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보살소문경론 제3권
3.0. 여덟 가지 법만을 말씀한 까닭
[문]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여덟 가지 법만을 말씀하셔서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아니한가?
[답] 이는 바른 질문이 아니다.
왜 그러한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다 같이 질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처님ㆍ세존께서는 인연이 없이 이 여덟 가지 법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니, 이 여덟 가지 법은 보리의 원인을 완전히 성취하기 때문이다.
이는 무슨 뜻을 말하는 것인가?
깊은 마음 나아가서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면, 마침내 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고 보살의 공덕과 지혜가 두루 갖추어져서 일체 종지를 빨리 성취한다.
이 여덟 가지 법이 부처님 보리의 원인을 완전히 성취시킨다.
그 때문에 여래께서는 여덟 가지 법만을 말씀하셨고 많지도 않고 적게도 아니하셨다.
① 보리의 도에 포섭되기 때문이다
또, 여덟 가지 법만을 말씀한 까닭은 보리의 도에 포섭되기 때문이다.
이는 무슨 뜻을 설명하는 것인가?
간략하게 말하여 보살에게는 두 가지의 도가 있는데
첫째는 방편 차별의 도[方便差別道]이며,
둘째는 지혜의 도[慧道]이다.
깊은 마음에서 방편 등의 여러 구절까지가 방편차별의 도를 나타내 보인 것이고,
반야바라밀을 성취한다 함이 지혜의 도를 나타내 보였다.
그러므로『문수사리문보리경(文殊師利問菩提經)』에서 거룩한 문수사리가 말씀하였다.
[보살의 도, 방편과 지혜]
“천자들아, 보살마하살에게 간략한 도가 두 가지 있나니, 이 간략한 도로써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방편의 도이며,
둘째는 지혜의 도이니라.”
방편의 도라 함은 거두어 줌[攝]의 선법을 앎이며, 지혜의 도라 함은 사실대로 모든 법의 지혜를 아는 것이다.
또 방편이라 함은 모든 중생을 자세히 살핌이며, 지혜라 함은 모든 법을 여의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모든 법과 서로 응함을 앎이며, 지혜라 함은 모든 법과 서로 응하지 않음을 아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원인의 도를 자세히 살핌이며, 지혜라 함은 원인의 도를 없애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모든 법의 차별을 앎이며, 지혜라 함은 모든 법의 차별 없음을 아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부처님 국토를 장엄함이며, 지혜라 함은 부처님 국토가 평등하여 차별 없음을 장엄하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중생의 모든 감관의 행을 받아들임이며, 지혜라 함은 중생을 보지 않는 지혜다.
또 방편이라 함은 도량에 이르게 됨이며, 지혜라 함은 온갖 부처님 보리의 법을 증득할 수 있는 지혜이다.
이런 이치 때문에 여덟 가지의 법만을 말씀하고 많지도 않고 적게도 아니하셨다.
② 도를 도움과 도를 끊음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이다
또 여덟 가지 법만을 말씀한 까닭은 도를 도움[助道]과 도를 끊음[斷道]을 거두어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슨 뜻을 설명하는 것인가?
곧 그 수다라에서 말씀하였다.
“또 천자들아,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또 두 가지의 간략한 도가 있는데,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두 가지 도 때문에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도를 도움이며,
둘째는 도를 끊음이니라.”
도를 도움이라 함은 다섯 가지의 바라밀이며,
도를 끊음이라 함은 반야바라밀이다.
또, 깊은 마음으로부터 방편에 이르기까지가 도를 돕는 것이 되어 다섯 가지 바라밀을 포섭한다.
버림의 마음을 성취하여 보시바라밀을 포섭하고,
행의 마음을 성취하여 계행바라밀을 포섭하고,
깊은 마음을 성취하여 인욕바라밀을 포섭하고,
잘 회향할 줄 아는 방편의 마음을 성취하며 방편을 잘 앎을 성취하여 정진바라밀을 포섭하고,
크게 사랑하는 마음을 성취하며 크게 가엾이 여김의 마음을 성취하여 선정바라밀을 포섭하고,
반야바라밀을 성취함은 도를 끊음에 포섭된다.
이와 같이 하여 걸림 있는 도[有礙道]와 걸림 없는 도[無礙道]와 샘이 있음과 샘이 없음 등을 모두 유사하게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③ 한량 있는 도와 한량없는 도를 포섭하기 때문이다
또, 한량 있는 도[有量道]와 한량없는 도[無量道]를 포섭하기 때문에 그 경전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다시 두 가지 간략한 도가 있느니라.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가 한량 있는 도이며,
둘째가 한량없는 도이니라.”
한량 있는 도라 함은 형상을 좇으며 분별함이며, 한량없는 도라 함은 형상을 좇으며 분별하지 않는 것이다.
또, 깊은 마음으로부터 방편에 이르기까지의 일곱 구절은 형상을 좇으며 분별하므로 한량 있는 도에 포섭되는 줄 알아야 하며,
이와 같이 하여 반야바라밀을 성취하면 형상을 좇으며 분별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량없는 도에 포섭되는 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네 가지 집[四家]과 네 가지 거두어 줌[四攝]과 네 가지 한량없음[四無量]과 37품(品)은 모든 보살마하살의 온갖 공덕이며, 이치를 따라 서로가 응하는 여덟 가지의 법에 모두가 포섭되는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