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흥기행경 하권
7. 부처님이 지바달이 돌을 던지는 인연을 말씀하시는 경
[佛說地婆兜擲石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대천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 이들은 아라한으로서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이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나간 세상에 왕사성성에는 수단(須檀)이라는 장자가 있어서 큰 부자라 모두가 넉넉하여 재물ㆍ보배ㆍ코끼리ㆍ말과 일곱 가지 보배와 종들이며 생산되는 사업은 완전히 갖추었었는데,
아들 수마제(須摩提)는 그의 아버지 수단이 갑자기 죽은 뒤에
수마제와 배가 다른 아우 수야사(須耶舍)가 있었다.
수마제는 생각하였다.
‘나는 어떠한 계획을 세워야 수야사에게 몫을 주지 않을까?’
그러다가 수마제는 다시 생각하였다.
‘오직 죽어야만 주지 않을 수 있겠구나.’
수마제는 수야사에게 말하였다.
‘아우야, 말할 것이 있으니 기사굴산(耆闍掘山) 위에 같이 갔다 오자.’
수야사는 말하였다.
‘그렇게 하십시다.’
수마제는 곧 아우의 손을 붙잡고 산에 올라갔다. 산에 올라간 뒤에 가파르고 높은 낭떠러지 끝에서 문득 밀어서 낭떠러지 밑으로 처넣고 돌을 떨어뜨려 곧 목숨을 끊었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장자 수단이라는 이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부왕 진정(眞淨)이니라.
그 때의 아들 수마제는 지금의 바로 나의 몸이요,
아우 수야사는 바로 지금의 데바닷타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에 재산을 탐내어 아우를 해쳤는데, 이 죄 때문에 수천 년 동안을 지옥에서 타고 삶아졌고 쇠산[鐵山]에서 떨어뜨림을 받았다.
그때에 남은 인연으로 이제 비록 아유삼불(阿惟三佛)이 되었다 손치더라도 그 때문에 이 전생의 과보를 면할 수가 없었다.
내가 기사굴산에서 거니는데, 조달이 낭떠러지에서 길이 여섯 길에 넓이 세 길의 돌을 들어서 부처의 머리에 던진 것을 기사굴산의 산신(山神) 금비라(金埤羅)가 손으로 돌을 받았는데도 돌 곁의 조그마한 조각이 솟아 나와 떨어지면서 부처의 엄지발가락을 맞혀서, 곧 터지며 피가 나온 것이다.”
이에 세존은 곧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재산 때문에
배가 다른 아우를 죽이었는데
높은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 넣어
돌을 그의 위에 떨어뜨렸느니라.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랫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그 지옥의 가운데에선
쇠산에 떨어짐을 받았느니라.
이 남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지바달(地婆達)이 돌을 던졌고
낭떠러지에서 조각이 다리에 떨어져
나의 엄지발가락에 상처를 냈느니라.
인연은 마침내 썩지 아니하며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세 가지 인연을 수호하여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지니라.
이제야 나는 존귀한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이런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帝王)ㆍ신민(臣民)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는데도 오히려 전생의 인연이 있어서 면할 수가 없었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사리불 너희들은 이와 같은 것을 배워야 하며,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회ㆍ아수륜ㆍ가루라ㆍ견타라ㆍ마후륵문 등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