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당싱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선사시대 인류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그들이 그다지 중요치 않은 동물, 주변환경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종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고릴라, 반딧불이, 해파리보다 딱히 더 두드러지지 않았다.
생물학자들은 생물을 종으로 분류한다. 동물을 같은 종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간단하다.
서로 교배를 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번식 가능한 후손을 낳으면 된다.
말과 당나귀는 최근에 같은 조상에서 갈라졌고 신체적 특질에 공통점이 많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성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귿이 교배를 하게 유도할 수는 있으나 그 후손인 노새는 불임이다.
그러므로 당나귀의 DNA에 생긴 돌연변이는 말에게 전달될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두 동물은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되며 각자 다른 진화의 길을 걷는다.
이와 대조되는 경우는 불도그와 스패니얼이다. 둘은 매우 달라 보이지만 같은 종이다.
동일한 DNA 정보를 공유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교배를 하고, 그들이 낳은 강아지는 자라서 다른 개와 짝을 지으며 많은 새끼를 낳는다.
같은 조상에게서 진화한 각기 다른 종들을 묶어서 '속(屬,genus)'이라 부른다.
사지와 호랑이, 표범과 재규어는 '포범 속(panthera)'에 속하는 각기 다른 종이다.
생물학자들은 두 개의 라틴어로 생물의 학명을 붙인다.
속이 먼저 나오고, 종은 그 뒤에 쓴다.
예컨대 사자의 학명은 'Panthera leo'로, Panthera 속에 속하는 leo 종이라는 뜻이다.
속의 상위에 있는 것이 '과 科,family 다.
고양이과(사자,치타,집고양이), 개과(늑대, 여우, 자칼), 코끼리과(코기리, 매머드, 마스토돈) 등이 그런 예다.
모든 고양이과 동물은 약 2,500만 년 전에 살았던 조상을 공유하고 있다.
가장 작은 집고양이에서 무서운 사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호모 사피엔스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과에 속한다.
이 엄연한 사실은 역사에서 가장 은밀히 숨겨진 비밀이엇다.
오랫동안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을 다른 동물과 동떨어진 존재로, 속한 과(科)가 없는 동물인 것처럼,
형제자매도 사촌도 없고 가장 중요하게는 부모도 없는 동물인 것처럼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거대 영장류라는 크고 유달리 시끄러운 과의 한 일원이다.
현생종들 중 우리와 가가운 친척으로는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 있고 , 가장 가까운 것은 침팬지다.
불과 6백만 년 전 단 한 마리의 암껏 유원인 (꼬리 없은 원숭이)이 딸 둘을 낳았다.
이 중 한 마리는 모든 침팬지의 조상이, 다른 한 마리는 우리 종의 할머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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