수(樂受)로 네 가지 법을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마음입니다.
기억하여 이미 완전히 갖추면 범천에 나게 되며, 범천 중에 남이 업에 인하므로 이는 업으로 나는 것입니다.
또 어떤 한 사람이 ‘나는 무색계에 나고자 하며 나는 다음에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에 나리라’고 하여 한결같이 스스로 선정에 들어가 생각하면 곧 이곳에 나니, 이는 업으로 인하여 나게 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차례로 그대들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의 두 세상이 다 무명이 행을 반연하기 때문입니다.
[12연기법]
나는 이제 간략히 설명하지만 나머지는 그대들 스스로 자세히 연설하십시오.
무명은 행을 반연한 것이니, 이는 1품(品)이요,
6식(識)ㆍ명색ㆍ6입ㆍ6촉ㆍ6락은 1품이요,
애(愛)ㆍ취(取)ㆍ생(生)은 1품이요,
유(有)ㆍ노(老)ㆍ사(死)는 1품입니다.
앞의 품은 과거 세상이요, 중간 두품은 현재 세상이요, 뒤의 품인 노ㆍ사는 미래 세상입니다.
무명이 행 반연함을 취한 것은 잇달아 애(愛)와 수(受)를 얻어서 이는 서로가 떠날 수 없으니, 이 다섯 가지 법은 과거의 세상이요,
중품(中品)의 6입이 처음이 되고 이는 과보이지마는 만약 애와 수를 취하면 잇달아 무명을 얻어서 이 다섯 가지 법은 금생의 업으로서 나옴이요,
유ㆍ노ㆍ사의 일체 다섯 가지 법과 나머지 것은 6식이 처음이 되어 뒤로 죄다 들어가나니, 이는 미래의 세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만약 분별하여 연설하면 스물네 가지가 있나니,
행에 반연한 6식은 이 두 개의 중간에서 1품(品)이 되고,
수와 애는 두 중간에서 1품이 되고,
생(生)과 유(有)는 두 중간에서 1품이 되니,
합하여 3품과 4단(段)이 있습니다.
품(品)으로 말미암아 스무 가지의 본래 일어나는 인연이 나는 것입니다.
[실지]
여래는 이미 보시고[見], 살피시고[觀], 헤아리셨으니[度], 진실로 아시는 까닭이요, 진실로 아시기 때문에 실지(實知)라고 합니다.
‘본다[見]’란 무엇을 본다고 합니까?
보면 통달하기 때문에 본다고 합니다.
‘살핀다[觀]’란 무엇을 살핀다고 합니까?
두루 온갖 것을 알기 때문에 살핀다고 합니다.
아시고 살피시고 보시고 헤아림으로써 여래는 진실로 아신 뒤에 싫어하고 조심하는 생각[厭患想]을 내시면, 곧 여의는 마음을 내시어 제도 해탈을 얻고자 하여 먼저 삼계의 수레 바퀴살을 부수기 때문에 아라한이라 합니다.
또 나한은 응공(應供)이라 합니다.”
[응공]
물었다.
“무엇을 응공이라 합니까?”
“사람과 하늘의 공양을 받기 때문에 응공이라 합니다. 옛날 범왕이 있었는데, 보배의 크기가 수미산만한 것으로써 여래께 공양하였으니, 그러므로 응공이라 합니다.
그때 세간의 대왕인 병사(甁沙)왕과 구사라(拘沙羅)왕 등이 또 갖가지로 공양하였으니, 이것을 응공이라 합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염부리의 대왕은 아육이라 하는데, 다시 금전 96억으로써 8만 4천의 보배탑을 일으키고, 또 크게 여러 가지로 보시하였으니, 이것을 응공이라 합니다.
그 밖의 대중들로서 공양하는 이는 헤아리거나 셈할 수 없습니다.
또 ‘아라한(阿羅漢)’의 라한이란 덮어 감춤[覆藏]다는 뜻이고, 아란 없음이니, ‘덮어 감춤이 없다’고 이름합니다.
무엇을 덮어 감춤이 없다고 하는가?
비유컨대 세상 사람들은 죄를 지으면 한결같이 스스로 덮고 감추지만 여래는 그 같은 것은 영원히 없으므로 덮어 감춤이 없다고 합니다.
[삼막삼불타]
‘삼막삼불타(三藐三佛陀)’란 일체의 법을 잘 알기 때문에 삼막삼불타라고 합니다.
불타라 함은 법에서 알아야 할 것은 알고, 법에서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내어야 할 것은 내는 것을 불타라고 합니다.
또 불타에 다시 다른 뜻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지혜의 눈으로써 만약 고체(苦諦)ㆍ집체(集諦)ㆍ멸체(滅諦)ㆍ도체(道諦)를 보면 차례로 밝게 보니, 이것이 불타입니다.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과,
안식(眼識)ㆍ이식(耳識)ㆍ비식(鼻識)ㆍ설식(舌識)ㆍ신식(身識)[ㆍ의식(意識)]과,
안촉(眼觸)ㆍ이촉(耳觸)ㆍ비촉(鼻觸)ㆍ설촉(舌觸)ㆍ신촉(身觸)ㆍ의촉(意觸)과,
안기(眼記)ㆍ이기(耳記)ㆍ비기(鼻記)ㆍ설기(舌記)ㆍ신기(身記)ㆍ의기(意記)와,
안념(眼念)ㆍ이념(耳念)ㆍ비념(鼻念)ㆍ설념(舌念)ㆍ신념(身念)ㆍ의념(意念)과,
안애(眼愛)ㆍ이애(耳愛)ㆍ비애(鼻愛)ㆍ설애(舌愛)ㆍ신애(身愛)ㆍ애(意愛)와,
안사(眼思)ㆍ이사(耳思)ㆍ비사(鼻思)ㆍ설사(舌思)ㆍ신사(身思)ㆍ의사(意思)와,
5음과 10관법(觀法)과 10사(十思)와 10념(念)의 불룩하고 부풀은 것으로 관하는 것을 처음으로 하여 이와 같이 10단(段)이 있어 처음을 삼고,
32ㆍ12입(入)ㆍ18계(界)ㆍ욕생(欲生)을 처음으로 삼고,
4선(禪)을 처음으로 삼고, 사랑[慈]을 처음으로 삼으며,
다시 네 가지 무색 선정(無色禪定)이 있고,
네 가지 무색삼매(無色三昧)가 있으며,
12인연이 있어 거꾸로 노(老)ㆍ사(死)의 근심과 슬픔 나아가 무명을 관찰하고 차례대로 노ㆍ병ㆍ사의 고뇌를 관찰하여,
노와 병은 고제(苦諦)이고, 유(有)는 집제(集諦)이며, 두 가지에서 나오는 것을 멸제(滅諦)라고 하고, 소멸하는 방편을 아는 것을 도제(道諦)라고 합니다.
여래는 낱낱이 온갖 것을 잘 아시므로 삼막삼불타라고 합니다.
앎[知]이란 세 가지 앎[三知]이 있고 또 한 여덟 가지 앎[八知]이 있으니,
『삼계경(三界經)』에서 여덟 가지 앎이 있다고 연설하였으므로 그대들은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암라수경(菴羅樹經)』에서 삼매로 알고 신통으로 알고, 6통(通)까지 합하여 여덟 가지 앎이라고 하였습니다.
[명행족]
행족(行足)이란 혹은 6식을 덮어 감추고, 음식에 족한 줄 알고, 잠을 덜어 없애고, 일곱 가지 바른 법과 네 가지 선정이니, 이것은 15법(法)으로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여래는 법으로써 다니시므로 명행족(明行足)이라 합니다.
여래는 이 법으로 다니시어 열반에 이르시니, 이를 명행족이라 합니다.
여래만이 아니고 성문도 그러합니다. 여래는 행하시어 족한 줄을 아시기 때문에 명행족이라 합니다.
[대자비]
모양(相)을 아심으로써 여래는 일체의 지혜를 얻으시고, 행하심으로써 대자비(大慈悲)라고 합니다.
[선서]
일체 중생들이 괴로움만을 모은 줄 여래는 다 아십니다. 크게 자비하시기 때문에 중생들의 괴로움을 아시고 잘 말씀하셔서 괴로움을 버리고 즐거움에 나아가게 하시기 때문에 선서(善逝)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성문들은 선서(善逝)를 행하는 것이니, 선서는 나쁜 선서가 아닙니다.
또 가서 착한 곳에 이르는 것을 선서라고 합니다.
또 걸음이 평온하고 바르며 위의가 두루 갖추어 결함이 없음을 또한 선서라고 합니다.
또 항상 머무름[常任]에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을 선서라고 합니다.
아라한의 도(道)로써도 미치지 못함을 선서라고 합니다.
정광불(錠光佛)로부터 수기로 받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어 안락을 얻게 하고, 나아가 보리수 아래의 착한 행이 그와 같았으므로 이를 선서(善逝)라고 합니다.
단견(斷見)도 좇지 않고 상견(常見)도 좇지 않으며, 몸은 고달픔과 괴로움을 여의고 단견ㆍ상견에 따르지 않는 것을 선서라고 합니다.
일체의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연설함이 모두 때에 알맞으므로 선서라고 합니다.
중생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연설하지 아니하고 좋아하면 연설하니, 이를 선서라고 합니다.
말씀한 것은 모두 진실한 이치요, 허망한 이치가 아니며, 또 일체중생들이 듣고 다 기뻐하게 하니, 이를 선서라고 합니다.
또 이치 없는 말은 말하지 아니하며, 말하는 것은 다 이는 이치와 이익이 있으므로 이를 선서라고 합니다.
[세간해]
세간해(世間解)란 일체 세간의 법을 앎으로 세간해라 합니다. 집제로써 멸제로써 멸제의 방편으로써 세간을 알기 때문에 이를 세간해라고 합니다.
경에서 말한 바와 같이 ‘또한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는 곳을 나는 행하지 아니하여도 세간의 저 언덕에 이른다’고 하였으니, 이를 세간해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나는 세간의 극(極)에 이르지 않고는 나는 괴로움의 끝을 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이 몸은 마찬가지로 명칭이 사문이로되 세간의 집제ㆍ세간의 멸제ㆍ세간의 고제 방편을 나는 행하지 아니하여도 이르니, 아직 이르지 못하고서 괴로움으로부터 나왔다 하면 그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 세간이란 세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행세간(行世間)이요, 둘째는 중생세간(衆生世間)이요, 셋째는 처세간(處世間)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행세간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일체 중생들은 먹고 마시는 것으로부터 사니, 이것이 행세간입니다.”
“무엇을 중생세간이라고 합니까?”
“항상하는 세간과 무상한 세간을 바로 중생세간이라 합니다.”
“무엇을 처세간이라고 합니까?”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해와 달이 떠올라서
세간을 비추나니
광명이 견줄 데 없고
거치적거리는 바가 없노라.
“이것이 바로 처세간입니다.
또 1세간(世間)ㆍ2세간ㆍ3세간ㆍ4세간ㆍ5세간ㆍ6세간ㆍ7세간ㆍ8세간ㆍ9세간ㆍ10세간 이와 같이 나아가 18세간까지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1세간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일체의 중생들은 먹고 마심으로써 살게 되니, 이것을 1세간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2세간이라고 합니까?”
“이름과 물질[名色]을 2세간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3세간이라고 합니까?”
“괴로움ㆍ즐거움ㆍ괴로움도 아니고 즐거움도 아닌 것을 3세간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4세간이라고 합니까?”
“네 가지 먹는 것[四食]을 4세간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5세간이라고 합니까?”
“5음(陰)입니다.”
“무엇을 6세간이라고 합니까?”
“6입(入)입니다”
“무엇을 7세간이라고 합니까?”
“7식(識)입니다.”
“무엇을 8세간이라고 합니까?”
“여덟 가지 세간법[八世間法]입니다.”
“무엇을 9세간이라고 합니까?”
“아홉 가지 중생들의 거처[九衆生居]입니다.”
“무엇을 10세간이라고 합니까?”
“10입(入)입니다.”
“무엇을 12세간이라고 합니까?”
“12입입니다.”
“무엇을 18세간이라고 합니까?”
“18계입니다. 이는 행세간이니, 여래는 하나하나를 아시기 때문에 세간해(世間解)라고 합니다.
중생들의 번뇌를 여래는 또한 아시고, 행도 아시고, 뜻도 아시고,
작은 번뇌와 큰 번뇌도 아시고,
영리한 의식[利識]도 아시고, 둔한 의식도 아시고,
착한 인연도 아시고, 악한 인연도 아시고,
알아야 하는 것도 아시고, 알지 않아야 하는 것도 아시고,
남과 나지 않음도 아시므로 이는 중생세간에서 다 아신다고 하니, 이것이 세간해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처세간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철위산(鐵圍山)의 세로와 너비는 2만 3천 4백 50유순이요, 둘레는 37만 3백 50유순이요, 땅의 두께는 4나유타 2만 유순이요, 물 위에 있는 물 두께는 8나유타 4만 유순이요, 바람 위에 있는 바람 두께는 69만 유순이니, 이것이 처세간계입니다.
또 수미산 뿌리가 바다에 들어가기를 8만 4천 유순이요, 수미산의 높이도 그와 같으니, 칠보로써 얽히고 일곱 개의 산이 둘러싸여 있습니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유건타라(由揵陀羅)와
이사타라(伊沙陀羅)와
가라비구(迦羅毘拘)와
수타소나(須陀蘇那)와
비민타라(尼民陀羅)와
비나다가(毘那多迦)와
아사천나(阿沙千那)는
일곱 개의 큰 산으로서
수미산을 둘러싸고
사천왕이 머무르며
하늘 야차 머무르네.
높이가 백 유순인
설취대산(雪聚大山)은
너비가 천 유순에
새로 너비 꼭 같나니
정수리에 8만이 있고
다시 또 4천이 있어
그것으로써 장엄하고 꾸몄네.
염부(閻浮) 나무가 있어
높이는 2천 리
둘레 2백 리
가지는 네모지고 둥글게 피어
백 유순을 가리우고
이 나무로 인하여
염부 땅이라 이름했네.
큰 철위산은
뿌리가 큰 바다에 들어
깊이 내리어 8만에다가
2천 유순이니
높이도 그와 같네.
항상 머물러 무너지지 아니하고
세간을 온통 둘러쌌나니
달은 뭇 별의 왕으로서
모나고 둥글어서 40에다가
또 9유순이요
햇님은 모나고 둥글어서
50유순이네.
“또 하늘 제석 궁전은 세로와 너비가 1만 유순이요, 아수라의 궁전도 그와 같으며, 아비지옥도 그와 같으며, 염부리 땅도 그러합니다.
서구야니(西拘耶尼)의 세로와 너비는 7천 유순이요, 동불우체(東弗于逮)도 그와 같습니다. 북울단월(北鬱單越)의 세로와 너비는 8천 유순이며, 하나하나의 주(洲)에 각각 5백의 작은 주(洲)가 있어서 둘러쌌습니다. 이는 철위산의 안이요, 철위산의 밖과 중간은 다 지옥입니다. 철위산은 한량이 없고 세계도 한량없는데, 부처님은 한량없는 지혜의 눈으로써 일체를 두루 아시기 때문에 세간해라고 합니다.
[무상사]
무상사(無上士)라 함은 스스로 공덕이 사람과 하늘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무상사라고 합니다.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ㆍ혜탈지견(解脫知見)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에 무상사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무상은 위 없다[無上] 함과 같습니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나는 범(梵)ㆍ악마ㆍ사문ㆍ바라문의 세간에서 계ㆍ정ㆍ혜ㆍ해(解)로써 부처에 미칠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했으며, 또 나의 스승이 없기 때문에 위 없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조어장부]
조어장부(調御丈夫)라 함은 조복해야 할 이가 있으면 조복하니, 왜냐하면 비유컨대 코끼리와 말이 어긋나거든 때리고 채찍질을 가한 연후에 조복하는 것처럼 여래도 그와 같이 일체 중생들을 조복하시기 때문에 조어(調御)라고 합니다.
옛날 부처님은 축생들을 항복하셨으니, 용왕의 장부인 아파라류차(阿波羅留叉)와 코끼리 장부인 순저(純杵)ㆍ마후타루(魔朽陀陋)ㆍ아기사구(阿耆死驅)ㆍ투마사구(偸魔死驅)ㆍ타나(陀那), 이와 같은 장부들을 부처님은 선한 법으로 조복하여 바른 법에 들게 하고 3귀ㆍ5계를 주셨습니다.
사람의 장부인 니건타자사발(尼揵陀子闍跋)와 또 바라문 복가라사(卜軻羅娑)ㆍ앙굴마라(鴦掘魔羅) 등의 이와 같은 무수한 이와 다시 야차의 장부인 아라바가(阿羅婆迦)ㆍ수지루마(修至漏魔)ㆍ가라(軻羅)의 야차 장부들과 석제환인(釋提桓因) 등의 이와 같은 수없는 하늘과 사람들을 바른 법으로 조복 하였습니다.
수다라의 말씀에 ‘부처님은 기수(寄須)에게 ≺나는 조어장부로서 부드러운 법으로 일체 중생을 가르친다.
만약 그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한 법으로 가르칠 것이요,
또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굳셈과 부드러움으로 가르칠 것이요,
또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와 화합하지 않는다≻고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법사가 말하였다.
“이 수다라는 법대로 자세히 말씀하시므로 위없는 조어장부라고 합니다. 천인사(天人師)에서 스승[師]이란 또한 떠돌이 장사치들에게 한 명의 우두머리가 있어 험난한 곳을 잘 아는 것과 같습니다.”
[재난]
“무엇을 재난이라고 합니까?”
“첫째 도둑의 재난, 둘째 호랑이와 사자의 재난, 셋째 굶주리고 모자라는 재난, 넷째 물 없는 재난입니다.
우두머리는 여러 험한 재난에서 다 제도하여 안락한 곳에 닿을 수 있게 하므로 스승[師]이라 합니다.
여래도 그와 같으니, 왜냐하면 여래는 잘 중생을 제도하여 험한 재난을 넘어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험한 재난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삶의 재난, 둘째 병의 재난, 셋째 늙음의 재난, 넷째 죽음의 재난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재난을 여래는 잘 제도 해탈하여 안락한 곳을 얻게 하기 때문에 스승이라 합니다.”
[천인사]
물었다.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하늘과 사람들만의 스승이요, 축생의 스승은 아닙니까? 옛날 여래가 세상에 계시면서도 축생들을 위하여 설법하셨는데 무엇 때문에 하늘과 사람들만의 스승이라 합니까?”
“수다라경(修多羅經)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에 부처님은 첨파국(瞻婆國)에 계시면서 가라(迦羅) 못 가에서 첨파국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셨는데 이 때 못 안에 무명조개[蛤] 하나가 부처님의 설법하신 소리를 듣고는 기뻐하여 곧 못에서 나와 풀뿌리 아래에 들어갔습니다.
이때에 어떤 한 소치는 사람은 대중들이 둘러서서 부처님 설법을 듣고 있음을 보고는 부처님에게 가서 법을 들으려고 하여 지팡이로 땅을 찌른 것이 무명조개 머리에 잘못 닿았습니다.
무명조개는 곧 목숨이 끊어져서 도리천에 나아 도리천왕이 되었으니, 그 복의 과보 때문이었습니다.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바로 12유순이었습니다.
이에 무명조개 천인은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기녀들의 오락 소리를 보고 깨달은 뒤에 곧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앞서 축생이었는데 무슨 인연 때문에 이 하늘 궁전에 태어났을까?≻
곧 하늘 눈으로 자세히 살피니, 앞서 못 가에 부처님 설법을 들은 이 공덕 때문에 이 과보를 얻었기에 무명조개 천인은 곧 궁전을 타고 부처님에게 가서 닿아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였습니다.
부처님은 아시면서 일부러,
‘너는 어떤 사람인데 갑자기 나의 발에 예배하고 신통ㆍ광명ㆍ상호가 견줄 데 없이 여기를 환히 비추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무명조개 천인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옛날에 무명조개 몸이 되어
물속에서 먹이를 찾다가
부처님의 설법하신 소리 듣고
나와서 풀뿌리 밑에 있었습니다.
어떤 소치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팡이를 가져와서 법을 듣다가
지팡이로 저의 머리를 찔렀으므로
목숨을 마쳐서 천상에 났습니다.
부처님은 무명조개 천인이 말한 게송으로 4부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셨습니다.
이때에 대중 가운데 8만 4천인은 다 불도의 자취를 얻었고, 무명조개 천인은 수다원 과위를 얻었습니다.
이에 무명조개 천인이 도의 과위를 얻고 기뻐하며 웃음을 머금고 떠나갔습니다.’
그러므로 천인사라 합니다.
[부처님, 앎]
‘부처님 바가바(婆伽婆)’에서 부처님이란 스스로 깨치고[自覺] 또한 남을 깨쳐 줌[覺他]을 부처님이라 합니다. 또 앎[知]이라고 말합니다.
무엇이 앎인가?
이치[諦]를 알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부처님이라 합니다.
또 세간을 깨달아 안다고 말하니, 이를 부처님이라 합니다. 『삼달지경(三達智經)』에서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바가바란 첫째 뜻은 이익(利益)이요, 둘째는 위 없음[無上]이요, 셋째는 공경(恭敬)이요, 넷째는 존중(尊重)입니다.
무엇 때문에 공경ㆍ존중이라고 하는가?
세간에서 응당 공경하고 존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간의 이름]
세간에는 네 가지의 이름이 있습니다.
첫째는 따름[隨]이요, 둘째는 표[誌]요, 셋째는 인[因]이요, 넷째는 호[號]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따르는 이름[隨名]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세간 사람들이 소의 작은 것을 송아지라고 부르고, 다음에 장성한 소로서 큰 것은 늙은 소라고 부름과 같으니, 이는 정하지 않고 때를 따라서 부름이라 합니다.”
“무엇을 표하는 이름[誌名]이라고 합니까?”
“사람이 일산을 가졌거나 지팡이를 가졌으며, 곧 일산이 있는 사람이나 지팡이가 있는 사람이라고 부름과 같으니, 이것이 표하는 이름입니다.”
“무엇을 인한다고 합니까?”
“마치 가난한 사람이 종으로 인하여 보배를 얻기 때문에 종을 자(字:본이름 외에 부르는 이름)하여 많은 보배라 함과 같으니, 이것이 인하는 이름[因名]이라 합니다.
[바가바]
바가바란 호로서의 이름[號名]이니, 왜냐하면 백정 반왕(白淨飯王)이 지은 이름이 아니요, 8만의 권속들이 지은 이름이 아니요, 하늘 제석도 아니요, 도솔천ㆍ범(梵)ㆍ악마인 이들이 지은 이름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나의 명호는 부모가 지은 것이 아니요, 6만 권속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하늘 제석도 아니요, 도솔천ㆍ범ㆍ악마인 하늘들이 지은 이름도 아니니라’고 차례로 해설하셨기 때문입니다.
보리수 아래서 등일체지(等一切智)로서 진실히 관하여 보심은 바가바뿐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스스로 호를 지으셨고, 감히 부처님을 위하여 명호를 지은 이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은 스스로 몸의 위덕과 지혜를 관하셨으므로 실제로 중생들이 알아서 명호를 세우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바가바에서 바가란 넘음[過]이고 바란 유(有)이니, 유를 넘기 때문에 바가바라고 합니다.
또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ㆍ뒤바뀐 마음ㆍ부끄러워하지 않음[不羞]ㆍ두려워하지 않음[不畏]ㆍ우바나가(優波那訶)ㆍ남의 좋은 점을 기뻐하지 않음ㆍ질투ㆍ헛된 마음[虛心]ㆍ굽은 마음[曲心]ㆍ어리석은 마음[★瞢心]ㆍ높이 떠받들음[貢高]ㆍ아주 높이 떠받들음[極貢高]ㆍ취함[醉]ㆍ게으름[懈怠]ㆍ사랑ㆍ무명ㆍ나쁜 바탕[惡根]ㆍ착하지 못한 지음[不善作]ㆍ때[垢]ㆍ청정하지 못함[不淨]ㆍ부등[不等]ㆍ기【記】ㆍ사[思]ㆍ네 가지 뒤바뀜[四顚倒]ㆍ유(流)ㆍ결(結)ㆍ몰(沒)ㆍ수(受)ㆍ5지투(支鬪)ㆍ5개념(蓋念)ㆍ6투쟁(鬪靜)ㆍ본애취(本愛聚)ㆍ중생번뇌(衆生煩惱)ㆍ8사견(邪見)ㆍ9애본(愛本)ㆍ10악법도(惡法道)ㆍ62견(見)ㆍ108번뇌ㆍ갈(渴)ㆍ피극(疲極)ㆍ만번뇌(萬煩惱)ㆍ간략히 말하면 5번뇌취[略說五煩惱聚]ㆍ하늘ㆍ사람ㆍ악마ㆍ범 이와 같은 무리들이 여래를 헐고 무너뜨릴 수 없으니, 이를 바가바라고 합니다.
또 여래는 탐욕ㆍ성냄ㆍ여러 어리석음ㆍ번뇌들과 나쁜 법들을 무너뜨리고 헐 수 있으므로 이를 바가바라고 합니다.
또 여래는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의 잘 생긴 형상이 있어서 상호가 견줄 데 없고, 모든 번뇌를 떠났지마는 하늘과 사람의 세간에 가서 나고자 하여 이르시고, 부처님은 중생들을 자세히 살펴서 다음에 좋아한 바를 따라 곧 말씀하시니, 그러므로 바가바라고 합니다.
세간에 바가바가 여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 다스림[領], 둘째 법, 셋째 이름, 넷째 미묘함, 다섯째 하고자 함[欲], 여섯째 생각[念]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다스림이라고 합니까?”
대답하였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법이라고 합니까?”
“여래의 법신(法身)은 일체를 완전히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이름이라고 합니까?”
“부처님 이름은 청정하여 모두 두루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미묘하다고 합니까?”
“부처님 몸은 완전히 갖추어져서 일체가 미묘하여 보아도 싫증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고자 함이라고 합니까?”
“부처님은 이르고자 하는 곳이 있으면 마음먹은 대로 곧 도달하고, 부처님은 스스로를 위하여 하고자 하시고 또 남을 위해서 하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생각이라고 합니까?”
“일체 중생들은 다 생각하는 마음[念心]으로써 공양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바가바라고 합니다. 또 바가바란 분별(分別)한다는 뜻입니다.”
물었다.
“무엇을 분별이라고 합니까?”
“공덕을 처음으로 하여 모든 법을 분별하고 5음ㆍ12입ㆍ18계ㆍ4제ㆍ6식ㆍ12인연을 낱낱이 분별하고 관계하여 압니다.
고제란 핍박하여 안정하지 않은 것을 고체라 하며, 집착하여 무더기를 버리지 않는 것을 집제라 하며, 고수(苦受)를 없애는 것을 멸제라 하며, 인연에 뛰어남을 얻는 것을 도제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분별하기 때문에 바가바(婆伽婆)라고 합니다.
또 바가바의 바가는 삼계요, 바는 뱉음[吐]이니, 삼계의 번뇌를 뱉어버리기 때문에 바가바라고 합니다.
[세간]
세간에 하늘사람ㆍ범ㆍ악마ㆍ사문ㆍ바라문이 있으니 이를 세간이라고 합니다.
하늘사람이란 여섯 욕계의 하늘 사람이요, 악마란 여섯 하늘[天]이요, 범이란 부루천(富樓天)이요, 사문ㆍ바라문이란 불법의 원수입니다.
또 하늘사람이란 세간의 왕들도 하늘사람에게 들며, 또 하늘사람이란 욕계의 하늘사람을 포함시킵니다.
악마란 하늘의 악마 세계를 포함시키며,
범이란 무색계(無色界)와 범천계입니다.
사문ㆍ바라문이란 세간의 4부 대중을 포함시키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위와 아래를 거두어서 다 여래의 공덕에 들며, 다 이와 같은 여러 것을 통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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