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타경 제3권
[젊은 중생, 늙은 중생]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들이 젊은 중생이며, 어떤 자들이 늙은 중생입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늙은 자도 있고 젊은 자도 있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해설해 주십시오. 무엇이 그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복 없이 쇠약한 자가 늙은 중생이며,
저 나무로부터 태어난 자가 젊은 중생이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저 젊은 중생들을 보고자 하나이다.”
그때 일월토여래께서 오른쪽 팔을 펴시니 사방으로부터 백천억 중생이 모두 모여들어 여래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는 부처님 앞에 묵묵히 서 있었다.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이 무엇 때문에 부처님 앞에 묵묵히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알지 못하느냐?
지대(地大)의 성품은 말이 없고, 설함이 없으며, 법의 무더기는 지각이 없다.
왜냐 하면 약상아, 이 모든 젊은 중생은 태어남을 보지 않으며, 멸함을 보지 않으며,
늙음ㆍ병ㆍ죽음ㆍ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뇌를 보지 않으며,
일체 고통의 번뇌를 다 받지 않는데, 어떻게 말을 하겠는가?
그러므로 약상아, 이와 같은 중생은 마땅히 가르쳐야 한다.”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젊은 중생들은 어디로부터 오며, 어디에서 생을 마치며,
어느 곳에 태어나면 법을 알지 못하는 자가 됩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제 자세히 듣거라.
이 모든 중생은 사람이 만들지도 않았으며, 연금사가 만들지도 않았으며,
목수가 만들지도 않았으며, 도자기 빚는 사람이 만들지도 않았으며,
왕자가 만들어내지도 않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난 악업으로 태어나 모든 고통을 받고 착하지 못한 행동을 저질러 이와 같은 고통을 받으므로 젊은 중생이라 한다.
약상아, 저들은 부처님 말씀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여래께 예배하지 않았으므로 한량없고 끝없는 고통을 받는다.
약상아, 부처님의 말씀을 공경하지 않는 젊은 중생은 이렇게 한없고 끝없는 고통을 받는다.
약상아, 고통의 인연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님 말씀을 공경하지 않으며,
부처님 말씀을 공경하지 않기 때문에 선과 악을 알지 못하며, 태어남을 알지 못한다.
비록 사람의 몸을 얻었다 해도 태어남도 알지 못하며, 멸함도 알지 못한다.
약상아, 이런 이를 젊은 중생이라 한다.”
[젊은 중생은 어떻게 태어나며, 어떻게 멸하는가]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젊은 중생은 어떻게 태어나며, 어떻게 멸합니까?”
부처님께서 약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불붙는 나무에다 나무를 던지면 점점 불이 더 타오르듯이,
약상아, 중생의 부류는 처음 태어날 때도 괴로우며 중간도 괴로우며 죽음도 괴롭다.”
[누가 태어나며, 누가 멸하는가]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태어날 때는 누가 태어나며, 멸할 때는 누가 멸합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부처가 나듯, 부처가 멸하듯 한다.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어떤 사람이 문을 닫고 어두운 방에 있으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그런 고통을 받아 본 다른 사람이
‘이 사람이 고통받는 것이 매우 불쌍하다. 벗어나게 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고 생각하고는
그에게 불을 주어 잠깐 동안 빛을 얻게 하였다.
그리하여 어두운 방에 있던 사람이 불을 보고 기뻐하며 마음에 안락을 얻었다.
그때 저 불을 얻은 잠깐의 인연 때문에 치열한 불꽃이 저 어두운 방을 태워 버렸으며, 불을 준 사람은 불꽃에 타서 죽어 버렸다.
그때 왕이 그것을 듣고는 자기 나라 백성들 중에 나라 법을 범하는 자가 있더라도 다시는 결박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는인민들에게 이렇게 고하였다.
‘너희들 모두 두려워하지 말라.
이 나라 안에서는 너희들에게 두려움 없음을 보시하리라.
만일 범한 바가 있더라도 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며, 너희들을 죽이지도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다 안전하고 편안할 것이니 두려워 말라.’
약상아, 여래도 이와 같다.
모든 번뇌를 태우고, 모든 병고를 멸함이 마치 저 사람이 어두운 방에 갇힌 중생에게 안온함을 주기 위해 스스로 타 죽는 것과 같다.
여래도 이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안온함을 주기 위해 신명을 아끼지 않고 모든 계박을 뽑아 버려 해탈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이 약상아, 여래께서는 영원히 3독(毒)의 번뇌를 여의고 큰 등불이 되어 모든 세간을 밝히며, 지옥ㆍ축생ㆍ아귀ㆍ아수라에 계시면서 늙고 젊은 중생들의 고통을 뽑아 주어 해탈하게 한다.”
[하늘의 게송과 부처님의 미소]
그때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장 훌륭하고 좋은 복밭
모든 밭 중에 가장 훌륭하십니다.
세간에 더없이 존귀하신 분
모든 불종자를 길러 내십니다.
부처님 밭 가장 훌륭한 밭이라
모든 공포와 두려움을 제거하십니다.
큰 스승 훌륭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 수호하십니다.
열반의 세계에 안주하시지만
모든 세간에 나타나사
세간을 적멸하게 하시니
부처님, 더없는 스승이십니다.
젊은 중생을 구호하시며
늙은 중생도 구제하시어
삼계의 모든 중생
방편으로 제도하십니다.
모든 지옥문과
축생문과 아귀문을 닫으시니
이 세상도 안락을 얻고
저 세상도 안락을 얻습니다.
그때 여래께서 즉시 미소를 짓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좋구나, 착한 사람을 보다니
좋구나, 불타를 보다니
좋구나, 법을 듣는 자여
좋구나, 수행자를 공경함이여
좋구나, 이 법문이여
모든 악을 없애는구나.
그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여래께서 미소를 지으십니까?
아무 인연도 없다면 여래께서는 결코 희유하신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들 젊은 중생을 보았느냐?”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모든 중생들이 오늘로 다 10지(地)에 안주하게 되었다.”
그때 약상 보살마하살이 8만 유순의 높이로 몸을 허공에 솟구쳐서 8만억 천자와 함께 여래 위에다 갖가지 묘한 꽃을 뿌렸다.
땅 위에서는 나이 젊은 모든 중생들이 다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그때 약상이 허공에서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 중에 이 소리를 듣거나, 지옥 중생이 이 소리를 듣는다면 다 해탈을 얻으리라’고 말하니,
삼십삼천이 이 음성을 듣고 나와서 모였다.
그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류로 진동하였다.
큰 바다에서 8만 4천 용왕이 움직여 와서 모였으며, 3만억 염부제 야차가 함께 와서 모였으며, 2만 5천억 나찰과 아귀가 함께 와서 모였다. 이렇게 해서 여래의 처소에 대중들이 다 모였다.
그때 여래께서 모든 나이 젊은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시방세계로부터 백천억의 모든 보살대중들이 각각 자기의 신통력으로 함께 와서 모였다.
그때 약상보살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시방 국토로부터 한량없는 보살이 함께 와서 모였으며, 한량없는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다ㆍ아귀지옥이 다 와서 모여 바른 법을 듣고자 하옵니다.
세존께서는 부디 저희들을 위해 설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약상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이리로 내려오도록 하라.”
약상보살이 자신의 신통력으로 위에서 내려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고하였다.
“세존이시여, 법의 무더기라 하는데, 무슨 인연 때문에 법의 무더기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청정한 행을 법의 무더기라 한다.
청정한 행이란 착하지 못한 모든 법을 여의는 것이다.
선남자야, 너는 이와 같은 젊은 중생을 보았느냐?”
약상이 부처님께 고하였다.
“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약상에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중생들은 삿된 음욕을 떠났기 때문에 반드시 모든 다라니(陀羅尼)를 얻을 것이며, 반드시 일체 법을 구족하게 될 것이다.”