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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승부사의신통경계경 중권
[묘길상이 초발샘을 낸 인연(1)]
그때 보화당 천자가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길상보살마하살은 맨 처음 어느 부처님의 처소에서 보리의 마음을 내었나이까?”
부처님께서 보화당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꼭 알아야 하리라. 과거 항하[殑伽] 모래알처럼 많은 수의 겁을 지난 이전 어느 때에 한 세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금염광명(金焰光明)세계요, 부처님이 그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무구일염광명(無垢日焰光明)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10호를 구족하였었느니라.
천자여, 그 부처님의 수명은 990만 구지 나유타 수(數)였고, 그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3승법(乘法)을 말씀하셨으니, 이른바 성문승ㆍ연각승ㆍ보살승이니라.
그때 그 여래께서 첫 번째 모임에서 설하신 법으로 인하여 840만 구지 나유타 중생들이 성문승에 머물러 아라한을 얻어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벗어버렸으며, 크고 좋은 이익을 얻었고 모든 유(有)의 결박을 모두 다 없앴으며, 바른 지혜를 얻어 걸림이 없었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두 번째 모임에서 법을 설할 때에는 70만 구지 나유타 비구들이 아라한을 얻었으며, 세 번째 모임에서 법을 설할 때에는 650만 구지 나유타 비구들이 아라한을 얻었느니라.
그 불법(佛法) 가운데 2분(分)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이었으며, 2분은 보살마하살들이었느니라. 그 보살들은 일체가 다 불퇴전(不退轉)의 자리를 얻은 이들로서 모두 무생법인을 증득하였고, 널리 가없는 삼매문[無邊三摩地門]에 들어가 선법(善法)을 원만히 하였으며, 다시 끝이 없는 다라니문을 얻었다.
여래께서 그들을 위하여 불퇴전의 법륜(法輪)을 말씀하셨는데, 하물며 그 수가 한량없이 많아 처음으로 대승의 마음을 낸 이들이겠는가. 이 가운데 또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이 연각(緣覺)에 머문 이도 있었느니라.
천자여, 그 무구일염광명여래는 저 한량없는 무수한 상응행법(相應行法)으로써 널리 중생을 거두셨느니라.
그때에 저 금염광명(金焰光明)세계는 수많은 황금이 있어서 그것으로 장엄하였고, 온갖 누각과 전당은 온갖 보배로 기둥을 만들었고, 모든 숲은 모두 보배로 꾸며졌으며,
그 나무 사이에서는 미묘한 음성을 내어 매우 심오하고 불가사의한 법을 칭찬하나니, 이른바 공(空)의 소리ㆍ무상(無相)의 소리ㆍ무원(無願)의 소리ㆍ무성(無性)의 소리ㆍ무착(無着)의 소리ㆍ무생(無生)의 소리ㆍ무기(無起)의 소리로서, 이러한 모든 법을 칭찬하는 소리를 내었는데, 일체 중생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두 좋아하였느니라.
그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후에는 바른 법이 세상에 1천 년이나 머물렀느니라.
천자여, 그때 그 금염광명세계에 전륜왕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최승변재(最勝辯才)였으며, 4주(洲)의 주인이 되었느니라.
이때 그 왕은 무구일염광명부처님의 세계에서 음식ㆍ의복ㆍ침구ㆍ당기ㆍ번기ㆍ보배 일산 등 온갖 미묘한 공양 거리로써 그 부처님과 그 부처님 세계에 있던 일체 성문ㆍ연각ㆍ대보살들을 공양하였으며, 이렇게 공양하기를 1구지 해[歲]를 채워 그 부처님 처소에서 선근(善根)을 깊이 심었느니라.
그 전륜왕이 이런 선근을 심을 때에 곧 8만 4천 중생들과 왕궁 중의 320만의 후비(后妃)와 그 권속들이 동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천자여, 그 최승변재 전륜성왕은 아들 1천 명이 있었는데, 먼저는 성문법 가운데서 신해(信解)를 일으켰고, 뒤에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무생법인을 증득하였느니라.
그때 그 왕에게 딸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대혜(大慧)라고 하였다. 대단한 말솜씨와 매우 깊은 신해(信解)를 갖추었었다.
이때 대혜는 7천2백 궁녀와 권속들에게 공경히 둘러싸여 저 무구일염광명부처님에게로 나아갔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여러 권속들과 땅에 머리와 얼굴을 대고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렸었느니라.
그때 대혜 여인은 선근(善根)을 심은 까닭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발심하자마자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果)를 구하고자 하나 저는 지금 이 여인의 몸을 가지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취하여 증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열어 보여 주소서.
어떤 법문을 순리대로 수행하여야 제가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형상을 이루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를 증득할 수 있겠나이까?’
그때 무구일염광명여래께서 곧 대혜 여인에게 말씀하셨느니라.
[하나의 법]
‘그대 선여인이여, 하나의 법이 있으니, 그 법을 구족할 수만 있으면, 곧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 형상을 이룩할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하나의 법인가?
이른바 큰 보리[大菩提]의 마음과 무등등(無等等)의 마음, 그리고 일체삼계최승상(一切三界最勝上)의 마음과 내지는 일체 성문ㆍ연각이 일으키는 수순(隨順)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또 하나의 법이 있으니 그 법을 구족하면, 곧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형상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어떤 것이 그 하나의 법인가?
이른바 모든 여래에게 항상 마음을 두어서 멀리 여의지 않고,
바른 법을 듣고 받되 싫증을 내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것이니라.
[열 가지 법]
대혜야, 또 열 가지 법이 있으니 그 법을 구족하면, 곧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형상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어떤 것이 그 하나의 법인가?
열 가지 선업도(善業道)이니라.
그것을 원만히 하면 곧 인자한 행[慈行]을 성취할 수 있느니라.
또 오랫동안 받아 공부하되 게으름이 없었고 법을 듣는 일에도 게으름이 없었으며, 법사(法師)를 친근히 하는 일에도 또한 게으름이 없었으니,
만일 이러한 법을 원만히 행할 수만 있으면, 곧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형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니라.’
그때 그 부처님이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저 대혜 여인은 곧 같이 왔던 여러 권속들 앞에서 여인의 몸이 바뀌어 남자의 몸이 되었느니라.
그리하여 (남자로 바뀐) 대혜 동자는 즉시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여인의 몸을 바꾸었으니, 부처님의 법 안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출가하여 비구의 계율을 지니고자 하옵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받아 주시옵소서.’
그때 그 부처님께서 곧 대혜 동자에게 말씀하셨느니라.
‘잘 왔다. 비구여.’
그때 대혜는 찰나 사이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깎여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져 비구의 형상을 이루니, 위의(威儀)가 바르고 가지런하여[庠序] 마치 백년의 법랍(法臘)을 지낸 이와 같았다.
곧 그 자리에서 무생법인을 증득하였으니, 그때 그 왕의 여러 아들들은 이 일을 알고 나서는 참으로 드문 일이라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모임에 들어와 모두가 출가(出家)하기를 구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곧 거두어 받아들이시고 각각 그 근기에 맞게 법요(法要)를 말씀해 주셨느니라.
그때 대혜 비구는 여러 왕자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지금 최상의 이익[最上利]을 얻었으므로 영원히 다시는 성문(聲聞)의 소견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果)에 나아갈 것이며, 큰 자비행을 닦아 중생들을 이롭게 할 것입니다.
그대들 가운데 성문의 마음을 내는 이가 있으면, 또한 나와 같이 최상의 큰 보리의 마음[最上大菩提心]을 내어야 할 것이며, 바른 것 가운데 바른 도[正中正道]에서 수행할 생각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대혜 비구는 여러 왕자들을 위하여 그 근기(根機)에 맞게 설법하여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게 하였느니라.”
그때 세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어 보화당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무구일염광명불세계에 살았던 최승변재 전륜성왕의 딸 대혜 동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묘길상보살마하살이 바로 그였느니라.
그 왕이 지니고 있던 1천 동자들은 지금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를 성취하여 현재 머물러 설법하며 중생들을 교화하시니, 바로 지금의 천불(千佛)이시니라.
이른바 동방의 초과행(超過行)여래ㆍ무변광명(無邊光明)여래ㆍ보광(普光)여래ㆍ길상주(吉祥主)여래ㆍ실상(實相)여래ㆍ보상(寶上)여래ㆍ보명(寶明)여래ㆍ보당(寶幢)여래ㆍ보조명(寶照明)여래이시다.
남방의 최극고(最極高)여래ㆍ대광명(大光明)여래ㆍ무량수(無量壽)여래ㆍ무량성(無量聲)여래ㆍ대명칭(大名稱)여래ㆍ무변명칭(無邊名稱)여래ㆍ보광(寶光)여래ㆍ청정무변수(淸淨無邊壽)여래ㆍ월상(月相)여래ㆍ월광(月光)여래이시다.
서방의 무구명(無垢明)여래ㆍ청정광(淸淨光)여래ㆍ일명(日明)여래ㆍ무변보최상(無邊寶最上)여래ㆍ범고(梵高)여래ㆍ금색광명(金色光明)여래ㆍ범자재왕(梵自在王)여래ㆍ용자재왕(龍自在王)여래ㆍ일체보화자재왕(一切寶華自在王)여래ㆍ사라수왕(娑羅樹王)여래이시다.
북방의 견고용맹(堅固勇猛)여래ㆍ이진(離塵)여래ㆍ길상장광(吉祥藏光)여래ㆍ무량향광(無量香光)여래ㆍ사자음왕(師子音王)여래ㆍ대세력정진출생(大勢力精進出生)여래ㆍ묘고보(妙高步)여래ㆍ대보취(大寶聚)여래ㆍ불퇴전륜(不退轉輪)여래ㆍ보구의길상(寶句義吉祥)여래ㆍ보변대일(普徧大日)여래이시니,
이러한 모든 불여래는 여러 가지 명호로 현재 시방세계에서 설법하시며 중생들을 교화하시느니라.”
부처님께서 보화당 천자에게 이어 말씀하였다.
“네가 질문한 것에 답하자면, 이 묘길상보살마하살은 저 금염광명세계의 무구일염광명부처님의 처소에서 맨 처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불설대승부사의신통경계경 하권
[묘길상이 초발샘을 낸 인연(2)]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묘길상보살은 이로부터 그 뒤로 다시 72항하[殑伽]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세존(佛世尊)에게서 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에게 최초의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부처님의 명호는 시린나라왕(尸隣捺囉王)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자 그 부처님에게서 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보광행길상(寶光行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연화상변화길상(蓮華上變化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청정보길상(淸淨寶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무변보길상(無邊寶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대보길상(大寶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허공등(虛空燈)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대법왕(大法王)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중보취지묘색상(衆寶聚持妙色相)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능인주(能仁主)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공덕광명장엄길상(功德光明莊嚴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대광길상(大光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무량대광대장엄(無量大廣大莊嚴)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그 후에 부처님의 명호는 작변화운천음성왕(作變化雲千音聲王)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최상일광길상(最上日光吉祥)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으며,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최상의(最上意)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그 후에 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명호는 다종광명길상왕(多種光明吉祥王)으로서 세간에 출현하셨다.
이러한 72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불세존에게서 보리심을 내었고, 다시 91겁 중에 모든 부처님을 만나 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리고 또 화정(火頂)여래ㆍ중존(衆尊)여래ㆍ작장엄(作莊嚴)여래ㆍ음광(飮光)여래, 이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모두 보리의 마음을 내고 모든 선근(善根)을 심었느니라.
천자여, 이 묘길상보살은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무수한 불세존의 처소에서 보리의 마음을 내어서 광대한 방편으로 모든 선근(善根)을 심고 난 다음, 지금에 이르러 결국 나(석가모니부처님)인 현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의 처소에서 신통 변화로써 모든 부처님의 일[佛事]을 일으켰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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