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섭문대보적정법경 제2권
[나무만 끊고 그 뿌리를 끊지 않는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무만 끊고 그 뿌리를 끊지 않으면 뒤에 다시 땅에서 나무가 나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러하여 방편의 힘으로 저 번뇌를 끊고 그 종자를 끊지 않으면 대비(大悲)의 선근으로 삼계(三界)에 다시 난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그 방편으로
나무의 몸뚱이만 끊고
나무뿌리를 끊지 않으면
그것은 그 뒤에
다시 땅에서 나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좋은 방편으로
저 번뇌만 끊고
그 종자를 끊지 않아
대비에 의해
다시 삼계에 난다.”
[여러 강물들이 바다에 들어가면 다 같은 짠 맛인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여러 곳에서 흐르는 물이 다 저 바다로 돌아가면 다 같은 짠 맛인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러하여 그가 가진 일체의 선근과 갖가지 이익을 보리에 회향하면 그 열반과 더불어 다 같이 한맛으로 돌아간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일체의
여러 강물이
모두 다 큰 바다로 들어가면
다 같은 짠맛이 되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
그가 가진 일체의
선근과 이익을
보리 회향하고
저 진제(眞際)에 회향하면
다 같은 한맛으로 돌아간다.”
[하늘이 묘고산에 안주하는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사대천왕(四大天王)과 도리천(忉利天)들은 반드시 저 묘고산(妙高山)에 안주하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와 같아 일체지를 위해 닦는 선법은 반드시 보리의 큰마음에 안주한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저 사왕(四王)과
또 제석(帝釋)의 무리는
반드시 저 묘고산에
안주해야 하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일체지를 위하여
닦는바 선한 법은
보리에 안주한다.”
[국왕의 정치와 대신의 힘의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국왕이 정치를 행하려면 반드시 대신[宰臣]의 힘을 비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러하여 불사를 지으려면 반드시 지혜와 방편을 필요로 한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국왕이
정치를 행하려면
반드시 대신을 의지해야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불사를 지으려면
방편과 지혜를 빌어야
결정코 성취하네.”
[구름과 안개와 비의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맑은 하늘에 구름과 안개가 없으면 이 세간에 끝내 비가 내릴 상이 없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러하여 들음이 적고 지혜가 적으면 마침내 유정들에게 설법할 상이 없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허공이
맑아 구름과 안개 없으면
저 세간에
마침내 비가 내리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들음과 지혜 적으면
그 유정에 대해
설법할 상이 없다.”
[허공의 큰 구름과 천둥의 비유]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허공에 큰 구름과 천둥이 일면 반드시 비가 내려 곡물을 성숙시키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그러하여 이 세간에서 자비의 구름을 일으키고 묘한 법비를 내려 중생을 성숙시킨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하리라.
비유하면 허공에
구름과 천둥이 갑자기 일면
반드시 단비가 내려
곡물을 성숙시키는 것처럼
보살도 그러하여
자비의 구름을 두루 덮고
법비를 내리쏟아
유정을 성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